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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놀이패 전체글ll조회 2053l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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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 저 맘에 안 들죠
: 좀 예뻐해주세요




탄소: 정호석이 나한테 요즘 들어서 덜 깝치는 거 같아

석진: 좋은 징조네

탄소: 가끔 눈치 볼 때도 있고

석진: ...걔가? 네 눈치를 본다고?

탄소: ...뭔가 이상한 거 맞지?

석진: 혹시 네가 숨겨놓은 과자를,

탄소: 걔가 너랑 전정국 같은 줄 알아? 내 과자 몰래 빼다먹게?? (황당)

석진: 야 솔직히 이 문제는 전정국한테 따져야 한다고 본다 시작은 걔가 했어

탄소: 애보다 다섯 살이나 많이 먹어놓고 그러고 싶냐 진짜

석진: 걔 스물 둘이야! 사리분별 정도는 할 나이거든?

탄소: 님은 스물 일곱이세요...

석진; 그럼 할 말이 없다

탄소: 혼자 일 치긴 쫄리니까 공범 만드는 전정국이나 그거에 홀라당 넘어가는 김석진이나...

석진: 그래도 똑같은 거 사다 놨잖아

탄소: 제가 꽁쳐놓은 감자칩은 다섯 봉지인데 채워진 것은 세 봉지임 심지어 포카칩도 아니고 포테토칩이잖아 장난해? 내가 포카칩만 먹은거면 모르겠는데 종류별로 다 갖다 먹었잖아 니네




여러 일을 연달아 겪으면서 그 과정에서 호석과 서먹해진 것을 체감하고 있던 탄소.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돌아오지 않을까 싶었는데 되짚어보니 그럴 만큼 뻔뻔한 성격이 못 되는 호석이기도 하고, 완전히 해결을 낸 것도 아닌 걸 본인이나 미련 없이 굴 수 있지 다른 사람은 찝찝하게 여길 수도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윤기와 묘하게 어긋나던 관계를 최근에야 완전히 청산하게 된 터라 호석과도 제대로 대화를 해봐야 한다는 필요성은 더 크게 다가왔는데요.


짧은 음방 활동을 끝내자마자 해외투어를 위해 출국할 준비를 하면서 중간에 당이 떨어진다는 생각에 석진과 나란히 식탁에 앉아 음료수와 과자를 까먹다가 나온 호석에 관한 주제는 금방 삼천포로 빠졌습니다. 지금 먹고 있는 과자도 탄소가 들고 나와서 먹고 있는 걸 자연스럽게 물 마시러 나온 석진이 옆자리에 앉으면서 같이 먹고 있었거든요. 먹는 거에 관해선 둘다 예민한 편이라 탄소는 평소와 달리 석진에게 보이지 않는 날을 세웠습니다. 속사포로 쏟아지는 질책에 깨갱하고 물러난 석진의 반응은 어쩌면 당연한 거였네요.




석진: 미안 다시 사다놓을게

탄소: 일곱 봉지 채워놔

석진: 님 다이어트 하신다면서요

탄소: 감자 다이어트야

석진: (할말하않)

탄소: 왜 그렇게 봐? 내 미모에 눈이 부셨어?

석진: 진짜 말 섞기 싫어지려고 해 (침착)

탄소: 그래도 어쩌겠어 넌 나랑 결혼할 건데

석진: ???? (푸흡) 왜 갑자기 훅 들어와

탄소: 네가 나 미워져도 내가 놓지 않는 이상 넌 나 못 떠나

윤기: 그 정도면 형이 겁먹고 도망가도 할 말 없어요

탄소: 도망 갈 수는 있고? (상큼)

윤기: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는데 다시 생각해보요 형, 정말 누나여야 하는지

탄소: 널 너무 오냐오냐 키웠지?

윤기: 꼴랑 한 살 차이에 키우긴 뭘 키워요

탄소: 마마에서 처음 대상 받던 때 내 소감 듣고 울던 민윤기도 기억하고 개인 인터뷰 보고선 잘 자던 사람 방에 찾아와 내 앞에서 울던 민윤기도 기억하는데 그럼? 그땐 나한테 안겨서 울었던 거 같은데ㅎ 아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민윤기가 나한테 안겼던 기억 같애




혹시라도 다시 보고 싶은 분 계실까봐 적어두지만 대상 에피는 아마 EP 07? 인터뷰를 본 멤버들의 반응 에피는 EP 67이에요. 탄소의 담백한 회상에 얼굴이 빨개지는 건 윤기의 몫이었죠.




탄소: 그때 김석진이 나 안아줬을 때 생각했었는데

윤기: ...뭐를요

탄소: 얘한텐 내가 정말 꼼짝 못하고 살겠구나, 뭐 그런 거

윤기: 나 갈게요

탄소: 누가 여기 오래?

윤기: 허! 아주 그냥 살림을 차리지!

탄소: 이미 차렸는데 여기서 뭘 더 해? 아, 방을 합치라고?




윤기는 기가 차서 말문이 막힌 얼굴로 찬물을 벌컥 마시곤 사라졌습니다. 석진은 훅 끼치는 더운 열기에 손부채질을 해댔죠. 생글생글 웃는 탄소는 그런 석진의 입가에 음료수를 가져다대며 애정 어린 시선만 보냈습니다.




석진: 야, 너 되게, 부담스럽,

탄소: 하나에만 올인해서 그걸 잃고 멍청하게 세상을 잃는 바보가 되진 말자고 아는 사람이 그랬거든




근데 난 아무리 생각해도 너를 대체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지 못할 것 같아. 네가 아니면 좋아하고 싶지도 않고.




탄소: 사자와 사슴은 원래 어울리지 못할 관계지, 불가능한 일이야 근데 그걸 가능하도록 만드는 게 사랑 아니겠어? 불가능한 걸 가능하게 만드는 거, 그게 사랑이잖아

석진: ... ...

탄소: 내가 누군가를 이렇게 좋아하게 될 거라고 믿어본 적은 없었는데 널 보면 그게 얼마나 섣부른 판단이었는지 알게 돼

석진: 이제 실망 안 시킬게

탄소: 미안하라고 하는 말 아니야

석진: 그래도 평생 사과해야 할 잘못이지

탄소: 아니

석진: 탄소야석

탄소: 난 네가 얼마나 사랑 받는지 좀 알았으면 좋겠어 내가 얼마나 너한테 죽고 못 사는지 깨달을 필요가 있어

진: 난 너한테 받은 만큼 표현을 못 해줬잖아

탄소: 옆에 있어주는 걸로 충분해

석진: 너야말로 얼마나 사랑받는지 모르니까 이런 말을 하잖아

탄소: 시작은 너였을지 몰라도 지금은 내가 너보다 더 좋아해

석진: 사람 마음 가지고 비교하는 거 아니랬다

탄소: 나 한 번도 누구한테 을이었던 적 없어 언제나 마음만 먹으면 부모님도 나한테 손 못댈 수 있었고, 왜냐면 나에게 관심은 없었지만 필요로 했으니까

석진: ...아 진짜...

탄소: 근데 너한텐 항상 을이길 자처하잖아 이 정도면 더 할게 있나?

석진: 이런 애를 두고 어떻게 도망칠 생각을 해, 어떻게 미워하고




탄소의 허리에 팔을 감고 끌어당겨 옆의 의자에 앉아있던 몸을 자신의 무릎에 앉힌 석진이 탄소의 어깨에 고개를 묻고 중얼거렸습니다. 탄소는 그저 석진을 끌어안았네요.




탄소: 나 좋아하는 일에 미안하단 생각 말고 그럴 시간 있으면 좀 더 예뻐해줘

태형: 커플 진짜 꼴보기 싫다...

정국: ...ㅎ...원래 커플은 다 그렇다지만... 보는 눈도 있는데 ㅎ...

석진: (헛기침)




태형은 불만 가득한 눈으로 탄소를 무릎 위에 앉힌 석진을 흘겨보다 끌어안고 있는 둘을 떼어놓았습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석진에게서 탄소를 빼낸 거지만요. 석진의 귀에 대고 속삭이는 탄소에게 질투가 나서 성큼성큼 다가가 누나의 양 팔 밑으로 손을 끼워넣어 그대로 안아들었습니다. 깜짝 놀란 탄소가 이름을 불렀지만 오히려 역효과를 냈는데요.




탄소: 어, 야 김태형!

태형: 누나는 왜 나한텐 이런 말을 안 해줘요?

탄소: 내가 너랑 연애하니?

정국: 둘이 사귀는 사이는 아니라면서요

태형: 솔직히 말해서 결혼식장에 누나 손 잡고 들어갈 사람이 누가 될진 아직 아무도 모르는 일이잖아여!

탄소: 이게 봐줬더니 자꾸,

석진: 쟨 너한테 너무 집착해

탄소: 심각성 좀 느껴주지 그래

석진: 네가 결혼할 사람은 결국 나야

탄소: ... (심장폭격)

태형: 누나 얼굴 진짜 짜증난다

탄소: 김석진 입에서 저 말 나오니까 너무 떨려서 주체가 안되는 걸 어떡해... 진짜 쟨 어쩜 저렇게 사람 설레게 하는 법을 잘 알지?

태형: 누나

탄소: 왜?

태형: 내가 똑같은 말하면 다른 반응할 거잖아요

탄소: 당연하지

정국: 형 울어요 누나

탄소: 태형이가 그렇게 여린 애는 아닌, ...넌 또 표정이 왜 그 난리야?

정국: 형은 태형이고 난 전정국이고!

탄소: 여기서 잘못한 사람 누군지 알려줄 방탄 멤버

호석: 우리 누나한테 내 흉 본 김탄소태

탄소: 태형아 이것 좀 놔줄래? 내가 파리 한 마리만 잡고 돌아올게

형: 싫어요

탄소: 아니 내가 돌아온댔잖아 너 계속 이럴래

태형: 그럼 돌아와서 뽀뽀해줘요

탄소: 머리 다쳤니?

태형: 나 사랑한다고 하면서 재워주기

탄소: 아무래도 너 연애 좀 해야겠다; 아니면 썸을 타든가

정국: 형은 연애 못할 걸요

탄소: 아 왜! 김태형의 어디가 어때서!

정국: 지금 누나만 보면 그 난리인데 퍽이나 다른 사람이 눈에 들어오겠다!!

지민: 정국아 그건 내 얘기잖아

탄소: 와, 와... 진짜...

호석: 막내들의 지극한 애정공세에 형 심정은 어떠신지?

석진: 좀 짜증나지만 그런대로 버틸만 해요

호석: 며칠 사이 많이 관대해졌는데요?

석진: 김탄소가 먼저 입맞추는 건 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니까 굳이 쟤네한테 질투해야하나 싶더라고

호석: (경악)




석진은 멤버들을 한정으로 탄소에게 스킨십을 하는 걸 너그럽게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전이라면 너 좀 떨어져라, 였을 텐데 연인 사이를 벗어나고 보니 오히려 마음은 더 여유를 갖게 되었다고 할까. 그리고 탄소가 워낙 예쁜 게 아니니까요. 밖에서 걸어오는 작업이며 수작질에 환장하기도 지치는데 굳이 안에서까지 머리 아프고 싶진 않았습니다. 동생들이니 믿는 것도 있고, 여러모로 특히 태형이 탄소에게 갖는 감정이 여간 특별한 게 아니란 것쯤은 짐작하고 있거든요. 그래봐야 어린 아이의 투정에 지나지 않으니 크게 관여하고 싶지도 않았고요. 하지만,




태형: 형이 잊고 있나본데 누나한테 결혼하자 했었어요 누나도 좋다고 했고요

탄소: 내가 예쁜 날 아니면 안하겠다며

태형: 누나한테 안 예쁜 적이 있었어요?

탄소: 얘 뭐 잘못 먹었어?

석진: 태형이 말이 틀린 건 아니지

탄소: (부끄러움)

태형: 나 정말 화나려고 해

지민: 누나한테 자꾸 선 넘는 널 보는 난 이미 화난 상태인데 어떻게 생각해

호석: ?! 워워, 태형이 지민이 둘다 진정하고,

남준: 누나 나 이거 옷 정리하는 것 좀 도와줘요! 캐리어에 안 들어가!

석진: ...쟤는 나이가 몇인데 아직도 혼자 짐을 못 싸서 누나를 찾아대 (예민)

호석: ? 애들한테 질투 안 난다면서요

석진: 김남준이 막내 애들하고 같아?

탄소: ㅎ 나 좀 질투해준다니까 기분 설레는데 변태 같아?

태형: 많이요, 그래도 난 누나가 좋지만

탄소: 욕 나오게 그럴래?

태형: 나한테 누나가?

탄소: 보여줘?

태형: ...미워




입을 삐죽이는 태형은 탄소를 안은 팔을 풀었고 그 덕에 벗어난 탄소가 남준의 열린 방문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석진: 이번에 투어 가면 하루 정도는 김탄소랑 같이 붙어 있어야 할 것 같다

호석: ...어디서요?

석진: 어디긴, 호텔이지

정국: 형 누나한테 허튼 짓하면 저 화낼 거에요

태형: 형보다 내가 먼저 선수쳐야겠다

지민: 태형아 너 나랑 갈등 맺고 싶어?

태형: 너 왜 누나처럼 말해? 누나 내꺼라고 했잖아 따라하지마

지민: 좋아하는 사람을 닮는 게 뭐가 어때서? 그리고 항상 누나가 말했지만 누나는 다른 누구도 아닌 누나 거야

정국: 형들은 왜 그래요? 그래봐야 누나만의 귀염둥이 막내는 난데!

석진: 쟤네 한 대씩 쥐어박고 싶은데 어떻게 생각해

호석: 만약 내가 연애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여자친구한테 저런 식으로 구는 애들 있었으면 가만 안 뒀을 거에요

석진: 이해한다고?

호석: 이미 주먹 든 거 보이는데요 형




방문을 닫은 탄소와 남준의 귀에는 들리지 않아 다행이라고 할지, 그게 더 난처하다고 할지 모르겠네요. 탄소는 허둥대는 남준의 옆으로 쭈그려 시선을 맞췄고, 남준의 곤란하던 표정은 단번에 밝아졌습니다.




탄소: 애들이 날 너무 편하게 생각해

남준: 그 얘긴 좀만 이따 하고 이것 좀 도와줘요

탄소: 너도 그런 것 같아

남준: 에이 그럴 리가

탄소: 슬쩍 말 놓는 거 봐라

남준: 이제 슬슬 놓을 때 됐죠

탄소: 지금도 만만하게 보는데 말까지 놓으면 얼마나 하찮게 대할까

남준: 글쎄요

탄소: ...아, 이 바보야! 옷을 그렇게 넣으니까 안 들어가지!

남준: 어, 그, 그런가...? (머쓱)

탄소: 저번에 분명히 어떻게 하는 건지 알려줬는데 그새 까먹고!




남준은 짐을 챙기면서 가끔 옷이나 물건이 캐리어 안에 들어가지 않으면 탄소를 찾는 습관이 있습니다. 워낙 가볍게 짐을 꾸리는 탄소인지라 다른 멤버들이 한창 정신 없을 때 진작 다 끝내놓고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가 많기도 하고, 도저히 들어가지 않을 것 같던 것도 탄소가 도와주면 요리조리 신기할 정도로 알맞게 들어가거든요. 마치 물건을 찾을 때 내 눈엔 절대 보이지 않던 게 어머니가 찾아보시면 한 방에 나타나는 그런 매직이랄까.




남준: 누나 이럴 때보면 약간 엄마 같아서 엄청 의지하게 되는 것 같아요

탄소: 김석진은 민윤기랑 서로 결혼하고 나서도 같이 룸메이트 하자고 했다는데, 난 결혼하고 나서도 너 짐 챙기는 거 도와주고 있을까봐 겁난다

남준: 어차피 결혼해도 같이 살고 있을 텐데 무슨 상관이에요

탄소: ㅎ 좀 소름 끼친다

남준: 너무하네

탄소: 생각을 좀 해봐, 신혼이잖아

남준: ...으음...

탄소: 누가 너무한 문제야

남준: 그렇게 노여운 눈빛으로 보면 할 말이 없네요




탄소는 남준이 손에 쥐여주는 것들을 모두 차곡차곡 캐리어에 담아주었고, 그 모든 게 끝나자 남준은 감탄했습니다. 정말 누나가 있어서 다행이에요. 완전 고마워요.




탄소: 이제 가도 되지?

남준: 잠깐만요

탄소: 뭐가 더 남았어?

남준: 호석이랑 요새 어색한 기류 흐르던데

탄소: 아~ 그거

남준: 혹시 둘 사이에 문제라도 생긴 거에요?

탄소: 딱히 문제가 생겼다기보단 예전에 확실히 짚고 넘어가지 못한 걸로 정호석의 발목이 잡혀있는 거겠지?

남준: 조만간 해결되겠네요

탄소: 왜?

남준: 그냥 직감이죠, 뭐 달리 특별한 게 있을까요




남준은 탄소가 어련히 정리할 것 같다는 말 대신 직감이라는 단어를 썼습니다. 묘하게 맞지 않던 윤기와도 완전히 끝을 본 건지 요 며칠 사이 윤기가 탄소를 찾는 일이 많았거든요. 툴툴대긴 해도 한결 밝아진 표정이 모든 걸 말해주는데, 처음부터 탄소에게 친절했던 호석이 과연 탄소가 먼저 다가오는 걸 밀어낼 리 있을까요. 호석은 탄소의 개인 인터뷰를 보고 방에 찾아간 정국이 울고, 윤기가 울 때 그 둘을 안아 달래는 탄소로부터 너와 남준이 팀에서 중심을 잡고 있음을 알고 있다는 말을 들었던 걸 내심 마음에 걸려 했습니다.


무엇보다 탄소에게 제일 치대던 멤버는 정국도 태형도 아닌 호석이었는걸요. 탄소가 기겁해도 안무 연습이라는 핑계로 달라붙고, 뭉친 근육을 풀어주겠다며 주물거리고, 정국의 말대로 안고 있으면 힐링된다는 씨알도 먹히지 않을 말로 안으려고 하고. 탄소가 유독 빈틈을 보이는 멤버이기도 했고요. 호석은 탄소를 무척 좋아했습니다. 아마 정식으로 데뷔조에 합류하기 전, 우연한 기회로 본 탄소의 실력을 본 후부터 그 호감은 배가 되었을 거에요. 노력하지만 내색은 하지 않는 성격. 자기보다 남을 생각하기 때문에 종종 미련해지는 사람. 싫어할 이유가 없었을 겁니다. 때로 남준의 눈에 비친 호석은 태형과 정국이 탄소에게 가진 감정의 중간 즈음에 서 있는 것 같았어요. 가볍다기엔 무겁고, 짙다기엔 옅은 그 어딘가.




남준: 호석이 누나 되게 좋아하잖아요

탄소: 좋아한다는 놈이 맨날 디스하는 게 일상이야?

남준: 알면서 괜히 그런 반응 보이면 내가 다 섭섭한데

탄소: 그래 좋아하는 거 눈에 보이지, 의외로 호불호가 확실한 성격이기도 하니까

남준: 생각보다 빠르게 인정하네요

탄소: 부정할 이유가 없으니까? ...어

남준: 표정이 왜 그래요? 뭐 까먹다가 중요한 일 생각났어요?

탄소: 네 말대로 정호석이랑 어색한 거 금방 풀리겠다

남준: 왜요?

탄소: 걔도 결국 막내잖아

남준: ?




밝은 표정으로 남준의 방에서 나온 탄소는 남아있던 과자를 모두 먹어치운 석진에게 살짝 욱했지만 미소로 참으며 뒷정리를 했습니다. 방에 들어가 거의 다 챙겨가는 짐을 마지막으로 확인하고 지퍼를 닫네요. 호석과 지민이 쓰는 방문을 노크하니 지민은 씻으러 들어간 건지 호석이 나왔습니다.




호석: 누구, 어 누나? 왜요? 지민이?

탄소: 너 보러 왔는데?

호석: 날?

탄소: 잠깐 들어간다?

호석: ??? 할 말 있어요???

탄소: 왜 자꾸 은근슬쩍 거리 두냐고 물어볼 겸 여러 가지로 많지




직설적인 말에 당황한 호석이 한 걸음 물러나자 탄소는 두 걸음 다가와서 호석의 어깨를 끌어당겼습니다. 얼떨결에 안긴 호석은 등을 토닥거리는 탄소에게 낯설었지만 약간의 안도를 하면서 입술을 꾹 깨물었습니다.




탄소: 불안하다고 말하지 그랬어

호석: ... ...

탄소: 물론 말할 상황이 아니었던 것 같지만 그래도 요즘엔 괜찮았잖아

호석: 미안해요

탄소: 목소리가 꼭 우는 사람 같네

호석: 미안해요...

탄소: 불안했으면 확신을 달라고 했어야지




젖은 목소리로 방황하는 손을 어쩌지도 못하고 그저 가만히 탄소에게 안긴 호석은 미안하다는 사과를 반복했습니다. 눌러놓고 있던 게 툭, 하고 터져버린 기분이었어요. 애써 밀어놓고 외면하던 걸 먼저 다가와 손을 내미니까 부정할 수 없이 흘러내리는 느낌.




탄소: 내 방으로 가서 마저 얘기할까?




호석은 고개를 끄덕이지만 탄소에게서 떨어지는 게 아쉬웠습니다. 약간의 비현실감도 있었고요. 그래서 잡고 있어야 믿겨질 것 같고 안심이 될 것 같아 쉽게 움직이지 못했습니다. 탄소는 눈치가 빠른 편이니 그걸 모를 리 없었고요.




탄소: 안겨서 갈거야?

호석: ...아니요

탄소: 좀 유치하지만 손이라도 잡고 갈래?




걸어봤자 여기서 몇 걸음이나 될까. 탄소는 그냥 웃었습니다. 슬그머니 손을 잡아내리는 호석은 얼굴을 보이는 게 민망한지 탄소의 몸을 재빠르게 돌려세우곤 어깨에 고개를 파묻었습니다. 혹시라도 보이지 않는 시야에 몸의 중심을 놓치지 않도록 호석의 손을 잡은 탄소가 금방 방에 들어가고 침대에 앉아 호석을 끌어당기자 순순히 끌려와 옆에 앉네요. 여전히 얼굴을 보이기 싫은건지 한손으로 반을 가린 얼굴은 입꼬리가 내려갔었고요.




탄소: 뭐부터 할까

호석: 안아주세요

탄소: ...아니 그거 말고...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며 어깨에 손을 대는 순간 호석은 탄소의 손목을 잡아 품으로 당겼는데요. 예상보다 강한 악력에 그대로 휘둘려진 탄소가 중심을 잡지 못하고 안기다 못해 부딪히자 그대로 탄소를 받아내면서 침대 위로 쓰러진 호석은 와중에도 놓지 않겠다는 듯 손목을 놔주지 않았습니다.




탄소: 어디 안 가니까 힘 좀 풀어

호석: 무서워요, 누나가 무서웠어요

탄소: 정호석 나 아프니까 이거 놓으라고

호석: 내 잘못도 있는 것 같아서 제대로 편을 들어주지 못한 내가 잘못한 것도 있는 것 같아서

탄소: 아니 나 아프다니까?




쌓인 게 많았는지 평소에 그토록 말하던 인생의 바이브인 희망적인 모습도 제쳐두고 한껏 우울해하는 호석에게 안겨있자니 생각보다 더 심각했구나, 싶은 탄소가 호석이 얼굴 가린 손을 들춰냈습니다. 나 봐. 정호석. 사람하고 말할 땐 눈을 보면서 해야지. 손목 아프다고 했는데 왜 안 풀어줘.




탄소: 제대로 안아줄 테니까 잠깐만 놔봐

호석: 떨어지면 꿈이라고 하면서 깨어나게 될까봐 싫어요

탄소: 볼 꼬집히기 전에 적당히 하지?




결국 빠져나온 탄소는 얼얼한 손목을 몇 번 털어주다 눈을 감고 있는 호석이 잠든 건 아닌지 이름을 불렀습니다. 낮게 웅얼거리는 입을 보니 그건 아닌 것 같아 옆에 나란히 누웠죠. 호석은 기다렸다는 듯이 탄소의 머리를 들어 자신의 팔을 베개 삼아주고 허리에 팔을 감아 몸을 바짝 끌어안았습니다. 탄소는 태형에게 과한 애정을 받으면서 점점 익숙해진 그 의미에 가만히 당해주네요.


이성적인 의미가 아니라 순수하게 불안한 마음에서 비롯된 행동이니 말릴 수 있는 것도 아니었고요. 그걸 실감할 때마다 한편으로 양심이 찔린 탄소는 자신을 너무 좋아해주는 멤버들에게 더 이상 상처를 주는 일은 없길 바랐습니다. 평소엔 한없이 가볍게 굴다가도 한 번 물러나는 발걸음에 지레 놀라 겁먹는 멤버들이 더 이상 저로 인해 마음 졸이지 않길 원했어요.




호석: 다른 말 안해줘도 되니까 이렇게 잠깐만, 아주 잠깐만요

탄소: 그러다 네가 잠들면 잠깐이 아니잖아

호석: 백 마디 말보다 한 번 안아주는 게 더 안심된단 말이에요

탄소: ...그럼 너 원하는 대로 해




팔을 뻗어 머리카락을 쓸어주는 손길에 기분이 나아졌는지 눈 감은 얼굴에 서린 긴장감이 가시고 한결 편안해진 호석은 얼마 안가 잠이 든 것 같았습니다. 무거워진 눈꺼풀에 덩달아 잠든 탄소가 그로부터 약 세 시간이 지나 깨어나면서 몽롱한 잠기운에 일어나려는 걸 붙잡은 건 호석이었습니다. 자면서 뒤척였는지 호석쪽을 돌아보고 누웠던 몸은 그 반대를 보고 있었고 허리에 감긴 팔과 베개 대신으로 머리를 받치고 있는 다른 팔의 존재는 여전했는데요. 잠들기 전보다 훨씬 세게 조이는 착각이 드는 허리에 버둥대다 원위치로 돌아오니 호석이 실눈을 떴습니다. 




호석: 왜 가려고 해요

탄소: 너 자는 거 아니었어?

호석: 누나 움직여서 깼어요

탄소: 푹 자고 깼으면 몸 개운하겠네, 이제 그만...

호석: 비행기에서 누나 옆자리 내가 앉아도 돼요?

탄소: 짐은 다 챙기고 하는 말이야?

호석: ...중요한 건 대충요

탄소: 씻고 나와, 도와줄테니까

호석: 옆자리 앉고 싶다고 말한 거 대답 못 들었는데

탄소: ...옆에 앉아서 얌전히 있을 생각 있어?

호석: 아니요

탄소: 손 잡고 주물대다가 얼굴 만지작거리고, 안 봐도 뻔하지

호석: 근데 들어줄 거잖아요

탄소: ... ...

호석: 왜냐면 누나는 나한테 그러려고 안아준 거니까

탄소: 어째 영악해진 것 같기도 하고...

호석: 얼른 씻고 나올게요

탄소: 다녀와




비행기에서 호석에게 얼마나 시달렸는지 시차 적응을 위해 일정보다 일찍 도착한 호텔에서 탄소는 다른 걸 생각할 겨를도 없이 내리 잠만 잤다고 합니다.




태형: 누나가 연락을 안 받, (서럽)

석진: 탄소 자고 있는데 왜

태형: ...형이 왜 거기서 나와요?

석진: 매니저 형이 걱정된다고 하면서 키 주길래 잠깐 들어갔다가 나왔어

태형: 나도! 나도 누나 볼래여!

석진: 잔다니까

태형: ㅠㅠㅠㅠㅠㅠ




그리고 호석은 다시 예전처럼 탄소에게 까불거리는 만큼 많이 치대는 동생으로 돌아왔죠.




석진: 내가 속 좁은 걸까?

호석: 어쩔 수 없다고 봅니다, 어 누나!

탄소: (기겁)

석진: ... ...




석진은 탄소를 생각하면 세상에 믿을 놈 하나 없다는 말밖에 떠오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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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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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선샤인준입니다!!
멤버들과 하나씩 다 풀려가는 거 같아서 안심이네요 ㅜㅜㅜㅜㅜㅜ 이제 정말 모두가 다 행복하기를...

5년 전
비회원94.142
GIN입니다!
다들 원래대로 돌아와서 다행이네요ㅠ
현실에서도 글 속에서도 꽃길만 걸었으면ㅠㅠ

5년 전
비회원94.142
GIN입니다!
다들 원래대로 돌아와서 다행이네요ㅠ
현실에서도 글 속에서도 꽃길만 걸었으면ㅠㅠ

5년 전
비회원19.154
방보라해탄이이요
호석이와 잘해결되서 다행이에요ㅠㅜ
멤버들과 다 잘해결되어가서 정말 다행인 것 같아요

5년 전
비회원19.154
방보라해탄이이요
호석이와 잘해결되서 다행이에요ㅠㅜ
멤버들과 다 잘해결되어가서 정말 다행인 것 같아요

5년 전
비회원157.118
작가님! 암호닉 신청이 된건지 안된건지 확실하지가 않아서 여기 다시 올려요! [겨울잠바]로 암호닉 부탁드립니다!
멤버들이랑 여주도 하나하나씩 관계를 풀어가고 무엇보다도 석진이랑 여주가 행복해져가는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요..! 나중에는 모두가 웃을 수 있겠죠?

5년 전
비회원157.118
작가님! 암호닉 신청이 된건지 안된건지 확실하지가 않아서 여기 다시 올려요! [겨울잠바]로 암호닉 부탁드립니다!
멤버들이랑 여주도 하나하나씩 관계를 풀어가고 무엇보다도 석진이랑 여주가 행복해져가는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요..! 나중에는 모두가 웃을 수 있겠죠?

5년 전
비회원157.118
작가님! 암호닉 신청이 된건지 안된건지 확실하지가 않아서 여기 다시 올려요! [겨울잠바]로 암호닉 부탁드립니다!
멤버들이랑 여주도 하나하나씩 관계를 풀어가고 무엇보다도 석진이랑 여주가 행복해져가는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요..! 나중에는 모두가 웃을 수 있겠죠?

5년 전
비회원157.118
작가님! 암호닉 신청이 된건지 안된건지 확실하지가 않아서 여기 다시 올려요! [겨울잠바]로 암호닉 부탁드립니다!
멤버들이랑 여주도 하나하나씩 관계를 풀어가고 무엇보다도 석진이랑 여주가 행복해져가는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요..! 나중에는 모두가 웃을 수 있겠죠?

5년 전
독자2
초록하늘입니다
아ㅠㅠㅠ
멤버들이랑 하나하나 관계를 풀어가는거
너무 보기 좋아요ㅠㅠ
오늘 하루도 기분좋게 시작합니다!

5년 전
독자3
싹이입니다!!!여주와 애들과의 관계가 더욱더 좋아지고 있어서 제가다 기분이 좋네요ㅠㅠㅠㅠㅠ여전히 애들은 여주에게 의지하고 ㅠㅠㅠㅠ
5년 전
독자4
밤밤입니다
애들 다 너무 좋네요ㅠ

5년 전
독자5
도리입니다!! 와 다행이에요 ㅠㅠㅠㅠ 이제 다들 조금씩 조금씩 관계 회복을 하고 있어서,, 진짜 작가님은 정말 엄청 글의 세세한 부분까지도 엄청 잘 써주셔서 글을 읽을 때 저도 모르게 집중하게 됩니다!! 감사합니다
5년 전
독자6
먼지입니당
너무너무좋아여ㅠㅜㅜㅠㅠㅡ갹갹ㅠㅠㅠㅠㅠ모두들 행복해지고 있는거같아서 너무나 힐링이에요ㅠㅠㅠ어쩜 글을 이렇게 잘쓰세요ㅠㅠㅠ감사합니다 작ㄴ가님ㅠㅠ

5년 전
비회원180.104
김뚱이입니다.
으허헝허 모두다 점점 행복해져서 너무 좋아요ㅠㅠㅠㅠ

5년 전
비회원180.104
김뚱이입니다.
으허헝허 모두다 점점 행복해져서 너무 좋아요ㅠㅠㅠㅠ

5년 전
비회원174.31
바게트로 암호닉신청합니다 저번에한고같은데 했는지 안했는지 확인해주실수있을까욥?
5년 전
독자7
0846이에요 아 애들 진짴ㅋㅋㅋㅋㅋㅋ 호석이도 풀렸구여ㅜㅜㅜ 우리 애들 킨 넘나 좋아하죠~
5년 전
독자8
호석아 ㅠㅠ 킨 말대로 호석이도 막내죠 ㅠㅠ 킨도 동생들 얘기 들어주고 옆에 있어주는 것처럼 다들 잘 지냈으면 좋겠어요 ㅠㅠ
5년 전
독자9
ㅜㅜㅜ작가님 ㅜㅜㅜㅜㅜㅜ 진짜 너무 좋아요ㅜㅜㅜㅜㅜ 예전부터 꾸준히 글 봐왔는데 여전히 최고에여ㅜㅜㅜㅜㅜ 사랑해여,,
5년 전
독자10
다들 괜찮게 풀려가고 살아가고 있는 거 같아서 보기 좋네요
5년 전
독자11
[0224]입니다 ㅠㅠㅠㅠㅠㅠ 작가님 ㅠㅠㅜㅜㅜㅜ 원래로 돌아와서 진짜 진짜 다행 ㅠ
5년 전
독자12
오늘도 잘 보고 갑니다.
호비랑 잘 풀려서 넘 다행이네요ㅠㅠ

5년 전
독자13
[에뜨왈] 입니다!! 이렇게 다들 풀려가는 모습을 보이 좋은것같아여ㅠㅠㅠㅠ 석진이가 애들앞에서 탄소한ㅌ0 표현하는것도 너무 좋네여ㅠㅠㅠㅠㅠㅠㅠ
5년 전
독자14
1218이에오
그렇게 친했던 호석이랑도 여러 상황이 생기면서 어색해졌었굼여ㅠㅠㅠ 하지만 금방 풀게 되어서 듸행이에여ㅜㅜ

5년 전
비회원247.234
김어빠
ㅠㅠㅠㅠ다들 서로가 서로를 이해해하고 잘 풀어나가고 있는 것 같아서 다행이예요ㅠㅠㅠㅠ 제에에에발 이대로 행복하길ㅠㅠㅠㅠ

5년 전
독자15
별별이입니다ㅠㅠㅠㅠ 애들하고하나하나 풀어나가는거 보니까 너무 좋ㅇ네요ㅠㅠㅠㅠ 아가들같고 진챠ㅠㅠㅠ
5년 전
독자16
크으
이번 화는 호석이까지....
정말 탄소가 모든 아이들에게
힘이 되어주고 있는거 같아 고맙고..
근데 또 내심 걱정도 되고 그래요 ㅜㅜ
쟤는 힘들때 어떻게 마음 정리하나....
그래서 석진이한테 저렇게 을이길 자처하고,
막내처럼 안아달라 사랑해줘라 할때는
뭔가 양가감정 가득....ㅎㅎ

5년 전
독자17
아? 왜 아직 불안했나 했는데 호석이랑 안풀어서였나 이제 안불안해도 됨미까 저ㅠ
4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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