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녹차하임
백현의 대답에 가장 놀란 것은 종대였다.
눈이 번쩍 떠지며 진짜냐고 묻기 위해 민석을 보자 기침하며 죽어가는 모습에 다시 백현을 보았다.
백현은 어깨를 으쓱거리며 그럴 예정, 이란 말을 덧붙이고는 그제야 드럼 앞에서 일어나 네사람이 모여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스툴을 끌고와 자리잡고 앉은 백현이 태연하게 떡볶이를 집어먹자 종대는 어버버, 거리며 민석을 챙기는 루한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너무나 자연스러워 진짜 애인사이 같이 보였다.
종대는 기가 차서 헛웃음을 내뱉고는 그제야 팔짱을 끼며 네사람을 흘겨보았다.
"헐... 그래... 다들 연애하느라 나는 관심도 없었던거야?"
"그,그런거 아니야. 종대야."
"됐어됐어. 이거 내가 불청객이었잖아?"
"알았으면 그만 가줄래? 훠이훠이"
종대가 툴툴거리자 백현이 이제 알았냐는 듯 손짓을 해보였다.
쿠크가 와장창 깨져버린 종대가 이제 왔는데 벌써 가라고?! 투덜거렸다.
멤버도 아닌게 여기에서 뭐하려고? 하는 백현의 말에 종대가 루한을 가리키며 이사람도 멤버아니잖아! 대응했다.
루한은 자신을 향해 펼쳐진 손가락이 맘에 들지 않았지만 옆에 민석이 있었기에 잠자코 있었다.
고개까지 푹 숙이고 먹는 것에 집중하던 찬열은 그제야 고개를 들더니 입을 열었다.
"루형, 우리 키보드인데?"
"키보드?"
"얼마전에 영입했어."
찬열의 말에 종대가 백현에게 되묻자 백현이 고개를 끄덕이며 설명했다.
그에 종대는 벌떡 일어나 이런 법이 어딨어?! 하고 발악했다.
사실 종대도 계속해서 멤버에 넣어달라고 입김을 넣고 있었지만 그때마다 항상 백현은 단호하게 거절해왔다.
종대는 이제 멤버를 늘릴 생각이 없는건가... 하고 반쯤 포기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키보드를 영입했다니?!
"나는 거절해놓고 저 사람은 왜 넣은건데?!"
"잘하니까. 그보다 넌 악기 다룰 수 있는 것도 없잖아?"
"이잇, 나 노래 잘하잖아!"
"노래는 민석이가 있는데?"
종대도 민석의 실력을 잘 알고 있기에 백현의 말에 반박하지 못하고 입을 질끈 깨물었다.
민석은 종대와 백현이 말다툼을 시작하자 발을 동동 굴렸다.
그동안 종대가 얼마나 간절히 부탁하고 있었는지 잘 알고있었기에 루한의 영입이 얼마나 충격적일지 알 것 같았다.
찬열과 민석이 그냥 넣어주면 안되겠냐는 설득에도 단호했던 백현이었는데...
일이 이렇게 꼬여버리자 누구 편을 들수도 없는 처지에 안절부절할 수 밖에 없었다.
"듀,듀엣... 그래! 듀엣으로 하면 되잖아!!!"
"..."
손뼉을 마주치며 듀엣카드를 꺼내든 종대는 갑자기 말이 없어진 백현에 숨죽여 그를 지켜봤다.
백현은 손에 들고 있던 것을 내려놓고 턱에 손을 괸 채 골똘히 생각했다.
그리고 다시 종대를 뚫어져라 바라보며 고민하기 시작했다.
백현이 자신을 두고 처음으로 고민이란 것을 하자 종대는 침을 꿀꺽 삼켰다.
그의 대답을 기다리며 초조하게 기다리던 중 마침내 백현의 입에서 좋아.라는 단어가 튀어나왔다.
제대로 들은 것이 맞는지 재확인하기에도 전에 백현의 입은 다시 열렸다.
"대신 테스트에 통과해. 네가 스스로 민석이랑 듀엣으로 가장 잘 소화해낼 수 있는 곡을 정하고 그 결과가 세명의 마음을 모두 사로잡으면 멤버로 받아들여줄게."
"지,진짜?"
"혹시 자신없어? 그럼 관ㄷ..."
"아니아니!! 할게, 할거야!!"
찬열은 입에 잔뜩 든 음식을 우걱우걱 씹으면서 재밌게 돌아가는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루한은 첫인상은 맘에 안들었지만 이 밴드에 대한 그의 진심이 엿보여 종대에 대한 생각을 약간 고쳤다.
루한의 정의에 의하면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치고 나쁜 사람은 없었기 때문이다.
잠시 후 곡을 정한 종대가 민석을 불러 이것저것 얘기했다.
민석이 꽤 괜찮은 구성에 미소를 머금고 고개를 끄덕였다.
몇 번 음정을 맞추고 난 후 종대와 민석은 세 사람 앞에 섰다.
긴장되는 마음을 큰 쉼호흡으로 진정시킨 종대는 민석에게 눈짓을 보내고 노래는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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