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왕의 기사
![[방탄소년단/정국X탄소] 여왕의 기사 01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d/a/1/da13c485588c1632a610e2aa7d5f23b3.jpg)
"일어나."
또 그가 꿈에 나타나 나를 깨운다. 조용히 나에게 다가와 허리를 굽히고는 내 귀에 속삭여준다. 그러면 나는 부스스 침대에서 일어나 조용히 이불을 걷고, 창문을 연다. 이렇게 하루를 시작한지가 1달이 다 되어간다. 이제 1년만 참으면 이 지긋지긋한 학교 생활도 끝이다. 나는 어디에서도 환영받지 못한다.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그리고 학원에서도. 하루일과를 끝마치면 나는 무조건 내 방으로 들어와 문을 잠근다. 잠을 청하기에는 다소 이른 시간인 저녁 9시에, 나는 항상 잠을 청한다. 그를 만나기 위해.
원래 나는 꿈을 잘 꾸지 않는다. 꾼다 해도 기억을 하거나 나중에 떠오르는 경우조차 없다. 하지만 한 달 전부터 나는 꿈을 꾸기 시작했고, 그것을 생생하게 기억해낸다. 너무나도 생생해서 가끔은 아침에 일어나 그 남자를 두리번대며 찾는다. 꼭 내 옆에 와있을 것만 같아서.
"조금만 기다려, 내가 갈게."
"여기로..올 수 있어요? 당신은 지금 내 꿈 안에 있고 나는 이렇게 현실을 살아가고 있는데..."
"미안해."
그 남자는 부드럽게 나의 긴 머리를 쓸어 내렸다. 하얀 피부에 까만 눈동자, 오똑한 코... 그 얼굴이 가까이 오자 나는 두 눈을 꾹 감아버렸다.
"눈 떠 봐. 얼굴 좀 보자."
"당신은 누구에요?"
그러자 꿈 속의 그 사내는 사알짝 미소를 짓더니 나의 귀에 속삭인다.
"전정국..이라고 말하면 네가 알려나?"
"알리가 있나요. 근데 왜 내 꿈에 이렇게 매일같이 찾아오는거에요?"
"당연한거 아니야? 보고싶으니까."
"제가.. 보고싶어요? 왜요?"
나의 물음에 정국은 내 두 볼을 그 손으로 감쌌다. 살짝 차가운 손길이 볼에 전해진다.
"넌.. 내가 안 보고 싶어? 이거 실망인걸.. 벌써 나를 잊은거야?"
잠에서 깨어 나는 초등학교, 중학교 앨범을 뒤져보았다. 전정국...전정국... 어딜 찾아봐도 그 이름 세글자는 보이지 않았다. 도대체 누구이길래 나를 아는 것이고, 자신이 왜 보고 싶지 않냐며 벌써 잊은거냐며 서운해하는 것일까. 한참을 고민하다가 문득, 꿈에서 만난 남자를 지금 왜 진지하게 찾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면서 조용히 앨범을 덮었다. 다 부질없는 일인것을...
근데, 정말 우스운 짓인지 알면서도 왜 나는 그가 기다려지는 것일까. 왠지 정말 이 세상 어딘가에서 전정국이라는 사람이 살고 있을것만 같았고, 나를 기다리고 있을것만 같았다. 지금 내 삶이 너무 힘겨워서 내가 너무 약해져서 드는 생각일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꿈에서 만났다기에는 너무나도 생생한, 그가 나를 쓰다듬는 손길의 온기가 아직 그대로 내 피부 위에 잔류하고있다. 그렇게 며칠간을 계속 나는 그를 만나기 위해 오지 않는 잠을 청했다.
"피곤해보여.."
"당신 때문이야"
"나 때문에?"
"너무 일찍 자버릇하니까 학교에서 너무 멀뚱멀뚱 깨어있단말이에요."
"학생이 학교에서 깨어있는게 당연한거 아닌가?"
"아니요. 그냥 저는 학교에서 내내 엎드려있는데요... 수업 듣기도 싫고, 점심 먹기도, 저녁 먹기도 싫어요. 모두가 날 밀어내는 느낌이 싫어."
"내가 행복하랬지, 누가 이렇게 우울하랬어?"
그는 꼭 나를 예전부터 알고 있었던양 말을 하곤한다. 뭐 꿈이니까. 내가 하늘을 날아도 사막에서 수영을 해도 그 모든것이 가능한 꿈이니까 그러려니한다. 그래도 새삼 진지한 그의 눈망울을 보고있자니 진심인것만 같아 괜히 가슴 한쪽이 아리다.
정국은 또 내 앞머리를 쓰다듬어준다. 나는 그의 손길이 익숙한듯 조용히 눈을 감았다. 그의 손길이 멈추자 나도 비로소 눈을 뜬다.
"꿈 안에서 나와주면 안되요?"
"왜? 꿈에서 이렇게 만나면 좋잖아. 아예 안보는 것보다는.."
"글쎄요. 당신을 만나기 위해 기다리고 참아야하는 하루 반나절이 너무 힘들거든요. 그냥 꿈 안에서 나와서 계속 내 옆에 있어주면 안되요?"
정국은 투정부리는 나를 뚱하니 쳐다본다. 마치 내가 어린 애가 된 기분이다. 그리고는 내 볼에 살짝 입을 맞춘다.
"내가 이래서 널 보내기 싫었나보다."
"무슨 말이에요?"
나의 질문에 정국은 아무 말없이 그저 웃는다. 답답할 노릇이다. 또 내가 잠에서 깨면 그를 볼 수 없다는 생각에 정신을 차리지 않기 위해 노력을 해본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그럴수록 내 정신은 더더욱 선명해지는걸.
"일어나야지 이제. 학교가야지."
"가지마요."
"일어나."
그렇게 나는 눈을 떴다. 또 현실이다. 꿈을 꾸며 울었는지 눈가가 촉촉했다. 갑자기 이런 내 모습이 너무 창피해서 그냥 이불을 끌어안고 엉엉 울었다. 의지할 사람이라고는 꿈 속 그 남자 뿐인 내 인생이 한심했다. 그 때 누군가 내 머리를 쓰다듬는다. 아직 꿈인가.. 나는 푹 숙인 고개를 들었다.
***
"야 진짜 일어나. 학교 가자."
꿈 속의 그가 내 앞에 나타났다. 그 남자가 꿈 안에서 정말 나왔다. 맨 처음엔 어안이 벙벙해서 그냥 가만히 있었다. 이젠 꿈이 아니라 환각증세까지 보이는건가 싶었다. 그러나 전정국이 장난식으로 양말 신은 발로 내 허리를 쿡쿡 찌르자 실감이 났다.
"어... 지금 내 꿈에서 나온거에요?"
"나오라며."
"진짜? 혹시 당신 귀신이나 도깨비나 뭐 그런건가?"
"이상한 소리하지 말고, 빨리 교복이나 입어."
전정국은 내 앞에 내 책가방을 툭 던져놓는다. 아직 내 머릿속은 너무나 복잡하다. 이게 무슨 일이지... 정말 지금 내가 꿈을 꾸고 있지 않다면 내 앞에 이 남자는 도대체 어떻게 내 방을 들어온거지... 전정국은 이런 내 복잡한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해맑게 웃고만 서있다.
Epilogue #1
꿈 속의 그 남자가 진짜 현실에서 내 옆에 나타난다면 마냥 행복할 줄만 알았다. 왜 그 땐 몰랐을까. 아니 그냥 나한테 알려주지 바보같이 헤실대며 내 앞에 나타난 정국이 미웠다. 그냥 다시 내 꿈 안에서 널 만나고 싶다, 전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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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리아입니다 :^) 잠이 안와서 예전에 연재 준비 하면서 써둔 소재를 토대로 좀 끄적여봤어요.
좋은 밤 되세요 ^^ 꿈 속에서 저도 정국이를 만나보고 싶어요..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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