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뜨자 눈으로 밀려 들어오는 햇살에 다시 눈을 감았다. 햇빛때문에 눈을 감아도 뭔가 밝아서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렇게 한참을 있자 종이 쳤다. 저 종이 수업시작을 알리는 건지 끝을 알리는 건지 모르겠지만, 밖이 소란스러운 걸 봐서 지금은 쉬는 시간인 듯 하다. 나름 조용한 양호실이 퍽 마음에 들어서 혼자서 베시시 웃고 있는데
"하아... 형 괜찮아?!"
갑자기 들려오는 너의 목소리에 깜짝 놀라 순간 날았다. 웃음을 참고 있는 듯한 너의 모습에 나는 너를 노려보다가 새초롬한 표정을 지어보이며 답했다.
"지금은 괜찮아. 너는?"
내 질문에 너는 알 수 없는 표정을 짓는다.
"웃음 참다가 숨 넘어가겠다고!! 그냥 웃거나 웃지 말거나 하라고!!"
내딴에는 소리를 빽하고 지른 건데 너한테는 그게 아니었다보다. 바로 터지는 웃음보에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 너는 인생이 즐거울 때지...
"흐으.. 풉!!! 형은 갑자기 왜 거기서 쓰러지힌.. 크하하학!!"
말을 못잇고 다시 웃어제끼는 네 모습이 너무 싫다. 사람 민망하게 시리...
"아 쫌!!!"
그렇게 한참을 웃는 너가 너무 미웠다. 나는 정말정말 민망한데... 겨우 진정을 찾은 듯한 너와는 달리 너의 얼굴은 시뻘개져 있었다. 마음에 들진 않지만 쿨하게 넘기기로 했다.
"너 얼굴 짱 빨개. 그정도로 웃겼어?"
그래. 쿨하게 넘겼다.
"그때 얘기하면 다시 웃기니까 넘기고, 왜 쓰러진 건데?"
너의 물음에 대답을 쉬이 하지 못하겠다. 내 병을 너에게 다시 각인시키는 것 같으니...
"그냥... 눈이 마주쳐서 그랬지..."
울먹이며 대답하니 네가 빨리 내 대답을 끊는다.
"그래 그래 알았어!! 어쩌다 눈이 마주친 건데?"
그때 생각에 눈물이 나서 손에 쥐고 있던 이불을 놓고 너의 품을 찾았다. 그러자 너는 침대 옆 의자에서 침대로 올라와 주었다. 여기까지는 참 이쁜 짓만 했는데, 왜 저런걸 물어보는지...
"노려보다가... 눈 마주쳤어..."
"노려보다가?"
"으응... 막 걔네들이 너보고 그새끼 저새끼 씨발새..."
"그만 그만!! 형은 욕 하지 말라고 내가 했어 안했어?"
"니가 물어봤잖아!!"
"그냥 내 욕 했다 그럼 되지 꼭 그렇게 디테일을 살려야 겠어?"
또. 또 졌다. 얘는 내가 하는 말 모든 것에 토를 달아야 직성이 풀리는 애다. 괜히 시무룩해져서 걔의 품에서 꼼지락대며 나오자 그애와 눈이 마주쳤다.
"나랑 마주치면 아무렇지도 않지?"
사뭇 진지하게 물어오는 질문에 고개를 끄덕였다.
"와 니가 눈빛으로도 사람을 쓰러뜨리는구나!!!"
"그럼 당연하지 새꺄 내가 눈빛킹카 아니냐?"
"오올 병신같아!!!"
"뭐 새꺄?"
소란스러움과 함께 양호실 문이 열렸고 나는 이불을 손에 꼭 말아쥐었다.
"야 좀 조용히좀 해라. 여기 양호실이다."
"오올~ 표지훈~ 왠일로 네가 나한테 말을 곱게 쓰냐?"
"형 괜찮아요?"
지훈이가 저 애의 말을 곱게 씹고는 나에게 물어본다. 지훈이의 물음에 고개를 저어보았다. 그러자 너의 깊은 한숨이 들린다. 미안해. 이 말을 속으로 꼭꼭 씹어 삼키며 가만히 있었다.
"시끄러우니까 좀 나가라 오이야. 김유권 미안한데 쟤 좀 끌고 올라가봐."
"이응~ 선배 몸조리 잘하고 계세요!!!"
나름 발랄한 목소리가 귓가에 꽂혔고 내 얼굴에도 뜨거운 시선이 꽂혔다.
"나도 이제 올라가야 해. 지금 같이 올라갈래?"
나는 한참을 고민하다 너에게 되물었다.
"몇교신데?"
"4교시."
4교시라... 고개를 끄덕이며 침대에서 내려와 실내화를 신었다. 그리고 너를 올려다 보며 해맑게 웃었다.
"데려다 줘!"
너는 그럼 그렇지. 라는 표정으로 슬핏 웃고는 밖에 나갔다. 그리고 여전히 사람이 많다. 나오는 한숨을 애써 참으며 지훈이의 옆에 꼭 달라붙어 있었다. 계단에도 사람이 어찌나 많은지, 불규칙해지는 호흡에 눈을 감았다.
"무리하지 말고 내 손 잡아."
들려오는 너의 음성에 손을 내밀자
"눈은 뜨고 손 내밀어야지 바보야."
하며 내 손을 꼭 잡아오는 네가 느껴졌다. 드디어 교실 앞에 도착했다. 그 먼 거리와 많은 사람들을 헤쳐냈다는 기쁨에 다시 베시시 웃자 살짝 익숙한 음성이 들린다.
"태일아 괜찮아?"
재효다.
"네. 괜찮습니다."
지훈이가 대답했다. 그럼데 그게 재효의 마음에는 안들었던 건지 재효의 목소리가 날카로워 졌다.
"왜 네가 대답해?"
"제가 대답해야 하니까요."
"왜? 태일이는 말 못해? 아니잖아!"
...내 병때문에 저런다. 중학교때도 저래서 찍혀가지고 내가 하지 말라 했더니 정말.. 넌 구제불능이다 표지훈아. 입술을 꼭 깨물고 바닥만 쳐다보았다. 이럴때는 정말 내 병이 원망스럽다.
"이렇게까지 하시는 이유가 뭡니까?"
"태일이 목소리좀 들어보려고 한다 왜?!"
"변탭니까? 사람 목소리 들어보려고 하게?"
살짝 험악해지는 분위기에 지훈이의 옷을 잡고 내 쪽으로 끌어당겼다, 순간적으로 인상을 풀고 나를 바라보는 지훈이에게 살짝 고개를 가로저었다.
"하... 교실 다 왔으니까 난 갈게요."
말이 끝나자 마자 뒤돌아 가버리는 지훈이였다. 갑자기 드는 미안함에 나 무섭다고. 종 칠때까지 있어달란 말도 못했다. 자리까지 가려는데 재효가 나를 불렀다. 그리고 눈이 마주쳤다. 심장이 무겁게 내려앉았다.
"쟤랑 친해?"
고개를 조금 격하게 끄덕였다. 심장이 쿵쾅거린다. 뇌도 쿵쾅쿵쾅 귀도 쿵쾅쿵쾅. 온 몸이 격하게 쿵쾅거린다. 호흡이 불규칙해진다. 역시 타인과 눈이 마주친다는 것은 내게 힘든 일이다.
"태일아 괜찮아?"
옆에서 재효가 걱정스레 물어왔지만 대답을 해줄 수가 없었다. 고개를 가로젓는 것 밖에는. 그러고는 책상위에 엎드렸다. 온통 암흑뿐이지만 나에게는 이것이 나았다. 옆에서 나를 향한 뜨거운 시선이 느껴지지만 가볍게 무시해주었다. 점점 호흡이 정상적으로 돌아와 바로 앉았다. 그리고 걱정스런 얼굴로 질문하는 재효.
"괜찮아? 양호실 다시 가야하는거 아냐?"
재효의 물음에 고개를 가로젓고는 수업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태연한 내 모습에 안심이라도 한건지 재효도 할 일을 하기 시작했다. 아직도 나는 사람이 무섭다.
| 감사한 분들 |
풀빵 워더 불낙지 기린 바나나우유
헿... 이분들 말고도 댓글 달아주신 분들 사랑해요!!! 댓글 달아주시는거 너무 감사해서 네버엔딩 답댓... 이 있을지도 모르니까 싫으시면 딱 잘라서 말해주세요!! |
안녕하세요. 냐모입니다. ...그렇다고요 헿...
음.. 제 문체나 내용중에서 이런건 좀 바뀌면 더 좋을텐데!!! 하는 부분이 있으면 바로 말씀 해 주세요!!!
더 좋은 글로 독자님들의 눈을 호강시켜드리도록 노력할게요ㅠㅠ
읽어주신 독자님들 모두 사랑해요...♥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공지사항
없음


인스티즈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