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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몬스타엑스 이준혁 샤이니 온앤오프 김남길
꽃놀이패 전체글ll조회 2319l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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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한테 호감 갖지 마세요
: 어차피 전 그쪽 별로거든요




탄소가 전편에서 석진에게 말했습니다. 자신은 단 한 번도 을이었던 적이 없다고. 일 키우기 싫어서 가만히 봐주고 있었던 거지, 그게 상대보다 못한 위치에 있어서 그랬던 게 아니라고요. 하다못해 부모님마저도 손 하나 까딱할 수 없도록 굴 수 있었지만 일부러 그러지 않았던 거라고 웃는 얼굴은 부드러웠지만 그 속에 담긴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면 제법 무서울 정도였는데요.


항상 갑의 자리에 있던 탄소가 유일하게 을이길 자처하는 게 석진이라니. 남준이 주로 다루는 가사의 연애관과 얼추 닮은 모습이 보입니다. 남준의 사랑법에 대해 어느 팬이 남긴 글이 있었던 것 같아요.


자기 분야에서 성공했지, 체격도 좋아서 지나가는 사람 돌아보게 만들 정도로 피지컬 훌륭하지. 누구나 쉽게 다가서지 못할 분위기를 가진 매력적인 성인 남성이 스스로 을이길 바라는데 어떻게 사랑하지 않고 버티겠어. 관계에 있어서 져준다는 느낌이지만 그게 그 사람을 귀엽게 여기고 내가 봐줄게, 같은 가벼운 마음도 아니고 그 사람을 너무 너무 사랑해서,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하고 애정해서 아예 처음부터 그 사람을 이기겠다는 생각은 꿈으로도 하지 않은, 그럴 생각을 못하는 사람 같아. 그런 사랑 같아. 정말 미련할 정도로 헌신적이고, 달아서 미칠 정도로 다정한 그런 거.


잘 알려진 바가 없어서 그렇지, 멤버들은 탄소가 이보다 더하면 더했지 절대 덜하진 않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남준은 모두에게 친절하고 상냥하지만 탄소는 다가오는 호의도 웃는 얼굴로 무시하는 걸요. 팬들은 탄소를 두고 어떤 말을 남겼는가. 방송에서 얼마 잡히지도 않는 분량을 모아봤을때 모솔이라는 점도 그렇고, 의외로 연애에 소극적일 것 같다고 했는데요. 석진에게 하는 걸 보면 그건 정말 아닌 것 같습니다.




탄소: 안녕 자기야~

석진: 어 안ㄴ... 뭐?

탄소: 잘 잤냐고 인사한건데 왜?

석진: 아니 마지막에

탄소: 마지막에 뭐가?

석진: ...자기야

탄소: (좋아주금)

윤기: 좋~댄다...

탄소: 자기랑 떨어져있는 다섯 시간이 너무 길었어!

윤기: (비위 상함)




새벽에 자러 들어가서 아침 일찍 깨어나 마주친 얼굴을 그리웠다고 표현하는 당돌함이나, 좋은 걸 숨기지 않고 온 몸으로 드러내는 모습까지. 소극적인 것치곤 너무 반대 아닌가요. 아, 팬들이 생각하는 것중 유일하게 맞는 점이 있습니다. 자신이 관심 있는 사람이 아니면 다 쳐낼 것처럼 보인다는 건데요.




남돌: 연락처 좀 주실 수 있으세요?

탄소: 아니요?

남돌: 어, ...네?

탄소; 저한테 호감 갖지 마세요 어차피 전 그쪽 별로거든요




평소 여자 문제가 복잡하기로 유명한 남돌이 활동 시기가 겹친다는 이유로 탄소에게 수작을 부리면 그 소문을 모를 리 없는 탄소의 대처가 정말 철벽치면서 거절하는 법의 정석이거든요. 완벽한 비호감을 전달하기도 하고요. 그리고 그 아이돌은 후에 탄소가 이 바닥에서 모솔인 이유를 뼈저리게 알게 됩니다. 주변 동료들에게 상한 기분을 얘기하면 나중에 해코지 당하지나 않을지 조심하라는 걱정을 듣게 되거든요. 연애할 남자가 없어서 못하는 게 아니라, 본인이 자처해서 할 생각이 없어보인다고 합니다.


싫다고 말했는데 못 알아듣고 끈질기게 들러붙는 사람이 있으면 면전 앞에서 정색하는 게 아니라 뒤에서 사람을 움직인다고 하네요. 그러고보면 근거없는 헛소문이지만 데뷔 초의 탄소에게 수작질을 부리던 방송국의 몇몇 사람들이 갑작스럽게 좌천 당하는 일이 있었다고 해요. 그게 평소의 행실 문제로 일어난 일에 우연이 맞아떨어진건지 아무도 진위 여부는 확인할 수 없지만요. 최근에는 대기실에 찾아와 경우 없이 굴던 어느 높으신 분 귀한 손님이 빽녀짓으로 탄소한테 직접적으로 찍혔다가 아버지는 중견기업 간부자리에서 정년퇴직을 일년 남긴 시점에서 불명예스런 퇴직을 하게 되시고, 어머니는 어울리던 모임에서 개망신을 당했다나 뭐라나.




탄소: 너야말로 오늘 일 후회하게 될 거야

"내가 왜 그딴 여자한테 사과를 해야 하는데!"

탄소: 어, 계속 그렇게 입 털어봐, 나중에 누가 누구더러 무릎 꿇고 살려 달라고 비는지 두고 보자고




탄소의 뺨을 때리려고 손까지 들었던 일을 돌아보지만 잘못한 건 모르겠고 억울하기만 한 여자가 어머니의 당장 가서 잘못했습니다, 빌고 오라는 말에 악을 쓰며 반항했다는 후문이 있던데요. 싸가지 없는 년이라고 말했는데 자존심 상하기 싫단 발악이었습니다. 만만하게 봤지만 사실은 그게 아니었단 것도 믿고 싶지 않았을 거고요. 하지만 여자는 화가 잔뜩 난 아버지에게 그날 호석의 방해로 탄소에겐 때리지 못한 뺨을 맞고 쏟아지는 무서운 소리에 입술이 터져라 깨물면서 덜덜 떨었다고 해요.




"아무리 곱게 키웠다지만 철이 없어도 어찌 이래!"
"네가 누구를 건드린 건지 알긴 하고 짓걸여!"
"너 하나 때문에 온 집안이 망신이야, 망신!"

"그래도 애를 때리는 건,"

"그 집안 딸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손을 뻗치고 있는지는 나도 모르고 당신도 모르는 일이야! 괜히 부모도 함부로 대하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니라고!"

"... ..."

"루미에르 본사 후계자들하고 친해졌다는 소문이 돌고 있는 마당에 하필이면! 뭐, 미쳤다고 욕을 해? 뺨을 때려? 이제 네 오빠 앞날은 어떡할거야!"




코드 네임 조만간 쓸 거에요. 진짜로. 무튼, 눈물 쏙 빠지게 혼난 여자가 상황의 심각성을 깨닫고 탄소에게 사과를 하기 위해 연락할 방법을 찾았지만 쉽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내가 그 성격 좀 죽이고 살랬잖아. 꼴 좋다."

"너 그 여자 뺨 때리려고 했다며? 아무리 보지 못한 얼굴이라지만 그래도 그렇지 하필이면... 미안. 앞으로 더 볼 일 없었으면 좋겠다. 괜히 나까지 불똥 튀긴 싫거든."

"야, 정신 나갔어? 아들이면 몰라도 딸한테? 너 인생 제대로 말아먹은 거 아냐? 그집 딸이 얼마나 무서운데."




지한은 탄소가 미련맞게 구는 걸 싫어하지만 막상 움직이면 저보다 배는 소름 끼칠 정도로 집요하게 물고 늘어진다는 걸 알까요. 흉흉한 소문 내기도 싫고 윤기에게 한 말마따나 그런 사람들 엿먹이는 재미가 아니면 사는 낙이 없다 말한 탄소니 한 번 걸리면 제대로 짓밟을 때까지 끝내지 않는 것 같지만 그게 오히려 공포심을 가져다주는데요. 어렵사리 탄소와의 자리를 마련한 여자가 카페로 들어오는 탄소를 보며 참을 수 없는 분통함에 눈물을 뚝뚝 흘렸습니다.




호석: 그러고보니까 그때 그 여자는 어떻게 됐어요?

탄소: 무슨 여자?

호석: 대기실에서 누나한테 그...

탄소: 아 쌍욕하고 뺨 때리려고 한 여자?

호석: 누가 들으면 어쩌려고...! (식겁)

탄소: 괜찮아 연습실에 너랑 나밖에 없는데 뭐!

호석: 그래도! 혹시 모르잖아요

탄소: 눈은 반짝거리는거 보니까 궁금하긴 한가봐?

호석: 아니 뭐 궁금하다기보다는...

탄소: 혼내줬지

호석: ...어떻게요?

탄소: ㅋㅋㅋㅋ 궁금한 거 맞잖아 ...어, 음... 보자마자 앉아있던 의자에서 일어나더니 바닥에 무릎 꿇고 잘못했다고, 살려달라 빌길래 구경했어

호석: ?... 예?

탄소: 이미 내 손 떠나간 일이니까 사과해도 별 소용 없을 거라고 알려줬지 누가 보면 내가 죽이기라도 하는 줄 알겠다고 말하면서

호석: ???




호석은 탄소가 잘 산다는 정도만 압니다. 윤기가 그나마 아는 편인데, 그나마도 탄소가 손 쓰지 못할 분야란 없다는 것 정도? 탄소에 관해서 유독 멤버들이 알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면 집안의 재력에 관한 점일 것 같네요. 이야기를 들었지만 오히려 미궁 속으로 빠진 호석이 심각한 표정으로 눈동자를 굴리자 탄소가 머리를 쓰다듬으며 잘 해결됐으니 걱정하지 말라며 다른 주제로 말을 돌립니다.




"잘못, 끅, 잘못했습니다... 제발 용서해주세요... 저한테 하시는 건 뭐든 받겠습니다, 가족들은 아무 잘못도, 없, 어요... 살려주세요..."

탄소: 가족들 잘못이 없긴 왜 없어요 애가 혼자 큰 것도 아닌데 자식 교육 제대로 안 해서 집안 말아먹는거면 다같이 할 말 없지

"...한 번만 용서해주세요, 정말 죄송합니다..."

탄소: 짜증나게 굴지 마요, 싸가지 없는 년 처음 봐서 낯설어?




조곤조곤 낮은 목소리로 말하는 탄소는 어김없이 웃고 있어서 소름끼치기도 했는데요. 고개도 들지 못하고 덜덜 떠는 여자는 바닥에 납작 엎드려 우는 것말곤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날따라 예민했던 기분을 조금만 참았다면 좋았을 걸. 다른 아이돌이었다면, 다른 멤버였다면 일이 이렇게 꼬였을까.




탄소: 조그만 머리통으로 무슨 생각하는지 다 읽히는데 다른 그룹은 잘 모르겠고 우리 멤버한테 욕하고 뺨 때린 거였으면 진작에 찢어발겼어요

"... ..."

탄소: 내가 뺨 맞지 않도록 막아준 멤버한테 평생 감사하면서 살기나 해요, 걔 없었으면 사지멀쩡하게 돌아다니지도 못해




호석에게 말한 것과 달리 다리가 후들거리게 살벌했네요. 확실히 탄소가 착한 편은 아니에요. 본인이 스스로 인정하기를 정말 편애가 심해서 큰일이라고 할 정도로요. 좋아하는 사람에겐 약하고, 아닌 사람에겐 철저히 남이고. 지한이 탄소를 우유부단하다 말하지만 윤기가 탄소를 맺고 끊음이 확실하다 말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탄소가 윤기를 좋아하지 않는 게 아니라, 같이 살면서 보게 되는 몇 장면들을 보고 느낀 생각이에요.




태형: 누나를 대기실에 혼자 두기엔 너무 위험한 것 같아요

탄소: 왜?

태형: 저번에 그 이상한 남자도 그렇고, 누나는 엄청 싫어하는데

탄소: 나 걱정해주는 거야?

태형: 안 할 수가 없잖아요...

탄소: 김태형 너무 기특하고 장해서 누나 눈물 나려고 해...

태형: 거짓말 안 통해요

탄소: 우리 태형이 한 번만 안아보자! (꺄르륵)




윤기는 탄소가 알아서 잘 처리했을 거라 생각했고, 석진은 언급이 조심스러운 일이었으니 태형이 유일하게 물어볼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나 싶어요. 대기실에 혼자 있는 탄소를 찾아온 맞선남 일 말이에요. 그전에 부모님과는 어떻게 된 건지 알아보는 게 나을 것 같네요. 탄소가 완강한 거절 의사를 보이고 나온 자리에 부모님은 지한의 염려와 달리 탄소의 말대로 더 이상 연락을 하지 않았는데요.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못했던 게 맞는 것 같습니다. 




남준: 부모님하고 연락... 해요?

탄소: 양심이 있으면 못하시지, 그건 왜?

남준: 동생 다친 건 알고 계세요?

탄소: 알면 뭘 어쩌겠어 당연히 모르시겠지 내가 말 새어나가지 않도록 얼마나 조심하고 있는데

남준: ...그래도요, 누나

탄소: 어떤 점에서 걱정하는지 알겠는데 이 정도로 나 포기할 분들은 아니셔, 괜찮아




정확하게 알려진 바는 없지만 삼성동에 있는 본가며 남매가 성인이 되기 이전부터 각자 본인 명의로 갖고 있던 건물까지. 사촌 언니는 탄소를 위해 오피스텔 한 채를 살 정도고요. 사촌 오빠들은 형제가 나란히 법조계에 종사하는 걸 보면 평범한 집안은 아닙니다. 그런 집안에서 탄소 남매처럼 첫눈에 사람 마음을 제 편으로 끌어당기는 외모를 가진다는 건 상당한 메리트가 될 수 밖에요. 탄소가 석진에게 말하기를 부모님은 저와 지한에게 관심은 없었지만 필요로 했다는 걸 여기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친척들과 모이는 자리에 굳이 남매를 부르지 않은 것도 비슷한 맥락이었을 거예요. 자리에 없어도 부모님의 어깨를 당당하게 만들어주는걸요. 자식 자랑을 하다가도 결국엔 탄소가 무슨 대회에서 상을 탔다며, 걔가 요즘 배우로 활동하는 OO기업 막내랑 친해졌다더라, 와 같이 화제는 이쪽으로 넘어왔거든요. 다른 집과 달리 불편하게 자식 데려와서 숨막히는 분위기에 체하도록 만드는 몰상식한 짓은 하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탄소는 말 잘 듣는 착한 아이였고 혼자서도 반듯하게 자랐습니다. 지한은 그런 누나가 옆에 있으니 걱정할 게 없었어요. 방치와 자유를 착각한 줄도 모르고요.


가끔 얼굴을 볼 때마다 훌쩍 크는 바람에 낯설 때도 있었지만 주변에서 들려오는 것에 의하면 어디 가서 내보이기 부끄럽진 않을 것 같았어요. 탄소가 고등학교를 졸업할 시기가 다가오니 이곳저곳에서 연락을 해댔습니다. 아직 성에 차는 곳은 없었고 조금 더 여유를 부려도 괜찮을 것 같아 탄소의 어머니는 딸이 기획사에 들어가는 걸 동의했던 거고요. 당연히 데뷔할 건 뻔했습니다. 탄소는 부모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으니까요. 돌아오라면 냉큼 내려놓고 돌아올거란 일종의 믿음도 있었고, 여차하면 지한을 들먹거려도 될 법했죠.


하지만 지한을 약점 삼아 탄소를 흔들어보겠다는 생각은 한참 잘못된 판단이었습니다. 일이 어긋남을 깨달은 순간, 부모님은 허탈해질 수 밖에 없었어요. 지금껏 남매는 맹수가 제 자식을 절벽에서 떨어트려 더욱 강하게 자라도록 만드는 것과 다름 없는 환경이었다는 걸 그제야 알았거든요. 탄소는 부모님의 배경 없이도 성공했습니다. 더 성공할 예정이었고, 그건 곧 부모님의 손에 얌전히 들어앉아있는 걸 벗어난다는 뜻이었어요.


말 잘 듣던 딸은 동생을 위해 그간 순응하던 모든 것에 반기를 들었고, 부모님이 필요로 했던 이유인 제 장점을 활용해 쌓아온 많은 건 그걸 위해 준비되었던 듯 싶었습니다. 자식을 을의 입장으로 봤던 부모는 그게 사실은 모든 걸 봐주고 있었다는 사실과 함께 언제든 갑으로 나설 수 있는 탄소가 어려워졌습니다. 모두가 탄소의 편을 들어줄 걸 알았기 때문에 더더욱. 사람을 순식간에 제 편으로 만드는 탄소를 적으로 두면 상당히 곤란하니까요. 상대가 부모일지라도 유대감 없는 관계에 미련을 가질까요.




지한: 누나는 짐이 너무 많아

지민: 그런 거 같아보여




지한과 지민이 만나면 주로 탄소 얘기로 이어지는 게 뻔한 패턴. 지민은 탄소에게 말하지 않기로 지한과 약속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지한: 부모님께 연락왔어, 잘 지내냐고

지민: 누난 그런 기색 없던데

지한: 누나한텐 연락 못하니까 나한테 한 거야

지민: ...왜? 같은 자식이잖아

지한: 한 번도 반기 든 적 없는 딸이 자리를 박차고 나가니까 오죽 상심하셨겠어, 그리고 누나가 나한테 약한 거 아니까 일부러 이러신 걸 수도 있고

지민: 너 다친 건 알고 연락하신 거야?

지한: 모르시는 것 같은데 누나가 일부러 막고 있는 거 같아서 굳이 말 안 했어

지민: 그럼 잘 지낸다고 했겠네

지한: 못 지낸다고 했어

지민: ... ...

지한: 누나 죽을 것 같다고 말했어, 누나 좀 살게 가만 두라고 이제 와서 부모 노릇하지 말고 그냥 여태 해온 것처럼 하라고, 어설프게 누나 흔들어서 필요한 족족 써먹을 생각 말고

지민: 누나는 너 단 한번도 짐이라고 생각한 적 없어 너 때문에 더 흔들리지 않으려고 할 거고 ...그런 표정 짓는 거 알면 누나 속 미어진다

지한: 나 때문에 누나가 흔들릴까봐 무서워




지민은 탄소만큼이나 지한도 힘들다는 걸 실감하면서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아무리 희석된다고 해도 종종 지한을 억누르게 될 불안함. 탄소의 발목을 잡는 게 다름 아닌 자신일지도 모른다는 혐오감. 시간이 지나면서 이러한 지한을 변화시킨 게 지민이니 둘은 정말 서로 좋은 친구로 지내고 있는 건가 봅니다. 지민에겐 탄소를 향한 애정을 자유롭게 만들어주고 지한에겐 탄소에 대한 불안을 덜어주니까요.


그럼 다시 탄소와 남준의 대화로 돌아와서.




탄소: 오히려 이번을 계기로 나한테 잘해줘야겠다는 생각을 하신다면 모를까, 놓으려곤 안 하실 거야

남준: 믿는 구석이 있는 거예요?

탄소: 나

남준: 농담 말고요

탄소: 진담인데... 너네가 몰라서 그렇지 내 연락처 알고 싶은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남준: (절레절레) 끝까지 뻥이나 치고




남준은 믿지 않았지만 탄소는 진심이었습니다. 대기실로 찾아온 빽녀들이 탄소에겐 손을 대지 못하도록 손을 쓴 지한이 부모님께 해결을 맡겼었다면 탄소는 본인이 직접 사람을 연결시켜 하나 하나 망가트렸거든요. 단순한 망신살 뻗치는 정도로 끝나지 않도록 잘근잘근 씹어댔습니다. 그집 아들보다 딸을 조심하라는 말이 괜히 나온 건 아닙니다.


웃는 얼굴에 속아 선을 넘고 주체를 못하면 그날로 인생 종친다는 소문은 그만큼 탄소에게 쉽게 다가서지 못하도록 만들면서도 빼어난 얼굴에 현혹되어 다가가고 싶게 하거나, 가진 걸 노리고 곁을 맴돌도록 만들었습니다. 마음에 들었다고 생각한 사람은 정말 최악의 일까지 가지 않는 이상 그 사람이 필요로 하는 건 얼마든지 해준다는 소문도 같이 있는걸요. 게다가 탄소의 주변으로 도는 이런저런 무서운 소문은 확실하게 그러는 걸 보았다는 사람이 없어 더욱 그랬습니다.




태형: 이상한 사람이 또 찾아오거나 그런 건 아니죠?!

탄소: 에이, 그런 사람 있으면 이제 내가 알아서 혼내주고 돌려보내지

태형: 애 취급 하지 마요 (정색)

탄소: 나도 정색하면 무서운데...

태형: 몰라요 나 음료수 사올거야!

탄소: 잘 다녀와~

윤기: ...세상에서 가장 쓸데없는 게 누나 걱정인 것 같던데, 그때 멀쩡히 돌려보내진 않았을 거 아녜요

탄소: 태형이 귀엽잖아 아직은 동심 지켜주고 싶어 (흐뭇)

윤기: 진짜 상변태다

탄소: 너 은근히 내가 깽판친 얘기 듣고 싶어서 온거지?

윤기: 쥐도새도 모르게 엿먹이는게 신기하기도 하고, 그때 우연히 봤던 거만 해도 흥미진진한 장면이긴 했으니까요

탄소: 맞선 어쩌고하면서 왔었는데 알아보니까 부모님이 보낸 건 아니었어 나랑 연락도 안하고 있는데 그렇게 밀어붙여서 아예 척을 질 엄두를 내셨을 리도 없고

윤기: 그럼요?

탄소: 애초에 거들떠보지도 않은 댁 자제분이 오신 거라네? 어디 창립기념회 가서 놀고 먹다가 주워들은 얘기에 온 것 같더라

윤기: 오...

탄소: 대낮부터 술 쳐먹고 돌아다니다 오는 행색부터 글러먹긴 했잖아 들여보낸 관계자도 알만 하고

윤기: 술냄새가 났어요?

탄소: 향수를 아무리 독하고 좋은 걸 뿌려도 몸에 밴 냄새가 금방 빠질 리가

윤기: 그래서 그 다음엔?

탄소: 그 집안에 연락 넣어서 미리 언질 넣어두고 일 쳤지 ...너 눈 되게 반짝거린다 ㅎ




윤기는 탄소가 아무렇지 않은 일상을 말해주듯 다루는 이야기가 재밌습니다. 나흘 동안 잠도 제대로 못 자는 마당에 듣던 중 쾌감이 느껴지는 일이니까요. 데뷔 전이라면 노력 하나 없이 성공한 인생 사는 돈 많은 집 자식들 다 재수없다고 생각했는데, 탄소는 그걸 생각에서 끝내지 않고 엿 먹이는 입장이니 감정 이입이 되기도 하고요. 물론 탄소도 돈 많은 집 자식이지만요.




탄소: 요즘 루미에르 후계자들 한국에 들어와있다고 어떻게든 식사 자리 만들어본다 고생하신다 들었는데, 안됐네요

"...탄소양, 그러니까 이게 무슨..."

탄소: 제가 먼저 친구 먹었거든요!




탄소는 항상 밝았습니다. 듣기 좋은 목소리로 내리는 선전포고는 듣는 사람의 등골이 서늘하게 만들었는데요. 나중에 코드 네임을 통해서 풀릴 얘기지만 탄소가 어쩌다 그쪽 사람들하고 친해졌는지, 어떤 관계로 이어진건지 막연한 소문을 통해서 알려져있던 마당에 당사자의 직접적인 언급은 청천벽력과도 다를 게 없었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루미에르 후계자들인데 거짓말이겠지. 불안은 현실로 되었고 탄소는 상대방의 덜덜 떨리는 목소리를 눈치챘는지 꺄르르 웃으며 한 마디를 덧붙였습니다.




탄소: 댁의 귀한 셋째 아드님이 제 직장에 찾아와서 몸에 함부로 손대고 기생이라 하니까 좀 짜증나서 친구들이랑 소탈하게 복수 좀 할게요!




탄소는 윤기에게 친해진 사람들과 같이 판을 짜고 회사의 투자자들을 매수해 사업이 부도나게 했다고만 말했습니다. 뉴스에 나오는 OO기업 부도, 내가 했어. 하지만 그 친구들이 루미에르라고는 말하지 않았습니다. 아는 사람이 원체 적은 탓이기도 하고, 윤기에게 말하면 거리감을 느낄까봐 싶어서요. 하지만 윤기는 뉴스에서 본 적 있는 한 기업의 처참한 결말이 탄소와 친구들의 합작품이라는 사실에 충분한 그사세를 느낀 후입니다.




윤기: 형, 누나가 형한테 을이길 자처한다는 건 정말 굉장한 일이에요

석진: 자다깨서 뭔 소리야?

윤기: 와, 진짜 듣는 것만으로 전율이 흐르고 막, 와...

석진: 쟤 왜 저래?

탄소: 어제 내 술이랑 물을 착각해서 잘못 마신 것 같더라

석진: ...내가 페트병째로 소주 사다마시지 말랬지...

탄소: ...죄송합니다...

윤기: 저건 정말 참사랑이야

탄소: 득츠...

윤기: 형 꼭 누나랑 결혼까지 성공하길 빌어요!

석진: ??? 쟤 진짜 술을 얼마나 마셨길래 아직도 저래???

탄소: (모르는 척)




원한다면 좋아하는 사람의 주변을 돈으로 매수해서 자기만 바라보게 만들 수도 있는 사람. 자기 분야에서 성공했지, 어디서나 주목받는 키며 외모는 더 말할 것도 없고. 누구나 쉽게 다가서지 못할 분위기를 가진 매력적인 성인 여성이 스스로 을이길 바라는데 누가 믿겠어요. 심지어 나 아니면 아무도 좋아하지 않을 거래. 주변에서 작업 거는 사람들한테 모두 한결같이 냉대하면서도 나한테만 웃는 얼굴을 보여주는, 정말 완벽한 순애보. 석진의 불안한 마음을 이해하지 못할 것도 아닙니다.


관계에 있어서 져준다고 말하지만 그게 그 사람에게 있어서 자신은 이미 우위를 선점한 존재로 여기고 내가 봐줄게, 같은 가벼운 마음이 아니고 그 사람을 너무 너무 사랑해서,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하고 애정해서 아예 처음부터 그 사람을 이기겠다는 생각은 꿈으로도 하지 않은, 그럴 생각을 못하는 사람 같아요. 정말 미련할 정도로 헌신적이고, 지나치게 솔직한. 탄소가 석진에게 스스로 을이라고 말하지 않아도 모두가 아는 까닭은 두 사람의 화해부터가 그랬기 때문일 거예요. 생각과는 달리 너무 이른 시점에 마음은 제멋대로 풀어져서 결국엔 울어버리고 안겨서 돌아왔는 걸요.




정국: 남준이 형이랑 둘이 자꾸 영어로 솰라거리면 제가 소외감을 느끼져 누나

탄소: 알아듣지 말라고 영어 쓴 거야... 그리고 원래 둘이 대화하고 있었는데 지나가던 길에 소외감이 웬 말...

정국: ...!

남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탄소: 한국인 둘이서 그럼 왜 굳이 영어로 말을 하겠어...

정국: 누나 진짜, 진짜 너무해...!

탄소: 너 내가 생일선물로 준 시계 안 차고 다니잖아ㅎㅎ 정작 너무한 게 누군데... 마음에 든다더니 순 거짓말, 그거 완전 비싸게 주고 샀는데

남준: 아~ 그 시계 유명한 디자이너한테 주문제작 넣은 거라고 하지 않았어요?

탄소: 그치 그치, 작년 생일 챙겨주고 바로 디자인 시안 맡기고 해서 넣었었어

남준: 되게 까다로운 디자이너라서 진짜 엄청 힘들었다고 그랬잖아요

탄소: 친구가 도와줘서 어렵게 만들었지

정국: ...형 누나 둘다 미워!

남준: 앗 정국이 삐졌다

탄소: 저러다 태형이가 누나하면서 앵기면 냉큼 쫓아와서, 누나를 누나할 수 있는건 나뿐인데여! 한다에 만원 건다

남준: 누나 요새 부쩍 들어 태형이 부르는 거 익숙해졌네요

탄소: 김태형이라고 부르면 애가 싫어해...

남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탄소: 웃지 마라 진지하니까

남준: 아 근데 해외 왔으니까 석진형 또 불안해서 어쩐대요

탄소: 해외가 왜?

남준: 누나한테 말 거는 사람 많을 거 아녜요

탄소: 호텔에서 김석진이랑 종일 뒹굴거야ㅎㅎ 난 걔한테 다른 여자가 말 거는 게 더 꼴보기 싫어

남준: ...오우...

탄소: 나만 볼 거야... 나만 보게 할 거야... 김석진은 내 남편이야...

석진: 뭐래

탄소: (뜨끔)

남준: ....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빵 터짐)

석진: 너 나 없는 데서 맨날 그런 소리하고 다녀?;;

탄소: 너, 넊 왜 방에 있지 않고...;;;

남준: 아 잠깐만 나 눈물 나는데..ㅋㅋㅋㅋㅋㅋㅋ




남준은 석진과 탄소의 친구 이상 연인 미만의 관계가 너무 웃기다고 생각합니다. 남 연애사에 이래라 저래라 할 건 없지만 그 와중에 결혼은 약속했으니까요.




호석: 허파에 바람이 들어갔나 왜 이렇게 끅끅거려?

남준: 아닠ㅋㅋㅋㅋㅋ 누나가...ㅋㅋㅋㅋㅋㅋㅋ

호석: 누나가 왜?

남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신에게 탄소를 소개시켜달라며 연락한 어느 지인에게 어떻게 거절할지 생각났습니다. 남준이 휴대폰을 꺼내어 보낸 답장은, 누나 연애에 관심 없어요.


연애엔 관심 없을 만하잖아요. 이미 결혼 상대가 정해졌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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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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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선샤인준입니다!
이번 편 뭔가 흐뭇하네요 계속 미소 지으면서 내려왔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중간에 지한이는 좀 마음 아프지만 ㅜㅜㅜ 지민이와 같이 서로 더 행복해지기를 ㅠㅜㅜㅜ

5년 전
독자2
초록하늘입니다
따흑
여주 너무 좋아요

5년 전
독자3
0846이에요 아니 저 무서운 사람.... 자기 능력 잘 쓰는 사람... 역시 우리 언니 겁내 멋이ㅛ지여
5년 전
독자4
1218이에요
진짜 탄소 걸크러쉬.... 멋있어여ㅜㅜㅜㅜ
지한이가 저런 걱정을 하는걸알면 탄소는 슬퍼할거갘은데ㅜㅜㅜ

5년 전
독자5
먼지....입니다.....탄소의 집안...후덜덜하네여....와중에 마지막 너무 웃기네여 나중에 결혼할때 어떨까...너무궁금하당...잘읽었습니다 작가님!!
5년 전
독자6
캬아~~~~! 작가님 !! 이르케 오늘 또 와주시면 저는 감사해서 어쩔 줄 모릅니다 ㅜ ㅡㅜ 너므 조아요ㅜㅜㅜㅜ 사랑해여 잼써여~~!~
5년 전
비회원208.137
끄아 작가님 잎새에요! 탄오 걸크...애들 편해지는것 같아 너무 좋네요..!
5년 전
독자7
진짜 멋져요. 여주처럼 멋진 사람이 되고 싶어지네요 ㅠㅠ
5년 전
독자8
[0224] 와 여주 그사세,,, 사이다 진짜 많은화인갓같아오ㅠㅜ
5년 전
독자9
여주 진짜 너무 안타깝게 살아왔는데 다행히 극복하고 잘 살고 있는 거 같아서 보기 좋아요
5년 전
독자10
[푸른빨대]예요~ 요즘 석진이랑 탄소 볼때면 굉장히 흐뭇합니닿ㅎ
가까이 하고 싶은 마음에 서로를 바짝 끌어당겨 코 앞에서 볼 때는 오히려 그 사람의 모습을 눈에 제대로 담을 수 없어서
내가 보고 싶은 부분만 선택적으로 볼 수 있었다면 둘 사이의 적당한 거리가 생기고 나서는 상대방의 전체를 한 눈에 담을 수 있게 되고
상대방이 나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그 사람의 진실된 모습이 어땠는지 나는 그 사람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느낄 수 있게 된 거 같아 기뻐요
역설적이게도 사이는 멀어졌지만 서로에 대한 감정은 더 깊어졌달까요
둘의 관계가 좋아지는 것 자체로도 기쁘지만 사람의 관계에 대해서 더 생각해보게 되네요!
단어 하나 어미 하나 곱씹으며 꼼꼼하게 읽고 있어요, 이 글에 더 온전히 녹아들고 싶어서요
좋은 글 늘 고맙습니다!!
작가님 글 덕분에 오늘도 행복했습니다앙~

5년 전
독자11
곰세마리입니다! 호석이와 여주 어색한 부분 풀렸을 때 설레기도 안쓰럽기도 했어요ㅠㅠ 루미에르랑 여주라니!! 코드네임도 너무 기대됩니다! 여주가 금수저들 혼내줄 때마다 속이 너무 시원해요!!
5년 전
독자12
짐느러미입니다! 크아아아아!! 여주 성격 진쩌 너무 마음에 드는데 제가 결혼상대가 되면,,네 죄송합니당 재밌어용!ㅠㅠ
5년 전
비회원237.99
방보라해탄이요
코트네임 나와수 깜짝 놀랐습니더 반가웠어요ㅎㅎ
여주 재력 최고다..!

5년 전
독자13
은낮누입니다!
아 진짜 너무 좋아요ㅜㅠ 그사세 여주도 좋고 호구처럼 안당하고 당당히 망하게 만드는 여주도 좋아요! 진짜 사이다도 아니고 스프라이트로 광고처럼 샤워시켜주는 기분이에요!!

5년 전
비회원247.234
김어빠
역시....그사세 탄소... 저정도로 그사세일줄이야..... 진짜 부럽다.... 이거 보니까 코드네임 궁금해져서 달려가야겠어요.....

5년 전
독자14
스리에요 새삼 여주가 그사세 넘치는것같고 그래서 더멋있고
석진이랑도 장난치면서 잘지내는것같아서 다행이에요ㅠㅠ

5년 전
독자15
싹이입니다!!그사세 여주ㅠㅠㅠㅠ진짜 멋지다 여주야ㅠㅠㅠ너 진짜 멋진거 알고있었찌만..정말 더 멋져ㅠㅠㅠㅠ
5년 전
독자16
소소 입니다! 여주의 그사세적 너무 좋아요ㅠㅠㅠ 너무너무 멋있고 애들하고 이제 잘 지내서 너무너무 귀엽고 좋아요 :)
5년 전
독자17
별별이입니다!! 복수한이야기 넘무 통쾌하고 좋아요ㅠㅠㅠㅠㅠ 진짜 저런생각하는것들은 쫄딱 망해버ㅏ야하는데ㅠㅠㅠ
5년 전
비회원180.104
김뚱이입니당! 항상 볼때마다 여주의 그사세적 요소들이 너무너무 통쾌해서 좋아요ㅠㅠㅠ
5년 전
독자18
악악악 여주야 진짜 나 이마 너무 쳐서 함몰됐어 여주야 사랑해 나 다섯살이야
4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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