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번째 손가락. 화이트골드의 반지가 끼워진채 뼈가 으스러졌다. 악마의 얼굴이야. 네 얼굴... 입안에 고인 피를 뱉으며 나는 일어났다. 이제 좀 살것같냐. 그는 말없이 자리를 떴다. 이제부터 너 시작이야. 죄의식에 혼자 갇혀살걸. 다리 한쪽을 절뚝거리며 겨우 집에 들어오자마자 피아노 앞에 섰다. 도, 레, 미... 파에서 멈춰버린 소리에 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손목까지 으스러져버린 내 오른손으로 창가의 빛을 가려보고는 침대위에 몸을 던졌다. 누워서 양 손을 천장으로 치켜들고 한참을 바라보았다. 죽은사람마냥 오른손이 축 처져있어. 승리야. 들어가도되? 승현이형이 노크를 하며 물었다. 나는 급하게 이불속으로 손을 집어넣어버렸다. 응, 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