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징어] 한국에서 왔어요. 11
가창시험. (부제 :: 같은 언어로 말을 해서, 참 행운이야.)
"징어는 무슨 노래 준비했어요?"
"...아직 못 정했어요."
교환학생이 많아서 그런지, 음악 선생님이 한국인이셨다.
그런 음악 선생님이 시무룩한 내 대답에 작게 웃으셨다. 그럼 징어는 마지막으로 미뤄줄게, 그동안 생각해봐요. 하면서.
며칠 전, 음악 선생님께서 다음 시간에 가창시험을 보겠다고 말씀하셨다.
아직 말도 못 붙혀본 친구들 앞에서 무슨 노래를 불러야 되지?
고민이 가득한 내 표정을 본 선생님은 친구들끼리 불러도 되니까 부담갖지 말라며 나를 다독이셨다.
혼자 부르는 건 아무래도 부담 스러우니까 집에서도 연습할 수 있는 루한이랑 불러야 겠다고 생각해서, 루한에게 말을 걸려던 찰나였다.
"나 종대, 백현이랑 부르고 싶어."
"헐. 나랑?"
"난 찬성."
요즘들어 종대와 백현이랑 부쩍 친해진 루한이었다.
해맑게 웃는 루한을 보니, 차마 나랑 하자는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종대와 백현이도 꽤 좋아하는 것 같았고.
그렇게 시간이 지나, 벌써 가창시험을 보는 날이 다가왔고 그 때까지도 나는 노래를 정하지 못 했다.
"루한, 종대, 백현이?"
음악실은 또 왜 이렇게 큰지, 모든지 부담되기 시작했다.
셋의 이름이 부르는 음악 선생님의 목소리를 듣고, 고개를 들어 앞으로 나가는 셋을 바라보았다.
"무슨 노래 준비했어요?"
"Lucky요."
"저희 엄청 잘 불러요."
백현이 엄지 손가락을 들며 말했다.
깐족거리는 백현이의 모습이 처음이 아닌지 음악 선생님이 듣고 판단할 거에요, 하고 단호하게 말씀하셨다.
반 친구들은 알아듣지 못 하는 말에, 고개를 갸우뚱 거렸다.
아무도 모르는데 나만 알아 들었나 보다.
흥, 얼마나 잘 하는지 지켜볼 거야. 못 하기만 해봐.
"住在同一国的我和你 用同样言语的我和你."
목을 큼큼, 가다듬던 백현이 반주가 나오자 마이크를 잡았다.
뾰루퉁한 표정으로 지켜보다가 들리는 백현이의 목소리에 눈을 크게 떴다.
저거 변백현 맞아?
"是多么幸运 有这样运气 再没有更美好的剧情. 那一天多美丽的机遇 突如其来幸福的降临 lucky."
이어지는 루한의 목소리에 또 한 번 놀랐다.
노래 가사가 무슨 뜻인지는 모르겠지만, 목소리가 너무 좋아서.
넋을 놓고 루한을 쳐다보다가 웃으며 나를 바라보는 루한과 눈이 마주쳤다.
"几十亿人中我遇到你."
루한이 마치 나한테 하는 말인 마냥, 나를 뚫어지게 쳐다봤다.
한참동안 루한과 마주 보다가 마이크를 고쳐드는 종대의 모습에, 종대에게 시선을 돌렸다.
"可以呼唤你的名字 可以真心的握住你的手. 阳光也对着我 灿烂的照耀."
그런 나를 계속 쳐다보고 있었는지, 종대가 입꼬리를 올려 웃었다.
단체로 나한테 왜 저러는 걸까.
설마 노래 가사가 욕인 거 아냐?
에이, 그랬으면 음악 선생님이 뭐라고 하셨겠지.
"무슨 노래 부를지 생각해봤어요?"
"아니요..."
앞서 불렀던 루한과 종대, 백현에게 생각을 뺏겨 결국 끝까지 노래를 정하지 못 했다.
기어 들어가는 내 대답을 들은 음악 선생님이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웃으셨다.
"그럼 징어는 따로 시간 내서 선생님하고 만나자."
선생님이 웃으며 내 어깨를 토닥이셨다.
어쩌면 그게 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잽싸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다음 시간에 봐요. 다들 수고했어."
선생님의 말씀에 반 친구들이 우르르 몰려 나갔다.
듣고 판단하겠다던 음악 선생님은 마이크를 놓는 셋을 보고 박수를 치셨다. 누구 노래인지 정말 좋다고 하시면서.
물론 당연히 점수도 높게 받았다.
못 했으면 계속 삐지려고 했는데.
노래가 끝날 때까지 넋을 놓고 있었기에 할 말이 없었다.
"야, 우리 완전 잘 불렀지."
"내가 불렀지만 진짜 잘 불렀다."
백현이가 내 쪽으로 다가오며 말했다. 뒤따라오던 종대도 만족스러운 듯 웃었다.
"...응. 엄청 잘 부르더라."
"아, 나 인기 더 많아지는 거 아니야?"
"먼저 간다."
잘 불렀다는 내 대답에 여기서 더 많아지면 골치 아픈데, 하며 머리를 헝클어뜨리는 백현이었다.
그런 백현이를 한심하게 쳐다본 종대가 빠른 걸음으로 백현을 지나쳤다.
"김종대!"
백현이 종대를 부르며 저멀리 걸어가는 종대에게 뛰어갔다.
"징어, 나 어땠어?"
"깜짝아!"
루한이 티격태격 걸어가는 종대와 백현이를 바라보면서 웃고 있는 내 앞에 고개를 들이밀었다.
깜짝 놀라 고개를 뒤로 빼자, 작게 웃으며 내 머리를 쓰다듬는 루한이었다.
"잘 불렀어?"
"응. 엄청나게."
"다행이다."
"너네 못 부르면 혼내려고 했는데..."
말 끝을 흐리는 나를 쳐다본 루한이 다시 한 번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근데, 루한."
"응."
"노래 부르면서 왜 계속 나 쳐다봤어?"
가사가 징어를 위한 거라서.
내 물음에 루한이 환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가사가 무슨 내용이었는데?"
루한이 음악실 열쇠를 찾으려고 교복 주머니를 뒤적거렸다.
옆에서 루한을 기다리다가 가사가 무슨 내용이냐고 물으니, 문을 잠구던 루한이 나를 쳐다보았다.
"같은 언어로 말을 해서."
"응?"
"행운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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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작가에요. 제가 조금 늦었죠? 얼른 데리고 오고 싶었는데, 신작을 연재하느라 늦게 들고 와버렸어요.
우리 오늘도 루한이에게 설레봅시다. 보너스로 종대와 백현이에게도 설레보아요.
그나저나 다정한 저 음악 선생님은 누구일까요?
저 요즘 독자님들께 문제 내는 거에 맛 들렸나 봐요. 자꾸 이런 문제 내고싶어.
맞추는 독자님께는 제가 선물을 드릴게요. 선물이 뭐냐면...바로 제 사랑이에요. 거절은 거절합니다. 흐흐.
참, 신작에는 작가 사담을 추가하지 않았어요. 문체가 제 말투랑은 너무 다르거든요. 아직은 낯설어요...(수줍)
부족한 글인데 재밌다고 해주시고, 응원해주시니까 너무 기쁘답니다. 진짜 작가님들이 이래서 글 쓰시는 거구나, 하고 생각 할 정도로요.
독자님들 항상 읽어주셔서 감사드려요. 앞으로도 기대 져버리지 않게, 재밌는 글 많이 데리고 올게요.
그럼 우리 다음 편에서 만나요! 하트♡
+) 맞아, 저 고민있어요. 글 올리는 시간대를 어째야 될지 모르겠어요. 제가 시간이 많아서 아침이나 점심에도 올리고 싶은데, 혹시 독자님들을 못 만날까봐 걱정되서... 편하신 시간대 있으면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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