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BGM : marian hill - DOWN 3. 황인준은 아무것도 모른단 표정으로 나에게 붙어오기를 좋아했다. 누나. 이거뭐야. 누나. 이거몰라. 누나. 누나. 누나. 그럴때마다 아이들은 300p짜리 고전소설도 막힘없이 읽어내는애가 뭐가 그렇게 모르는게 많냐고 못마땅해했다. 그러면 황인준은 뻔뻔한 얼굴로 대답했다. 내가 그걸 어떻게해. 나 중국인이야. 옆에서 이동혁은 뒷목을 잡았다. 내가 쟤 국어 2등급 나온걸 봤는데. 아이고. 참고로 이동혁은 국어 턱걸이로 4등급이었다. 아무튼 그렇게 붙어앉은 황인준은 나름의 플라토닉을 자랑하며 어깨를 나란히했다. 틀린 맞춤법을 배울때도 나란히, 티브이를 볼때도 나란히. 은근슬쩍 어깨를 맞부딪혀오는걸 밀어내지 않았다. 걔만큼이나 나도 온기를 사랑했기 때문에. 그러면 황인준은 슬쩍 내 눈치를 보다가 제 고개를 내 어깨에 완전히 기댔다. 결좋은 머리카락이 목덜미를 간질였다. 포슬포슬. 적당한 무게감이 안정적이었다. 황인준은 다른 애들에 비해 유독 다정함을 사랑했다. 간지러운 포옹, 애정을 담은 손길 같이. 그래서 별명이 감성소년이었다. 그 별명으로 부를때면 퍽 기분나빠하나 싶다가도 금새 조용해졌다. 싫지않다는 소리다. 조용히 투덜대며 방으로 사라지는 황인준을 보고있자니 하나 둘씩 어기적 어기적 방 안으로 사라졌다. 티비의 전원을 끄고 자리에서 일어나자 황인준이 고개만 내밀곤 나를 불렀다. “누나. 뭐해. 늦었어.” “아. 이제 자려고.” “빨리 들어와.” 애처럼 보채는 모습에 어이가없어 웃으니 본인도 좋다고 따라 웃는다. 불을 끄고 새카만 어둠을 헤쳐 그 애 앞으로 다가갔다. 언제 누웠는지 이불까지 덮고 나를 바라보는 눈이 묘하게도 생겼다 싶다. “이제 굿나잇 키스.” “이거 해달라고 부른거지.” “당연히.” 조심스레 보드란 뺨에 살짝 입맞추고 떨어지자 뒷목을 잡아오는 손길에 급히 어깨를 붙잡았다. 깜짝 놀란 나를 달래듯 검지로 뒷목을 매만지곤 조심스럽게 입술을 뗐다 붙힌 황인준이 이제 됐다며 돌아누웠다. 그 모습을 등지고 나와 내 방으로 돌아가며 조용히 웃었다. 황인준은 다정함에 약했다. 다정함을 가득 담은 키스는 언제나 걔의 귓바퀴를 붉게 만들었다. 4. “너무 가까워.” “너무 붙어있어.” “누나 걔랑 뭐했어?” 나재민은 질투가 심했다. 정말 엄청나게. 나랑만 있자의 질투는 아니었다. 오히려 함께 하는 생활이 엄격한 공산주의 체재이기를 바라는것 같았다. 그래도 비쭉비쭉 올라오는 본능은 어쩔수 없는것인지 가끔가다 귀여운척 입술을 쭉 내밀며 저런 말을 속삭여올때가 있다. 그건 백이면 백 나 달래줘 하는 몸짓인데 영악하게 읽어놓고도 모른척 할수가 없게 만든다. 본인이 아직도 천사 소리를 듣고다니던 16살인줄 아는지 그 커다란 몸집으로 나를 뭉갤때마다 난감한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가끔은 그 질투심을 은근하게 표현해오기도 했는데-말이 아닌 몸으로-어떻게냐면... 내 허리에 팔을 감는 손길에 나재민의 눈썹이 움찔 하는게 십리밖에서도 보였다. 분명 저도 봤을텐데 아랑곳않고 티비에 시선을 고정한게 이민형도 대단하다, 싶었다. 그렇게 몇분이 지나고 방금 전 일은 내 기억에서 까맣게 잊혀질때쯤 중심이 왼쪽으로 기우는게 느껴졌다. 본능적으로 오른쪽을 보니 어이없는 웃음을 짓고있는 이민형이 보였고, 왼쪽을 보면.. 역시 나재민. 어깨를 한번 으쓱하더니 그대로 내 허리에 제 팔을 두르다못해 품에 가둬버린다. 어깨로 느껴지는 무게에 조금이라도 편하자 싶어 기대려고 하니 그것도 못하게한다. 대신 제 입술을 내 귀에 바짝 붙이는데.. 귀 끝으로 느껴지는 더운 숨에 어깨가 절로 들썩였다. 누나. ..말하지마. 왜요. .. 왜 하지마? 하지말랬다.. 그니까 왜. 그냥 하지, 아으. 귀엽긴. 그리고 귓바퀴에 축축한 느낌과 고통이 동시에 느껴진건 순간이었다. “아,” “그니까 내가 너무 붙어있지 말랬잖아.” 제 입술을 혀를 내어 훑은 나재민이 씨익 웃었다. 고개를 돌려 이민형을 쳐다봤다. 어깨를 으쓱한다. 그냥 온 몸에 힘을 풀고 생각하기를 포기했다. 여기는 또라이들밖에 없어. 그 말에 나재민은 좋다고 웃었다. 누나를 좋아하면 또라이가 될 수밖에 없어. 부러 대답하진 않았다. 이번에는 긴장감 가득한 텐션보다는 조금 루즈하고 귀여운 이야기로 꾸며봤어요! 이 글은 길게 끌고갈 생각이 없던 글이라 다음편이 아마 마지막이겠네요!:)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 암호닉 ♥ [기억조작남] [나정] [난아] [달다리] [도라엠엉아] [돌하르방] [딸랑이] [또잉] [또라에몽] [러블] [리디] [마꿀잉] [뮨모] [베리] [비회원] [뾰로롱] [살구] [아디오스] [야다] [영] [유달] [윱] [ㅇㅇㅈ] [죽살이] [쟂니눈누] [참새쨍] [토끼또잉이] [하라하라] [호앙] [햇쨘하루] [DEL] +) 초록글 감사합니다❣️ 그리고 올리는거 깜빡했는데 이전 글과 전전글도 초록글에 올랐었네요!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