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백현] 우리가 사랑 할 수 있을까 01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d/6/1/d6141b2ca943df30abcc09f878d2a1ac.gif)
도망치듯 떠나며 다시 돌아오지 않으리라 생각했던 한국은 생각보다 따뜻했다.
그동안 타지생활이 불편하다는 생각이 조금도 들지 않았을만큼 애국심이 넘치는 편도 아니였지만 모국이라는 점은 변함이 없는지 왠지 안심되고 긴장이 풀리는 느낌이 드는것 같기도 했다.
"징어야! 여기여기!"
아련함도 잠시 늘 들어오던'오상' 이아닌 내 이름을 정확하게 불러주는 목소리에 두리번 거리니 반가운 얼굴을 한 경리가 보여 웃음이 나왔다.
"바쁘다더니. 카톡도 답장없길래 그냥 가려고 했는데"
"어휴 말도마, 신곡 때문에 정신없지 뭐. 그래도 우리 이쁜 조카가 오는데 어떻게 안나와. 그치 하늘아. 이놈자식 얼굴 안본지 몇주나 됬다고 낮가리네. 이모 섭섭하게 이럴꺼야?"
경리의 마지막 말에 내 뒤에서 자켓 끝자락을 잡고 빼꼼 거리던 하늘이가 쭈삣쭈삣하더니 이내 쭈그리고 앉아 양팔을 벌리고 기다리는 경리의 품으로 달려간다.
"우리 하늘이 잘지냈어? 그동안 이모 안 보고 싶었어? 어떻게 전화 한통 안 할수가 있어"
"이모 맨날 바쁘니까 그랬지~ 그래서 이렇게 하늘이가 보러왔잖아! 오늘 일부러 이모가 사준 옷 입고왔어"
"오구오구 그랬어~ 어디봐봐! 이야 역시 우리 하늘이가 제일 멋져! 꼭 나중에 이모한테 장가와야돼~"
"..아들 키워봐야 소용없어.... 오하늘 너 아유미쨩이랑 결혼한다며. 아유미쨩한테 반지주고 온건 벌써 잊어버린거야?"
"아 엄마 그걸 말하면 어떻게해!"
공항 한복판에서 때아닌 상봉을 하는 경리와 하나밖에 없는 내 아들, 하늘이를 보며 왠지 모를 질투심에 훼방을 놓자 경리 품에 안겨 떨어질 줄 모르던 아들이 가자미 눈을하고 툴툴거린다.
그 모습이 귀엽다며 호탕하게 웃던 경리가 하늘이를 안아들고 앞장서기 시작했다.
"그나저나 안 온다더니 어떻게 마음이 바뀐거야?"
"안 한다 못 한다 해도 어디 내가 선택권이 있나. 그저 가라면 가고 오라면 와야지. 그리고... 나도 점점 바빠지는데 자꾸 하늘이 혼자 두는 것도 마음에 걸리고... 너도 바쁘지만 그래도 아는 사람있는 한국이 낫겠다 싶어서"
"그래 잘 생각했어. 그리고 그만한 보수 받기가 어디 쉽니? 앞으로 하늘이 크면 돈도 더많이 들텐데 열심히 뼈 빠지게 벌어야지! 그치 하늘아~"
"아 이모 간지러워~"
진지한 이야기도 잠시 이내 쪽쪽거리며 애정행각을 펼치는 둘을 보며 픽 웃음이 났다.
위염이라고 생각하고 들린 병원에서 임신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들었던 생각은 '지워야겠다'였다.
하지만 초음파로 심장소리를 듣고 아직 형성되지도 않은 아기였지만 사진을 보니 포기 할 수 없었다.
병원에서 나오자마자 학교며 집이며 내 흔적을 지웠고 무작정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하지만 연고도 없는 곳에서 임신한 몸으로 생활하는 것은 결코 쉬운일이 아니였다. 하루에도 몇번씩 포기하고 싶고 죽고싶다는 생각도 여러번했지만 그럴때마다 강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혼자 있었다면 절대로 해내지 못했을 일이였지만 하늘이가 있었기 때문에 이를 악물고 버텼다.
다행히 일본어도 공부도 좋아했기 때문에 만족할만한 점수를 받아 국립대학으로 진학할 수 있었고 하늘이도 건강하게 세상으로 나올 수 있었다.
경리는 대학에서 만난 유일한 한국인이였다. 숨어야겠다는 생각으로 떠난 일본이였기 때문에 도심에서는 떨어진 곳으로 원서를 넣었고 그러다보니 유학생을 많이 뽑는 편이 아니였다.
다행히도 내가 입학 하던 해에 유학생 2명이 뽑혔고 그게 나와 경리였다. 워낙 털털한 성격이기도 하고 또 같이 있는 시간이 많다보니 자연스럽게 친해질 수 있었다.
힘들었던 나에게 손 내밀어준 친구였기 때문에 나에 대한 모든것을 알고있는 유일한 친구가 되기도 했다.
그런 경리는 나 뿐만 아니라 하늘이도 살뜰히 챙겨주었다. 도도한 외모 탓에 아이에는 관심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햇던것과 달리 한국에서 나이차이가 많이나는 막둥이 동생을 자신이 키웠다며 나보다 더 능숙하게 하늘이를 돌봤다.
그중에서도 특히 고마웠던건 하늘이의 아빠가 누구인지 무슨 사정이있었는지 내가 말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물어보지도 궁금해 하지도 않았다.
그런 경리의 문제점아닌 문제점이라면.... 일본어를 동방신기 때문에 공부한 모태레알수니라는 점이였다.
처음에 동방신기를 좋아한다던 경리의 말에 같은 소속사 후배인 백현이 생각나 흠칫 놀랐었다. 그리고 한번은 우리집에 저녁을 먹으러 왔다가 보여주고 싶은 것이있다며 꺼내든것이 있었는데, 바로 소속사 가수들이 함께 공연한 콘서트 영상이였다.
그동안 한국에 대한 소식은 전혀 접하지 않았기 때문에 헤어진 후 백현이 어떻게 되었는지 전혀 알지 못했던 나는 영상속에서 전보다 더 멋있는 얼굴을 하고 웃고 있는 그를 보게 되었다.
"근데 너 진짜 아이돌 하나도 몰라? 학교 다닐 때 뭐했어??"
"...별로... 관심없었어... 근데 쟤는 누구야...?"
"헐? 너 진짜 재미없게 살았구나. 엑소라고 요즘 제일 핫한 애들이야. 밀리언 달성했다고 기사도 엄청 나왔었는데"
경리가 돌아간 후 나는 일본에 온 후 처음으로 한국사이트에 들어가 검색을 했다.
내가 한국에 있을때 인기몰이를 시작하던 엑소는 한국은 물론 아시아를 넘어 유럽,남미 등등 세계곳곳에서 사랑받는 그룹이 되어있었다.
밀리언 달성은 물론 각종 차트와 시상식에서 상을 휩쓸었고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국민아이돌이 되었다.
그날 이후 경리는 내가 엑소가 마음에 들었다고 생각했는지 가끔씩 우리집에 디비디를 들고와 혼자만의 콘서트를 열고는 했다. 덕분에 간간히 그의 소식을 접할 수 있었다.
이제는 더 이상 영상 속에 그를 볼때 보고싶다거나 좋아한다거나 아님 나를 버리고 갔다는 미운 감정 따위는 느껴지지 않았다.
하루 하루 커가는 하늘이와 함께 나와 경리도 졸업을 했다. 경리는 한국으로 돌아가 하고 싶어했던 엔터테인먼트 회사에 취직했고 나는 일본에서 그대로 취직했다.
그리고 백현은 26살이 되는 해에 군대에 입대했다. 또래의 남자들과 비교했을 때 이른편은 아니였지만 연예인으로서는 드물었기 때문에 덕분인지 엑소 뿐만 아니라 백현의 이미지도 한층 더 좋아졌다.
그동안 다른 멤버들은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가수 활동뿐 아니라 연기,뮤지컬,DJ,예능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었고 백현 또한 제대 후 인기를 누리며 각종 영화나 드라마 뮤지컬등에서 활약했다.
그리고 몇달전 나는 한국지사로 발령을 받게 되었다. 나를 보내주고 싶지 않지만 위에서 내려온 사항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하는 부장님에게 그럼 보내지 말아달라고 속으로 수백번 외쳤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선택은 없었다.
사실 조건도 굉장히 좋은 편이였기 때문에 앞으로 하늘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잘 된일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간단하게 생각하고 한국에 온 것 부터가 잘못이였을까
한국에서 두 다리만 건너면 아는 사람이라는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몇년간 나를 바꿔가며 지켜온 소중한 비밀이자 보물을 하루만에 들킬 위기에 처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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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에서 댓글달아주신 독자님들 모두모두 감사드려요 ㅠㅠㅠㅠㅠ
부족하지만 열심히 쓰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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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분 왜 일본에서 미모 원탑으로 자주 거론되는지 알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