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ll Be A Virgin, I'll Be A Mountain - Maximilian Hecker
(내 시점)
그와의 이별로 인해 갈라졌던 마음은 다시 그가 자리 잡으면서 견고해졌다. 그렇게 한달도 채 남지 않은 시간을 한시도 떨어지지 않고 그와 보냈다. 나는 시계를 보지 않았다. 달력도 다 찢어 휴지통에 구겨 넣었다. 그도 마찬가지로 시계를 보지 않았다. 우리는 시간에 묶여있지 않은 그 상태 그대로 그 한달동안 누구보다 행복했고, 누구보다 단단하게 서로에게 묶여있었다. 가끔 아파서 끙긍 앓기도 했지만 그럴때면 그의 포옹 한번으로 진정이 되었다. 하지만 잔인한 현실은 하루하루 암세포에게 잡아먹히고 내몸은 말라간다는 것.
나는 그렇게 죽어가고 있었다.
(국대시점)
1. 박주영
오늘따라 날씨가 참 좋았다. 쨍쨍한 햇살에 눈이 부셔 미간을 찡그리며 일어나 커튼을 촥 펼치자 눈앞에 파란 하늘이 한 폭의 그림마냥 떠있었고, 그 애는 뼈마디만 남은 앙상한 손으로 눈을 부비며 몸을 일으켰다. 이제는 머리카락도, 그녀의 몸짓에도 힘이 없다. 하지만 그 누구보다 예뻤다. 나에겐. 작은 어깨가 내 품속에 들어와 파고들었다. 조심스레 감싸 안아주자 헤실헤실 웃는다.
"…잘 잤어?"
"응 오빤?"
"나도…"
"오늘 날씨 정말 좋다-"
"그러게. 나갈까?"
"아니-. 오늘은 집에서 놀자."
그 애가 웃고있을땐 전혀 아픈것 같지 않았다. 나도 모르게 웃음이 튀어나왔고 우린 그렇게 촉촉한 밤하늘을 바라보며 하루를 보냈다. 보고싶은 영화가 뭐 이리 많은건지, 왜 죄다 슬픈 영화인지. 보고싶은 영화를 세편이나 봤더니 눈이 침침하다. 하도 울어대서 서로 퉁퉁 부은 눈을 보며 손가락질하며 웃애대다 그에가 크게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당황스런 마음에 그애를 끌어안고 진정시켰다. 곧 품속에서 힘없는 숨을 뱉어대며 잠이 든 그애를 침대에 눕히고 마주보고 누워 잠에 들었다.
"…오빠 자?"
"어…? 아니 아직."
"…사랑해."
"나도…나도 사랑해"
울적한 마음에 잠에서 깨 숨을 들이키는데 그애가 깨어서는 뜬금없이 사랑한다는 말. 그애의 힘없는 어투가 왠지 불길했다. 애써 외면하고 품에 끌어안고 다시 잠에 들었다. 그리고 아침이 밝았고, 오늘도 역시 날씨는 화창한것 같다. 어제와 같이 눈이 부셔 일어난걸 보면. 커튼을 펼치고 뒤를 도는데 그 애가 반응이 없다. 불안한 마음에 어깨를 조심스레 흔들어 보는데 작은 숨소리마저 들리질 않는다. 아무리 흔들어 깨워도, 그애는 반응이 없다. 가슴팍에 귀를 기울여 보는데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현실을 부정하려 애썼지만 더이상 그 애는 숨을 쉬지 않았다. 나는 그 애와 마주눕는다. 역겹도록 화창한 햇살을 받으며, 우리는 마지막 인사를 하고 있었다.
2. 홍정호
울적한 마음에 새벽에 잠에서 깨었다. 눈을 더보니 그 애는 내 품속에서 새근새근 작은 숨소리를 내며 잠에 들어 있었다. 다행이다…. 한달이 다가오는 기분에 불안한 마음이 들어 종종 잠에서 깨곤 한다. 그애의 작은 손을 잡아 입술에 살며시 가져다 대는데 그 기척에 깨어서는 나를 올려다 본다. 그리고는 베시시 미소를 지으며 내 품속에 들어와선 얼굴을 묻어버린다.
"…얼굴 좀 보여줘"
"으응-. 나 부었어"
"예뻐…"
"거짓말"
"진짠데…"
흐흐 웃으며 얼굴을 슬쩍 내미는 그 애. 살며시 입술에 키스를 하니 곧 지긋이 눈을 감고는 내 목을 껴안는다. 허리를 살며시 감아 부드럽게 키스를 나눈 우리는 결국 잠에서 깨어선 멍한 표정으로 나란히 소파에 앉았다. 텔레비전을 틀어 이곳저곳 채널을 돌리는데 밤이라 그런지 온통 민망한 장면에 둘 다 얼굴을 붉히며 흐흐 웃어 넘긴다. 내 허리를 꼭 끌어안고 어깨에 기대어선 붉어진 얼굴을 애써 감추더니 텔레비전을 툭 꺼버리곤 바짝 마른 손가락을 뻗어 내 눈, 코, 입에 흐르듯 가져다 댄다.
"…자세히 보니까 더 잘생겼네"
"이제 알았냐…"
"오빠도 나 잊으면 안돼"
"…무슨 그런 소릴 해…"
"…사랑해"
"…"
"…나 안사랑해?"
"…나도 사랑해"
슬픈 소릴 해대는 그 애의 모습을 보니 가슴이 아프다. 어쩌다 이렇게 된건지, 이럴줄 알았으면 꼭 건강검진 챙겨주기라도 할껄, 이제서야 그 애에게 못해준 것들이 잔뜩 생각나 코끝이 찡해진다. 애써 눈물을 삼키며 내 어깨에 기대 힘없이 숨소리를 뱉는 그애를 안아 침대에 살며시 눕힌 뒤 이불을 조심스레 덥어주곤 팔배게를 해주자 곧 내 허리를 감싸 꼭 끌어안는다. …내가 과연 이 애가 없이도 행복할 수 있을까.
그렇게 잠이 들었다. 아침엔 귀가 아프도록 울리는 알람과 함께 눈을 떴다. 그 애의 이마와 눈, 코, 입술에 가볍게 뽀뽀를 해주는데 내 허리를 감싼 손이 힘없이 툭, 떨어져 버린다. 불길한 기분에 그애를 조심스레 흔들어 깨워도 감은 눈을 뜨질 않는다. 그제서야 어젯밤 삼켰던 눈물이 터져나오며 응급차를 불러 병원에 데려갔다. 아무리 애를써도 그 애는 눈을 뜨지 않았고, 나는 눈물이 멈추질 않았다.
3. 김영권
햇살이 드리운 침대위에서 살며시 잠에서 깨 내게 장난스레 얼굴을 콕콕 찌르며 킥킥대는 그 애. 그렇게 우리는 아침을 맞았다. 여느때와 다를것 없이 가벼운 뽀뽀로 인사를 대신하고, 밥을하고, 데이트를 하며 수다를 떨고 웃어댔다. 배를 잡고 구르기도 하고 주위의 시선은 신경도 쓰지 않은채 따뜻하게 감싸주는 햇살 아래서 오직 둘이서만 기분좋은 설레임을 나누며 우리는 하루를 보냈다. 잔뜩 지쳐서는 집으로 돌아오는길에, 아무리 말려도 생떼를 쓰며 사온 맥주 한캔을 후다닥 뜯어 한모금 들이키는 그 애.
"…아 시원해"
"무슨 술이야…몸 상할라."
"뭐 어때"
"…"
"으이구, 괜찮아 나."
"…그럼 내일도 이렇게 노는거지?"
"당연하지. 당연할걸 뭐 그렇게 묻고 그래?"
"…약속해"
"약속"
그렇게 작은 새끼손가락을 내가 내민 손가락에 걸어 도장을 꾹 찍고는 남은 맥주 한캔을 다 들이키고 나서야 휘청대는 그애, 몸도 안좋은데 술까지 마시니 걱정이 안될리가 없다. 조심스레 안아들어 침대에 눕힌 뒤 그 애는 꼬인혀로 연신 미안하다며 힘없이 작은 소리로 중얼대더니 그렇게 내 손을 꼭 잡고 잠에 들었고 나는 새벽까지 그 애를 바라보다 잠이 들었다. 그리고 아침.
"…아침이다."
"…"
"ㅇㅇ아, 일어나자 이제"
"…"
"…ㅇㅇ아, ㅇㅇㅇ"
"…"
아무리 다정히 말을 걸어봐도, 귓속에 속삭이고 그 애의 어깨를 잡아 흔들어도 그 애의 입에선 아무런 대답도 나오지 않는다. 헛웃음이 새어나온다. 장난이겠지 장난이겠지 애써 위로하며 그애를 흔들어대도, 아무런 반응이 없이 축 늘어진 몸으로 두눈은 꼭 감고 그렇게 그 애는 멈췄다. 살며시 끌어안았다. 마지막 남은 그애의 온기라도 느껴보고자 아무리 꽉 안아봐도 그 애의 몸은 차갑게 식은채로 멈춰있었다. 나도 그 애를 안은채로 멈추고 싶었다.
▒▒▒▒▒▒▒▒▒ 이번글은 꼭! 브금과 함께 보셨으면 좋겠어요! 제가 굉장히 좋아하는 브금인데다가, 집중도 잘 되니까요! 텍파 늦게 보내드려 죄송해요, 수술시간이 조금 일찍 당겨져서ㅎㅎ... 수술하고 오니 몸이 여간 말이 아니네요. 허허 몸 관리 잘 하면 회복도 빠르니 여러분과 함께 회복할게요! 사실 요새 기분이 꿀꿀해서 주제가 요렇게 우울한 것들만 잔뜩 생각나요ㅠㅠ 혹시나 달달한 주제 있으시다면 얘기해 주세용 그대들 많이 사랑해요 자 우울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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