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전정국] 넌 나의 도로시(Dorothy) 12:솔직했으면 달라졌을까? | 인스티즈](http://file3.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8/01/31/0/b7d965e834ce253c4ce8472bc5bbac61.gif)
[넌 나의 도로시(Dorothy) 12:솔직했으면 달라졌을까?]
W.살찐물만두
"뭐 마실래?"
-아무거나 주세요
"여기 콜라"
-어차피 콜라 줄거면서..
이제는 나와 남준선배의 상담장소로 바뀌어버린 내가 좋아하는 이 곳.
남준선배 손에 들린 음료수 중 아무거나 달라고 했지만 어차피 남준선배는 나에게 콜라를 줄 것 같았다. 남준선배에게 음료수를 얻어 마실 땐 항상 콜라만 마셨으니까. 이런 사소한 것들도 기억해주는 남준선배가 너무나도 고맙고 든든하다. 차라리 내가 남준선배를 좋아했으면 이런 아픈 감정을 갖고있지 않았을지도 모르는데.
아니, 그것은 그것대로 아팠겠지
"그래서 그 정국이라는 애랑은 어떻게 됐는데?"
-좋아한다고 말해줬어요
음료수를 조금씩 마셔가며 뜸 들인 뒤 남준선배가 먼저 입을 열어 나에게 물어왔다. 어디서부터 말을 해야할지 몰라 정확한 요점만을 말했건만 예상치 못한 답변이였는지 남준선배는 마시고있던 음료수에 사레 들려 계속 기침을 해대고 있다.
-그 애가 절 좋아한다고 말해줬어요 그런데...
"그런데?"
-제가..미안하다고 했어요
남준선배는 나의 마지막 말을 듣고 가만히 생각에 잠겨 있었다. 아마 어떤 식으로 말을 해줘야 할지 생각하고 있는거겠지. 남준선배는 굉장히 신중하고 다정한 사람이니까
"너가 그렇게 말한 이유가 있었겠지"
남준선배의 한마디로 인해 모든게 우울하고 재미없고 날카로웠던 나를 따뜻하게 감싸안아 주었다.
감싸안아주고 녹여주고 무언가에 꽉 막혀있던 나를 풀어주는 느낌이였다.
어딘가에 꽁꽁 묶였있던 끈을 억지로 당겨 놓지 못하고 있던 나인데 남준선배는 마치 그 끈을 가위로 잘라내 나를 구해주었다.
그 말 한마디로 나는 또 한번 펑펑 울었다. 그 어느 누구에게도 편하게 풀지 못하고 항상 응어리진 채 견뎌왔는데 남준선배의 말 한마디로 나는 내려놓기로 했다 이 순간만큼은.
저번에도 소매가 다 젖을정도로 울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만큼의 눈물은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내가 모르는 우물에서 퍼오는건지 주체할 수 없을만큼 눈물이 흘러나왔다. 그런 나의 등을 토닥여주는 남준선배의 손이 참 따뜻해 점차 진정할 수 있었다. 내가 진정이 되고 난 후 남준선배는 나에게 좀 더 다가와 얼굴을 가까이 마주봤다.
“이제 좀 괜찮아?”
다정하고 낮게 물어오는 남준선배의 속삭임이 들려왔다. 너무 울어댄 탓인지 목이 메어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서 고개를 끄덕이기만 했다.
“왜 미안하다고 말했는지 물어봐도 돼?”
-...저랑 정국이는 어울리지 않아서요. 걔한테는 저 말고 예쁘고 귀엽게 생긴 애가 훨 잘 어울릴거고 저처럼 평범한 애랑은 안 맞을 테니까요. 분명, 분명 걔도 저 같은 아이보단 예쁘고 귀여운 애가 좋고 잘 어울린다는 걸 알게 될 거예요.
"아냐, 나는 탄소 너의 진짜 생각을 묻고있는거야"
-그냥 솔직하게 말하자면 무서웠어요. 정국이가 저를 왜 좋아하는지 이해할 수 없기도 하고 사귄다고 해도 주변에서 바라보는 시선이 뻔히 상상돼 무서워서 그랬어요.
그렇다. 나는 무서웠었다. 누군가 나를 좋아하는 것 자체를 이해 못하는 아이였고 받아들이지 못하는 아이였다.
항상 남들이 하는 짝사랑을 지켜보기만하고 도와주기만 했지 정작 내가하는 그런 사랑은 없었다. 그 흔해빠진 짝사랑 조차도 처음이니 내가 그 감정을 알까?
사랑에 관해선 아직 어린애나 마찬가지였다.
‘사랑’이란 자체가 나에겐 범접해 본 적 없는 그런 영역이나 마찬가지이다.
분명 나보다 훨씬 더 예쁘고 귀엽고 매력적인 사람들이 많을텐데 왜 하필 나를 좋아하는 걸까? 내가 잘해줘서? 잘해줬더라면 사귀고나서부턴 얼마나 더 잘해줘야 이 상대방이 떠나지 않게 할 수 있을까? 상대방이 나에게 질려한다면 난 어떡해야하지? 이런 생각들이 끊임없이 반복하다보니 난 스타트라인도 서보지 못한 채 제자리 맴돌기였다.
친구들은 나에게 말한다.
먼저 사귀고나서부터 생각하라고. 사귀면 달라질 것이라고.
그러나 내 문제는 그게 아니였다. 내 스스로를 믿지 못하고 미래의 상상을 마치 내일이 일어날 것처럼 믿어버려 시작조차 못하고 있는 것이다.
난 내가 정말 아무것도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얼굴이 예쁜 것도 아니고 몸매가 엄청 좋은 것도 아니고 성격이 그렇게 좋은것도 아닌
내가 한 사람의 사랑을 받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해.
-선배 진짜 고마워요 매번 이렇게 위로만 받네요 나중에는 제가 고민 들어드릴게요
나의 진심을 남준선배에게 털어놓은 뒤 한동안 우리 둘은 또 말이 없었다. 나는 남준선배에게 더 이상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아 내가 먼저 입을 열어 고맙다고 말했다.
이렇게 먼저 말하면 남준선배는 자연스레 자리에 일어나게 될테니까
“그럴 날이 오긴 할까, 그보다 나는 너가 그 정국이라는 애의 마음을 너무 잘 알고 있지 않나 싶다”
무슨 소리인가 싶어 고개를 갸우뚱 거리니 남준선배의 커다란 손이 내 손을 가져가 조금씩 만져보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나는 너의 손이 이렇게 부드러운지 몰랐어 만져보기 전 까진. 근데 너는 마치 정국이의 마음을 만져보고 확인이라도 한 것처럼 말하는 것 같아”
“그 애한테 물어봤어? 너를 좋아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아뇨
“상대방의 감정을 확실하게 모르는 상태에서 이렇다라고 단정 지어버리면 우리는 착각하게 돼.
상대방이 분명 저럴거라고. 정국이가 예쁘고 귀여운 아이가 좋다라고 말한 적 있었어?”
-...
“누구나 예쁘고 귀여운 사람이 좋다라곤 말할 수 없어 거기에 정국이도 물론 포함 되는거고.
일반적으로 그렇다 할 뿐이지 탄소 너를 좋아할 권리는 정국이라는 아이한테만 가지고 있는거야.
탄소 너가 정하는게 아니야 너가 좋아졌을 뿐이지 너의 어떤 부분만을 보고 쉽게 말할 아이는 아니라고 생각해”
한동안 난 남준선배가 말해주는 걸 귀담아 들었다. 남준선배가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무엇이지 잘 듣고 이해해야만 했다.
남준선배가 나에게 말해준다는 것은 내가 부족하고 미숙한 점이며 고쳐야 할 점이라는 것이라는 걸 알고있었다.
나에게 진심어린 조언을 해주며 위로해주는 남준선배에게 해줄 수 있는 거라곤 매점에서 간단한 먹을거리정도 사주는거에 불과했지만 고마운 마음을 조금이라도 표현하고 싶었다. 남준선배에게 모든 걸 털어놓고위로받으니 한결 좀 나아졌다. 그러나 마지막 즈음에 나에게 해준 말이 계속해서 머릿속에 맴돌았다. 남준선배가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스스로 이해하려고 계속해서 생각했지만 완전하게 이해하기란 불가능했다.
지금까지 맞지않는 퍼즐을 억지로 맞춰온 채 살아왔는데 갑자기 완벽한 퍼즐을 맞추기란 부족했다.
남준선배와 헤어진 뒤 반으로 돌아가려고 복도를 천천히 걷고있었다. 남준선배의 말을 어떻게든 완벽하게 이해해보려고 생각하던 중 뒤에서 갑자기 어깨를 잡아오는 손길에 화들짝 놀라며 뒤를 쳐다보았더니 한동안 보이지 않다고 생각했던 박지민이 서있었다.
-놀랐네, 왜?
“내가 너희 둘 사이에 껴서 참견같은 건 하고 싶지 않은데 그래도 이건 말해줘야 할 것 같아서”
-뭔데?
좀처럼 흔히 볼 수 없는 지민이의 진지한 얼굴이였다. 쉽게 입을 떼지 않는 그런 지민이가 답답했지만 한편으론 함부로 말할 거리도 아니라는 걸 직감적으로 깨닫게 됐다.
“정국이 너 정말 많이 좋아하고 있는 거 알아? 나랑 있으면 너 얘기밖에 안해.
근데 어제 무슨 일이 있었는진 모르겠지만 옛날부터 그랬듯이 넌 애매하게 말했겠지 그럴수록 너가 걜 옥죄이는 것 밖에 안돼”
“그니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너도 정국이한테 그런 마음있을 거 아냐, 그걸 확실하게 말해줘 정국이한테”
멍했다.
한 대 크게 얻어 맞은 듯 머리 뒤쪽이 징하게 울려댔다. 매일을 정국이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지켜보았을 터인 지민이의 말이였다. 지민이가 말해주는게 온전히 나를 채찍질 하는 것 같다. 지민이가 먼저 가고나서부터 어떻게 반으로 되돌아왔는지 모를정도로 무의식적으로 왔다.
자리에 앉고나서부턴 계속 지민이의 말과 남준선배가 했던 말들이 뒤죽박죽으로 섞여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렸다.
흔히 말하는 무능의 상태가 이런 걸 말하는 게 아닐까,
‘너를 좋아할 권리는 정국이라는 아이한테만 가지고 있는거야’
‘넌 또 애매하게 말했겠지 그럴수록 너가 걜 옥죄이는 것 밖에 안돼’
유독 저 두 문장이 날 복잡하게 만들고 마음이 아파오게 만들었다. 나로선 내가 지금 당장 무얼해야하는지 알 수 없었다. 그냥, 그냥 편해지고 싶다. 이 복잡하고 답답한 마음을 어딘가 풀고 싶었지만 함부로 풀어서는 안되고 누구에게 풀어야할지 몰랐다. 이 모든게 처음이였기에.
날이 갈수록 추워지고 우리의 옷들은 점점 두꺼워졌다.
시간이 약이라는 말이 있는 만큼 한동안 정국이의 대한 생각으로 많이 힘들어했던 나도 점차적으로 조금씩 괜찮아 지기도 했고 나름 웃는 날도 많아졌다. 그러나 생각하는 것에 대해 괜찮아 졌을 뿐이지 아직도 난 혼란스럽다.
내 몸, 내 생각들이 모두 내 것인데 스스로 답조차 찾지 못하고 헤메이고 있다는게 부끄러웠기에 겉모습만이라도 유지하자고 생각했다. 그렇게 옷들이 두꺼워짐에 따라 내 가면의 두께도 두꺼워져갔다.
시간이 지나니 자연스레 나와 그녀의 짝꿍도 끝났다. 나의 자리는 여전히 뒤쪽에서 조금 움직이는 정도였을 뿐이지만 그녀는 다시 앞 줄로 옮겨갔다.
그 자리가 그녀에겐 잘 어울렸다. 나와 짝꿍했던 나날은 마치 꿈이였던 듯 그 자리에 빠르게 녹아들어갔다.
“아 그리고보니 너희들 그거 들었냐”
“뭔데?”
어김없이 점심시간이 시작되어 점심을 다 먹은 후 날이 추우니 곧장 교실로 올라가는 도중 8년 지기 친구가 재밌는 비밀이라도 알아온 냥 우리 둘에게 넌지시 물어봤다.
또 뭐 시덥잖은 소문일게 뻔하지만 그런 뻔한 소문이 더욱 이끌리는 것이다.
-누가 사귀기라도 한 대?
“어 맞아 우리반 걔 정국이랑 사귄다는 말 있더라”
“진짜? 고백은 누가 했대?”
“몰라, 근데 둘이 복도에 자주 있는거보면 거의 맞는 듯”
평소와 똑같이 행동할 수 있을 터였다. 평소와 똑같이 말할 수 있을 터였다.
근데 나는 왜 그녀와 정국이가 사귄다는 소릴 듣고선 몸이 굳어버린걸까. 어째서 내 마음은 왜 이렇게 아픈걸까, 내가 이뤄주려고 했고 내가 비켜주어야만 했던 이유가 정국이와 그녀가 예쁘게 연애하기 위해서 였을텐데. 지금 내가 느끼고 있는 감정은 받아들일 수 없었다.
8년 지기 친구와 또 다른 친구, 이 2명에겐 내가 정국이와 있었던 일을 말하지 않았다.
말하면 분명 자기 일인마냥 날 도와줄게 뻔했지만 괜찮았다. 나 혼자서 해결될 줄 알았었는데 차라리 말했던 편이 나았을까,
“아 최탄소 너 정국이랑 친하지 않아?”
-어?
“좀 찔러봐봐 진짜 사귀냐고”
“사귀면 선남선녀가 따로없겠네”
-뭐 알아서들 하겠지
아무사정 모르는 애들이였기에 훅 들어오는 정국이 질문에 크게 당황했다. 그 일이 있고 난 후 난 눈에 띄게 더욱 정국이를 피하고 있었다. 웬만해선 교실 밖으로 나가지 않으려 애썼고 도서관도 그 자리는 일체 가지 않고 빠르게 할 것만하고 와버렸기에 마주칠 일은 전혀없었다. 이렇게 생활하다보니 남준선배나 지민이 등도 마주칠일이 없어졌다.
지금에 와서야 갑자기 정국이한테 친한게 대한다는 것도 분명 이상할 따름이였다. 시간이 약이라는 말을 믿은만큼 지나가면 다 괜찮을 거라고 지나면 서서히 잊고 살게 될거라고 생각했지만 아직 내 마음은 따끔따끔 아파온다. 내 마음이 확실하게 정리되지 않는 무언가가 있다면 그 날 이후로 이겠지.
*
이동수업을 마치고 반에 돌아가려던 중 수업시간에 깜빡 졸아 벌로 선생님 심부름을 갔다오게 됐다. 어지간히 이 버릇은 고치기 힘들어 몸이 고생했다.
기분도 싱숭생숭했고 괜히 주인 잘못만나 고생하는 몸에게 미안하기도해 얼른 심부름을 끝내고 반에 가려고 했다.
복도 끝쪽에 위치한 실로 가기위해 빠른 걸음으로 가고있을 땐 난 멈출 수 밖에 없었다. 아니, 내 귓가에 그녀의 예쁜 웃음소리가 들리는 순간 생각보다 몸이 먼저 멈추었다. 복도 끝에 있는 실인만큼 사람 눈에 띄지 않는 장소였다. 더군다가 실을 들어가는 입구 옆쪽에 두 사람이 얘기 나눌 수 있을만큼의 충분한 공간이 있었다.
목소리는 그 쪽 부근에서 들려왔다.
분명 그녀의 목소리였다. 뭐가 그리 신나는건지 한껏 들뜬 목소리였다. 정국이에 이어 그녀조차도 내 스스로가 껄끄러워 먼저 선을 두었기에 그녀와의 관계도 조금 멀어졌다. 누가 그녀와 그렇게 재밌게 이야길 나누는지 새삼 궁금해져 귀를 귀울였다.
“..래서 내가 해줬는데..정국이 너 안 듣고 있지?”
“아 미안, 어디까지 얘기했더라?”
“정말 계속 안 들으면 나 화낸다?”
심장이 덜컹 내려앉는다.
설마 했지만 그녀와 재밌게 대화를 나누는 사람이 정국이일줄은 몰랐다. 익숙하고 그토록 듣고싶었지만 듣는게 두려웠을 정국이의 목소리가 새삼 좋다고 생각했다. 그녀와 한결 편안해진 대화인걸보니 둘 사이가 많이 친해진 것 같고 어쩌면 둘이 정말로 사귀고 있는 것 같다.
따끔따끔했던 가슴한켠이 이제는 크게 요동치면서 가슴을 쥐어짜는 것 같은 느낌으로 변해갔다. 더 이상 견디기 힘들었지만 결정을 내려야했다.
빠르게 실에 들러 선생님께서 부탁하신 일을 처리하고 나오는 것. 고통은 커져갔지만 결정은 내린 난 고개를 푹 숙인 채 둘 사이를 지나갔다.
어찌 해서 실에 들어와 선생님께서 부탁하신 용건을 마쳤으나 다시 나가는 것 또한 문제였다. 괜찮아. 들어올 때처럼 똑같아 빠르게 나가면 나인지 모를거야.
문 밖으로 나서긴 심호흡을 크게했다. 내 생애 이렇게 실 밖으로 나가기 싫은 적은 처음이다. 시선은 바닥으로 고정한 채 실 문을 열고 빠르게 지나 걸어가면 된다는 내 완벽한 계획이였지만 역시나 내 생각대로 흘러가진 않는다. 시선을 떨구고 문을 열기까진 좋았다.
“탄소야”
몸이 멈추어서 안된다. 듣고 흘려버려야 할 목소리였다. 발은 계속 움직여야한다.
정국이의 목소리에 반응하는 내가 싫었다. 지나가는 행인1 같은 존재로 지나갈 생각이였는데 정국이는 언제나 그걸 허용하지 않았다. 있는 힘을 짜내 발걸음을 계속 움직였다. 무시할 생각도 무시하고 싶은 마음도 없었지만 그렇다고 거기서 대답을 해버리면 난 정국이와 무슨 관계가 되어버리는 걸까.
반에 돌아와 이런저런 생각으로 가득찼다. 한 동안은 조금 괜찮게 생활을 보내나 싶었는데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버렸다. 내가 정국이 목소리에 반응하지 않았더라면 이렇게 또 깊은 생각에 빠지지 않았을거다. 혹은 수업시간에 정신만 바짝 차렸더라면 정국이를 마주치지 않아도 됐을거다.
아니면, 그 날 정국이에게 고백을 받지 않고 바로 헤어졌더라면, 정국이와 친해지지 않고 거리를 두었더라면, 창문 너머로 운동장에 서있는 너와 눈이 마주치지 않았더라면
난 이렇게 힘들지 않았을 텐데.
*
어쩌다보니 학교는 끝나 있었고 정처없이 걷다보니 난 집이 아닌 공원과 가까워져 있었다.
여전히 인적이 드문 공원이였고 내가 마지막으로 있었을 때와 달라진 건 하나도 없어보였다.
공원 내부를 끊임없이 걸었다. 계속 걷다보니 저 벤치가 눈에 들어와 조금 쉴까 싶어 앉았다. 앉으니 참 조용하고 평온하고 안정감이 생기는 느낌이였다.
이 공원의 존재를 몰랐더라면 난 어떻게 마음을 가라앉혔을까 싶을 정도로 이 공원은 나에게 소중한 장소가 되었다.
이 공원에서의 추억은 내게 정말 소중하다. 정국이와 함께했던 추억들이 새록새록 돋아나는 느낌이고 이 벤치에 앉아 한없이 울었던 것도 기억난다.
적어도 만약 내가 정국이한테 솔직하게 말했으면 이렇게 알 수 없는 감정으로 괴롭지 않았을까?
좋아한다고 나도 널 좋아한다고 말했으면 상황은 다르게 흘러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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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독자여러분 그 동안 모두 잘 지내셨는지요!
갑자기 날이 추워져서 정말 얼어 죽을 뻔했습니다ㅠㅠㅠㅠㅠ 그래도 음료수 같은 걸 밖에 놔두면 냉장고까지 갈 필요가 없어져 이거 하나만큼은 좋았어요!
11화를 올리고 난 후 정말..갑자기 바빠져 글을 조금씩 조금씩 짬을 내 쓰다보니 많이 늦어졌네요ㅠㅠ 죄송합니다.
이제 곧 완결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완결이 난 후 면 짧게 정국이의 시점으로 글도 올리려고 해요!
아무래도 제 글은 1인칭 주인공 시점이니 정국이의 심경변화를 알 수 없어 답답하실 수 있다고 생각할 것 같아요 그러니 어서어서 빨리 들고 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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