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애완동물 일곱 마리와 나 08 | 인스티즈](http://file3.instiz.net/data/file3/2018/02/08/a/f/2/af2b32cac06d8526ecae8425430ba4bd.gif)
애완동물 일 곱 마리와 나 08
W.대롱
" 짜짜라잔, 짠짠짠! "
누가 그런 말을 했었다. 여행을 갔으니 술을 먹는게 아니라, 술을 더 제대로 먹기 위해 여행을 가는 것이라고. 불과 어제 술을 그렇게 먹었는데도 다들 멀쩡한지 오늘도 술파티다. 뭔가 글램핑이라 해서 와인 한 잔을 곁들인 채 자연의 소리를 듣고 냄새를 맡으며 운치 있는 시간을 보낼 줄 알았는데. 펼쳐져 있는 것은 역시나 맥주와 소주 뿐이다. 그래도 모두의 얼굴에 띄어있는 홍조들이 귀여워서 나도 기분이 좋은 채 술을 먹었던 것 같다. 이런 게 주인의 마음인가.
![[방탄소년단] 애완동물 일곱 마리와 나 08 | 인스티즈](http://file3.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8/02/08/1/4c5e702bdb9b23ee6f6da9716eb911f5.gif)
" 어떻게 놀러와서까지 이렇게 술만 먹는거야."
" 오빠는 술 거의 먹지도 않으면서."
" 그래서 술 먹는 대신에 쉴 새 없이 안주 만들고 있잖아."
" 그래서 오빠 심심할까봐 내가 잠시 놀러왔잖아. 맛있겠다."
호석오빠는 술이 약하기 때문에 보통 술먹을 때 안주를 만들어주는데, 늘 이렇게 안주를 만들고 있는 호석오빠 뒷모습을 보면 왠지 엄마 같고 그렇다. 오늘도 그런 오빠의 뒷모습이 어딘가 쓸쓸해보여서 오빠 어깨에 턱을 괴며 '음식 맛있겠다.' 라고 말을 걸자 오빠는 '술냄새 나, 기지배야!' 하면서 내 어깨를 찰싹 때린다. 진짜 엄마 같아 ….
" 나 술냄새 많이 나? "
" 어, 너도 그만 좀 먹어. 니네 보면 아주 간이 두 개 같아. 석진이 형은 토끼라서 간을 어디다 숨겨놓은건가."
" 지금 드립 조금 석진오빠 같았어. 완전 아재."
" … …."
" 그나저나 나 잠시 바람 쐬러 갈거니까 애들 물어보면 말 좀 해줘."
" 여기 그래도 산이어서 위험해. 나 이것만 애들 갖다줄테니까 같이 가."
" 됐거든요, 저기 산책로대로 가면 돼."
걱정된다는 듯한 눈빛으로 날 바라보는 호석오빠한테 저기 산책로 있어서 괜찮다고 말하고는 발걸음을 옮겼다. 호석오빠가 술냄새 얘기하기 전에도 약간 알딸딸한 느낌이 계속 와서 안그래도 잠시 바람 좀 쐬고 와야겠다고 생각했었다. 밤인데도 예쁜 조명이 가는 길목마다 조금씩 놓여있는 산책로 덕에 힐링한다는 느낌을 안으며 한 5분 정도 걸었을까, 어느 순간부터 내 뒤에서 저벅저벅, 하는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내가 걸음을 멈추면 같이 멈추고 좀 빠르게 걸으면 같이 속도를 낸다는 것을 알게된 이후부터 엄청 멘붕 상태에 빠졌던 것 같다. 우리 애들이라는 확신도 없기 때문에 차마 뒤도 돌지 못하고 계속 걷고 있는데, 곧 누군가 내 어깨에 손을 올렸고, 그 순간 너무 놀라서 그대로 주저앉아버렸다.
![[방탄소년단] 애완동물 일곱 마리와 나 08 | 인스티즈](http://file3.instiz.net/data/file3/2018/02/08/e/a/c/eac5e07080e34db2fbca0e353df51596.gif)
" 괜찮아? 이름아, 나야."
" … 아, 진짜 놀랐잖아."
" 미안해. 너가 놀랄 거라는 생각을 했어야했는데. 그 생각을 못하고 그냥 같이 걸으려다가 …."
" 누가 따라오는데 너네 아닐까봐 얼마나 겁먹었는데."
" 아이고 … 진짜 미안해. 일어날 수 있겠어?"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지민이의 손을 잡은 채 일어나려던 순간 발목에서 찌릿한 통증이 느껴졌다. 아마 힘이 풀리며 주저앉다가 발목을 약간 삐끗한 것 같았다. 지민이가 미안해할 것 같아서 어떻게든 일어나보려고 했지만 생각보다 통증이 있어서 쉽사리 일어나지지가 않는다. 그런 내 모습을 눈치챘는지, 지민이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방탄소년단] 애완동물 일곱 마리와 나 08 | 인스티즈](http://file3.instiz.net/data/file3/2018/02/08/d/3/b/d3b5cb0e475997d66b943a8387dcf663.gif)
" 발목 아파? 못일어나겠어?"
" 아니, 괜찮은 것 같기도 한데 …."
" 안괜찮은 것 같은데. 나 떄문에 괜히 …."
" 아냐, 잠시 십분만 이 주변에서 쉬었다가 걸으면 괜찮을거야."
지민이는 내 말에 주위를 둘러보더니 산책로에 놓여있는 벤치까지 나를 부축한 채 옮겨주었다. 아, 여행 온건데 이게 무슨 일이람. 지민이는 내가 계속 걱정되는지 내 앞에 쪼그려앉아 내 발목을 아프지않게 살살 주물러주며 연신 '발목 계속 아파?' 라는 말만 반복하고 있었다. 얼굴에 미안해 죽겠다고 쓰여있는 것 같다. 어떻게든 얘깃거리를 찾아야 지민이가 좀 신경쓸텐데. 그런 생각에 주변을 둘러보던 내 시야에 띈 것은 엄청 예쁜 밤 풍경이었다.
![[방탄소년단] 애완동물 일곱 마리와 나 08 | 인스티즈](http://file3.instiz.net/data/file3/2018/02/08/1/6/3/16392dbdc51c0153bac0677be107d89c.gif)
" … 우와, 지민아 하늘 진짜 예쁘다."
" 그러게, 서울이 아니어서 그런가. 별이 엄청 많다."
" 그니까. 별 진짜 예쁘네. 옛 말에 누가 죽으면 별이 된다는 얘기 있었는데."
" … …."
" 그런 생각하고 하늘 보면 기분이 되게 묘하다."
![[방탄소년단] 애완동물 일곱 마리와 나 08 | 인스티즈](http://file3.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8/02/08/20/b9be6e086f1ce2c856f23e86e9f24b0c.gif)
" 그러게 … 묘하네."
아무 생각 없이 뱉은 말이었는데, 그 말에 지민이의 표정이 왠지 누군가를 잃은 것처럼 공허해보여서 순간 말을 더 잇지 못했던 것 같다. 지민이는 잠시 그 예쁜 눈에 별을 담는듯 아무 말 없이 밤하늘을 바라보다가 곧 조용해진 분위기를 눈치챘는지 멋쩍은 듯 허허, 웃으며 입을 열었다.
" 발목은 어때? 좀 나아졌어?"
" 음, 그럭저럭? 근데 왜 따라온거야?"
" 혼자 밤길 가는게 신경쓰여서 … 너가 놀랄 수도 있단 생각을 했어야했는데, 내가 생각이 짧았어."
" 뭘 또 사과해. 괜찮아. 나 걱정돼서 따라온거잖아."
시무룩해져있는 지민이가 왠지 귀여워서 머리를 쓰다듬어주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니, 일어나보려고 했다. 대체 뭔 놈의 발목을 이렇게 심하게 삐끗한건지 잠시 쉬었는데도 통증은 여전하다. 제대로 일어나지못하는 나를 계속 바라보던 지민이는 나를 다시 벤치에 앉히고는 나에게 등을 보인 채 쭈그려 앉아버린다.
" 뭐해?"
" 업히라구."
" 됐거든, 그냥 부축만 좀 해줘."
![[방탄소년단] 애완동물 일곱 마리와 나 08 | 인스티즈](http://file3.instiz.net/data/file3/2018/02/08/c/2/1/c21f4e11c02914f91848be04c97d5696.gif)
" 빨리 업혀, 나 종아리 저려."
장난스러운 말투로 내게 빨리 업히라며 재촉하는 지민이한테 못이겨 어쩔 수 없이 업히자, 박지민은 나를 업은 그대로 일어서서는 우리가 왔던 산책로로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이건 진짜 반칙인데. 예쁜 밤하늘과 옅게 풍겨오는 지민이 향기, 그리고 작게 계속 내게 속삭여오는 지민이의 목소리가 다 잘 어우러져서 심장이 터질 것만 같은 기분이다. 만약 지금 지민이와 내가 주인과 동물이라는 관계에 얽매이지 않았다면, 아마 나는 지금 짝사랑을 시작했을 수도 있었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애완동물 일 곱 마리와 나
" 제발 다들 돌아가 …."
내 텐트 주변을 떠나질못하고 걱정되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는 이 남자들을 대체 어떻게 해야할까. 지민이한테 업혀서 돌아온 뒤로 호석오빠한테 혼나고, 남준오빠한테 혼나고, 태형이랑 정국이는 너무 과하게 걱정하질 않나, 석진오빠는 자꾸 자기 얼굴이 만병통치약이라는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고 있질 않나. 다들 이 정도면 나를 걱정하는 게 아니라 괴롭히려고 모여있는 것 같다.
![[방탄소년단] 애완동물 일곱 마리와 나 08 | 인스티즈](http://file3.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8/02/08/20/59c0388e6fa777ee8d69e3c77a985daa.gif)
" 내가 오늘 너 옆에서 밤 샐게. 물 먹고 싶거나 뭐 필요하면 나 부르면 되잖아."
" 됐거든."
![[방탄소년단] 애완동물 일곱 마리와 나 08 | 인스티즈](http://file3.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8/02/08/20/1b38ce74922a40ebace3f6ba7682ea7a.gif)
" 그럼 내가 어제처럼 계속 옆에 있을까?"
" 너도 가라. 아니, 누가 보면 나 중환자인 줄 알겠어. 다들 좀 나가!"
다들 걱정스런 눈빛을 보내며 자꾸 주춤주춤 안나가길래 나가라고 인상을 좀 찌푸렸더니 그제서야 필요하면 꼭 부르라며 다들 나가기 시작한다. 그나저나 민윤기 씨는 보이질 않네. 아까 돌아왔을 때 눈이 마주치긴 했었는데 다들 너무 극성이라 괜찮다고 막 하는 사이에 어느샌가 없어져버렸다. 다들 너무 과하게 걱정하는 것도 힘들지만 뭔가 괜찮냐는 말 한마디 없으니까 서운한 것 같기도 하고 …. 하긴, 그 무뚝뚝한 인간이 날 걱정해줄 리가 없지, 없어, 암. 생각해보면 괜찮냐고 물어보는 민윤기 씨가 더 상상이 안가긴 한다. 혼자 납득을 하며 끄덕이고 있을 쯤, 내 텐트 밖에서 민윤기 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들어가도 되냐?"
"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더니."
" 뭔 소리야. 나 들어간다."
뭐하다 왔는지 약간 헝클어진 머리를 정리하며 들어오는 그에게 왜 왔냐고 묻자 일단 물 좀 달란다. 목 마르면 자기 텐트에 있는 물 마시러 가지, 왜 왔대. 조용히 투덜거리며 물을 건네주자, 물을 한 모금 마시고는 큼큼, 하고 헛기침을 하더니 들고 온 검정색 비닐봉투를 내려놓는다.
![[방탄소년단] 애완동물 일곱 마리와 나 08 | 인스티즈](http://file3.instiz.net/data/file3/2018/02/08/9/9/8/99802893cbcaba150d9fcfc1108d3a90.gif)
" 발목 좀 줘봐."
" 발목은 왜요?"
" 왜긴 왜야. 그래도 응급처치는 해야 할 거 아냐."
" 뭐야, 붕대 어디서 났어요? 석진오빠가 붕대 없다 그랬는데."
" …그냥 어디서 났어."
비닐봉투에서 붕대와 뿌리는 파스를 꺼내서 내 발목에 붕대를 돌돌 감아주는 민윤기 씨를 보며 잠시 당황했던 것 같다. 분명 아까 석진오빠가 구급상자 같은거 안들고 왔다고 병원 가자고 하는 걸 내일 가면 된다고 싫다고 했었는데. 대체 파스랑 붕대가 어디서 난거래.
" 이 주변에 약국이 있어요? 아니, 그 전에 나 때문에 붕대 사러 나간거에요?"
" 그래. 그러니까 그만 좀 물어."
" … …."
" 다 됐다. 대충 한거니까 내일 서울 갈 때 병원 먼저 들렸다 가야겠네."
" …고마워요. 약간 감동했어."
![[방탄소년단] 애완동물 일곱 마리와 나 08 | 인스티즈](http://file3.instiz.net/data/file3/2018/02/08/1/6/4/164597aa5a314becd7c4b455c0bf9f71.gif)
" 약간? 이왕 감동할거면 엄청 감동하지. 자라."
내 머리를 살짝 헝끌어뜨리고는 텐트 밖으로 나가는 민윤기 씨의 뒷모습을 보면서 머리를 긁적였다. 원래 보던 모습과 달라서 그런가. 아니면 그가 나간 뒤에 주변 약국을 검색했을 때 약국들이 꽤나 멀리에 있었어서 그런가. …아니면 나갈 때 민윤기 씨가 살짝 웃었던 게 예쁘다고 생각해서일까. 조금씩 풍겨오는 파스 냄새는 나로 하여금 이런 저런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들었다. 그와 동시에 아픈 다리는 아까 지민이와 둘이 있던 그 밤풍경이 떠오르게 만들었고. 여러모로 많은 생각에 잠 못 오는 밤이였다.
♡
흐흐, 안녕하세요! '-'
아직 1월 같은데 벌써 2월 8일이네요! 허허.
다들 새로운 해 잘 보내고 계신가요!
이번 편 쓰면서 열심히 예쁜 풍경 움짤들을 막 찾는데,
애니에서 나오는 장면들이 엄청 예쁘더라구여..ㅎ
뭔가 머릿 속에 있던 그 분위기랑 딱..!
뭔가 신세계를 찾은 기분이에요 ㅋㅋㅋㅋㅋㅋㅎ
맞다, 감사하게도 암호닉 얘기해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다음화쯤 정리해서 올릴게요!
암호닉이라니(ㅠㅠ). 다들 너무너무 감사드려요! ㅎㅎ
그럼 다들 좋은 하루 되시길! ♡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공지사항
없음

인스티즈앱 
신입이 출근때마다 아메리카노 손에 들고 출근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