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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병실에 어색한 공기만 흐른다. 성열이 머뭇거리다가 명수가 앉아있는 침대 옆에 앉았다.

 


"크흠-"

 


헛기침도 어색하다. 성열은 슬쩍 명수의 눈치를 보았다. 명수는 말없이 성열을 바라보고 있었다. 성열은 어디서부터 말해야할지 머리가 아팠다.

 


"왜."

"…."

"안왔어, 그동안?"

 


예상치못한 질문에 성열이 멍한 표정으로 명수를 바라보았다. 명수는 씨익 웃으며 말했다.

 


"기다렸잖아."

 


성열은 순간 긴장감이 사르르 녹아내리는 것을 느꼈다. 덩달이 자기 자신 또한.

 


"미안해."

 


무의식적으로 그런 말이 튀어나왔다. 명수가 픽 웃었다.

 


"뭐가 미안해. 널 기억 못하는 건 난데."

"그래도 미안해. 그렇게 화내고 억지 부려서 미안해."

 


성열이 진지한 표정으로 그렇게 말했다. 명수는 약간 당황한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괜찮아."

 


지금만큼은 세상에 두 사람만 남은 느낌이었다. 두 사람 사이에 한동안 정적이 흘렀다. 그리고 그 정적을 먼저 깬 사람은 성열이었다.

 


"넌 기억을 못하겠지만 내가 사실은 너 진짜 많이 좋아했었거든."

"…."

"근데 너는 나랑 다르니까. 내가 솔직하게 말하면 니가 멀어질까봐. 그게 무서워서 말 못했어."

 


명수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하지만 성열은 계속 말을 이어나갔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니가 날 밀어내면. 옆에서 널 지켜줄 사람이 없으니까 그게 걱정되서 말 못했어. 그런데 이제는 남우현이 있으니까…."

"…."

"그러니까 말하는 거야. 니가 싫으면 나도 이제 떨어질게. 니가 그렇게 소중하게 여기던 남우현이 옆에 있으니까 나도 좀 안심이 된다. 사실 나 며칠동안 아무것도 안 하고 누워 있었거든? 그런데 김성규 저 새끼가 찾아온거야. 너랑 남우현이랑 다시 친해졌으니까 가서 방해하라고. 그런데 난 그럴 생각 하나도 없어. 난 그 날 내가 그냥 그렇게 가버려서 니가 신경쓰일까봐 다시 온거야. 나 이제 돌아가면 그냥 예전처럼 밝아질거야. 이제 니 옆에서 알짱거리지도 않을거고 너랑 남우현이랑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게 안보이는데서 응원할게. 그러니까 내가 한 말 너무 신경쓰지 말고. 그렇게 기억하고싶지 않은 거 그냥 다 잊고 행복한 기억만 가지고 살아. 알았지?"

 


그렇게 말하는 성열의 눈가가 촉촉하다. 명수는 머릿속이 복잡했다. 여전히 떠오르지 않는다. 이렇게 기억을 하지 못하는 자기자신이 너무 원망스러웠다. 성열은 말을 마치고는 명수의 옆에서 자고있던 강아지를 쓰다듬었다.

 


"얘 이름도 명수야. 사실 처음 분양받을 때부터 너 주려고 생각했었는데 그게 너무 미뤄졌네. 얘도 많이 컸다. 명수야, 이리와."

 


어느새 잠에서 깬 강아지를 성열이 두손으로 들어올리고는 자기 품에 안았다. 강아지가 성열의 손을 핥았다. 성열은 다시 강아지를 들어 올려 강아지의 눈을 바라보았다. 자기 주인을 알아본듯 강아지도 꼬리를 살살 흔들었다.

 


"명수야, 형 이제 안올거야. 그러니까 너도 여기서 이 형아 말 잘 들으면서 행복하게 살아. 알았지?"

 


그리고 강아지를 다시 명수의 옆에 내려놓았다. 강아지는 명수의 품에 파고들었다. 하지만 명수는 말없이 성열만 쳐다보고 있었다. 성열은 할 말을 다 끝냈다는 듯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멋쩍게 머리를 긁적거리다가 명수에게 말했다.

 


"나 진짜 갈게. 맨날 마음에 담아두던 말 다 해버려서 이제 진짜 시원하다."

 


성열은 명수에게 억지로 웃어보였다. 그리고 천천히 침대를 지나 문앞에서 멈춰섰다. 그래도. 혹시나 잡아주지 않을까 했었는데. 괜한 기대였나보다.

성열이 문고리를 잡고 돌리는 순간, 명수가 급하게 성열을 잡아 세웠다.

 


"잠깐만."

 


성열은 천천히 뒤를 돌아보았다. 명수는 말없이 성열의 눈을 바라보았다. 처음 봤을 때부터 엄청 슬픈 눈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눈으로 자신을 바라볼때마다 명수는 이유없이 마음이 아팠다. 하지만...명수의 머리는 끝까지 성열을 기억하지 못하였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하냐고 자신의 가슴에게 물어봐도 아무 대답이 없다.

 


"잘 가라고..."

"…."

"그리고...미안해."

 


슬픔의 깊이는 잴 수 없다. 그러나 아픔의 정도는 느낄 수 있었다. 성열은 찢어질듯 아픈 가슴을 숨기고 명수의 곁을 떠났다.

 

 

 

 

 

 

 

#27

 

 

 

 

 

우현은 아까 나간 뒤로 밤이 늦었는데 들어오지 않는다. 명수는 우현을 기다리는 것을 포기하고는 이불을 덥고 자리에 누웠다. 1인 병실은 명수에게 너무 외로운 공간이었다. 며칠 전에 할아버지에게서 전화가 왔다. 해외에 중요한 일이 있어서 중간에 귀국할 수 없어 병원에 가지 못할 것 같다는.

명수는 괜찮은 척 연기를 했다. 하지만 괜찮지 않았다. 자신에게 가족이란 그런 존재였다.

가슴이 답답해서 바람이라도 쐬려 자리에서 일어나 병실을 나섰다. 잠자리를 준비하느라 복도는 시끌벅적했다. 명수는 조용한 곳이 어딜까 생각하다가 옥상으로 올라갔다. 맨 끝 층에 다다라 옥상문을 열자 찬바람이 명수의 몸을 휘감았다. 명수는 숨을 한 번 크게 들이마셨다 내뱉고는 문을 닫고 옥상 한켠에 놓여진 의자로 걸어갔다. 그 곳에는 한 남자가 책을 읽고 있었다. 불이 켜져있긴 했지만 그래도 책 읽기에는 어두운 조명이었다. 하지만 명수는 그런 생각을 빨리 지워버렸다. 안 그래도 골치 아픈 일 투성이었다.

의자에 앉아 하늘을 올려다보니 오늘따라 별이 유난히 빛났다. 그러다 문득 보일듯말듯 희미하게 빛나는 별 하나에 시선이 갔다. 그 별을 보자 이유없이 가슴 한 켠이 먹먹해져 왔다.

 


"희미하게 빛나는 별은 그만큼 멀리 있다는 뜻이지."

 


그때, 책을 읽던 남자가 갑자기 그런 말을 하였다. 명수는 그 남자에게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그 남자가 남우현의 아버지라는 것을 그제서야 눈치챘다. 하지만 이상하게 말이 튀어나오지 않았다. 마치 자신이 물건을 훔치다 경찰에게 붙잡힌 범인이 된 느낌이었다. 그 남자는 책에 시선을 고정시킨 채 계속 말을 이어나갔다.

 


"하지만 멀리 있다고 해서 보이지 않는 건 아니야."

 


남자는 말을 마치고는 읽고있던 책을 덮어 옆에 내려놓고 그 위에 쓰고 있던 안경을 벗어 올려놓았다. 명수는 말없이 그 남자를 바라보았다. 남자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너희 아버지가 했던 말이다."

 


명수는 갑자기 시간이 멈추는 것 같았다. '아버지'라는 단어가 이제는 낯설게 느껴졌다.

 


"저렇게 희미하게나마 빛나고 있는 걸 보니 아버지도 니가 많이 보고 싶은가 보구나."

 


그렇게 말하며 남자는 명수에게 고개를 돌려 인자하게 웃어주었다. 명수의 눈에서 눈물이 툭 떨어졌다.

 


"너희 아버지는 정말 좋은 분이셨다. 우리 두 사람을 마치 자신의 가족처럼 대해줬었거든. 힘들 때면 도와주고 기쁠 때는 같이 나누고. 정말 이 사회에서 보기 드문 착한 사람이였지. 하지만 그 착한 사람이 견디기에.."

"…."

"사랑은 너무 힘든 것이었나 보구나."

 


누가 수도꼭지를 튼 듯 명수의 눈에서 눈물이 끊임없이 쏟아져 나왔다. 그 남자는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명수에게 건넸다. 명수는 그것을 받아들었다. 그리고 손에 꽉쥔 그 손수건을 말없이 내려다보았다. 손수건 위에 눈물 방울이 툭툭 떨어졌다.

 


"넌 어렸을 때부터 유난히 밝은 아이였다. 그 밝은 성격때문에 우리 아들이 맨날 널 졸졸 쫓아다녔었지. 그때가 엊그제 같은데 니가 벌써 이렇게 컸구나."

"죄송해요."

 


자신도 모르게 그런 말이 튀어나왔다. 명수는 퍼즐들이 하나하나 맞춰져 가는 것을 느꼈다. 남자는 명수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니가 잘못한 건 하나도 없단다. 그러니 죄송하단 말은 할 필요도 없고. 난 항상 너에게 고마워하고 있었다. 내가 바빠서 챙겨주지 못하는 우리 아들을 마치 동생처럼 챙겨줬잖니. 늘 밝은 성격에 어딜가든 환영받고 친구도 많아서 낯 많이 가리는 우리 아들에게 친구도 만들어 주고. 항상 고맙다고 말하고 싶었다."

"…."

"난 처음부터 널 원망하지 않았다. 항상 널 또 한 명의 아들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거든. 그런 아들이 죄책감을 가지고 그렇게 너 자신을 꼭꼭 숨기는 걸 보고 있자니 내 마음도 아프구나. 그러니 다시 예전의 너로 돌아오거라. 우리 아들도 그걸 원할거야."

 


마침내 머릿속에서 퍼즐이 완성되었다. 명수는 답답했던 가슴이 확 트이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늘 자신을 가두어왔었다. 모든 죄를 자신 스스로 뒤집어 썼었다. 벅차고 나오려는 자신을 다시 가두고 또 가뒀다. 자물쇠로 꼭꼭 잠궈버리고 가짜에게 가면을 씌워 자신인 척 연기를 하게했다. 그러다가 결국 진짜 자신을 잃어버렸다. 기억을 잃고 진짜 소중한 무언가도 잃었다.

 


"고마워요, 아저씨."

 


명수는 눈물을 거칠게 닦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남자는 씨익 웃으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명수는 남자에게 구십도로 인사를 하고는 얼른 옥상을 나섰다. 그리고 뛰었다. 자신이 잃어버린 그 소중한 무언가를 찾으러.

무작정 뛰었다. 명수는 성열이 어디로 갔는지 정확히 알지 못했다. 하지만 뭔가 어렴풋이 알 것도 같았다. 성열은 늘 명수가 찾으면 나올 거리에 있었다. 늘 옆에서 명수를 지켜주었다. 그리고 성열이 쉽게 떠나지 못한다는 걸 명수는 알고 있었다.

8층씩이나 되는 계단을 뛰어내려왔다. 병원을 나서 횡단보도 앞에 섰다. 지금부터 혼자힘으로 성열을 찾아내야 한다. 그런데.

명수는 자신의 몸이 아프다는 걸 잠시 잊고 있었다.

호흡이 가빠졌다. 분명 공기를 들이마쉬고 있는데 폐안으로 들어오지 않는 느낌이었다. 눈 앞이 흐려졌다.

그리고 도움을 청하려 고개를 들었을 때 맞은편에 서 있는 성열을 보았다. 명수는 제자리에 주저앉았다. 두통이 밀려왔다.

신호는 빨간불이었다. 하지만 성열은 명수가 의식을 잃어가는 것을 보고 이성을 잃었다. 자신이 아니면 명수를 구해줄 사람은 없었다. 적어도 지금 이 순간에는.

성열은 제정신이 아니었다. 온 정신이 명수에게 쏠려 있었다. 그리고 성열의 머리는 아니, 가슴은 앞으로 나아가라고 명령하고 있었다. 그리고 성열이 급하게 명수에게 발걸음을 옮기는 순간.

급하게 달려오던 승용차 한대는 급브레이크를 밟았다.

명수의 눈에서 눈물이 쏟아져 나왔다. 성열은 승용차에 부딪혀 힘없이 튕겨져 나갔다.

바닥에 나가떨어진 성열의 눈은 끝까지 명수에게 향해 있었다.

그 순간까지

 


성열은 명수의 곁을 지키고 있었다.

 

 

 

 

 

 

 

 

 

 

 

 

 

 

 

 

 

==========================================

 

 

 

.............성열이 불쌍하다고 독자님들한테 욕먹을 거 가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걍 사라질게요............안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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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우왕! 이에요 어어 어디가시려구요!!성열이 많이 안다치게해주세여ㅠㅠ 명수가 드디어 기억을찾았어요ㅎㅎ 이제둘이 행복해져야하는데!!그쵸?ㅎㅎ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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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헐 저는 이걸 왜 이제 본거죠?ㅠㅠㅠㅜㅠㅠㅠㅠㅠㅠㅠㅜ성열아ㅠㅠㅠㅠㅠㅠ빨리명수랑 행쇼하실게여ㅠㅠㅠㅠ신알신하고가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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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내사랑 울보 동우 선댓!!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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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어머머머 성열아 ㅠㅠ 왜 달리는 차도로 뛰어갔니 ㅠㅠ 설마 또 성열이도 기억잃어버리는거 아니야? ㅜㅜ 걱정되 쥬금 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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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헐감성 이에요 안돼 ㅠㅠ열아 ㅠㅠ 엉엉 우리열이 어떡해 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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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딸기 작가님 저한테 욕먹으실듯성열이 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저 울거에여ㅠㅠㅠㅠ
12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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