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은 귀찮았다, 며칠 전 부터 저를 쫓아다니는 웬 여학생에 머리가 지끈지끈 아팠다. 따라 오지 마라는 제 말은 어떻게 들은 것인지, 안 보이는 것도 잠시 잠깐이였다. 그래도 부럽다며 씨익 웃어 보이는 태형에 그런 소리 하지 말라고 혀를 찼다. 태형도 당해 봐야 알 것이였다, 얼마나 귀찮은지.
"정국아!"
오늘도 시작이였다, 저를 향해 인사하는 김탄소에 늘 그렇듯 오늘도 무시했다. 귀찮아서.
전전김김! 起
부제 : 정국아, 널 많이 좋아해!
"너는 뭐가 좋아서 얘 따라 다니냐?"
탄소가 건네는 음료수를 받아든 태형이 대충 턱으로 정국을 가리키자 쑥스럽다는 듯 몸을 이리저리 비틀더니 수줍게 웃으며 답했다.
"다…."
수줍은 그 대답에 태형이 토할 것 같다며 정신 차리라며 탄소의 어깨를 두어번 치고는 자리를 빠져 나갔다. 그런 둘의 모습에 낮게 한숨 쉬는 정국이였지만 애써 모른 척 제가 사온 음료수를 건넸다, 정국이 좋아한다는 포카리. 일부러 많이 마시라고 4캔이나 샀다. 연습을 하면 더울테니 말이다. 정국의 것이 4캔이였지 다른 부원들 것도 하면 다 합해 10캔 정도 되었다. 애써 힘들여 사왔다며 투정을 부리자 인상을 찌푸리며 저를 무시하는 정국에 할 말이 없어 그저 웃었다.
![[방탄소년단/전정국/김태형/김석진] 전전김김! 起 | 인스티즈](http://file3.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8/06/20/0/cd9115816d19914c70d997d5281e085c.gif)
"사오라고 한 적도 없는데 니가 사온 거잖아, 저기 두던가 가져가던가 알아서 해."
화 내는 것도 어쩜 멋있냐 정국인, 목구멍 까지 차오른 말이였지만 차마 하지 않았다. 저 말을 했으면 질색하며 저를 수영장에서 내보냈을 정국이였으니. 웃으며 수영장 한 편에 놓인 탁자에 제가 사온 포카리를 올려뒀다. 이 정도의 내조면 다른 수영부 선배들도 정국이 예뻐 하시겠지? 헤실헤실 웃음이 피어올랐다.
"아, 아파요 선배!"
씨, 가쁜 숨을 내쉬며 석진을 째려보자 석진은 저를 내려다 보며 웃었다, 학생회장이 다른 학생 볼이나 꼬집고 이게 뭐람? 학생회장이 잘못 뽑힌 게 틀림 없었다.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며 석진의 볼을 똑같이 잡으려 하자 닿지 않았다, 내 키가 작아서가 아니라 석진이 너무 빨라서다. 눈치만 빤해서는, 속으로 또 생각하며 선배를 실컷 째려봤다.
"너 또 수영부 갔지, 정국인가 뭔 전국인가 보러."
헉, 어떻게 아신거지. 애써 아닌 척 부정하며 머리를 굴렸다. 제가 수영부에 음료수를 사준 것은 학생부 회의를 째고 갔다 온 건데, 나름의 알리바이도 만들었다. 지민에게 아프다며 부탁 했는데..? 데굴데굴 머리를 굴리다 떠올랐다, 제가 음료수를 수영부에 돌린 것을 아는 건 태형, 정국 그리고 지민이였다. 이 자식, 학생부엔 안 돌리냐며 씩씩 거리더니 결국 석진 선배에게 이른 것이다. 너는 죽었다, 치마에 넣어둔 제 핸드폰을 꺼내 들어 지민에게 다급히 문자했다. 이 자식, 가만 안둬.
[박짐, 학생부실로 당장 오래 석진 선배가 ㅜㅜ 얼렁 와... -김탄소]
꽤나 그럴 듯한 소리였다, 지금 시간이 2시 50분 지민은 허겁지겁 내려 올 것이였다. 룰루, 콧노래가 나왔다. 제 예상대로 가쁜 숨을 내쉬며 학생부 문을 열어젖힌 지민에 지민을 힘껏 째려 봤다. 나름의 내물이라고 제가 마이쮸도 줬는데, 제일 아끼는 복숭아 맛이 2개가 남아 고민했지만 기꺼이 하나를 쥐어 줬단 말이다.
"지민은 무슨 일이니? 회의에 좋은 대안이 생각난거야?"
저를 대할 때와 달리 나긋나긋, 에이. 정말 서러워 살겠나. 여기 왕따 있어요, 주동자는 학생회장이구요. 씩씩 거리며 지민을 끌고 학생부실을 도망치듯 나왔다. 제가 버럭 화를 내자 미안하다며 지민은 제가 좋아하는 복숭아맛 쭈쭈바를 사줬다. 시원하니 달다, 문득 아이스크림을 먹던 중 궁금한게 있어 지민을 향해 물었다.
"그래서 그 회의 뭐 했는데?"
쭈쭈바를 입에 물고 대답하는 저에 지민은 더럽다며 인상을 구겼다, 더럽긴. 지는 얼마나 깨끗하다고, 툴툴 거리는 제게 지민은 곧장 대답해줬다. 결국 해줄 거면서. 지민의 말은 대충 그랬다, 학생들이 금연도 하고 규칙도 잘 지킬 수 있는 캠페인을 하면 좋겠는데 어떻게 할지 몰라 다들 고민이였다고. 흐음, 역시 석진 선배였다. 캠페인은 더럽게 좋아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거의 다 녹은 쭈쭈바를 마저 먹었다. 녹아도 맛있냐 어째 이건, 정국이도 먹이고 싶은데. 아까 음료수도 10개나 산 탓에 제 지갑엔 무리였지만 혹시 싶어 다시 지갑은 열었다. 8천 5백원, 제 전 재산이였다. 이 돈으로 2주를 버텨야 했지만 걸어 다니면 되는 것이고 간식은 안 먹으면 그만이다. 생각에 답이 나오자 저는 매점으로 가 제가 먹었던 쭈쭈바를 10개를 계산대에 올렸다. 이거면 울 정국이도 예쁨 받겠지, 룰루 콧노래가 나왔다. 제 지갑엔 비록 1000원 밖에 남지 않았지만 좋았다. 아이스크림이 든 봉지를 들고 허겁지겁 수영장의 문을 열었다, 딱 쉬는 시간이였다. 정국이 앉아 있는 의자의 옆에 조심스레 아이스크림을 올려두고 입을 열었다.
"이거 맛있더라 국아, 너랑 수영부 부원들 먹으라고 사왔어."
아이스크림에 다들 손을 뻗어 가져가기 급급했다, 그에 제가 다 뿌듯했다. 울 국이 더 예뻐 하시겠지? 웃음이 나올 거 같아 뒤로 돌자 제 앞에 서 있던 태형은 가볍게 입으로 아이스크림을 뜯으며 제게 말 했다.
"수업 종 쳤던데, 수업 안 듣냐. 부회장이?"
태형의 말에 제 손목에 시계를 보자 시간이 벌써 3시 10분이였다, 종이 치고도 10분이나 지났다. 허겁지겁 수영장 문을 열어 나가면서도 인사를 잊지는 않았다. '울 정국이 수고해!' 인사를 하고 열심히 달려 교실에 들어 갔지만 이미 선생님이 오신 후였다, 지각 했다는 벌로 저는 화장실 청소를 해야했다. 부회장 체면이 이게 뭐람. 뚤뚤 거리며 대걸레로 바닥을 닦았다, 끝도 없다 이 놈에 화장실은. 겨우 청소를 끝내고 제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았다, 어유 이게 뭐야. 오늘도 오후 연습을 마친 정국을 보러 갈 예정이였는데 제 얼굴이 영 아니였다. 그래도 정국을 포기 할 수는 없다, 대충 땀을 닦아내고 정국이 있을 수영장을 향해 걷고 또 걸었다.
태형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 됐다, 매일 저를 보러 와주는 고마운 사람에게 툴툴 거리고 저를 위해 사온 음식은 먹지도 않고 다 남에게 주거나 버리는 녀석이 뭐가 좋다고 저렇게 올까? 매일 올 때마다 이 많은 수영부원의 간식까지 챙겨가면서. 태형은 탄소가 안쓰러우면서도 정국이 부러웠다, 나는 저런 사람 어디 없나. 탄소가 두고간 포카리를 땄다, 경쾌한 소리에 괜히 흥이났다. 제 목을 넘어 가는 음료수는 매우 시원했다. 크, 그래 바로 이거지. 제 옆에서 같이 포카리를 마시던 호석의 말에 고갤 끄덕였다. 그래 이거지, 그렇게 음료수를 마시고 좀 쉬다 다시 훈련에 박차를 가했다. 뻐근하니 쉬는 시간만 기다리고 있던 제게 쉬는 시간은 또 찾아 왔다, 이제 한숨 자야하나 어쩌냐 싶어 물에서 스물스물 나오자 또 수영장 문을 열고 익숙한 조그마한 인영이 보였다. 뭐를 저리 많이 산 건지 까만 봉지는 불룩했다. 마치 제 집에 자는 형의 배처럼. 내용물이 뭔가 궁금해 하던 찰나 정국의 옆에 놓인 봉지에 수줍게 복숭아맛 쭈쭈바가 제게 인사 했다. 갯수도 딱 수영부원의 것도 산 것이였다, 정국만 챙기면 눈치가 보이니까. 고맙다 말하며 자연스레 입으로 아이스크림을 뜯었다. 꼭 자기 같은 것만 먹어요, 아이스크림을 뜯어며 벽에 걸린 시계를 보자 3시 10분이였다. 종이쳐도 한참 지났는데 얘는 정신도 없나.
"수업 종 쳤던데, 수업 안 듣냐. 부회장이?"
제 말에 손목에 차인 시계를 보고 허겁지겁 수영장을 나가기 시작했다, 어허 저러다 넘어질 건데. 입에 쭈쭈바를 물며 나가는 탄소를 따라 제 시선도 움직였다. 오늘은 인사 안 하고 가려나 문득한 제 생각이 틀렸다는 듯 너는 또 정국에게 인사를 한 채 사라졌다.
"정국아!"
벌컥 열린 수영장 문에 조금 부끄러웠지만 애써 담담한 척 정국을 불렀다, 이게 뭐람. 정국은 없고 다른 수영부원들만 있는 거 아닌가. 쪽팔렸지만 애써 아닌 척 웃으며 조금 만만한 태형에게 말을 걸었다, '야 전정국 어디 갔냐.' 제 물음에 태형은 어깨를 으쓱이며 말 했다.
"송소원인가, 왜 3학년에 양궁부 선배 보러 갔어. 왜."
태형의 말에 인상이 팍 구겨졌다, 꼭 심술이난 어린이 처럼. 뭐 송소원? 저는 한 번도 보러 안 오면서. 뭐 그래도 괜찮아, 오늘 많이 봤잖아. 알겠다며 대충 태형에게 답하고 나가려는데 아까 제가 놔둔 위치에 그대로인 복숭아맛 쭈쭈바에 태형에게 물었다.
"야, 김태형. 누가 안 먹었어? 이거 얼마나 맛있는데!"
제 말에 녀석은 어쩌지 라며 제 뒷 머리를 마구 헤집었다, 이렇게 맛있는 제 아이스크림을 누가 안 먹었다는 거야. 성질나게, 돈이 얼만데. 자그마치 750원이다. 750원.
"전정국."
뭐? 다시 묻는 제게 녀석은 제 뒷 머리를 헝클이며 소리쳤다, '전정국이라니까?' 머리가 뎅 했다. 제가 사온 건 늘 먹던 녀석이 오늘은 먹지도 않고 송소원을 만나러 가다니 이게 무슨 일인지 감이 안 와 대충 태형에게 인사를 하고 수영장을 나왔다. 괜히 기분만 꿀꿀하네, 좋아 오늘은 엽떡 시켜서 드라마 봐야지 라는 생각도 잠시 제게 있는 돈은 천원이 전부였다. 뭐 이리 되는 일이 없냐, 한숨을 푹 쉬며 운동장을 걷던 제 눈에 정국이 들어 왔다.
"정…!"
정국아 하고 부르려던 제 입술을 굳게 닫혔다, 제게는 늘 쌀쌀 맞기만 하면서 소원에게 보이는 저 행복하다는 표정에 머릿 속에 수영장에 주인 없이 홀로 남겨진 제 복숭아맛 아이스크림이 생각났다. 포장지에 맺힌 물기처럼 제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청승 맞게. 소매로 눈가를 벅벅 닦고 뒤로 돌아 후문으로 나갔다. 뭐 소원이랑 사귀는 것도 아니고 괜찮다 라며 맘을 다독이고 거리를 보자 제가 처음 오는 거리였다, 제 머리 속에 떠오르는 단어는 하나였다. 뭐 됐다.
2학년 수영부 전정국 X 정국에게 삽질 중인 김탄소 X 2학년 수영부 김태형 X 학생회장 김석진
안녕하세요,斐 입니다.
여름과 가을의 차이가 끝난 지 하루도 안 돼 새 작품으로 돌아 왔습니다, 여름과 가을의 차이 외전은 아마 내일 오후 중으로 업로드 될 예정입니다.
늦은 감이 있지만 암호닉은 새 외전에서 받으려 합니다, 못난 작품이지만 많은 사랑을 주셔서 감사했고 글을 쓸 용기를 냈습니다.
새로이 시작할 전전김김은 기승전결로 4편에 외전 2편 정도 해 총 6편으로 구성 해 두었습니다, 얼른 여름과 가을의 차이 외전도 끝 마치고 더욱 향상된 글로 돌아 오겠습니다.
태풍의 피해가 있었다고 하는데 다들 괜찮으셨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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