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전정국]
눈이 하얗게 덮인 날에는
"여름이한테."
"너어어어무 들려주고 싶었는데. 정국이가 안 된대."
윤기의 말에 여름이 자신의 옆에 앉아있는 정국을 째려보듯 쳐다보았고, 곧 정국은 그런 여름을 무심하게 쳐다보며 말했다.
"뭘봐."
"들을래요! 끈적한 노래!!"
"집 가라니까?"
"왜 자꾸 뭐만하면 집 가라고 그래요?"
"언제."
"계속이요! 계속."
"……."
"여봐. 또 말 무시해. 또."
정국이 팔짱을 낀채로 귀찮은듯한 표정을 지었고, 윤기는 그런 둘을 보더니 곧 어이없는듯 살짝 웃어보였다.
얘네 언제 이렇게 친해졌대? 정국이가 저런 반응 나오기 꽤 어렵던데.
역시 여름이라면 가능할줄 알았다니까. 윤기가 계속 흐뭇하게 둘을 보자 곧 정국이 윤기를 보았고, 윤기는 어깨를 으쓱이고선 말했다.
"그냥 앨범만 내고 쉴 거지?"
"어."
"굳이 내 부탁 무리해서 들어줄 필요는 없어. 더 쉬어도 돼. 이 곡은 어차피 너 떠올리면서 쓴 곡이라
남한테 줄 생각 없으니까. 언제든지 와."
"……."
"나는 네 몸이 우선이라고 생각해. 나중에 괜찮을 때 녹음하러 와. 알았지? 파일은 보내줄게."
윤기가 웃으며 정국을 보았고, 정국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눈을 돌려 정국의 손목을 보았다. 붕대가 감싸져있는 걸 보니
또 무슨짓이라도 했구나 싶어 무슨 말을 하려다가 곧 방긋 웃으며 정국에게 자꾸만 장난을 치려는 여름을 보고 멈추었다.
"와 대박 이거 팔뚝 힘주면 더 딱딱해져요?"
여름이 호기심 가득한 표정을 하고선 정국의 팔을 찔자 정국이 여름을 이상하게 보았고, 윤기는 그 모습을 보고 웃긴지 작게 웃어보인다.
여름이는 계속 팔뚝을 찔러보고, 정국은 대놓고 인상을 쓴채로 살짝 피한다.
"……."
갑자기 웃기 시작하는 윤기에 정국이 인상을 쓴채로 그대로 윤기를 보았고, 여름이 왜애.. 하고 울상을 짓자
윤기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너희가 귀여워서 그래. 귀여워서...
그리고선 갑자기 노크소리가 들려와 윤기가 네- 하고 대답을 하면 누군가 문을 열고선 말한다.
"정국아 너희 어머님.. 오셨던데.."
지민의 말에 윤기와 정국의 표정이 굳자, 여름이는 응? 하고 번갈아 보았고, 지민은 역시 이런 반응일줄 알았다는듯 침을 한 번
꿀꺽 삼키고선 입을 천천히 열었다.
"없다고…할까?"
"없다고 해. 가면 말해줘. 정국이 보낼게."
윤기는 정국을 보았고, 곧 여름이 이 상황을 조금은 눈치를 챘는지 정국을 보았다.
정국이 허공을 본채로 아무 말도 안 한다. 곧 지민이 고개를 끄덕이고선 뒤를 돌아보았을까, 지민이 놀라서는 뒷걸음질을 쳤다.
"아.., 안녕하세요."
"없다고 할까?"
"……."
"안에 정국이 있는 거 맞죠."
"……."
"아들 보러 오는 건데. 왜 숨겨줄 생각을 해요."
중년의 여자는 반짝이는 반지를 낀 손으로 지민의 어깨를 두드려주고선 손을 휘이- 저었고, 곧 지민은 옆으로 한발자국 움직여 피해주었다.
윤기가 당황해서는 일어나 허리를 숙여 인사를 했고, 곧 여자는 그래- 하고 웃어보인다.
여름도 따라 일어서 허리를 숙이자 여자는 누구..? 하고 여름을 보았다.
여름이 저는.. 하고 말을 이으려고 하자, 정국이 일어나서 여름이에게 눈길을 한 번 주고서는 다음으로 앞을 보며 말했다.
"나가자."
"…네? 아, 네."
정국이 먼저 여자를 지나쳐 나가려고 했고, 여름도 고개를 한 번 꾸벅이고서는 쩔뚝이며 따라 나왔다.
밖에 나오자 웬 회사 사람들까지 구경하듯 나와 서있었다. 그리고 석진이 정국의 앞에 서서는 정국을 쳐다보자 정국은 멈춰서 석진을 보았다.
그리고 뒤 따라 나온 여자가 정국의 뒷모습에 대고 말했다.
"이 여잔 누구니?"
"……."
"못 보던 여자네?"
여자가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정국에게 물었고, 정국은 뒤 돌아 여자를 보았다. 여자는 정국을 보았다가, 여름을 보았다가를 반복하였고
정국이 천천히 입술을 열었다.
"왜."
"……."
"못 보던 여자면 어쩌게."
"……."
"다른 사람들 앞에서 망신보이고싶지 않으니까. 그냥 가."
"……."
정국의 말에도 꼼짝않고 여자가 여름이의 어깨 위로 손을 올려놓고 입을 열었다.
"저랑 잠깐 얘기 좀 할까요?"
곧 정국이 성큼 다가가 여름이의 어깨 위로 올려진 손을 쳐내자, 여자는 당황한듯 정국을 보았고,
다들 놀라서는 정국을 보았다.
"제발 좀 꺼지라고."
"너 지금 엄마한테…."
"……."
"그게 엄마한테 할 소리니? 엄마가 널 그렇게 가르치지는..!"
"사람이 사람다워야 대화가 가능하지."
"전정국 너 말 가려서 해."
"형도 똑같아."
"…너 진짜 정신 좀 차려. 전정국 너 정말 심각해."
"……."
"그깟 일 하나 가지고! 사람을 이렇게 무시하ㄱ.."
놀란듯 입을 틀어막고 정국을 보았다.
"그래서 내가 죽겠다잖아. 그쪽들 피해서..그쪽들이 원하는대로."
"……."
형-! 하고 지민이 달려와 석진을 일으켜주었고, 석진은 괜찮아.. 하고 보기 좋게 작게 웃어보였다.
곧 정국은 계단을 밟아 내려갔고, 여름이는 눈치를 보다 정국을 따라 최대한 빠른 걸음으로 정국을 쫒았다.
뭐 이리 빠른지 정국을 쫒다가 한숨을 내쉬며 멈춰선 여름이 인상을 쓴채로 벌써 1층까지 내려간 정국을 보았고,
곧 다시 내려가려고 하자 윤기가 어느새 따라와 여름이의 손목을 잡고선 말했다.
"납둬."
"……."
"혼자 있을 시간이 필요할 거야. 집 갈 거지. 내가 데려다줄게."
"……."
정국의 차가 금세 빠져나가자 여름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도대체 이 상황이 어떤 상황인지 묻고싶었지만,
이 얘기를 다른 사람에게 듣고싶지는 않았다.
제일 힘들어 하는 사람은 따로 있는데, 왜 나까지 힘든 기분이 드는 걸까.
정국은 한참 핸들을 잡고 운전을 하다가 곧 아무곳에나 차를 세워놓고 핸들에 이마를 대고선 한숨을 내쉬었다.
"……."
입술이 터져서는 피딱지가 앉아있자 그 모습을 본 남준이 푸하하- 배까지 잡고선 웃었고, 석진이 미친놈.. 하고 중얼거렸다.
"아니. 그러게 가만히 있지 거기서 왜 정국이한테 까불어서 맞고 그래? 참 형도 미련해."
"……."
"일부러 정국이랑 사이 멀어지려고 환장을 했지 형?"
"미쳤냐."
"아, 그 상황에서 그 아줌마 편이나 드는 형은 대단합니다. 어우.. 동생한테 맞은 기분은 어떠시죠?"
남준이 마이크를 쥔 시늉을 하고선 석진의 입 앞으로 손을 대자 석진이 그 손을 밀어내며 말했다.
"좀.. 미친놈아."
"아, 웃기잖아. 정국한테 맞은 석진. 하고 인스타에 올려도 돼?"
핸드폰을 들고선 올리는 시늉을 하자 석진이 한숨을 내쉬고선 작업실에 있는 쇼파에 누웠다.
남준은 뭐가 그렇게 웃긴지 계속 웃어대기 바빴다.
솔직하게 말하면 쪽팔리다. 그것도 여름이의 앞에서 맞은 게 말이다.
달리는 차 안에서 여름이 창밖만 내다보자 윤기는 여름이의 눈치를 보다가 크흠.. 하고 헛기침을 하고선 말했다.
"아까 그분은 정국이 어머니셔 정국이랑 사이가 별로 좋지는 않아서.. 만나서 좋게 얘기하는 꼴을 본적이 없거든."
"……."
"너랑 얘기 하고 싶어 하셨던 건.. 별로 신경쓰지마. 아, 그냥 앞으로 회사에는 오지마라."
"…여기 사람들은."
"……."
"뭐가 이렇게 다 복잡해."
"……."
"같은 사람인데 뭐가 이렇게 더 복잡해. 특별한 사람들은 더 아프고, 복잡하고 그래?"
여름이의 말에 윤기는 잠시 앞만 보고 운전을 하다가 뒤늦게 입을 열었다.
"우리라고 특별하지도 않아."
"……."
"특별해서 더 아픈 것도 없어. 보잘 것 없는 사람도 아프고, 복잡해."
"……."
"복잡하겠지만 조금만 버텨줘. 정국이 옆에서."
"……."
"많이 아픈 녀석이라. 곁에 누군가 꼭 있어야 돼."
"……."
"정국이집에 바로 갈테니까 걱정말고."
여름이는 고개를 끄덕였고, 윤기는 여름이의 머리를 쓰다듬어주고선 다시금 앞을 보았다.
그래도 조금이라도 혼자 두어도 괜찮은 거 맞을까.
당장 옆에 아무도 없으면 안 될 것 같은데..
여름이 비밀번호를 치고 집에 들어오자 화영은 어깨와 볼을 맞대어 통화를 하며 발에 매니큐어를 바르다가
여름이 오자 '어 왔어-'하고 웃어보였다. 그리고는 곧 상대방의 남자가 뭐라고? 라고 했는지 화영은 '응 너 말고'하며 웃어보인다.
들어오자마자 여름이 침대에 벌러덩 누워버리자 화영은 끊어봐- 하고 전화를 끊고선 여름이에게 말했다.
"뭐야? 오자마자 뻗냐?"
"공부보다 어려워."
"뭐가."
"그냥 요즘 그래. 다 어려워서."
"…무식한 게 어려워 하는 것도 있어?"
다 컸네- 하고 화영이 후 - 후- 하고 발에 바람을 불었고, 여름이는 한숨을 푹- 내쉬고선 서랍 위에 두었던 유리상자를 본다.
이상하게 김석진을 마주쳐도 별로 심장이 뛰고 아프고, 슬프지는 않는데.
이 유리상자를 보면 왜 아프고, 복잡하고, 슬픈 걸까.
참 사람 마음이란 게 신기하다. 나는 언제쯤
"야 가위바위보 해서 음식물쓰레기 버리고 오기."
저 유리상자 속 김석진을
"버릴 수 있을까.."
"뭐? 뭘 버릴 수 있을까야. 쓰레기니까 버려야지."
"……."
"아, 나 어제 연예인 봤다? 그것도 두명이나."
"연예인..?"
"응. 근데 이름이 생각이 안나. 엄청 익숙한 얼굴이란 말이야? 티비에 자주 나오는."
"…에?"
"아, 강 뭐시기랑 김 뭐시기였는데."
화영이 아아! 뭐더라.. 하고 머리를 헤짚다가 곧 매니큐어가 머리카락에 묻은 걸 알고선 아아악! 하고 소리를 지른다.
여름이는 또 그 모습에 웃음을 터뜨리고만다.
이틀동안이나 그를 볼 수 없었다. 윤기오빠는 자신이 정국씨와 같이 있다고 말 했고, 나는 알았다는 답장만 보냈다.
나를 부르지 않는다는 건 다른 이유가 있는 걸까.. 아니면 그냥.. 아, 복잡해. 뭐가 이렇게 다 복잡해.
집에서 천장을 보고 멍만 때리고 있었을까 갑자기 씨익씨익 화를 내며 집에 들어오는 화영이에 나는 고개를 들어 화영이에게 물었다.
"왜.. 벌써 와?"
"아니 웬 상사 미친년이! 지가 잘못한 걸 내가 잘못했다고 거짓말 치잖아. 화나서 그냥 관두고 왔어.
으, 그 기지배 내가 처음 봤을 때부터 별로라고 했었잖아. 기억 나냐!? 어우!! 그런 사람이 멀쩡한 정상인인척 돌아다니는 게 무섭다. 무서워!!"
"에?"
"차라리 후련해! 백수 되니까 열라게 좋네."
화영이가 내 옆에 벌러덩 누우며 좋다고 하는데 괜히 웃음이 나왔다.
"웃기냐?"
"결국엔 우리는 또 백수로 돌아왔네."
"뭐야. 너는 왜 출근 안 했대?"
"모르겠어. 나 짤렸나봐."
"아, 윤기오빠 이거 안 되겠네. 번호 줘봐."
"아, 아니! 윤기오빠 탓이 아니라.. 그냥 일도 없고 그래서 나오지말래!"
"슈스께서 일이 없으면 그 밑에 애들은 얼마나 일이 없대냐?"
"헤.. 글쎄."
내 말에 화영이가 헤-는 무슨 .. 하고 내 명치를 툭- 찔렀고, 아.. 하고 아파하자 화영이는 갑자기 벌떡 상체를 일으켜 앉아서는
호기심 가득한 얼굴을 하고 입을 열었다.
"근데 너 그래서 진짜 전정국이랑 아무 사이도 아니야?"
"아니라니까…!"
"아닌데. 백퍼야. 이틀연속 외박이면 말 다 했잖아."
"아니야."
"뭐야 사람 궁금하게."
"그냥 그 사람 곁에는 다 받아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해서. 그래서.. 내가 있어준 거야."
"그건 무슨 최신 병이야?"
"……."
"진짜 병이야??"
"아니이!.."
"놀래라. 무슨 우울증이라도 걸렸대냐?"
너무 정확하게 때려맞춘 화영이에 어..! 하고 놀라자 화영이는 진짜야? 하고 놀란듯 나를 보았다.
"어쩐지 사람이 좀 무기력해 보이고, 멍만 때리더라. 우울증 걸린 사람들 보면 거의 다 그렇대잖아.
심할 경우에 말이야."
고개를 천천히 끄덕이자 화영이는 '무서운 병이야 그거.'하고 작게 읊고선 천천히 눈을 감는다.
그는 지금쯤 뭘 하고 있을까. 항상 거실에서 영화 아니면 방 들어가던데.. 창가에 재떨이가 있는 걸 보면 담배까지 피는 것 같았다.
확실히 방도 넓어서 그런지 문 열어놓으면 금방 연기는 빠져 나가는듯 했다.
영화, 담배, 잠 이렇게 세개만 하면서 사람이 살 수 있는 걸까.
이상하게 그가 계속 걱정이 되고, 생각나고, 옆에 있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감정은 오로지 그때의 약한 전정국을 보아서 생긴 동정심일 거라 굳게 믿을 거다.
이틀은 더 지나서야 그의 집에 찾아갈 수 있었다. 윤기오빠가 정국씨 집에 가보라는 말을 해주자 얼마나 기분이 좋던지
화영이가 왜 이렇게 신났냐며 따라 웃어보이기까지 했다.
그의 집 문 앞에 또 서서 초인종 벨 버튼을 누르지도 못 한채 서서 작게 웃어보였다.
"이거 되에에에게 떨리네. 몇 번을 와도.
아니이. 비밀번호도 아는데 초인종을 눌러야 돼? 에이 그렇다고 비밀번호 치고 들어가면 더 이상하구나."
으아아 누른다! 누른다! 하고 혼잣말을 하며 버튼에 손을 대려고 했을까, 뒤에서 들리는 인기척에 뒤를 급히 돌려보면..
담배냄새를 풍기고있는 전정국이 날 내려다보고있다.
"어.."
"……."
"어!!"
"문 앞에서 혼잣말 하는 게 취미냐."
"…다 봤어요?"
고개를 천천히 끄덕이는 전정국에 아.. 하고 고개를 숙였다 들자, 전정국은 뭔가 할말이 있는듯 입술을 열었다 닫았다.
"되에에..게 오랜만이죠! 우리 4일?만에 보는 건데."
"……."
"솔직히 심심했죠. 저는 심심했는데.. 막 제 말 무시해주는 사람도 없고 그래서."
"미안해."
"…네?"
"그때 회사에서 놀랐을텐데."
"……."
"그 사람 말은 신경쓰지마. 다음에 말 걸어도 무시해."
미안하다면서 표정과 말투는 어쩜 그렇게 평소랑 같은지 사람이 참 한결같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나에게 사과를 하는 전정국이 이해가지않았다.
"왜 그쪽이 미안하다고 해요? 저한텐 아무 피해도 안 갔는데."
"…혹시라도."
"……."
"그 여자가 말 걸면 무시해."
"그분이 되게 무서우신 분인가봐요?"
"……."
"그럼 일이 생겨서 제가 회사에 갔는데 마주쳤어요. 근데 그 여자분이 얘기 하자고 그러면요?"
"회사에 왜가 네가."
"혹시라도요."
"같이 있을 거니까. 걱정하지마."
"그럼 저희집에 찾아오면요?"
"전화 해."
"그럼 그 여자분이 맛있는 거 사준다고 그러면요?"
"일절만 해."
"넵."
"정국이가 나한테 먼저 말 걸어줬다? 이상하게 막 남자친구랑은 헤어졌냐구.. 막!
나 2년 사겼던 남친 있었거던."
"진짜요?"
"응. 거의 1년만에 정국이가 먼저 말 걸어줬어. 이상하다?"
정국씨가 말 한 번 걸어준 게 그렇게 신날 일이었을까. 자랑하듯 얘기하는 언니의 얼굴을 보니 나까지 웃음이 나왔다.
얼마나 좋으면 저렇게 웃으며 얘기를 하는 걸까. 1년만에.. 그가 먼저 말을 걸어줬다는 게 뭐 이리 아련하고 가슴 한쪽이 아린지 모르겠다.
무언가 그의 발목을 계속 잡고 있는 것일까.
석진이 침대에 누워서는 한참을 멍만 때렸을까, 자꾸만 떠오르는 여름에 석진은 상체를 일으켜 앉아서
베게 옆에 두었던 핸드폰에 손을 댔다. 그리고는 익숙한 번호를 친 석진은 잠시 어이없는듯 웃어보였다.
"번호도 그대로야."
6년이 지났는데도 이 번호를 아직도 쓴다고? 진짜 노여름답다.
이렇게 한가지씩 떠오르는 너는 그대로인데. 왜 너는 나를 피하는 거야.
먼저 헤어지자고 한 건 너면서.., 왜 차인 나보다 쿨하지 못 하는 걸까
반디가 정국에게 메이크업을 해주고 있었을까, 정국이 여름을 보자 반디가 거울로 정국을 한 번 보았다가 여름을 보았다.
정국이 곧 천천히 입을 연다.
"야."
핸드폰을 보던 여름이 네? 하고 고갤들자 정국이 말하길
"이리와봐."
여름이 네에- 왜요? 하고 정국의 옆으로 오자 정국이 턱짓으로 손만 뻗어도 닿을 거리인 곳에 있는 물병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것 좀 줘."
"아…."
"……."
"뭐예요.. 손만 뻗어도 닿잖아요!"
"……."
"일부러 그래. 일부러."
여름이 정국에게 물병을 건내주자 정국이 물을 마셨고, 곧 여름이에게 건내주자 여름이 치.. 하고 다시금 물을
원래 있던 자리에 놓았고, 반디는 그걸 보고선 픽- 웃어보였다.
정국이가 장난도 칠줄 알아 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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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흡 오늘 좀 짧은 느낌이 없지않아 있죠... 오늘은 약속이 있어서
늦게 집에 와서 ㅠ_ㅠ 낼까 말까 하다가! 그냥 조금이라도 써서 냈습니다!-! 히히 내일이나 모레 또 봐요 ㅎㅎ
오타 수졍은 내이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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