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현 번외: 그애를 처음본건 남자인 나조차도 지나다니기 꺼려질정도로 어두운 골목길에서였다. 무엇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그앤, 아무것도 보이지않는 깜깜한 골목길을 벌벌 떨면서도 지나가고있었다. 그때당시나는 아주 천진난만하고 개구진 아이였다. 혼자서 살인사건도 서슴치 않고일어나는길을 벌벌 떨면서까지 지나가는 여자애의 뒷모습에 살짝 인기척을냈다. 깜짝 놀랐는지 바보같이 몸에 경련을 일으키듯 떠는 뒷모습에 문득 귀엽다는 생각이 들었다. 곧, 그여자애는 옆에있던 나를 발견했고 많이 놀랐는지 주춤거리며 뒤로 가는 뒷모습이 괜히 웃겨 입꼬리가 저절로올라갔다. 하지만 곧 난 내가지을수있는 가장 무서워할표정을 지으며 몸집도조그마한 여자애 앞으로 걸어갔다. 가까이서 그애의 눈을보다 눈가에 살짝 맺힌 눈물을 발견하곤 조금 심했단 생각이들어 사과하려고 입을뗀순간 괴물이라도본듯 미친듯이 뛰어가는 뒷모습에 피식피식웃다가 결국 소리내어 웃어버렸다. 얼마나 놀랜건지 여기까지 들려오는 그여자아이의 우는소리에 흡족한미소를지으며 오늘도 한건했다는 생각에 괜히 뿌듯한마음로 집에 들어왔다. 집으로 돌아와서도 그애의 얼굴이 떠올랐고 놀라서 눈물이 맺힌 그아이의 얼굴이 어렴풋이 계속 생각이나 혼자 피식거렸다.귀여웠는데 번호라도 물어볼걸이라는 생각이들자 문득 아쉬워졌다. "야. 너진짜 정신과 상담 받아봐야 되는거아냐?" 내가 혼자 픽픽거리며 웃는것에 정신이 나갔다고 생각했는지 고3인지만 고3같지 않은 누나가 남친만난다고 화장을하다가 내가 걱정된다는듯 표정으로 물어왔다. 난괜시리 누나 옆으로 다가가 누나에게 말을건냈다 "누나" "왜" "내가 집에돌아오다가, 좀귀엽게생긴애가 있어서 장난좀 쳤거든? 근데그게 너무 웃겨서 자꾸 떠올라" 그말에 갑자기 날빤히 쳐다보더니 의미심장한 표정을 짓는 누나에 왜그러냐는듯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모자란놈,네표정만 봐도 금방알겠다. 번호라도 물어보지 그랬어." 역시 누나란생각에 한숨을쉬곤 답했다. ".....놀라서 울면서 뛰어가버렸는데뭐 어쩌겠어." 그말을 하며 어깨를 한번 으쓱해보이자 혀를 차던 누나는 갑자기 벌떡일어나 급하게 신발장으로 달려가더니 한마디를 남기곤 나가버렸다. "박찬열 이새끼, 또 늦었다고 찡찡 대겠네.나갔다온다!" 난 그때 누나가 신발장으로 가면서 혼자 중얼거리듯 한말이자, 내가 누나에게 들었던 마지막말을 글씨 한토씨 틀리지않고 기억하고 있었다. 그때들었던'박찬열' 이라는 이름하나는 내머리속에서 결코 지워지지 않았다.비록 얼굴도 모르고 어느학교인지도 몇살인지도 모르지만 그이름하나는 이상하게도 머릿속 깊숙히 남았다. 그날, 누나는집에 돌아오지 않았다.엄마아빠도 어차피 우린 버린자식이라 어디있는지도 상관도 쓰지않았고 누나의 외박은 허구한 날마다 있었던일이기에 나도 내일쯤이면 돌아오겠지 싶어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하지만, 누나는 그다음날도, 그다다음날도 돌아오지 않았다. 누나가 외박은 잦았어도 이틀은 넘긴적이 한번도 없기에 난 불안한 마음이들어 누나에게 전화, 문자할것없이 연락할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보았지만 핸드폰은 꺼진상태로 더욱더 날 답답하게만 할 뿐이였다. 결국난 가족에게 말했지만 너네누나그런게 하루이틀이냐며 별신경을 쓰지도 않았다. 난 혼자 경찰서까지 가서 누나를 실종신고를 할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하루뒤 경찰에게서 연락이 왔는데정말어이없게도........................ 누나는 얼마전 내가 지나왔던 그골목에서 토막살인을당한채로 발견된다고 했다. 도저히 믿을수가 없었다. 분명히 누나는 남자친구를 만나러 나간다고 했었다. 그런데 토막살인이라니. 누나가 처참한몰골로 살인을당했다는 소식을 경찰의 연락으로부터접한 후에야 엄마아빠는 경찰서로와 누나를 살려내라며 행패아닌 행패를 부렸다. 눈물은 나오지도 않았다. 도저히 믿기지가 않았으니깐. 그로부터 일주일뒤 경찰쪽에서 누나의 죽음에대해 구체적인 결과가 나왔다며 경찰서 에서 연락이왔다. 들은 말로는 누나는 성폭행을 당한이후 토막살인을 당한걸로 예상된다고 했다. 하지만, 토막살인을 당한 예상시간대와 누나가성폭행을 당한 예상시간대의 차이가 너무 크다는 점을 고려한결과 성폭행을 저지른 사람과 토막살인을 저지른 사람은 동일인물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했다. 그리고 3일뒤 누나의 장례를 치뤘다. 나와 누난 워낙 사교성이 좋고 활발한 성격이였기에 친구도많았다. 그친구들을 다부르자니 너무 많아 감당이안될것같아 그중 누나의 친했던친구들과 내가 친구라고 믿었던 친구들에게 누나의 장례식에 와달라는 부탁을 했다. 하지만 바쁘다는 이유로 친구들은 아무도 오지않았다. 누나의 친구들도 오지 않은듯 싶었다. 그제서야 눈물이 흘렀다. 내가 살아온 삶은 이렇게도 병신같았다.믿을사람하나 없었고 그나마 의지할수있던 사람이 죽어버렸다. 나와 별반 다른 것 없는삶을 살다간 누나도 너무 가여웠다 이제난 완전히 혼자다. 내가 이렇게 미친듯 오열하며 울어도 위로 해주는 사람없는 혼자였다. 일어나보니 병원이였다. 누나가 죽은이후 아무것도 먹지도마시지도 않은 상태로 심하게울어서 그런건지 난탈진을 했다고 했다. 내가 불쌍하다는듯 동정의 눈빛으로 날쳐다보고있는 사촌이 싫었다. 동정 받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머리가 깨질듯 어지러웠지만 병원에서 조금더 있어도 된다는 이모와 이모부의 말을 거절하곤 옷을 갈아입고 병원밖으로 나왔다. 핸드폰을 켜보자 당담경찰로부터 부재중이 뜬걸 확인하곤 당담 경찰에게 연락을 해보니 범인은 잡혔다고 했다. 급한마음에 택시를 잡고 경찰서로 달려갔다. 토막 살인의 범인은 40대 중반으로 보이는 아저씨였다. 수염은 거뭇거뭇 하고 씻지않은 얼굴에는 때가 껴있었고 머리는 자르지않아 답수룩한인상이 딱봐도 범죄자같다는생각을 했다. 잡힌지 얼마되지않았는지 아직 감옥이 아닌 작은 지역의 경찰서 안 철장에 갇혀 있는아저씨를 보다가 다시 경찰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금방이라도 날건드리기만하면 다죽여버릴것같은 기분이였지만 흥분하지는 않았다. 내가 화를 낼수록 상황은 악화 될테니까 "저사람말고 성폭행범은요" 내말에 경찰은 올게왔다는 표정을 짓더니 딱하단 눈빛을 보낸다. 난망설이지 않고 말했다. "저, 그사람 알거같아요." 알것같다는 내말에도 경찰의 고개는 숙여졌고 잠시후 경찰은 안됬다는 듯 말했다. "학생....박찬열학생말이지? 나도 혹시나 싶어 알아봤는데...그럴학생이 아닌것같더라. 그리고 학생누나가 지금증언을 해줄수 있는 상황도 아니라 증거도 불충분해.정액도 남아있지않아서 검사를 할수도없고..." 결국 이를 악물고 참고 있던 눈물이 내눈에서 한방울 두방울 볼을 타고 흘러내렸고 더이상은 참을수가 없었다. "씨발......그럼 이게 끝인거야...?그새끼 죄는 그렇게 덮히는 거냐고!!!!!!!!!" 악을쓰기보단 오열하듯 한 내말에 경찰도 목소리를 높히고 말했다. "그야 그학생은 공부도잘하고 워낙 모범이 되는 학생이잖아 학생누나는 학교에서 행실도 올바르지 않고 결석 처리도 많았던데....." 경찰이 말끝을흐리며말했다. 당신이 뭘알아. 우리누나 가끔씩 나랑 서로 욕하고 쥐어뜯으면서 싸워도 나중에 과자 하나사주면서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내가 아빠한테 맞아서 울면 나안아주면서 자기도울면서 나보고 바보같이 울지말라고 했던 누나였고 내가 누구한테 얻어맞고 오면 자기도 조그마한게 나때린애랑 싸우다가 온몸에 멍들어서 집에 절룩거리며 들어오는....그런착한누난데.........바보같을정도로 나밖에 몰랐던 누난데..............당신이 뭘알아!!!!! 난한참이나 경찰서에 주저앉아 오열했고 결국 엄마아빠가 경찰서에서 연락을받고 나를 집으로 데려오면서 끝이났다. 난한달간 학교를 가지 않았다. 방에서그저 미친듯 게임만하며 한달을 보냈다. 일종의 현실 회피랄까. 게임하다가도 서러워서 울고 소리지르고 난정상적인삶에서 점차 멀어져갔다. 결국난 정신과 상담을 받았고 기분조절장애라는 진단을 받았다. 난 한달간 치료약을 복용했고 한달이지나면서 조금씩 일상을 되찾을수 있었다. 그러면서난 공부를 했다. 누나가 생각날때마다 공부를 할수밖엔 없었다. 친구같지도않던 친구들과는 연을 끊었다. 우리 누나 장례식 빼먹고 노래방갔다는 쓰레기들이니깐. 그리고 한달내내나에게 차라리 전학을 가라며 들들볶아대던 엄마아빠때문에 난 그주위 가까운 학교로 전학을 가게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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