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후 난 땀이 제 몸을 끈적이게 했다, 곧 먼지가 붙어도 이상 할 거 하나 없는 몸에 운동장 한 편에 앉아 숨을 골랐다.
넘실넘실 불어 오는 바람이 꼭 그 날의 너를 떠 올리게 해 아무 것도 모르겠다는 듯 눈을 꼭 감았다.
햄버거만 먹으면 될 것이지 왜 괜히 그런 말을 해서는, 나중에 답 해도 좋다는 니 말에 고갤 끄덕이고 집에 와 한참을 생객했다.
너는 왜 나를 그렇게 생각할까, 제가 정국을 좋아하는 것과 같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답은 떠오르지 않았다.
괜히 머리 복잡해지게, 멍하니 침대에 누워 저는 태형에 대해 깊게 고민하다 정국을 떠올렸다. 너는 내가, 태형일 만나도.
괜찮을까, 뭐 헛된 내 상상이겠지만. 너를 포기한다고 무조건 행복해지지는 않지만 지금보다 더 불행 해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게 태형이 고백으로 인해 생각에 빠진 내가 내린 결론이였다, 태형에게 뭐라 답 할지는 생각 하지 못 했지만 어떤 내 답이든 웃어 줄 너임을 알기에.
저는 걱정 하지 않는다.
"탄소야."
제 볼 가까이 닿는 차가움에 인상을 찌푸리는 것도 잠시, 결국 또 너다. 제 곁에 있을 사람은.
전전김김! 한 걸음
부제 : 과거와 현재 그리고 선택
수영부 내에서도 조촐한 파티를 했다, 제가 탄소와 했던 거 처럼. 모두들 제게 축하한다고 인사 하기에 바빴고 그에 저도 바빴다.
고맙다며 남들이 그랬듯 저도 입 발린 말 몇 번으로 인사를 했다, 제 앞에 가득 놓인 치킨에 피자. 남들은 왜 먹지 않냐며 저를 재촉했지만.
저는 그럴 기분이 아니였다, 얼른 널 보고 니 마음은 어떠냐고 묻고 마주 앉아 계속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데 고작 이런 치킨이 넘어가겠냐만.
애써 그런 말은 접어두고 치킨다리를 들어 한 입 먹었다, 제 사촌 누나는 제게 그랬지. 맛있는 걸 먹고 나누고 싶은 사람이 떠오른다면 그건 그 사람을,
사랑하는 거라고. 저도 모르게 떠오른 니 생각에 입에서 작은 웃음이 세어 나왔다.
"전정국!"
제 조촐한 파티가 맘에 들지 않은 건지, 아님 그냥 타이밍이 그런건지. 소원이 수영부를 또 찾아왔다, 지긋지긋한 여자. 대충 던져졌던 제 시선을 거둬 알람이 가득한
제 핸드폰을 바라봤다. 몇 개는 전부 대회에서 친해진 남준의 연락이였다, 뭐 시시콜콜한 이야기였기에 가볍게 슬라이드 해 넘겼다.
그렇게 남준의 연락을 넘기고 넘겨도 남아 있는 알람에 끝까지 내려오자 선명히 세겨진 니 이름에 놀라 제가 먹고 있던 치킨을 떨어 뜨렸다.
-김탄소치
킨을 흘린 저에 아깝다며 제게 핀잔을 주는 호석과 몇 몇 부원들의 목소리가 들려 왔지만 그건 제게 중요 하지 않았다.
허겁지겁 자리에서 일어나 제 손에 묻은 기름을 바지에 닦고 제 짐을 챙겨 수영부를 나갔다, 제 뒷통수로 치킨이 아깝다며 화내는 호석의 목소리가 들렸지만.
대충 모른 척 니가 있을 운동장을 향해 달리고 또 달렸다, 오늘이면 그래 오늘이면 우리는.
태형의 우승 축하를 위해 열린 파티였다, 훈훈히 오가는 말들 속 저는 네게 훈훈한 말을 건넬 수 없었다. 제가 꿈꿔 오던 대회 그리고
제가 생각해 오던 사람, 이제는 전부 네 것이 아닌가. 누구보다 친했는데, 헛 웃음이 흘러 나왔다. 과거형이다, 친했는데. 항상 제게 너는 하나 뿐인 친구였다.
저를 위해 기꺼이 네 것을 내어주던. 남들은 다 그러지 말라며 말렸지만 너는 친구 사이에 그런 것은 필요 하지 않다며 나를 먼저 생각했다.
제게 기꺼이 네 것을 내어주던 넌 왜, 이제 기꺼이 제 것을 가져 가는지 알 수 없었다. 제가 받기만 하는 게 문제라면 이제까지 받은 모두를 돌려 주겠다 말 하고 싶었다.
"정국아, 그래서 내가 있잖아. 응?"
조잘조잘, 제 옆에 앉아 쉴 틈 없이 입을 놀리는 소원에 짜증이 차 올랐다. 뭐 그리 잘나 떠드는지. 대충 조용히 하라며 눈치를 줬다.
하여튼 눈치 없는 여자, 솔직히 저도 놀랐다 어느 새 전교에는 저와 소원이 사귀는 사이라며 소문이 나있었다. 뭐 그리 기분이 나쁘지도
좋지도 않아 대충 내버려뒀다. 뜬 구름 같은 소문이니까, 소원도 너와 같이 저를 쫓아 다니던 사람 중 하나였다. 늘 제 곁에 있던 너와 달리 재밌었다,
제 의견도 당당히 밝히는 거 같고 마냥 귀엽기만 한 너와 달리 깊이 있는 사람이라 생각 했다. 그에 몇 번 만났고 같이 데이트 아닌 데이트를 즐겼다.
어차피 내게 너는 친구였다, 그냥 친구. 태형과 제 사이 같은 그런 친구, 친구니까 그리 신경 쓰고 마음 주지 않아도 괜찮다 생각했다. 너는 내 곁을 지킬테니까.
그런 제 안일한 생각이 화근이였겠지, 너는 어느 새 제가 아니 태형과 친해져 있었다. 뭐 그런 것도 얼마 안 가면 끝일거라 생각하고 생각했다.
그래서 니가 부탁 했을 땐 한 번도 들어주지 않던 부탁도 들어 주었다, 경기 티켓을 구해 달라는 말. 니가 이야기 했을 땐 해주기 죽어도 싫던 게 왜 그리 남에겐 쉽게 가능한지.
저도 웃겼다, 니 말엔 다 싫다면서 결국 똑같은 내용의 말은 들어 주는 제가 많이 웃겼다. 그렇게 대회가 끝나고 대충 시간이 흘렀을까,
너와 태형이 사이엔 묘한 기류가 흘렀다. 호석이 말한 그런 기류, 곧 사귄다 해도 괜찮을 그런 묘한 기류. 뛰쳐 나간 너에 호석은 입을 열었다.
탄소랑 데이트 하는 거 같던데, 무심하고 건조한 말에 저는 제 손에 쥐어진 콜라 캔을 구겼다. 구겨진 캔처럼 제 기분도 구겨져 버렸다.
허겁지겁 뛰쳐 나온 운동장 한 켠 니가 앉아 있었다, 제가 마시기 위해 챙겼던 포카리를 니 볼에 가볍게 가져갔다. 차가운지 인상을 구긴 것도 잠시 너는 절 보고 웃었다.
대충 니 옆에 걸터 앉아 포카리를 다 네게 건넸다, 목이 말랐는지 벌컥 벌컥 마시는 너에 웃으며 널 바라봤다. 애도 아니고 다 흘리긴.
턱을 따라 흐르는 포카리에 제 옷 소매로 닦았다, 저도 놀란 제 행동이였다. 내가 미친 건가, 자연스레 나간 제 손에 머쓱해 하며 손을 내렸다.
그런 저를 안 건지 너는 웃으며 저를 바라봤다, 저 사람 넋 나가하는 웃음. 대충 얼버무리며 제 발 앞 버려진 쓰레기를 쳐다봤다.
"태형아, 니가 이야기 한 거."
멈춰진 니 말에 괜히 자연스레 삼켜지지 못 한 침에 부자연스럽게 침을 삼켰다, 니가 눈치 챘으면 어떡하지 고민하며 겨우 니 눈을 바라봤다.
별을 담은 것도 아닌데 어쩜 저리 예쁜지. 조심스레 제게 눈을 마주하는 너에 니 손을 잡았다, 또 나온 제 돌발 행동에 저도 놀라 손을 놓으려 하자 이젠
니가 내 손을 잡아왔다.
"우리 사귀자."
제가 말 하고도 부끄러운지 갑자기 마주한 시선을 피하는 너에 저도 모르게 손을 뻗어 네 고갤 들게 했다, '피하기 싫어, 우리 마주친 눈 말이야.' 제 말에 부끄럽다는 듯
손을 꼼지락 거리는 너에 저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 나왔다. 이게 사랑인가. 어린 제가 이렇게 사랑을 운운 하는 것을 듣는다면 제 사촌 누난 혀를 끌끌 찰테지만
지금 이것은 사랑이다. 좀 있으면 학교도 마칠 것이다, 아무래도 오늘은 꼭 데이트를 해야 할 것이다, 우리의 첫 데이트를 말이다.
태형과의 데이트는 쑥스러웠다, 남들 다 하듯 영화 보고 밥 먹고 제가 좋아하는 인형을 뽑아 주겠다는 태형에 뽑기방에 갔다. 남들 다하는 건데 뭐 그리
부끄러웠는지. 늘 그랬듯 오늘도 태형을 저를 바래다 주었다. 평소와 다른 게 있다면 지금도 태형과 전화 하고 있다는 것 쯤?
'아, 어 맞아. 근데 그 너의 결혼식인가 그거 재밌다던데.'
영화를 보고 나온지 얼마 안 되서도 저와 태형은 영화 이야기였다, 다음에 또 영화를 보자며 호석이 재밌는 영화를 추천 해주었다며
제게 이야기 하는 태형의 목소리에 잠겨 고갤 끄덕였다. 어쩜 태형인 목소리도 좋냐, 막상 태형 앞에서 하지 못 할 소리였지만 저 홀로니 술술 나오는 말이였다.
스피커 폰으로 전환하고 태형과 찍은 사진을 봤다, 같이 본 영화 티켓. 인상을 찌푸린 태형이, 무엇이 그리 재밌는지 입이 네모가 되어 웃는 태형이.
오늘 하루 함께 했다고 제 갤러리엔 온통 태형의 사진이였다, 같이 먹은 밥. 저랑 함께 찍은 셀카. 괜히 부끄러워져 허겁지겁 제 갤러리 나왔다.
"으응, 알겠어."
얼른 씻고 연락 하겠다는 태형에 알겠다며 전화를 끊고 고민했다, 올릴까 말까 고민 하면서도 어느 새 저는 태형과 제 사진을 편집 하기에 급했다.
![[방탄소년단/전정국/김태형/김석진] 전전김김! 한 걸음 | 인스티즈](http://file3.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8/02/27/20/8a6ed021980c757422f3c20a69d874b3.gif)
인형 뽑고 신나 태형이랑 오늘의 데이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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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l_lol9님이 태그 하였습니다.
씻고 나온 제 핸드폰에 뭐가 이리 많은지, 대충 보자 저와 오늘 있던 일을 올린 너에 저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잘자, 내 사랑.
첫 외전이다 보니 가볍게 온다는 게 정말 가벼워졌습니다, 마음에 드셨기를 바라며 다들 좋은 밤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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