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소라고 했다. 데뷔 전에는 이미 유명한 아이였다. 빅스가 마이돌에 나오기 전부터 엑소의 티저는 속속들이 떴고 아이돌이 많은 대형 기획사라 그런지 연습생때부터 쭉 이어진 팬들이 많았다. 그에 비해 소속사는 선배 가수들이 모두 발라더였다. 엑소와는 비교되게 아이돌은 처음이였고, 게다가 같은 멤버인 원식이는 젤리피쉬 사상 첫 래퍼였다. 하루에도 몇 백명이 오디션을 보는 대형 기획사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야심작 엑소와, 케이블 데뷔 프로그램을 통해 작은 기획사에서 데뷔한 빅스. 둘은 비슷했지만 또 너무나도 달랐다. 안무 영상에서는 부드러운 춤을 추고 있었다. 데뷔 날 씨디에 일일히 싸인을 하던 차, 한 남자가 들어왔다. 아, 그 소문의 '엑소' 였다. 강아지를 닮은 남자가 들어와선 두리번대더니 흰색 앨범을 건넸다. 저는 엑소케이의 백현입니다! 스물 한 살이구요, 잘 부탁드려요! 상혁이도 일어나서 얼떨결에 인사했다. 아, 안녕하세요. 형이시네요, 전 아직 미성년자예요. 백현이라는 남자는 머리를 긁적였다. 저기, 사실 마이돌 잘 봤어요... 여기 있는 멤버들 그대로 데뷔하길 너무 바랬거든요. 특히 택운 씨랑 재환 씨는 노래 정말 잘 부르세요. 속속들이 본명을 알고 있어 사실은 놀랐다. 아무 말 없이 다가가 웃음을 지었다. 감사합니다,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는 눈을 크게 뜨더니 곧 강아지같은 웃음으로 분위기를 풀었다. 아이, 그래도 전 성공한 팬이 된 거네요! 제가 빅스 성공한 1호 팬! 하하호호 웃다가 리허설 때문에 가야 한다며 그는 상혁이와 번호를 교환하고 나갔다. 화장실이나 다녀올까. 하며 문을 열었다. 세수를 하려 수도꼭지를 열었는데, 공기가 좀 뜨거운 것 같다. 정액 냄새와 무언가 아랫도리를 움직이게 하는 묘한 냄새도 났다. 세수를 했다. 또 했다. 이제는 응, 으읏... 같은 옅은 신음까지 나기 시작했다. 어떻게 들어도 여자의 신음은 아니였다. 화장실 밖으로 나가서 한참을 기다렸다. 어떤 간 큰 새끼들이, 방송국 화장실에서 섹스를 쳐 하나 싶기도 했다. 몇 분이 지났을까, 두 남자가 나왔다. 하나는, 엑소의 카이였다. 리허설 전용으로 붙이고 다니는 이름표가 배에 딱 붙여 있어 금방 알 수 있었다. 내색 않고 휴대폰을 만지작댔다. 걸음걸이가 괜찮은 것을 보아, 저 남자가 신음소리의 주인공은 아닌 듯 싶다. 그리고 허리를 쓸며 다른 남자가 나왔다. 아. 세훈이였다. 앳되보이는 갈색 머리의 소년. 구릿빛 피부의 카이와 새하얀 피부의 세훈의 섹스는 상상만 해도 즐거웠다. 아, 세훈. 세훈... 입에서 굴려지는 발음이 좋다. 방금 전의 신음을 떠올렸다. 다시 생각해보니 목소리는 낮았지만 그 안의 열기는 지나치게 색정적이였다. 세훈이 학연이 형, 학연이 형 하며 쾌락에 울부짖는 것을 상상했다. 전혀 매치가 되지 않는 건 아니였다. 오히려 아랫도리를 겨우 자제했다. 까만 몸은 모든 게 검었다. 피부도, 좆도, 마음도. 그럼, 세훈은... 옅은 분홍색일까. 걸어가던 차에 무대를 올라갈 준비하는 세훈이 보였다. 뚜벅뚜벅 걸어가 톡톡 어깨를 치니 화들짝 놀라 돌아보는 게, 꼭 발정기의 고양이같다는 생각을 했다. 저기, 세훈 씨. 저는 빅스의 엔이에요. 차학연. 방금 허리 아프셨을텐데, 무대 잘 하세요, 화이팅. 순식간에 얼굴이 붉어지는 걸 보고선 킥킥 웃으며 대기실로 돌아왔다. 왜 이렇게 늦었냐며 불평을 하는 홍빈이의 목소리를 무시하고선 손으로 눈을 덮었다.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귀엽다. 아, 형. 이 점수는 진짜 안 돼, 나 확 밀거야. 어이구, 누가 어린애 아니랄까봐! 안 놔? 백현과 상혁은 언제부터 친해진 건지, 계속 재잘재잘 떠들기 시작했다. 한 주가 지나니, 같은 보이그룹인데다 멤버 수도 같아서 같은 대기실을 쓰는데, 넓었다. 역시 대형 기획사는 뭔가 다른가 보다 했다. 상혁이는 며칠 전 새로 나온 게임을 가지고 찡찡댔다. 아, 형아. 그러니까요, 인간적으로 제 점수는 넘지 말아주실래요? 싫어, 다 넘어버릴테다!!! 백현아, 조용히 할까? 빅스 분들도 있는데... 수호라고 했나, 엑소 케이의 리더였다. 그는 굉장히 노래보다는 공부 쪽에 더 특화되게 생겼다. 정말, 그는 독실한 크리스천같이 생겼는데 홍빈이 그 주제로 말을 걸자 불교 신자라며 허허 웃는 모습을 보았다. 여러모로, 엑소는 생긴 것과 다르게 노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순진하게 생긴 세훈은 같은 멤버에게 엉덩이를 흔들고, 금욕적인 모습을 한 카이는 개처럼 그의 엉덩이에 아직 다 자라지 않은 성기를 꽂아넣고. 웃음이 터져나왔다. 크기에는 자신이 있었다. 조금이라도 발기한다면 면바지를 뚫고 나올 듯이 표가 났으니까. 과연, 세훈은 무엇을 선택할까. 안전한 같은 그룹의 멤버? 혹은, 검증되지 않은 거물의 타 그룹 멤버? 아마 신음으로 보자면 후자일 것 같은데. 문을 열고 들어온 세훈이 카이에게 붙잡힌 허리를 빼내고 쪼르르 달려와 옆에 앉았다. 어, 벌써부터 이렇게 적극적이면. 카이와 눈이 마주쳤다. 굉장히 화난 표정이였다. 좆고딩 새끼들이. 세훈이의 어깨를 주물럭댔다. 화들짝 놀라는 얼굴을 보며 한 차례 웃었다. 카이는 점점 표정이 굳어갔다. 세훈 씨, 저는 차학연이예요. 스물 셋. 세훈 씨는요? 저, 저는... 열아홉 살이요.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카이가 문을 닫고 나갔다. 카이 왜 저래? 헤드셋을 끼고 음악을 듣던 엑소 케이의 멤버 하나가 물었다. 승리감에 미소를 지었다. 곧 세훈과의 대화를 통해 간단한 개인정보를 알게 되었다. 오세훈, 열 아홉. 서울공연예술학교 재학 중. 카이와 연인 사이라고 했다. 섹스한 건 비밀로 해달라고, 사정사정하길래 알겠다고 고갤 끄덕였다. 그랬더니 눈웃음을 지어보이며 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섹스했다는 사실을 퍼트리지 않겠다고 하니 이제 볼 일이 없어진 것인지 도도하게 구는 세훈에 화보다는 웃음이 먼저 났다. 이 정도는 돼야 길들일 맛이 나지. 중얼거리니 그걸 또 들었는지 세훈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아, 왜 그래? 웃으며 말하니 세훈은 고개를 휙 돌렸다. 도도하고 앙칼지고... 예쁘네. 만족스러웠다. 저만치에서 원식과 친구라던 다른 멤버가 뭔가 이상한 눈길로 쳐다보는 것 같았지만 신경쓰지는 않았다. 자, 그래서... 이 고양이를 어떻게 먹을까. 일단 번호가 필요하겠지. 탁자에 놓여있던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었다. 전화번호가 뜨자 저장한 후 통화기록을 지웠다. 안 보는 척, 두리번거리니 다들 대화에만 집중하는 듯 했다. 저장을 어떻게 해 놓을까. 자판에 올라간 손이 잠시 멈췄다. 곧 웃음지으며 세 글자를 입력했다. 걸, 레, 년. 저장된 이름을 보며 해맑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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