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만고등학교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내가 이 학교로 전학을 온 것부터가 잘못된거다.
아니 내가 변백현이랑 중딩때 친구먹은게 잘못된거야,
아니다. 우리 엄빠가 졸부가 된게 잘못된건가.
시부럴 그냥 난 태어나지 말았어야했나. 우리 아빠 정자 나빠요.
아무튼, 나는 나와 키차이가 꽤 나는 세번째 지랄견과 어깨빵!을 했단게 중요한거다.
사실 걔한텐 어깨라기보단 팔뚝에 가까웠겠지만. 난 어깨가 아팠다고!
"앞 좀 잘보고 다녀, 씨발."
"..."
옘병할. 고멘네다 시발! 미안하다고 했쟈나!! 나는 왜 이렇게 무서운 애들하고만 엮이는지 모를 일이다.
이 학교에 계속 머무는 이상 아무래도 이미 내 목숨은 사요나라..★
"빨리와, ㅇㅇ아."
"..어? 응!"
앞에서 날 부르는 소리에 나와 팔뚝 빵!을 한 남자애의 뒷모습을 바라보다 고개를 돌렸다.
정말 아무 생각없이 무의식적으로 내려다본 바닥엔 왠 핑꾸핑꾸한 물건이 떨어져 있었다.
"..응?"
나는 그것을 주워들었다. 이 시대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이 돌아다니는 복도에선 발견될 확률이 현저히 적은, 이거슨..미..미미쨔응..ㅇㅅㅇ?
"..뭐야, 이거."
분명 내 손에 들려있는건 내가 어렸을 적 바비인형들 중 가장 이쁘다며, 엄마 발목을 잡고 늘어지며 사달라 졸랐던 미미누님이 그려진 머리핀이 분명했다.
그리고 이 물건의 출처가 나와 어깨 빵!을 한 그 무서운 남자아이라는 것이 더 충격이었다. 생긴건 멀쩡하던데, 이런 취미 가지고 있구나..?
"에휴."
혹시모르니 가지고있다가 변백현 통해서 전해줘야지. 변백현이라면 모든 아이들과 친할지도 몰라.
그리고 나는 나의 손에 쥐어져있던 그의 물건을 마이 주머니에 찔러 넣었다.
그래도 나는 그의 은밀한 취미를 존중해주기로 했다. 나중에 말이나 트면 미미누님에 대해 얘기나 나눠보자고, 친구.
"야, 너 왜 이렇게 안와."
"..아, 누구랑 어깨를 부딪혀서."
"헐, 누구?"
"그, 키 좀 크고..귀도 크고.."
"..박찬열 아니야?"
"헐 또 지랄견이야, 얘는 운수가 좋은거니, 안좋은거니."
안좋은거야. 내가 분명 짐작컨데 이건 내 운수가 지지리도 개뿔이도 없는거라고!
앞으로는 제발 지랄견인지 개지랄인지와 더는 마주칠 일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나는 매점으로 향했다.
***
"..그래서, 뭐. 시발."
"야, 그 욕하는 버릇은 아직도 못고쳤네?"
"닥쳐봐, 시발. 그래서. 어? 어쩐다고. 개새끼야!"
"별 욕을 다하네, 정말. 내 친구들 소개시켜준다고!"
"싫은데? 싫어, 제발. 아, 진심."
매점에서부터 양 손 가득 먹거리를 들고 하하호호 교실로 들어오니, 변백현이 다짜고짜 나를 끌고갔다. 그러더니 한다는 소리가 뭐?
친구를 소개시켜준다고. 그 지랄견들을. 나한테.
너 정말.
"..너 내가 싫어?"
내가 정말 최악으로 싫다는 표정을 지으며 부탁이 아닌 애원을 하자 금새 또 표정이 시무룩해져서는 나에게 묻는다.
너 내가 그 개같은, 아니 강아지같은 표정 짓지말라고 했지. 나 그런 표정에 마음 약한 여자라굿..! 는 무슨.
너는 좀 예외. 제발 나를 그 지랄견 소굴에 몰아넣지 말아줄래? 우쥬플리즈 닥쳐줄래?
"아니, 그게 아니고 너랑 니 친구들 다 지랄ㄱ..아, 아니. 그게 아니라."
"지랄견?"
"야, 아니야. 그게 아니라 있잖아, 응? 백현아?"
"씨발, 또 누가 우리보고 지랄견이래. 존나 빡쳐. ㅇㅇ아, 너도 내가 지랄맞아? 존나 개같아? 어?"
"아니? 절대? 강아지같아, 강아지."
강아지같은 소리하네, 개같아! 멍멍!!! 존나 지랄같다고!!
변백현의 어깨너머 정말 안쓰럽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있던 마이 프렌즈들을 향해 구원의 표정을 지으니 하나같이 눈을 피하기 바쁘다.
너네 오늘 처음 만났는데 나한테 이럴 수 있는거니? 우리 머리를 붓삼아 운동장에 한폭의 수채화를 그려볼까, 응?
이미 나에게 등을 돌려버린 그들의 뒷모습을 절망적인 눈빛으로 바라보다, 갑자기 복도가 시끌벅적해지는가 싶더니 우리 반의 뒷문이 열렸다.
마치 변백현이 첫 등장하던 그 때처럼 세게 열리는 문이 불쌍할 정도로. 그리고 난 그 때 도망을 쳤어야 했나.
"야, 변백현 씨발새끼야, 한참 찾았네."
"김종인, 니가 날 왜 찾아, 나 좋아하냐?"
"미친놈, 개같은 소리하지말고. ..얜 뭐?"
"너 또 여자 갈아끼웠냐?"
"그런거 아니야, 개새끼들아."
그 불쌍한 뒷문에서 등장한건 총 3마리였, 뭐래. 3명이었다. 그냥 첫인상부터 존나 무서운 애랑, 겁나 쟈갑게 생긴 애랑, 그리고..미미쨔응..?
"..미미..?"
"뭐?"
"..어? 뭐?"
"뭐라고 그랬잖아."
"내가 뭘? 아무것도?"
시발, 디질뻔했다. 나도모르게 입밖으로 튀어나간 말에 미미쨩의 눈치를 봤지만 다행히도 못들은듯했다.
아무튼 지금 내 앞엔 변백현을 포함해 누가봐도 지랄견 후보인듯한 4명이 서있단 말이다.
일 먼저 큰소리로 변백현을 부르던 첫인상이 존나 무서운 애는 그냥 존나 무섭게 생겼다. 존나 무섭게 까맣고 존나 무섭게 세보였다. 그냥 존나 내가 제일 무서워하게 생겼다. 이름이 김종인이라고 했었나, 아무튼 이름도 존나 무섭게 지었다. 시발. 그의 첫인상에 쫀 나는 변백현의 뒤로 숨어 그의 옷자락을 붙잡았다.
인기척에 살짝 뒤를 돌아본 명불허전 변백현이 나댐을 선보였다.
"왜? 부끄러워?"
"..안 닥치냐."
"어휴, 부끄럽구나? 진작 말을 하지."
"닥치라고.."
"근데 쟤 진짜 누구야?"
"내 친구. 오늘 전학왔어."
"니가 친구도 있어?"
"씨발."
겁나 쟈갑게 생긴 애가 나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어따 삿대질이여, 싸가지 없는 놈아. 라고 할 깡은 물론 없었다. 왜냐하면 난 쭈구리니까★
어찌됐건 난 빨리 이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슬쩍 눈치를 보니 미미쨩은 그 옆에서 아무 말 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지금 미미쨩에게 미미머리핀을 주고 도망치면 내 인생은 오늘로서 끝이겠지? 난 이 학교 운동장에 묘지를 만들게 되겠지?
결국 그 계획은 내 머릿속에서만 펼쳐지는 스윗드림에 그치고 말았다.
"아무튼 얘랑 친하게 지내."
"내가 왜?"
"내 친구니까, 시발아."
"니 친군데, 내가 왜?"
"존나 개씹짜증나는 새끼, 그럼 넌 쌩까던가. 병신아."
"싫은데."
"..개새끼가."
할 수만 있다면 변백현의 주둥아리를 내 옆에 널려있는 교실 걸레로 막아버리고 싶었다. 나의 의사반영 0%인 친구를 나에게 만들어주려 하고있다.
이 새끼 죽이고 천국가겠습니다. 시발.
계속해서 변백현과 소소한 말다툼..을 하던 겁나 쟈갑게 생긴 애가 갑자기 나에게 다가오더니 내 얼굴 앞에 지 얼굴을 아주 가!까!이! 들이밀었다.
오호라, 이 걸레 주인은 너의 얼굴이로구나? 진심 걸레 던져버릴뻔 했다.
내가 그 행동에 놀라 흠칫,한 표정을 짓고있으면.
"좀 이쁘게 생겼다?"
헛게보이니? 환자님~
"어디다 얼굴을 들이밀어, 변태새끼야."
"지 얘기하고있다."
"넌 니 여친이나 챙겨."
"내가 여친이 어디있어."
"너 좋다고 따라다니는 부자누나있잖아."
"아, 시발. 그여자 내 여친 아니라니까? 그 얘기 한번만 더하면 죽여버린다고했지."
니가 너 좋다고 따라다니는 부자누나와 사랑을 나누던 안 나누던 그건 내 알 바가 아니란다.
그러니 나는 이 곳에서 벗어나야겠어. 다들 잘있어. 만나서 반가웠고 앞으로 만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ㄷ..
"어디가."
"..어? 어, 그냥..음.."
"너 얘네 싫지."
"..어?"
얘네뿐만이 아니라 너도 싫은데? 왜 넌 안물어봐ㅎㅎ?
"친해지기 싫어?"
"..아니? 그럴리가..ㅎ"
"그럼 됐어, 아무튼 얘한텐 다른 애들처럼 하지말라고."
"아주 지 여친이 따로없어."
"여친이지, 그럼 남친이냐?"
"..병신."
고오맙다. 내가 오늘 여자인걸 처음으로 깨닫게 해줘서. 시발놈아.
나는 그렇게 울며겨자먹기로 겁나 쟈갑게 생긴애가 자신의 이름은 오세훈이라며 선뜻 내민 손을 잡고 악수를 했다.
인사를 악수로 하다니 너도 만만치 않는 지랄견맞구나. 근데 내가 얘랑 악수하는데 반 아이들이 모두 신기한 표정으로 쳐다보는거지?
아, 너희도 지랄견과 악수하는 내가 신기해보이는구나? 나도 내가 신기해.
아무튼 그래도 아직 그 옆에있는 존나 무섭게 생긴 애와 미미쨩과는 친구먹지 않았다.
그것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나는 다시한번 그 곳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을 돌렸다, 돌렸는데?
"자꾸 어디가."
"시발, 좀 놔봐."
"오, 친구 욕 잘하네."
"...아."
본의아니게 욕밍아웃을 해버렸다. 청순한 전학생 컨셉은 이미 어디로 흘러가버린지 오래고 지랄견친구에 욕쟁이라니.
"빨리, 얘네랑도."
"..어?"
"..."
"..."
존나 무서운애랑 눈마주쳤다. 나 떨고있니.
"둘이 뭐하냐, 아이컨택 쩌네."
"..."
"..."
"지금 눈맞은거 아님?"
"헐, 미친."
"..."
"..."
눈맞기는 개뿔시뿔, 어퍼컷으로 눈두덩이 한번 맞아볼래? 결국 내가 먼저 눈을 피해버렸다.
꼴에 자존심이라고 먼저 눈피하기 싫어서 계속 보고있었는데 죽어도 먼저 안피한다. 역시 존나 무서운 놈이었어.
괜히 애꿎은 바닥만 째려보고있는데, 내 앞으로 왠 나이키 실내화가 가까이 다가왔다. 얘네는 왜이렇게 가까이 다가오는걸 좋아하는지 모르겠다.
"잘해보자."
"...응?"
"잘해보자고."
"...어."
잘해보자라니. 이거 내가 초등학교 3학년 때 반 여자애들하고 돌려보던 인터넷 소설 1편 남주 첫대사 삘인데?
무슨말이냐면 그냥 존나 오글거린단 뜻이다.
그 많은 대사 놔두고 잘해보자라니, 하지만 나는 결국 또다시 눈물을 머금고 그 말에 대답할 수 밖에 없었다.
이로써 나는 오늘 친구 4명과 개새끼 4마리를 득했다.
"박찬열, 너는."
"난 별로."
"저새끼 또 지랄이네."
"철벽 좀 작작쳐. 미친놈아. 니가 그러니까 여친이 안생기지."
"니들 알 바냐."
"..."
양 바지주머니에 손을 꽂고 뒤돌아 나가는 모습이 그렇게 처량해보일 수 없었다.
꽤나 반반한 얼굴에 여친이 없다니, 내 옆에선 여친이 없는 이유가 철벽이라 말했지만 나는 왠지 그 이유를 알것도 같았다.
그래, 난 이해할 수있어. 미미누님이 워낙 치명적이어야지. 하지만 그 이유를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해 마음의 병이 크지..?
그래도 그 나이에 오덕후는 좀..세상에 안좋게 비춰질수도 있단다..
왠지 모르게 마음 한쪽이 착잡해지는 기분이었다.
"야, 신경쓰지마. 쟤 여자한테 원래 저래."
"응.."
"왜 그렇게 아련하게 바라보고있어?"
"..응? 아닌데."
"그래? 그럼 말고, 야, 아무튼 넌 친구 하난 잘둔거야. 친구도 만들어주고."
"..."
친구 하난 잘뒀지, 덕분에 힘들게 죽을꺼 훨씬 쉽게 죽을 수 있을것 같으니까 말이야^^!
"나 간다."
"나도."
"가던가."
"..잘가.."
김종인과 오세훈이 자리를 뜨니 그제서야 숨을 돌릴 수 있었다. 일이 점점 꼬여가는 기분이다.
"매점갈래?"
"아니, 아까 갔다왔어."
"아, 왜 나랑 먼저 안가고!"
"..."
너 잠깐 귀 좀 가까이 대볼래? 아, 아니. 귓속말 아니구. 귓방망이 좀 후려치려구ㅎ
"아, 종쳤어. 너 점심시간에 밥 같이 먹을 애 없지? 나랑 가. 꼭 기다려라. 너 없으면 디져."
"시발, 야! 나 친구 있..!"
지 혼자 말하고 지 혼자 가버리는게 어디있어. 이기적인 놈아. 이미 사라진지 오래인 뒷문만 바라보다 터덜터덜 내 자리로 돌아왔다.
자리에 털썩, 앉아 멍하니 한숨을 내쉬다 내 눈 앞에서 휙휙거리는 손에 정신을 차리고 옆을 바라보니.
"뭐하냐."
"어?"
"책꺼내, 이번시간 수학."
"..아, 아. 수학. ..수학?"
"응, 수학."
도경수가 굉장히 이상한 눈빛으로 내 얼굴앞에서 손을 흔들고있었다. 책을 꺼내라는 말에 책상을 뒤지는데 있어야할 수학책이 없었다.
제기랄. 아침에 책상에 가지런히 정리해둔 책들중에 수학이 있었던것 같기도 하고. 첫 날부터 책없는 일지니로 찍히게 생겼네..^^
"없어?"
"..응, 하하. 집에 놓고왔네.."
"병신이네."
"응..병신이ㄴ..뭐라고?"
"뭐가."
"..아, 아니야."
어쩜 그렇게 아무렇지 않게 나한테 병신이라고 할수가 있니, 나 상처바듬ㅠ. 은 무슨. 그냥 좀 놀랐을 뿐.
그래도 뭐라고 하려다 눈빛에 쫄아서 가만히 있었다는건 비밀이다. 또다시 멍하니 빈 책상을 바라보다 앞문을 열고 들어오는 선생님에 좌절했다.
뭐저렇게 무섭게 생겼대, 게다가 손에는 매가 들려있다. 잠시 후 나의 손바닥과 뜨거운 만남을 가질 너란 매..★
이미 멘탈은 반쯤 나가버린지 오래였다. 덩치큰 남자선생님은 교탁에 책을 내려놓기 무섭게 교실을 둘러보며 말했다.
"책 없는 사람 일어나."
"..하."
부자학교라 교과서 값도 비싸서 책을 못샀다고 할까, 전학생이라 아직 책을 못받았다고 거짓말이라도 할까, 아니면 사실대로 집에 놓고왔다고 하고 사랑의 매를 경험해볼까.
별 잡다한 생각이 다 들었다. 의자를 뒤로 뺐다.
좀비처럼 늘어진 몸을 일으키려 하는데, 나는 나의 어깨를 잡고 누르는 도경수에 의해 다시 의자에 앉혀졌다.
도경수는 자신의 책을 나의 책상위로 밀었다. 그러더니 자신의 자리에서 일어난다.
뭐? 일어섰어? 어?!
"야..!"
"앉아있어."
첫편이 첫편치곤 반응 꿀이었네여~
오늘은 머째이 경스~
다들 제 드립을 기대한다고 하셨는데..저 드립못치는거 아시면서..0.<
인물 특성상 욕이 자주 나오는데 욕많은거 거슬리시면..죄송해요..
개인적으로 이 글은 뭔가 술술잘써져서 자꾸 쓰게되는거 같아요ㅋㅋ
그래도 다른거 연재해야져 얼렁 완결내야져
암호닉 신청해주신 분들 다 감사함다~
♥ 디스 이즈 암호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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