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전정국]
눈이 하얗게 덮인 날에는
연예가중계를 꽤나 오랜만에 나온 거라 팬들이 건물 밖에 서서는 투명한 유리에 비추는 정국을 보고 소리쳤고,
여름이는 그 팬들을 보며 와아.. 하고 스태프들 뒤에 서서는 입을 떡 벌렸고, 반디는 여름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
"신기해?"
"아직 적응이 안 됐어요.. 팬 엄청 많으시다."
"이건 1프로도 안 되는 팬들인데? 예전엔 사생도 되게 많았는데. 오피스텔로 옮기고나서 좀 안 오는 것 같더라.
콘서트 열려서 가면 좌석에 80프로는 다 정국이 팬일 정도야."
"정말요..?"
"정국이가 팬들을 엄청 좋아했었어. 엄청 잘해주고."
"……."
"이제는 조금 달라졌지만."
반디가 밖에서 정국을 부르는 팬들을 보다가 곧, 의자에 앉아서 인터뷰를 하는 정국을 보았다.
여름이 팬들을 보았고, 팬들중에 학생들이 되게 많았다. 교복을 입고.. 학교가 끝나자마자 달려왔는지
밖에 엄청 추운데 코가 빨개져서는 열심히 소리를 지른다.
정국의 옆에 앉아있던 리포터가 정국에게 물었다.
"예전에 제일 행복했던 순간이 언제냐고 물었을 때, 대답을 못 해주셨는데.
다음에 또 출연하시게 되면 대답해주신다고 했잖아요?"
"아, 그랬죠."
"그럼 오늘은 대답을 들을 수 있을까요?
정국씨는 제일 행복했던 순간이 언제인가요?"
모든 연예인들은 대부분 팬들을 처음 만났을 때요, 데뷔를 하게 됐을 때요. 하고 간단한 대답을 해주곤 한다.
"항상 행복해서 어느때가 행복했다고 말하기 힘들 것 같은데요."
그도 오늘만큼은, 일을 할 때 만큼은 남들과 같은 웃음을 흘리며, 비슷한 대답을 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유일하게 다른 한가지를 알아주지 못 한다.
"벌써 데뷔한지 5년차죠? 그때랑 다름없이 밝고, 성실한 모습이 정말 보기 좋아요."
"아, 벌써 5년.. 시간 되게 빠르네요."
"그쵸? 아, 얼마전에 백영씨 나오셔서 엄청 칭찬 하시고 가셨어요. 방송 보셨나요?"
"아,네. 봤습니다. 연락도 따로 왔구요."
"선한 눈을 가지셨다고. 방송 시작도 정국씨 얘기, 끝날 때도 정국씨 얘기로 끝낸 거 알아요?"
그는 예전과 다른 눈을 하고 있다.
모든 사람들은 그가 어떤 아픔을 겪고 있는지, 말을 해주지 않는 이상 끝까지 모를 것이다.
인터뷰가 끝나자마자 언니가 같이 밥을 먹자고 물어왔고, 나는 고개를 끄덕이다가도
대기실로 먼저 앞장서 들어가는 그를 빤히 보았다. 먹자고 해도 안 먹겠지.
"정국씨! 같이 밥 먹을래요? 저희 저녁 먹으러.."
"……."
대답도 없이 대기실로 들어가기에 저기요오- 하고 따라 들어가려고 하자 반디언니가 나의 손목을 잡고 말했다.
"납두자. 억지로 먹게 하고싶지는 않아."
"조르면 아마 같이 먹어줄 거예요."
"그러다 정국이 화내면….."
"화는 안 내요."
"…….."
"짜증은 낼 걸요?"
"뭐야. 그게 그거지."
언니가 내 말에 픽- 웃기에 나도 따라 웃어보이며 대기실 문을 활짝 열어보았다.
빼꼼히 고개를 내밀어 핸드폰을 챙기는 그를 보며 입을 열었다.
"같이 저녁 먹으러 가요."
그는 핸드폰을 챙겨 내쪽으로 오더니 손을 휘이- 저으며 비키라는 표정으로 나를 보고선 입을 천천히 열었다.
"안 먹어."
"에이. 같이 먹으면 좋잖아요. 저는 그때 이후로부터 정국씨 껌딱지라서 우리 같이 다녀야 되는데.
한우? 한우 먹으러 갈까요?"
"한우?"
"네! 한우!"
"한우 사 먹을 돈 있으면."
"……."
"옷이나 좀 사입어라. 맨날 남자처럼 뭐냐."
"……."
"비켜."
비키라며 손을 더 휘젓길래 당황해서는 옆으로 피해주자 그는 엄청난 마이웨이로 혼자 복도를 걷는다.
나는 바보처럼 그의 얼굴에 대고 말도 못 하고, 뒷통수에 대고 소리친다.
"치마 입어야지만 여자다운 거예요!? 저도 원래는 치마 입고 다녀요! 불편해서 안 입는다! 불편해서!"
엄청난 마이웨이로 걸어가는데 나랑 꽤나 멀어지는 것 같아, 나는 급하게 돌아 언니를 보고선 말했다.
"언니! 밥은 나중에! 제가 꼭 정국씨랑 같이 밥 먹을 수 있게 쪼르고 올게요!"
"어? 여름아!"
여름이 언니 미안해요! 하고 정국을 뒤쫒아 쩔뚝거리며 잘도 뛰어가자 반디는 치.. 하고 웃어보이며 혼잣말을 했다.
"여름이가 키였나? 어떻게 사람이 저렇게 한순간에 바뀌지?"
여름이 간신히 정국을 쫒아왔을까 이미 정국은 차에 올라타 여름을 보지도 못 한채 차를 출발했고
여름이 아! 안되는데! 하고 손을 뻗었지만, 이미 늦었다.
팬들이 차를 쫒아 '오빠'하며 쫒았고, 여름이는 그 모습을 보며 미소를 지어보다가도 곧 택시를 잡아 정국이 사는 오피스텔로 향했다.
아마 주차하고 올라오니까 내가 더 빠를 거야.
석진이 정국의 어머니의 집에 들어가 쇼파에 앉아서는 어머니를 보았고, 어머니는 차를 마시며 석진에게 말했다.
"그럼 요즘 정국이는 만나는 여자는 없는 거고?"
"그때 이후로 한 번도 못 봤습니다."
"그럼. 우리 아들인데 감히 어떤년이.."
여자는 정국을 떠올리면 웃음이 나오다가도 '어떤년이'하며 이를 악물었다. 석진은 그런 여자의 모습이 익숙한지
바닥을 보며 뭔 생각을 하는듯 눈을 천천히 굴렸고, 여자는 아 맞다.. 하고 석진을 똑바로 보고선 말했다.
"그 매니저라는 여자는 어떻게 해서 매니저를 하게 된 거야?
뭐하는 애인지는 알고? 아무래도 여자고 같이 붙어있으니까 걱정이 되네."
'매니저'라는 말에 석진은 놀란듯 급히 고개를 들었다.
"아, 그 친구는 그냥 민윤기 아는동생입니다. 그리고 어차피 정국이는 지금 누굴 좋아할 상황이 아니잖아요."
횡설수설 말을 더듬듯이 말하는 석진에 여자는 석진을 보았고, 석진은 무언가 불안한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여자는 차를 살짝 흔들어보이며 석진을 보고 말했다.
"누가 알아? 그 여자가 내 아들 옆에 붙어서 마음을 풀어줄지."
석진은 그 말에 고개를 숙였고, 여자는 약속 있다면서? 가봐- 하고 석진에게 보기좋게 웃어보였다.
먼저 문 앞에 도착한 여름이 괜히 오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궁금해 벽에 기대 서서는 계속 혼자 웃어보였고,
곧 엘레베이터 문이 열리자 여름이는 기대하는 표정으로 웃으며 엘레베이터 안을 보았다.
근데 웬 알 수 없는 아저씨가 취한듯 에에? 여기 아닌데에- 하고 다시금 버튼을 누르고, 엘레베이터 문을 닫힌다.
여름이는 뭐야아.. 왜 이렇게 늦어.. 하고 핸드폰 화면을 켜 시간을 보았다.
20분이나 지났는데 안 와? 차 타고 10분도 안 걸리는데..
"왜 이렇게 안 와. 추워 죽겠구만.."
설마 먼저 들어간 건가? 하고 여름이 급하게 비밀번호를 치려다가 에이- 하고 쭈그리고 앉았다.
뭐 어디 들렀다가 오나? 아니면 또 안 좋은 생각이라도 하는 건 아니겠지.. 여름이 정국에게 전화를 걸었고,
핸드폰도 꺼져있자 여름이는 뭐야아.. 하고 무릎에 이마를 박고 한숨을 푹 쉬었다.
"어. 여기 서빙 바꼈네? 몇살이야?"
30대 후반은 되어보이는 남자가 화영의 손을 더듬으며 말했고, 화영은 손을 빼고선 웃으며 말했다.
"하도 많이 오셔서 한병은 서비스라고 사장님이 전하시라네요."
유명한 술집에서 알바를 시작한 화영은 남자들의 시선을 다 빼앗아갔다. 남자들을 들어오면 다 화영을 보기 바빴고,
화영은 그럴 때마다 뭐야.. 하고 그 남자들을 째려보았다. 그럼 남자들은 화영의 차가운 눈빛에 다른 곳을 본다.
갑자기 술집 안에 있던 여자들이 소리를 지르며 난리를 부리자 화영은 그 여자들이 보는 시선을 따라 그쪽을 보았고..
"화영씨 서빙이요."
"아, 네."
주방장이 화영에게 서빙을 외치자 화영은 주방으로 들어갔다. 뭔데 저렇게 난리야?
정국이 주차를 하고 엘레베이터를 타려고 했을까
주차장에서 웬 익숙한 여자가 야! 전정국! 하고 뛰어오자 정국은 그 여자를 무시하고선
엘레베이터에 올라탔다. 여자가 세이브! 하고 엘레베이터 버튼을 밖에서 눌러 엘레베이터 문이 다시금 열린다.
"너는 무슨 인터뷰 끝나고 바로 집에 안 와?"
"이젠 미행까지 하냐?"
"나 오늘은 맨정신이거든. 내가 원래 남자한테 이렇게 쩔쩔매는 스타일은 아닌데."
"근데."
"너 나한테 어장치니?"
"너 망상증있니?"
"뭐?"
"가라."
정국이 닫힘 버튼을 누르자 여자는 다시금 열림 버튼을 누르고선 말했다.
"너 솔직히 나 좋아하잖아."
"……?"
"근데 내가 요즘 제일 잘 나가니까. 해 끼칠까봐 그러는 거잖아.
말로는 내가 원나잇이라고 했다고 핑계 대는 거 알아. 내가 너 같은 애 한두 번 봐?"
"……."
"내가 이쁘니까.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 지켜주고 싶은 스타일이기는 하지."
"저거 양대표 아니냐."
여자가 어!? 어디!! 하고 뒤를 급히 돌아봤고, 정국이 닫힘 버튼을 누르고 문이 다 닫히기 시작하자
여자는 어? 야아! 하고 닫히는 문을 보았다.
25층에 도착했을까 혹시나 또 찾아 올 여자를 생각해 24층 23층 부터 1층까지 차례대로 다 눌렀다.
엘레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문 앞에 보이는 작은 무언가에 정국은 인상을 쓴채로 그 앞에 다가갔고
그 작은 무언가는 여름이었다. 쭈그리고 앉아서는 거의 자고있는 여름을 보고 정국이 어이가 없는지 콧방귀를 끼는듯 했다.
정국이 여름이의 정수리를 검지손가락으로 툭툭- 건드렸고, 여름이는 놀라서는 눈을 번쩍 뜨고선 정국을 올려다보았다.
"뭐하냐?"
"……."
"여기서."
"어…왜 이제 와요. 진짜 입 돌아가는줄 알았ㄴ.. 아, 몇시.."
여름이 급히 핸드폰을 켜 시간을 보았고, 1시간 반이나 시간이 지나있자 여름이는 인상을 쓴채로 겨우 끙끙 거리며 일어나
정국에게 소리쳤다.
"어디 갔다왔어요!? 택시타고 내가 먼저 도착했는데! 오지도 않고, 핸드폰은 꺼져있구!"
"너 입 돌아갔어."
"네??"
여름이 에에? 하고 핸드폰으로 카메라를 켜 얼굴을 보자 정국은 그 모습을 한심하게 보는가 싶다가도
조금은 웃음기 있는 얼굴을 하고선 비밀번호를 치고서 문을 열고 들어갔고, 여름이 진짜.. 하고 중얼거리며 따라 들어왔다.
정국이 들어오자마자 입고있던 코트를 아무렇게나 쇼파 위로 던져두고선 방으로 들어가자
여름이는 그 뒤를 졸졸 따르며 자꾸만 찡얼거리기 시작했다.
"어디 갔다왔냐니깐요? 저 그쪽 매니저에요! 그쪽 행방은 알아야 될 거 아니예요!"
정국이 벨트를 풀려고 하자 여름이는 나가지 않고 정국을 보고선 당황한듯 말했다.
"벨트 어디서 났어요!? 내가 분명히 다 치웠는.."
"벗어?"
"에? 벗으라구요?"
"나가."
"아아아!..아,넵."
벨트를 풀어버리는 정국을 보고서는 죄송.. 하고 여름이 급하게 방에서 나갔다. 난 또 벗으라는줄 알고 기겁했네..
나한테 저런 소리를 할리는 없지만 말이다.
여름이는 문에 기대어 서서는 말하면 정국이 듣겠지 싶어서는 천천히 말을 이어갔다.
"저 따라오는 거 못 보셨어요? 그냥 매정하게 가버리고 진짜.. 정도 없어요?
밥 같이 먹자니까 치.. 밖에 나가서 안 먹었으니까 뭐라도 시켜 먹을까요? 아니. 시켜 먹어요."
갑자기 문이 열리자 여름이 뒷걸음질을 쳤고, 정국의 품에 기댄 꼴이 되었다.
여름이 놀래서 어! 죄숨...하자 정국이 인상을 쓴채로 말했다.
"죄숨은 어디 말이냐?"
"…당황해서. 죄송합니다.."
정국이 나오자마자 냉장고에서 쉐이크를 꺼내어 벌컥 마셨고, 여름이 정국의 목젖을 넋놓고 보았다.
와.. 나 이게 뭐라고 계속 보고있는 거지.. 싶다가도 정국이 고개를 돌려 여름을 보면 여름이는 크흠.. 하고 다른 곳을 보았다.
"어디 갔다오셨냐니까요.. 핸드폰은 왜 껐어요!"
"너는 좀."
"……."
"조용히 좀 해. 입도 안 아프냐."
"안 아픈데요? 어디 갔다왔는지 말 해주면 가만히 있을게요!"
"엄마 만나고 왔다."
"엄마요!? 어제 그.."
"아니."
"에? 그럼 어느.."
"핸드폰은 배터리가 나갔고."
"……."
정국의 말에 당황스러운지 여름이 어.. 어.. 하고 계속 말을 못 했고, 정국은 자연스럽게 영화를 틀고선 말했다.
"미안한 표정 짓지마."
"……."
"요즘엔 이혼은 아무것도 아니니까."
"…그럼 친어머니랑은 자주 만나요?"
"……."
"아닌가…."
"자주 만나."
"……."
"나 들어온 거 봤으니 이제 가지."
"아, 넵."
"지금 말고."
"네?"
"지금 나가면 그때 봤던 여자 있을 거야."
호랑이도 제말하면 온다더니 초인종 소리가 들려서 인터폰을 보면 이번엔 좀 조용한 분위기를 하고선
가만히 서있는 여자가 조금은 귀여워보였다.
저렇게 예쁘고 사랑스럽게 생겼는데 왜 이렇게 내치는 걸까.
"저요."
"……."
"그쪽 믿고 집 가요."
"……."
"제가 원래 사람을 잘 못 믿어서 원래 같았으면 절대 집 안 가는데요."
"……."
"저 그쪽 믿고 집 가도 되죠?"
정국이 테이블 위에 있는 전자담배를 입에 물었고, 곧 연기가 여름이의 쪽으로 많이 오자 여름이는 에에! 하고 손을 휘이 저었다.
"아아 뭐예요오! 누가 집에서 담배를 펴요오!!!"
여름이 인상을 팍 쓰고선 막 손을 휘두르자 정국은 티를 내지 않았지만 속으로 조금은 웃고있었다.
그러다 밖에 여자가 조용해지자 여름이 갈게요- 하고 등을 돌렸다가
식탁 위에 올려진 비싼 양주를 보고 오오! 하고 눈이 커져서는 그 양주를 가리키며 말했다.
"저어!!! 이거 한잔만 마셔보면 안 돼요!? 이거 완전 유명한 술이잖아요!"
"가져."
"에이. 가지는 건 오바구요! 한잔만 하구 갈게요."
정국은 그냥 갖고가- 하고 여름을 보았고, 여름이는 에헤이~ 하고 선수쳐 먼저 식탁 의자에 앉아서는 와인잔에 술을 따뤘다.
정국은 귀찮은듯 한숨을 내쉬고선 전자담배를 한 모금 마셔보였다.
아까 온 사람들 방에 서빙을 보내는 주방장에 화영은 술을 가지고 제일 비싼 룸 방 문을 열었고,
손님들의 얼굴도 보지 않은채 화영이 술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자 남자가 화영의 손목을 잡고선 말했다.
"어 너."
화영이 인상을 쓴채로 남자를 보았고, 뭔가 모르게 익숙한 남자의 얼굴에 화영은 눈을 굴려 생각을 하다가
어? 하고 남자를 검지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그때 그 허세킹."
"이봐요. 내가 왜 허세킹이야."
그리고선 화영이 주변에 앉은 남자들을 보았고, 지민,남준,호석이 앉아있자 화영은 또 검지손가락으로 태형을 가리키고선 말했다.
"어디서 봤나 했더니 연예인!"
"허…."
"뭔 연예인이 이런 누추한 곳에 와서 술을 다 드신대?"
"저기요. 그 말이 끝이에요?"
"그럼 뭔 말을 더 해요? 허세킹이라고 더 해줘요?"
"너 뭔 허세라도 부렸냐?"
"태형이가 허세가 좀 심하긴 하지. 저희가 대신 사과드릴게요."
"이분 이상하네. 아무리 내가 지금 술이 들어갔다고 해도. 인정 못 해. 무슨 허세야.
어려운 상황에 도와준 거구만."
"그럼 성희롱? 그쪽 제 남자친구 아닌데 저보고 여자친구라고 했잖아요. 저 그거 기분 되-게 나빴거든요."
"에?"
화영이 그럼- 하고 룸에서 나왔고, 남준과 지민이 껄껄 웃으며 태형을 계속 놀려대기 바빴다.
태형이 와.. 하고 어이없는 표정을 짓고선 화영을 따라 나와 얼마 안 간 화영의 손목을 잡아 세웠다.
"야."
"에?"
"나는 진짜 순수한 마음으로 구해준 건데. 그렇게 말하면 안 되지.
인터넷에 김태형이 이런 사람이다! 하고 자랑해도 모자랄 판에 성희롱?? 성희롱??
그거 진짜 남들 앞에서 말 하지마."
"내가 기분이 나쁘다는데. 내가 성희롱 당한 것 같다는데 뭐."
"반말?"
"니가 먼저했어 새꺄."
"어? 새꺄??"
"그래 이 새끼야."
"몇ㅅ.."
"스물아홉이다! 닌 몇살이야! 서른이라도 돼? 몇살이냐고."
"어..어! 아니? 스물여섯인데.."
"아가? 술 먹었으면 곱게 집 들어가라. 다음날 생각나서 이불킥 하지 말고? 앙? 확! 기냥 동영상 찍어서 올려버려?"
화영의 주머니에서는 계속 진동이 울렸고, 화영은 그걸 신경쓰지 않고 태형을 째려보고 난 뒤에 주방쪽으로 갔다.
태형은 벙쪄서는 멀어져가는 화영을 보았고, 그걸 문을 빼꼼히 열고 지켜보던 지민과 남준이 또 미친듯이 웃기 시작했다.
여름이 양주 두잔을 마시고선 취해서 자꾸만 옛날 동화 얘기를 주절주절 떠들자 정국은 인상을 쓰고선 팔짱을 낀채로 여름을 내려다 보았고,
여름이는 어어!! 하고 식탁 옆에 서서 자신을 내려다보는 정국의 팔을 잡아 강제로 의자에 앉혔다.
솔직히 여름이의 무식한 힘으로는 정국을 앉힐 수 없었지만, 정국이 져주듯 앉아준 거였다.
"솔지키이이! 제가요오. 원래는! 낯 어어어어으으음청 가려가지구요오.. 말을 먼저 못 걸구! 그르능데.. 제 친구가 잘 알 거든용.
화영이! 화영이 그 완저언 섹시하구.."
"섹시하고 착하고 성격 화끈하고."
"어어! 어떻게 아셨어여??"
"지금 이거 네번 째 말해주는 거거든."
"오와.."
"뭘 오와야."
"오오아아아아아아! 쩐다아!! 네번 째래!! 그거 기억해요?? 기억력 우와다 우와아."
정국이 여름이의 핸드폰으로 또 화영에게 전화를 걸자 여름이는 으음 으음- 하고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화영이 오늘부터 알바.. 아르바이뜨.. 한다고 해서 전화 못 받아여!"
"……."
"내가아.. 전정국 쫌팽이 때문에에.. 진짜아.. 사람 걱정되게에에!!"
여름이 한잔 더 따뤄 마셔버리자 정국이 여름이의 손에 들린 잔을 뺏으며 말했다.
"야야. 그만 마셔."
"노옵!! 한잔만.."
"안 돼."
"아앙 한잔만."
"아앙?"
"으음 하하하하하!!!"
"……."
"흐으으으..으으으...읍...흐어으으응.. 난 바보야 술 못 마시는데 양주 먹었어 까불었어.
저 이제 이거 안 먹을게요오오.. 약속..."
"……."
여름이 약속- 하고 손가락을 걸자며 손을 건내주자 정국이 손을 안 걸고 여름을 쳐다보았고,
여름이 더 서럽게 엉엉 울자 정국은 억지로 손가락을 걸어주었다.
그리고선 식탁에 이마를 대고 계속 엉엉 울기에 정국이 살짝 인상을 쓴채로 여름을 보았고,
여름이 갑자기 고개를 들더니 정국에게 말했다.
"느어.. 생각해보니까아. 저 집에 가스불 안 끄고 왔어요오.."
손등으로 코를 문지르는데 콧물이 늘어나는 모습을 보고 정국이 또 웃어보였고, 여름이 왜요오오! 하고 인상을 썼다.
"그러니까 니네집 주소를 알려달라고."
"왜 웃어요오!"
"내가 언제."
"어. 예전에 시상식에서 소감 얘기 하는 거 보고 완전 감동 받았는데에.. 뭐라고 했었드라아.."
"야."
"어! 춥다아."
자꾸만 동문서답을 하는 여름이 답답한지 정국이 한숨을 쉬다가도 자꾸만 똑같은 얘기만 줄줄이 꺼내는 여름에 정국은 고개를 숙여 웃었다.
예고 한컷_
"싸인 한장만 해주시면 안 돼요? 아는 언니도 완전 팬이라."
정국이 그 말을 무시하고 지나치자 화영은 애써 웃어보이며 이를 악물고 복화술로 여름이에게 말했다.
"뭐느? 느 대놓고 씹힌 그느?"
"하하.. 나쁜 심정으로 그런 건 아니야. 아, 이 언니는 코디 언니분이야! 완전 예쁘시지."
"어! 안녕하세요오~"
@
"류화영 오랜만이네."
석진이 화영과 여름이의 옆에 지나가면서 여름이의 머리를 헝클고선 지나갔고,
"……."
"저.. 저!!!"
화영은 저런 미친새끼!! 하고 소리치기 바빴고 그걸 옆에서 보던 반디가 에? 하고 여름과 화영을 번갈아보자
여름이 어색하게 웃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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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화도 살짝 짧은..느낌이닷..핳..죄송해여 오늘은 컨디션이 별루별루라 ㅠ_ㅠ 흥긓긓ㄱ흑!!!
오타 수정은 주말에 하도록 하겠슴니다!_!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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