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닉 |
물통 개기일식 종구 반지 쀼쮸쀼 석류 꿈 박망고 마귀 망징어 파닭 딸기 계란라면 앙팡 삼쥐 여세훈 세종 세종행쇼 약 772 메롱녀
암호닉 여러분들, 그리고 늘 읽어주시는 독자님들 감사드려요!ㅎㅎ 오늘도 역시 글은 난잡합니다... 왜 이렇게 급전개가 되는 것 같죠? 왜죠? 근데 이렇게 안하면 언제 다른멤버들을 만나고 언제 진도가 나가나 싶은게 언제쯤인지 멀기만 하네요 이제 겨우 준면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백현이랑 찬열이가 사이든데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경수도 나와야되고ㅠㅠㅠㅠㅠㅠㅠㅠㅠ큐ㅠㅠㅠㅠㅠㅠㅠㅠ
아, 혹시 제목 뒤에 몇 화인지 붙이는 게 나을까요..? |
서서히 집의 형체가 보이기 시작하자 다급해진 세훈은 한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계속해 준면에게 문자를 넣었다. 제발, 전송 완료되었다는 창이 뜬 액정을 바라보며 어서 빨리 준면이 대답해주길 바랐지만 매몰차게도 준면은 답이 없었다. 힐끗 종인의 눈치를 보며 느릿느릿 걷는 세훈의 얼굴 위로 깊은 수심이 드리웠다.
한편 준면은 제가 다 감당해내지도 못할 짐을 바리바리 싸들고 씨름하는 중이었다. 무거운 짐을 들고 괜히 엄한 곳에 화풀이를 해대며 집 앞에 겨우 도착한 준면은 문 앞에 짐을 내려놓고 심호흡했다. 후, 내가 요즘 힘을 너무 안 썼어. 뻐근한 몸을 풀기 위해 기지개를 피며 고개를 좌우로 움직이며 목을 풀어주던 준면이 행동을 멈추고 눈을 고정시켰다. 저 멀리서부터 보이는 세훈과 어렴풋이 눈이 마주친 것도 같았다.
어떻게든 시간을 끌고 최대한 느리게 걸어도 결국은 집에 도착하게 돼 있었다. 제법 형체를 잡아가는 현관문을 쳐다본 세훈이 옆에 서 있는 큰 그림자에 눈을 게슴츠레 떠 살피기 시작했다. 종인 몰래 킁킁거리며 냄새를 감지해낸 세훈이 준면이라는걸 확인하자 점점 올라가는 입꼬리와 휘어지는 눈꼬리는 어쩔 도리가 없었다. 미친놈을 보는 듯한 표정의 준면의 얼굴 위로 나타났지만, 지금 세훈은 그런 것쯤은 가볍게 웃어넘길 수 있었다. 지금 상황에서 준면은 세훈에게 구세주였다.
안 그래도 좁은 현관에 다 큰 장정 셋이 들어서니 발 디딜 틈도 없어져 세훈은 재빨리 신을 벗고 마루 위로 올라섰다. 세훈을 따라 신을 벗은 종인이 준면을 향해 인사했다. 웃음으로 종인의 인사를 받은 준면이 신발도 다 벗지 않고 무거운 봉지 안을 뒤적거리며 물건을 하나하나 꺼내 정리하기 시작했다. 네 개의 눈이 준면의 손을 향해 모였다.
"아, 집에 먹을거리가 다 떨어져서."
어색하게 웃어 보인 준면이 종인의 뒤에 서 있던 세훈과 시선을 맞교환했다. 아까부터 저를 보며 감격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는 세훈이 미친놈 같았지만 곧 시선을 내리고 마저 하던 짐정리를 계속했다. 봉지에서 하나하나 꺼내 정리하던 준면의 손길이 점점 느려졌다. 3분 요리, 1분 요리, 라면, 과일... 막무가내식으로 집은 것들이 어찌 된 것인지 죄다 인스턴트 식품뿐이었다. 종인은 아무 말 없이 그저 준면의 행동을 쳐다봤지만, 괜히 뜨끔한 두 사람이 허허 웃어 보였다.
"인스턴트 좋아하시나 봐요."
비록 작게 내뱉어진 아무런 악의 없는 종인의 말에 식은땀을 흘렸지만.
딸기 한 접시를 중심으로 빙 둘러앉은 셋은 아무 말이 없었다. 겉보기엔 괜찮아 보였지만 사실 세훈은 아직도 종인의 정체를 짐작하려고 애쓰는 중이었고 준면은 말 없는 둘을 살피며 딸기를 입에 넣고 씹는 중이었으며, 종인은 삐져나오려는 웃음을 참고 있는 중이었다. 사실은 아까 세훈의 집에 들어오면서부터 종인의 눈에는 사람의 모습이 아닌 혼현의 모습이 비치고 있었다. 갑자기 보이는 늑대들에 말이 없던 종인이 이어지는 행동에 속으로 웃음 지었다. 제 옆에 앉아있는 늑대 둘의 털 색깔은 각각 달랐다. 회색깔의 늑대가 세훈이었고, 그보다 조금 짙은 색의 늑대가 준면이라는걸 짐작해낸 종인이 준면이 딸기를 먹는 모습을 보고 결국 입을 열었다.
"딸기 맛있어요?"
종인의 목소리에 열심히 생각하던 세훈도, 딸기를 먹던 준면도 모두 종인을 쳐다봤다. 황당한 표정을 지은 준면이 딸기 하나를 입에 또 가져다 대고 말했다.
"맛있지, 과일인데."
...아, 입맛은 그냥 사람들이랑 똑같은 건가, 뭔가 깨달은 듯한 표정을 짓는 종인을 보고 준면이 종인을 향해 조심스레 물었다. 내가 과일을 잘못 선택했나.
"혹시 딸기 안 좋아하니?"
"그런 게 아니라, 그냥 늑대도 과일을 좋아하나 싶어서요."
종인의 말이 내뱉어짐과 동시에 세훈과 준면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잘못 들었나 싶어 종인을 쳐다봤지만 종인은 아무렇지 않은 표정을 짓고 있을 뿐이었다. 단지 제 머릿속에 있던 말을 그대로 내뱉은 종인이 잠시 후에야 제 실수를 깨닫고 머리를 긁적였다. 언젠가부터 종인은 종종 자신의 눈에 보이는 동물들의 모습이 그 사람들의 정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언제부터였는지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자연스럽게 그 사실을 알게 되어 아무렇지도 않았었다. 왜 사람의 모습으로 다니는지 몰라도 일부러 그러고 다니는 걸 보곤 사정이 있겠지, 싶어 보이는 동물의 모습을 굳이 입 밖에 꺼내지 않았었다. 말실수한 건가?
자신이 지금 무슨 말을 내뱉은 지도 모르고 여전히 천하 태평한 종인에 반해 세훈과 준면은 아직도 딱딱한 표정으로 굳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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