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남친이 구여친에게 관심이 생긴다면? 1
그래, 드라마는 항상 서브 남주를 보는 맛에 본다. 어떻게 벤츠남을 두고 여주는 남주에게 사랑에 빠질 수 있지? 현실에서는 안 그럴꺼면서! 상처만 주는 남주한테 절절 매는 건가. 항상 나는 이런 서브 남주에게 빠지게 된다. 요즘 보는 드라마는 특히나 그랬다. 우리 서브 남주 안 빠지는 것 무엇??? 얼굴도 인성도 모자란 것이 없었다. 영앤 리치 앤 핸썸. 그것이 현실에 없어서 문제지. 그 서브 남주는 요즘 잘 나가는 신인 배우 김동현이다. 내가 여주 대신 동현이를 가져 가고 싶지만... 그것 또한 현실에 없어서 문제.... 그래서 그 드라마는 마지막 화를 달리고 있었지만 내일이 바로 개강인지라 나는 차분히 노트북을 끄고 침대로 들어갔다. 마지막으로는 핸드폰 배경화면인 우리의 동현이에게 뽀뽀를 해주는 것으로 말이다.
(여주 핸드폰 배경 속 동현 :)
"야. 김여주."
"예...?"
"워, 미친."
김여주 몰골 왜이래? 라는 동기의 말은 한 귀에서 한 귀로 나가게 된다. 종강할때는 참 짜릿했는데 벌써 개강이라뇨. 나 아직 드라마 마지막 화 못 봤단 말이야.. 집 가서 드라마부터 봐야해... 알바 후 집에서 매일 핸드폰하기 뭐 주로 드라마 보기였지만 나의 페인 생활은 아직 개강에 적응하기 어려웠고 나는 꿀잠으로 전공 세시간을 말아 먹어 버렸다. 너 개총 겸 후배들 신입생 환영회 있는 거 알지? 라는 동기 말에 좆됐네. 라는 생각 뿐 나는 딱히 새겨듣지 않았다. 왜냐면 나중은 미래의 여주가 책임질 거야.
"아, 제발..! 나 가기 좀 그런 거 너도 알잖아."
"그런게 어딨어? 씨씨한건 너탓이야. 여주야."
그래. 내 잘못이다. 정세운의 말이 그렇게 내 마음에 콕콕 박힌다. 그게 임영민 선배가 오빠쯤으로 호칭이 바꼈을 때 였는데 그러니까 우리 과 선배인 임영민과 작년에 사겼었다. 임영민과의 연애는 나름대로 짜릿했다. 한마디로 정의 하자면 나름대로 좋았다는 거다. 임영민은 우리 과에서도 알아 주는 밥 잘 사주는 오빠 그 쯤이였다. 뭐 결국 마지막에는 결국 임영민이나 나나 연락 뜸해지고 서로 헤이해 져서는 헤어졌지만 난 솔직히 임영민 때문에 힘들지는 않았다. 아, 그렇다고 내가 나쁜 여자는 아니다. 임영민도 나 때문에 힘들 스타일은 아니였다. 솔직히 처음에는 임영민이랑 사귀는 게 너무 설레서 잠도 못 자고 그랬다. 지금 생각하면 으웩이지만. 그냥 평범한 이별이였다. 결국에 임영민은 나와 현재 구남친 구여친이지만 쿨내 진동 나는 선 후배 관계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멍석 깔아 주고 아는 척 하라는 건 너무 하잖아. 그것도 같은 테이블에 앉아 주면 어떡해, 세운아!
아 웃고 있지만 사실 내 속은 거지 같다. 아오 스트레스 받아. 집 가서 우리 잘생긴 동현이 봐야 하는데, 내 앞에는 임영민이나 앉아 있으니 정말 불편할 따름이다... 괜히 이 시끄러운 데에 끼고 싶지 않아서 혼자 홀짝이고 있었는데 귀여운 후배가 나에게 말을 걸어 왔다.
"선배님! 혼자만 드시지 말구 저두 한잔 주세요!"
아 이 귀여운 햄스터 같이 생긴 애는 뭐야..! 이러면 내가...
"아, 당근이지!"
당근히 줘야지^^ 이 햄스터 같은 후배는 저도 드려도 될까요...? 라는 말과 함께 나는 잔을 내 밀었다. 당근빠따 오늘은 이 햄스터 같은 후배에게 치얼스... 임영민 때문에 갑갑했던 술자리를 시원하게 샤워 시켜주는 후배였다. 그래서 이름이 뭐야? 김여주 슬슬 자리도 바뀌면서 임영민도 떨어졌다. 싶어 나대기로 마음 먹었다. 후배 이름은 이광현이였고 생각 보다 너무 귀여운 탓에 이 후배 따라 자리를 많이 옮긴 탓에 수 많은 로그인주로 인해 슬슬 내 주량의 막바지에 다다를때 간 테이블에 하필 임영민이 있을게 뭐람. 임영민과 눈이 마주쳤고 나는 이미 취해있었다.
"누구 나 대신 마셔줄 사람? 여주가 소원 들어 주껭!"
그에 동기들은 취했네, 김여주 작작마셔!!!! 라는 소리가 터져 나왔고 나는 괜한 몹쓸 애교를 장전해서 흩 뿌리고 있었다. 그래도 나도 뭐 임영민한테 꽤나 잘 살고 있다. 난 꽤나 인싸다! 라는 걸 알아줬음 했다. 괜히 모를 자부심 때문에 저딴 소리를 했다. 맞다. 내일 후회하겠지만 후회를 하는건 미래의 여주다. 그 때 내 잔에 손을 내민 사람은 세명이였다. 순간 내가 너무 취했나. 생각이 들었는데 아니였다. 분명 한 손은 내가 작년까지만 마르고 닿도록 잡고 뽀뽀했던 손이였고 다른 두손은 익숙하면서도 정말 처음 보는 두 손이였다. 그러자 환호가 터져 나왔고 김여주 인기 많네~ 김여주는 과연 누구에게 잔을 줄 것인가 등 내기를 하기 급급했고 생각 보다 당황한 나는 입술을 뜯다 말고 잔을 냅다 두고 갑자기 식당을 뛰쳐 나와 버렸다. 에휴 김여주 갑자기 정신은 제대로 제 타이밍에 차렸다. 다시 식당으로 들어 가기는 뭐해서 식당 옆 골목에 앉아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미친 척하고 누구에게 잔을 줄 걸 그랬나 라는 생각이 들 때쯤 누군가 내 머리를 톡톡쳐서 고개를 들어보았다. 임영민이였다.
"어..?"
"많이 취했다. 너."
"네..."
"뭐가 네야. 반말만 맨날 썼으면서"
하긴 내가 연애 시작하면서는 임영민을 영민선배, 영민오빠라고도 안불렀으니 임영민은 나한테 그저 영민이였다. 어색하기도 하고 뭐해서 눈을 피해 고개를 또 숙이니 또 머리를 툭툭 쳐댔다.
"아, 뭐..."
"자꾸 일부러 그럴래."
"..."
"나 너가 계속 그러면 질투나. 알았지."
"..."
"여기 짐. 데려다 줄게."
임영민 너는 내가 좋아할 수 밖에 없었다. 자꾸 나 설레게 할래. 나는 짐을 받고 임영민의 옆에서 걷게 되었다. 솔직히 딱히 할 말은 없었다. 다행이도 가까운 내 자취방 덕에 조금만 걸었지만 말이다. 임영민은 내 자취방 앞에서 조심히 들어가. 라는 말과 함께 뒤를 돌았다. 나는 내 머리를 헝클일 수 밖에 없었다. 하나는 이런 상황의 다음 날의 김여주에게, 둘은 내 어깨에서 탁하고 떨어진 임영민의 가디건을 가져다 줄 미래의 김여주에게 말이다. 온 신경이 임영민이라서 이 가디건이 내 어깨에 안착해 있는 지도 몰랐다. 어떡해. 뭐 망했지... 내일의 김여주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