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사람들
01화
여전히 나른한 햇빛이 쏟아지는 오후.
"흐암.."
20대라는 나이가 무색하게 귀여운 잠옷을 입고서
컴퓨터 앞에 앉는 백현.
"아 맞다, 영화.."
백현의 5년지기 친구인 찬열과 영화 약속이 잡혀있는 날이였다.
"헉..평점이 9.7?"
찬열과 보기로 한 영화의 평점은
짜다고 소문난 홈페이지에서도 인정한 영화였다.
게다가 리뷰는 모두 ㅠㅠ로 도배.
"..그렇게 재밌나.."
안 울고 싶어도 울수밖에 없다는 리뷰를 보고서 혼잣말을 중얼거리는 백현.
아, 남자 둘이서 무슨 영화를 보냐며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찬열과 백현은 영화보기를 좋아해 자주 만나서 영화를 보는게 익숙해졌다.
두명 다 영화를 같이볼 애인은 없으므로.
"욥"
"일어났냐?"
"뭐야,왜"
"또 늦잠자서 영화시간 놓칠까봐 전화했다"
"이제 늦잠 안자거든!!"
"아이구, 웃기고있다"
"아, 안늦게 갈게 끊어!"
끝없는 찬열의 잔소리에,
전화를 끊은 백현이 찌뿌둥한 몸을 기지개로 풀고서
나갈 준비를 했다.
.
.
.
"안녕하세요"
"아, 안녕하세요!"
앨리베이터를 타자 보이는 윗집 남자, 김종인.
외모와 다르게 친화력 좋은 모습에 금방 친해져 대화도 많이 나눈다.
백현이 편해졌던 걸까, 커밍아웃도 했다.
남자 애인이 있다는.
"경수씨랑은 잘 지내요?"
"아,네 그렇죠."
"..지금 만나러 가는구나?"
"..티나요?"
풋 하고 웃는 김종인.
앨리베이터가 1층에 도착하고,
종인과 백현은 서로 반대편으로 걸음을 옮겼다.
"야 변백현"
"왜"
"디자이너라는 놈이..옷이 그게 뭐냐?"
"아 뭐, 영화보자며"
"됐다. 들어가자"
사람들이 흔히 백현의 외모와 디자이너라는 직업이 어울리지 않다고 들 말한다.
귀엽게 생긴 외모 때문인지.
그러나 백현은 패션계에서 꽤나 주목을 받는 젊은 디자이너였다.
"이거 되게 슬프다던데"
"그러게. 우리 백현이 또 대성통곡 하는거 아닌가 모르겠다"
"..놀리지 마라?"
큭큭 웃는 찬열을 무시하고 영화관으로 들어가는 백현.
곧 찬열도 팝콘을 들고 뒤따라 들어간다.
********
"경수야"
"왜"
"오랜만에 어머님이나 뵐까"
"아,왜!"
"사위가 장모님 자주 찾아뵈야지"
"사위는 개뿔. 가지마. 우리엄마 또 난리나"
"왜?"
"엄마 너온다고 하면 상다리 휘어지게 음식 만들잖아! 엄마 힘들게"
"몰래 가면 되지!"
해맑기만 한 종인의 말에 경수는 불만 가득한 표정으로 고개를 도리도리.
운전을 하던 종인이 경수의 표정을 보고 묻는다.
"경수야, 집에 무슨 일 있어?"
"아니, 없어"
"근데 표정이 왜그래?"
"..너"
"응?"
"..저번주 주말에 뭐했어?"
"응? 친구 생일이라고 했잖아. 만나서 놀았지"
"남자,여자?"
"에이, 의심하는거야 우리 경수? 남자야."
"클럽이라며"
"클럽가면 다 여자랑 노나? 건전하게 술만 마셨어"
"..진짜 그게 다야?"
"응. 내가 사내새끼들 사이에 앉는다고 변태 소리까지 들었다"
"..."
"경수밖에 없다니까,난?"
못마땅하던 경수의 표정이 조금은 풀어지고,
팔짱을 끼던 팔도 풀었다.
"경수야"
"왜"
"초콜릿 사줄까?"
새초롬한 표정을 짓던 경수가 종인의 말에
눈을 빛내며 씩 웃어온다.
금방 바뀌는 표정에 종인이 픽 웃는다.
"으이구, 애도 아니고"
"..크흠,흠. 어른은 뭐, 어? 초콜릿 좋아하면, 안돼냐?"
"성인 남자가 좋다고 하면 좀 그런데"
종인의 말에 입을 삐죽이더니 다시 시선을
창밖으로 돌리는 경수.
"근데, 경수라서 귀엽다"
"..뭐?"
"잘 어울린다고. 도경수한테"
"..아, 닭살돋게 뭐야!"
"에이, 좋으면서."
경수의 얼굴은 능글맞은 종인덕에 점점 빨개지고,
종인은 그모습을 보고 풉 하고 웃기 시작한다.
"아,웃지마!"
"내가 너 놀리는 재미로 산다 진짜"
"이 나쁜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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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뿅망치에요 *_* 제가.. 본진도 아닌데 엑소에 빠져가지구..ㅎㅎ 세루는 다음편부터 나옵니다! 그럼 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