이혼한 전 남편과 우결에서 만난 썰.
P.r
스무 살의 우린 너무 어렸고, 미숙했으며 생각 또한 없었다.
너무나도 성숙하지 못했던 탓에
우린 빠르게 결혼을 했으며 빠르게 이혼을 했다.
이혼 후 그는 연예인으로 데뷔했다.
나 역시, 부상으로 인해 선수 생활을 접고 연예인으로.
그렇게 차츰 멀어지나 싶었던 그와 다시 가까워졌다.
우리가 사랑했던 방식은, 어리석었다.
아무런 생각조차 하지 않고 부모님을 피해 덜컥 결혼하고, 순식간에 이혼하고.
철이 없었던 어린 날의 우리가 했던 짓은.
추억이라면 추억이겠지만, 좋은 추억만은 아닐 것이다.
이혼 후 임신소식을 접한 나와,
이혼 후 연락이 두절 된 김민석.
그렇게 난 내 아이를 젖 한번 물려보지 못한 채 입양을 보내야 했다.
임신을 더불어 무릎 부상을 얻은 나로선 국가대표 자리조차 내놓은 채,
그렇게 내 모든 직위를 내려놓아야 했다.
역겨웠다.
그 자식은 아무것도 모른 채 방송에서 웃는 얼굴을 비치고 있는 게.
자신의 핏줄인 아이가 있는 줄도 모른 채 그렇게 행복해하는 그 자식이 너무 미웠다.
그 자식의 행복을 막고, 불행만을 안겨주고 싶었다.
얼굴을 보기 전까진 말이다.
왜 이러는 걸까, 그 자식의 얼굴을 보니 증오스럽던 마음은 싹 없어지고,
예전의 좋았던 추억들만 잔뜩 떠올라 버렸다.
너무 어렸던, 지난날의 우리가 잘못된 것이었을까.
아니면
올바른 선택을 했었고, 그 선택을 조금 빨리 후회한 것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