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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닉 |
물통 개기일식 종구 반지 쀼쮸쀼 석류 꿈 박망고 마귀 망징어 파닭 딸기 계란라면 앙팡 삼쥐 여세훈 |
수업을 마치고 나란히 선 둘은 말없이 걸었다. 세훈이 지나던 평소의 길과는 다른 낯선 풍경들이 눈에 하나하나 들어왔다. 가로등도 보이고 나무들도 보이고, 생각에 빠져있는 세훈이 낯선 풍경에 익숙해질 때, 때마침 둘은 종인의 집 앞에 도착했다. 아파트였다. 종인이 누른 버튼을 따라 올라간 엘리베이터는 8층에서 멈췄다. 아파트는 익숙하지 않아 어색하게 서 있는 세훈을 부른 종인이 도어락을 눌렀다. 도통 안으로 들어올 생각이 없어 보이는 세훈을 한심하게 본 종인이 세훈을 향해 타박했다. 병신, 갑자기 왜 저래.
문이 열리는 소리에 아들을 보기 위해 버선발로 마중하러 나온 종인의 엄마는 뒤따라 들어온 세훈을 한 번, 종인을 한 번, 각각 번갈아 보더니 이내 웃으며 안으로 안내했다. 머쓱하게 웃고 신발을 벗은 세훈이 언젠가 맡아 본 적 있는 것 같은 향에 코를 킁킁거렸지만, 도저히 기억나지가 않았다. 그런 세훈의 행동을 보던 종인의 엄마는 뒤돌아 과일을 씻기 위해 나섰다.
"문 닫기 전에 빨리 들어와."
"어어, 들어가."
분명히 맡아봤는데. 기억날 듯 말 듯한 향에 인상을 찌푸리고 포기해버린 세훈이 종인을 따라 방 안으로 들어갔다. 어디서 맡아봤더라?
사과 껍질을 깎아내며 접시에 하나하나 담아낸 종인의 엄마가 칼을 헹궈 걸어놓으며 귤을 꺼냈다. 종인이 처음으로 집에 데려온 친구였기 때문에 잘 대접해주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세훈이 정체가 무엇인지 어렴풋이 알 것만 같아 쓴웃음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제 아비가 인간이 아니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고, 그런 아버지를 배려하며 잘 지내고 있었다. 어려서부터 반류 사회라는 것에 대한 기본 상식과 역사를 구구절절 다 들어왔고 큰 거부감은 없었다. 앞으로 결혼할 제 남편에게도 사실을 말해주었지만, 다행히도 남편은 그런 저의 집안을 잘 배려해 줬고 종인이 태어났다. 하루가 다르게 예쁘게 자라는 종인을 흐뭇하게 바라보다 웃어른들로부터 듣게 된 종인의 정체를 알고 저와 제 남편은 그저 종인이 무사히 자라길 기도했었다.
선조 귀환이라는 그 희귀한 개체가 바로 종인이었고 어릴 때부터 온갖 고난을 겪어왔던 터라 애지중지하며 키웠다. 특성상 여자가 아닌 남자와 잠자리를 가질 수 있다는 것도 알았고 마음도 굳게 먹었지만 해맑게 웃는 종인의 얼굴을 보자니 그러한 사실들을 외면하고만 싶어졌다. 애써 그런 생각들은 저리 치우고 종인이 처음 중학교에 입학했을 때, 종인이 집으로 와선 새친구가 생겼다며 웃었다. 아들의 모습이 그저 예뻐 보여 웃어주고 있었건만, 뒤이어 들려오는 늑대 이야기에 한없이 우울해졌다. 그때부터 반쯤 포기했었다. 종인이 인간으로서 제대로 된 삶을 살기는 어렵겠구나.
아직까진 제게 한없이 어려 보이기만 한 아들이 고등학교에 가서도 꾸준히 그 늑대라는 세훈과 붙어 다닌다는 걸 알고 세훈이 집에 놀러 온다면 꼭 잘해주리라 마음먹었었지만, 그래도 막상 이렇게 얼굴을 직접 마주하니 밀려오는 씁쓸함은 어쩔 수 없는 거였다. 힘들게 웃어 보이며 마지막으로 과일들이 접시에 예쁘게 담겼는지 한 번 더 확인한 종인의 엄마가 종인의 방문 손잡이를 돌렸다.
"네가 세훈이구나?"
"네..."
"과일 좀 먹으면서 놀아. 우리 종인이도 잘 부탁해."
네, 어쨌거나 듬직한 목소리를 듣고 그나마 안심한 종인의 엄마가 가볍게 웃으며 방을 나갔다. 그 뒷모습을 바라보며 고개를 까닥인 세훈이 의아한 듯 눈을 게슴츠레 떴다. 그리 즐거워 보이지 않아 보이는 미소가 맘에 걸렸지만 제가 잘못 본 것이라 치부한 세훈이 금방 신경을 껐다.
"...잘생겼네."
문을 닫고 나온 종인의 엄마가처음 본 세훈의 얼굴이 잘생겼다는 것에 심심한 위로를 받으며 웃었다.
이러나저러나 잘생겼다는 건 좋은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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