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닉은 이번 편 까지만 받는걸로!
여세여 여세여 오픈 더 도어
암호닉 정리 (+확인필수) & 본편 | ||
형광펜, 또또니, 잭프로스트, 짜요짜요, 흥미니, 팅커벨, 한라봉, 윈비, 2반, 너랑나, 엥뇽, 호빵, 쿄니, 파인, 종구멍멍
확인해 보시고 자신의 암호닉이 없으신분은 꼬옥 말씀 해 주세요. 나중에 불이익이 갈까 걱정이에요 T.T 이번 화에도 역시 암호닉 신청은 받습니다^0^ (♥)
[카디] 넌씨눈 짝사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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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열 아홉이고, 사실상 그 때를 기억하라면 까마득 한 것 같아 늘 더듬거리게 된다. 아마 그게 열살이였나? 경수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늘 자기 자신을 비롯해 모든 사람들에게 방패를 치고 경계를 하는 아이였다. 사실 경계라기 보단, 무관심에 가까운 것이겠지만. 어찌 됐던간에 세상 만사 돌아가는것에 흥미도 없고, 그저 자기 자신과 주변 사람들만 괜찮다면 아무런 제약 없이 살아가고 있던 아이.
그렇기 때문에 겨우 10년 살아 온 경수의 바운더리는 좁고 답답하기 그지 없었고, 곰이라는 성격에 맞게 우둔하고 내성적인 경수는 만족하며 살아왔다. 반면, 활동성이 뛰어난 고양잇과, 게다가 과의 우두머리 격인 유명가문의 흑표범으로 태어난 종인은 어릴적부터 이리 저리 옮겨다니며 간섭하고 모두의 위에 강림하길 좋아했고, 어찌보면 그런 종인과 경수가 태어났을때부터 잘 맞아 친하게 지냈던건 누가봐도 신기해할 만 일이기도 하다.
˝ 나, 유학 가! ˝ ˝ 그게 뭔데? ˝
열 살의 경수는 늘 그랬다. 종인이 귀여운 토끼 친구를 사귀고 돌아와 자랑을 할 때도, 새로운 장난감이 생겨 자랑을 할 때도, 맛있는 음식에 대한 진지한 토론을 펼칠때도, 시큰둥했고 무미건조 했다. 나름 10년이라는 시간동안 같이 싸우기도 뒹굴기도 해왔던 친구인지라, 이런 빅뉴스를 어찌 전해야 할까 일주일 내내 고민하다 아무렇지도 않게 뱉어 본 종인인데, 기대는 안 했지만 너무나도 차분한 경수의 반응에 살짝 허무해지려고 했다.
˝ 으음…. 우리가 사는 요기 말구. 사람들만 사는 인류세계! 거기루 유학 가! 게다가 다른 나라! ˝ ˝ 아…. 그래? ˝
사실 종인은 어렸지만, 대충은 알고있었다. 경수의 세계엔 부모님, 그리고 자신이 전부라는 것. 그랬기 때문에 대체적으로 종인과 같은 좋은 집안의 아들이라면 가게되는 유학제의가 왔을때도 순간 망설였다. 경수의 옆에 없는 제 자신, 그리고 종인의 곁에 없는 경수는 상상할 수도 없었기 때문에.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유학길을 떠나야 했고, 아무렇지 않은건지, 아무렇지 않은 척을 하는것인지. 여하튼 평소와 다를 것 없이 무덤덤한 경수를 뒤로 한 채 5년이라는 시간동안 경수의 곁을 떠나게 됐다.
아무렇지 않을 수 없었다. 경수에게 종인은 일상이고 전부였기 때문에. 처음 종인이 떠나겠다 말을 한 날, 경수는 늘 그랬듯 관심이 없었다. 가면 가는거고, 아니면 아닌거고. 본인의 의사로 가겠다는 아이에게 가타부타 뭐라 하고 싶지 않았고, 늘 그랬듯 굳이 사람이 아니여도 경수는 하루종일 심심하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비록 열 살의 어린 경수였지만, 온갖 생각들로 홀로 복잡했던 아이니까.
종인이 훌쩍 떠나고 난 뒤 경수에겐 우울증이 찾아왔다. 아침 등굣길엔 종인이 기다리던 골목에서 한참이나 서 있다가 학교를 못 가기 일쑤였고, 밥을 먹다가도 목이 메여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땐 단순히 친구로서 종인을 좋아했던 것이였지만, 처음으로 진심을 다 해 인정해준 주변인이였기 때문에 종인의 부재는 경수에게 너무나도 힘이 든 첫 고난이였다.
˝ 너는 왜 매일 여기에 혼자 있어? ˝
오후 6시까지 경수는 할 일이 없었다. 학교를 마치고 저녁을 먹기까지 그 시간. 그 허전함을 달래기 위해 경수는 집 뒷뜰에 있는 작은 연못에 가 아무 생각 없이 꽃을 바라보는게 일상이 됐다. 여느때와 같이 분홍빛의 꽃을 바라보며 입을 다물고 공상에 빠진 경수는 누군가의 목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큰 눈에 또래에 비해 굵었던 목소리, 작지도 크지도 않은 키. 경수와는 어울리지 않는 환한 미소를 내보이며,
˝ 나 박찬열이야. 음, 재규어야 재규어. 너 혹시 이 뜰 주인집 아들이야? 난 네 집 옆으로 이사왔는데. ˝
재규어 박찬열. 그 아이가 짓는 웃음에 처음 본 사람인데도 불구하고 어정쩡하게 눈 웃음을 보일 수 밖에 없었다. 종인이 떠난 후 1년만에, 경수가 처음 웃는 날이였다.
* * * * * * *
˝ 전학… 온거야? ˝ ˝ 어. 나 여기 앉아도 되냐? ˝
아직도 상황파악이 덜 된 경수는 큰 눈을 굴리며 자기 자리 옆으로 와 가방을 내려놓는 찬열을 바라만 보고 있었다. 어차피 누구나 기피하는 맨 끝 자리라 혼자 앉긴 한다만, 어째서 니가 여기에?
˝ 어, 어. 응. 아무도 없어. ˝ ˝ 근데 너 왜 점심 안 먹어. ˝
왜 밥 안먹냐는 소리만 두번째다. 언제 들어도 적응 안되는 소리. 경수가 밥을 거르는건 늘 일상인지라, 주변 사람들은 또 그런가보다, 하고 늘 넘겨짚는 사항이였다. 하지만 찬열은 예나 지금이나 늘 밥타령. 11살에 만났던 찬열과는 급속도로 친해졌다. 포용력 있고, 나이에 비해 어른스러웠던 찬열이기에 누군가에게 기대는 것이 절실했던 경수에겐 딱 맞는 친구였다. 그렇게 종인이 못지 않게 진심으로 지내길 4년, 종인이 오자마자 찬열 역시 집안 문제로 경수의 곁을 떠났다. 이 후 종인이 있어 전처럼 외롭진 않았지만 가끔 생각나긴 했었는데. 사실, 보고싶었다기엔 잊고 산 기간이 너무 길어서 찬열에게 미안해지는 경수였다.
미안, 네가 간 후에 난 너무 큰 변화를 갖게 됐거든.
˝ 아프냐. ˝
멍하니 찬열을 바라보는 경수의 이마 위로 찬열의 큰 손이 얹혀진다. 따뜻하다. 게다가 커다랗기까지 해서 경수의 큰 눈까지 덮힐 지경이다.
˝ 아프진 않은데 또 멍 때리네. 넌 변한게 하나도 없냐 꼬맹아. ˝ ˝ 꼬맹이라고 하지 마. 나이가 몇인데. ˝
꼬맹이. 오랜만이다. 찬열은 처음 만난 연못에서부터 떠나던 날 까지 하루도 빠짐 없이 이름 대신 꼬맹이라고 부르곤 했었다. 잊고살았던 감각들과 기억들이 하나하나 되살아 나는 기분이라 착찹해진 경수다. 맞아, 그랬었지.
˝ 이야, 근데 대박이다. 어떻게 이렇게 다시 만나지? 난 네가 여기 있을거라곤 상상도 못했다 꼬맹아. ˝ ˝ …그러게. ˝ ˝ 우리가 인연은 인연인가 보네. ˝ ˝ 응. ˝ ˝ 하나도 안 변해서 보자마자 딱 알았잖아. 꼬맹인거. 밥 안먹는것도 여전하고? ˝ ˝ 배 안고파서 그래. ˝ ˝ 나 가끔 숨 쉬기 귀찮은데, 그냥 쉬지 말고 죽어버릴까? ˝ ˝ 뭐? ˝ ˝ 원하는것만 하고 사는게 어딨냐. 나 어차피 친구도 없고 왕딴데, 맨날 나랑 밥 같이 먹어줘. 가자. ˝
갑자기 벌떡 일어나더니, 그 큰 손으로 경수의 손목을 덥썩 붙잡고 나가려고 한다. 어, 급식 끝났을텐데. 오늘 전학 온 새끼 주제에 패기가 장난이 아니다. 급식실은 어딘 줄 아냐. 하긴, 박찬열이 그런 걸 따질 새끼는 아니였지.
여전한 놈이라는 생각에 피식 웃어보인 경수는, 졌다는 표정으로 교실을 나가기 위해 한발 내 딛는 순간.
˝ 도경수? ˝
교실 뒷 문에는 깜짝 놀란 표정의 종인이 서있다.
* * * * *
낯선 아이와 손까지 잡고 서 있는 경수의 모습을 본 종인은 충격이 컸다.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과는 말도 잘 섞지 않는 경수이기에, 자신 또래 아이와 그렇게 단 둘이 있는것도 처음 본 모습이였다. 갑자기 밥을 먹다 말고 식당을 나가버리는 바람에 신경이 쓰여 따라 나가려고 했건만, 자꾸만 엉겨붙는 은영 때문에 급식으로 나온 빵 하나만 챙겨들고 살짝 늦게 나왔더니 보인 모습이 겨우 그거다.
사실 뭐, 다행이다 싶기도 하고. 어차피 평생 나만 친구 해 줄수도 없는 건데 뭐. 잘됐지. 새 친구 사귀었나보네.
하지만 이상하게 짜증이 나는건 어쩔 수 없는거다. 아니, 씨발 왜 짜증이 나고 지랄이야. 도경수가 뭔데? 자신의 부르는 목소리에 놀라 눈치 좀 보는가 싶더니 이내 덩치 크고 눈 크고 재수 존나 없는 그 새끼와 함께 교실을 나가버리는 경수덕에 아무도 없는 교실에 홀로 남아 욕짓거리를 중얼대던 종인은 주머니에서 다 찌그러진 빵을 꺼내 쓰레기통에 처박아 버린다.
더 맛있는거 먹겠네, 뭐.
닫힌 식당을 뒤로하고 매점까지 가는 길 동안 찬열과 경수 모두 말이 없었다. 둘은 나름대로 각각의 생각을 가지고 있었겠지. 경수는, 자신을 쳐다보던 종인의 눈빛. 쌈박질이야 일상이라서, 그 때마다 흑표범 답게 살벌한 기운을 뽐내던 종인이지만, 같이 오랜 세월 지내오면서 그런 눈빛은 처음이였다. 경수는 종인의 눈빛을 정의하려 아는 단어를 총동원해 머리를 굴리기 바빴다. 뭐였지? 배신감? 아니야, 그건 아닌데. 화가 났나? 그것도 아니였는데.
경수 옆의 찬열은 나름대로 어딘가 낯이 익은 종인을 기억하기 바빴다. 재규어 가문의 유일한 아들로, 극진한 대접을 받고 자라난 찬열 역시 내노라 하는 가문의 기대주였기 때문에 워낙 어렸을 적 부터 공적으로 많은 가문의 아이들을 만나왔기 때문에 어디선가 봤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충 보고 나왔긴 했지만, 어찌됐던 종인에게도 범상치 않은 기운이 있긴 했기 때문에. 찬열이 유일하게 부담없이 만나 사귄 친구는 경수가 유일했다. 그러다가 문득 찬열의 머릿속을 스쳐지나간 사람.
˝ 경수야, 아까 교실 뒤에 서있던 애. 흑표범 김종인 맞지? ˝ ˝ 어? ˝
나 홀로 생각에 빠져있던 경수는 갑작스레 물어오는 찬열의 질문에 깜짝 놀란다.
˝ 어, 맞긴 맞는데…, 어떻게 알아? ˝ ˝ 맞구나, 흑표범. 어쩐지 낯이 익더라니. ˝
씁쓸하게 웃어보이는 찬열의 표정을 살피던 경수는 문득 예전에 종인과 나눴던 대화가 생각났다. 중종가문들은 세력싸움이 치열해서 늘 라이벌 구도와 싸움이 끊이질 않는다고. 그 구도의 중심에 있는 집안은 표범의 피가 흐르는 종인의 집안이였고, 그리고 그 반대세력은…
재규어.
' 나 박찬열이야. 음, 재규어야 재규어. 너 혹시 이 뜰 주인집 아들이야? 난 네 집 옆으로 이사왔는데. '
찬열이 지금 짓고있는 저 표정의 의미를 알 것 같기도 하다고 생각한 경수다.
* * * * * *
헥헥헥 (거친 숨소리)... 여러분 안녕하세요. 글잡 중독 작가입니다;ㅅ; 저 지금 선그라스 쓰고 한시간 내내 노트북만 두드렸더니 기가 빨리네요.... 너무 짧은거 같아 제성해요. 흑흑. 그치만 저희 독자님들이 보고싶어서 ;ㅅ; 이렇게 ;ㅅ; 흑흑 ;ㅅ;
D편부턴 좀 전개를 흥미진진하게 뽑아내고 싶었는데 실패했어요. E편으로 미루는걸로 (...)
생각보다 빨리 왔죠! 아닌..아닌가 (짜짐) 오늘 오전에 병원 갔다가, 노트북 사용 가능하다는 허락 받고 돌아왔어요. 의사쌤께서 회복 빠르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마 독자님들 댓글먹고 그런듯(...)
또 말씀드리지만 정말 독자분들 댓글 너무너무 감사합니당. 그리고 분에 넘치는 암호닉들 (감격)... 매 회마다 댓글 짱짱 길게 써주시는 분들도 감사하구요.ㅠ_ㅠ 한분한분 답글 달아드리고 싶은데 맨날 하도 많아서 하다 지쳐 떨어지네요 또르르.... 그래도 몇몇분과는 꼭 소통 하도록 노력해볼게요 (찡긋!)
아, 그리고 암호닉은 이번편까지만! 받도록 할게요ㅠ_ㅠ 갈수록 일이 커지는 느낌 (소심) 다음엔 언제가 될 지 모르겠지만 지금으로도 너무 많은 것 같아서여! 순전히 제 기준입니다.
아무리 읽고 또 읽어도 재미대가리 없는 제 글 재밌다고 해주셔서 감사하구요. 늘 약속드리지만 스피드와 정성을 내세우며 글 쓰도록 할게요.
아! 그리고 종인, 찬열, 경수의 혼연이 궁금하지 않으세요? 아님 말고... 여러분들을 위해 사진을 데려와쪄염. 뿌잉.
그럼 좋은 하루, 좋은 주말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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