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 Sunset at Glengorm
[면총] 투 구 꽃 06
Written by. 꽃무릇
화장실 속의 광경을 보게 된 준면은 입을 가리고 욕설을 내뱉었다. 종인은 입과 손에 피 칠갑을 잔뜩 한 채 화장실 바닥에 주저앉아 변기에 대고 피를 토악질을 하고 있었다. 피 비린내가 준면이 있는 곳 까지 나는 것 같았다. 종인이 피 때문에 미끄러지는 손을 제대로 변기위에 올리려고 할 때마다 하얀색 변기위에 빨간 손자국이 났다. 하얀색 변기는 어느 새 빨간색으로 변해버렸다. 준면은 콧속에 스며드는 피 냄새에 인상을 찌푸렸다. 준면은 그 엄청난 모습을 하고 있는 종인에게 물었다.
“어떻게 된 거야”
“박,박찬열이랑 섹스, 했는데...그리고 정신을 차려보니까, 피투성이로 길 바닥에 누워, 있었어”
종인은 입 속의 피들을 계속해서 토해내며 말했다. 말할 때마다 덜덜 떨리는 손가락이 안쓰러워 보였다. 게다가 말 하는 것도 힘들어 보였다. 아무리 토해내도 입속의 역겨움과 기시감은 사라지지 않는지, 변기를 붙잡은 채 얼굴을 들지 않았다. 종인은 여전히 억지로 피를 토해내고 있었다.
“그게 어딘데?”
준면의 말에 종인은 벽에 등을 기대며 입가를 닦았다. 하지만 손에도 피가 잔뜩 묻어있어서, 오히려 피 때문에 입가가 더 붉어질 뿐이었다.
“옆집“
종인의 말에 종인을 데리고 밖으로 나간 준면은 담벼락 너머로 옆집을 살펴보았다. 이상한 점은 없는 것 같은데...아니, 맙소사. 어쩐지 개 짖는 소리가 안 들린다고 했다. 마치 요즘 텔레비전에서 방송해주는 살인마가 저지른 일처럼, 옆집 개는 처참하게 죽어있었다. 말이 안 나올 정도였다. 준면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종인이 피 칠갑을 한 이유가 이 것 때문이 이었구나. 싶었다. 너....노만을 죽였잖아. 준면의 말에 종인은 계속해서 입을 닦으며 말했다. 아직도 잔여물이 남았는지 억지로 우웩 거리며 헛구역질 했다.
“그 개가, 날 보고, 계속 짖잖아. 계속! 그래서 나도 모르게, 죽여 버렸어”
“당장 들어와, 먼저 씻어”
준면은 덜덜 떨고 있는 종인에게 말하며 먼저 집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경수가 건네줬던 은 피어싱과 소독약품을 찾아 헤맸다. 다행스럽게도 그들의 집은 소독약품을 늘 구비하고 있어서, 많은 수의 알코올을 찾을 수 있었다. 게다가 라텍스 장갑도 있었다. 그리고 준면은 종인의 옷 주머니에서 라이터도 꺼냈다. 종인이 정신을 차리고 씻기 시작하는지, 화장실에서 물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피 냄새는 사라지지 않고 있었다. 준면은 사실 정확한 소독방법은 몰랐다. 그냥 주워들은 대로 할 뿐이었다. 불안 하다고는 생각하지만, 이 방법뿐이 없었다. 누구에게 함부로 도움을 청할 수도 없었다. 경수에게 도움을 청할 수도 없었다. 그는 준면이 변화하고 있는 줄로만 알고 있으니까. 거짓말을 한 것을 알아버린다면, 도와주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티셔츠 벗고 거기 누워”
다 씻었는지, 화장실에서 종인이 나오자 준면은 침대를 가리키며 말했다. 입고 있던 티셔츠를 벗고 침대에 누운 종인은 담배를 입에 물었다. 그리고 라이터로 불을 붙이며 말했다. 준면은 이제 종인이 담배를 피는 것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둘 중에서 현재 더 힘든 것은 종인일 테니까.
“나 이제 어떡하지? 이제 학교도 못가. 얘들한테 내가 변태라고 소문내고 다닐 걸”
“박찬열은 네 친구야”
“내가 걔를 덮쳤다니까? 친구는 무슨, 존나게 좋았어, 시발 내가 박찬열 위에서 엉덩이를 흔들었다고! 이제 날 이상한 애 취급할거야. 변태 같은, 그런 거”
“콘돔은 꼈니?”
“그냥”
준면은 한숨을 내쉬며 라텍스 장갑을 낀 채 피어싱과 송곳을 들고 종인의 다리위에 앉았다. 그리고 알코올을 묻힌 솜으로 종인의 배꼽을 닦았다. 그리고 송곳을 라이터로 몇 번 지진 후에 다시 알코올이 뭍은 솜으로 송곳을 닦았다. 종인이 내뱉은 담배 연기가 방안을 가득 채웠다. 종인은 준면이 들고 있는 피어싱을 가리키며 물었다.
“그거 어디서 났어?”
“얻었어‘
“아쉽다. 너도 물렸어야 했는데...그럼 같은 처지가 되잖아”
종인의 말에 준면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그저 송곳을 들었다. 준비됐어? 종인은 고개를 끄덕이며 물고 있던 담배를 물 컵 안에 집어넣다. 담뱃불이 물에 닿아서 치지직 하는 소리를 내며 꺼졌다. 종인은 심호흡을 내쉬며 침대 머리 판에 달린 쇠창살들을 각각 한 손으로 꽉 붙잡았다. 준면은 종인의 배꼽을 잡고 송곳으로 구멍을 뚫기 시작했다. 준면은 원래 단숨에 뚫어서 종인이 아프지 않기를 바랐지만, 송곳이 살에 걸려서 좀처럼 들어가질 않았다. 종인은 고통으로 몸을 이리저리 뒤틀었다. 종인이 몸을 비틀 때마다 준면이 한 목걸이와 똑같은 것이 종인의 목에서 흔들렸다. 침대에서 덜컹거리는 소리가 났다. 가만히 좀 있어! 종인의 신음소리와 함께 짐승의 울음소리도 같이 들린 것 같았다. 빨리해! 한참동안 종인의 배꼽과 씨름하던 준면은 겨우 뚫었는지 경수에게 받았던 피어싱을 그 구멍사이로 집어넣었다. 종인의 몸부림이 멈췄다.
“기분이 어때?”
종인이 자신의 배꼽에 달린 피어싱을 매만지며 말했다.
“끝내줘”
*
다음날 아침, 옆집에서 아이가 우는 소리가 들렸다. 자기 집 개의 죽음을 슬퍼하는 소리였다. 준면은 양심에 찔렸지만, 아무런 티도 내지 않았다. 그건 김종인이 한 것이 아니야. 그렇게 자신을 세뇌했다. 그렇지 않으면, 버틸 수 없을 것만 같았다. 준면은 안 가겠다는 종인을 억지로 끌고 등교했다. 찬열은 학교 친구들에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것이 분명했다. 종인이 등교를 했는데도, 학교는 늘 그렇듯이 조용했으니까. 저 멀리서 찬열이 걸어가는 것이 보였다. 찬열도 준면과 종인을 본 듯했다. 하지만, 다가오지 않고 다시 멀어졌다. 시발. 옆에서 종인이 욕하는 소리가 들렸다. 종인과 준면은 학교 화장실로 향했다. 종인의 엉덩이에서 자라기 시작한 꼬리가 갑자기 많이 자라났기 때문이었다.. 안 좋은 징조였다. 빨리해! 종인의 재촉에 준면은 종인의 팬티 밑으로 나와 있는 꼬리를 테이프로 허벅지와 같이 꽁꽁 묶었다. 종인의 바지통이 커서 다행이었다.
사건은 늘 체육시간에 터진다. 그리고 그 사건은 늘 오세훈과 연관되어 있다.
준면은 늘 그렇듯이 스탠드에 앉아 있다가 누군가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소리가 들리는 곳은 학교 정문이었다. 그곳에 경수가 서서 준면의 이름을 부르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종인이 인상을 쓰며 남자친구냐고 물었다.
“그냥-, 아는 사람이야”
준면은 종인에게 경수가 오세훈과 아는 사이라는 말은 안했다. 말했다간 종인이 경수를 당장에 찢어발겨버릴수도 있었으니까. 준면은 정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경수를 향해 뛰어갔다. 그런데, 경수에게 다가가면 갈수록 경수의 얼굴이 이상했다. 마치 술이라도 마신사람처럼 얼굴이 붉고 눈이 반쯤 풀려있었다. 경수의 앞에 선 준면은 헛웃음을 내뱉으며 말했다.
“술 마셨어요? 저 지금 수업 시간 이예요.”
“아, 그래 방해해서 미안하다”
경수는 기분이 나빠졌는지 인상을 쓰며 뒤돌아갔다. 준면은 당황한 얼굴로 경수의 뒤통수에 대고 말했다.
“제가 나중에 찾아갈게요!”
“그러던가!
종인은 여전히 인상을 찌푸린 채 다시 운동장으로 다가오는 준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준면은 아차하며 경수에 대해 이야기했다.
“저 사람은 내가 물린 줄 알아”
“왜 저런 새끼랑 어울리는 거야?”
“치료제에 대해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야”
“그냥 너랑 한 번 해보고 싶은 거겠지, 오세훈 개새끼처럼!”
종인은 그 말을 내뱉고 준면에게서 조금 멀어졌다. 그리고 그 순간을 노린 건지 오세훈이 준면에게 다가왔다. 종인이 그 모습을 보고 준면에게로 다가오려고 했지만, 배구 시합이 시작해버려서 움직일 수가 없었다. 준면과 오세훈은 같은 팀이었고, 종인은 혼자 다른 팀이었으니까. 오세훈은 그런 종인의 사정을 아는지 킬킬거리며 준면을 거의 희롱하다시피 굴었다. 그리고 아까 경수와 만남 또한 봤는지, 형이랑은 언제 붙어먹었어? 벌써했어? 김준면 아다 따였어? 등의 저속스러운 말들을 해댔다. 그러다가, 세훈이 의도치 않게 준면을 더듬게 되었는데, 종인은 그 모습을 보고 폭발했다.
종인은 시합이건 뭐건 신경 쓰지 않은 채 준면에게로 달려왔다. 그리고 단숨에 오세훈을 밀어트리고 그 위로 올라탔다. 종인이 주먹으로 오세훈의 얼굴을 내려칠 때마다 낮은 비명소리가 들렸다. 아이들과 선생님이 놀라서 막으러 달려올때는 이미 세훈의 코에서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아이들은 종인을 들어 막았다. 종인은 손에 묻은 세훈의 피를 핥으며 말했다.
“니가 자초한거야”
“김종인! 교무실로 따라와!”
*
“우리 학교는 폭력을 용납할 수 없어! 폭력은 어떠한 상황에도 정당화 될 수 ...-”
준면은 교무실에서 종인이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 문 바깥으로 선생님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준면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을 때에 교무실 앞으로 지나가려는 찬열과 마주치게 되었다. 찬열의 교복바지 앞부분은 마치 그 위에 피를 흘린 것처럼 선명한 붉은색으로 변해있었는데, 찬열은 그 부분을 가리면서 거의 쩔뚝거리다시피 걷고 있었다.
“아, 빨간색 펜이 새서, 잉크가…….”
분명 저건 거짓말이다. 누가 들어도 믿지 않을 것 같은 훤히 보이는 거짓말. 박찬열이 전염 된 거야. 준면은 아무 말도 안하고 고개를 돌렸다. 찬열은 난감한 기색을 표하며 그 자리를 떴다. 찬열이 지나가고 얼마지나지 않아서 교무실에서 들리는 목소리가 끊겼다. 그리고 종인이 밖으로 나왔다. 종인은 나오자마자 선생님들의 불평등한 처사에 대해 불평을 털어놓았다. 아니 오세훈이 어떤 자식인데 고작 몇 대 때린 것 가지고- 준면은 옆에서 중얼 거리는 종인을 붙잡고 교무실 근처 남자화장실로 들어갔다. 그리고 변기 칸을 전부다 열어서 누가 있는지 없는지 찾아봤다. 다행이 아무도 없었다.
“박찬열이 전염됐어, 너 때문에-! 걔가 전염됐다고”
“저런”
“오늘 니가 봤던 그 사람한테 갈 거야. 방법을 찾아봐야지”
“어련하시려고, 같이 가자”
“가서 입조심해. 입 함부로 놀려서 내가 아니라-”
“뭐 내가 괴물이란 거?”
“속인 걸 알면 도와주지 않을 테니까, 가서 입 닥치고 가만히 있어”
“조심할게”
능청스럽게 대답하는 종인이 영 믿음직하진 않았지만, 준면은 종인을 데리고 저번에 갔었던 경수의 비닐하우스로 향했다. 다행스럽게도 경수가 안에 있는지 음악소리가 새어나왔다. 준면이 문에 노크하자 곧이어 경수는 문을 반쯤 열고서 준면과 종인을 쳐다봤다. 종인은 벽에 몸을 거의 기댄상태로 경수를 바라보고 있었다. 준면은 아침의 일 때문에 경수가 화가 아직 덜 풀린건 아닌지 조마조마했다.
“아까 그 일은, 미안해요. 사람들한테 들킬까봐서...”
“얘가 예민해요, 은도 안 통해서”
종인의 준면의 말을 거들었지만, 경수는 종인따위는 안 보인다는 듯이 준면만 바라보며 이야기했다.
“혼자 올 줄 알았는데”
“제 쌍둥이 동생이예요”
준면의 말에 경수는 한숨을 내쉬었다. 여기서 본 걸 밖에다 말하지 않는다고 하면- 들어와도 괜찮아. 준면은 고개를 끄덕였고 종인은 짜증난다는 듯이 인상을 찌푸렸다. 아, 진짜- 경수가 여전히 문을 반쯤 열어놓은 상태였기에, 종인은 그냥 막무가내로 문을 열고 들어갔다. 경수는 그런 종인을 황당하다는 듯이 바라보다가 문을 열고 준면을 반겼다. 들어와. 경수는 사실 대마초도 키우고 있었다. 어떤 것은 여전히 자라고 있었고, 어떤 것은 다자라서 말리고 있는지 갈색이였다. 와.. 그것을 본 종인이 감탄사를 내뱉었다. 신경꺼. 경수의 질타에 준면은 그런 종인을 끌어당겨 경수를 따라 갔다. 탁자위엔 꽃 관련 서적이 놓여 있었고, 경수와 준면은 종인이 있건 없건 이야기를 시작했다. 종인은 그런 그 둘을 보다 옆에 놓여 있는 침대에 풀썩하고 누웠다. 베개 옆에 잡지가 하나 놓여있었다. 종인은 호기심에 한 번 펴봤다가 질색을 하며 내려놓았다. 성인잡지?벤트? 아, 게이잡지.
경수는 준면에게 어느 보라색 꽃 사진을 보여주며 말했다.
“가능성을 찾았어. 민간요법 책에서 동종요법을 조사해봤어. 바로 바곳이야. 다른 말로 투구꽃 이라고도 하고, 이 식물에서 추출한 독이 늑대를 죽이기도 해서 늑대의 골칫거리 (Wolfs bane) 라고도 해”
“뱀파이어에게 마늘처럼요?”
“그런 셈이지. 소량사용하면 안전하고. 해독작용도 끝내주는데다가, 세포의 성장을 도와”
“어디서 구할 수 있는데요?”
“곧 꽃이 펴. 근데 조금 기다려야 해”
경수의 말이 끝나자 종인이 욕설을 내뱉었다. 경수는 종인을 한 번 쳐다본후에 다시 준면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씨를 심어놨어.”
“미친, 쟤는 시간이 없어! 벌써 개도 잡아먹었다고요, 꼬리 난 얘기는 했어?”
“김종인!”
꼬리가 자란다고? 종인의 말에 경수는 준면에게 물었다. 준면에 미약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종인은 옆에 있던 성인잡지를 들며 준면에게 말했다. 이런 새끼를 믿는 거야? 어? 경수는 인상을 쓰며 종인에게서 성인잡지 뺐었다. 니게 뭔데 시비야. 종인은 누워있던 침대에서 일어나더니 인상을 쓰며 경수를 내려다보았다. 김종인 나가있어! 준면의 목소리가 들렸다. 종인은 낮게 욕설을 내뱉더니 준면에게 다가갔다.
“좋아. 쟤가 널 강간해도, 울지나 마. 난 집에 있을 거니까”
종인이 그런 식으로 비닐하우스를 나간 후 준면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습관처럼 담배를 꺼내 문 경수는 얼떨떨 한 표정으로 준면을 바라봤다.
“그냥 예민해져서 그래요”
“어...난 널 그런 식으로 대하지 않을 거야..”
“알아요”
주저리 지금까지 이부분이 쓰기 제일 힘들었던것 같아요 ㅎ 아닌가 다음에 나오면 그게 더 힘든가 아..ㅎ 핰 진저스냅 1 이 지금 거의 다 끝나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2도 이어서 쓸가 생각중이고요 . 1이 더 재밌긴 한데 저는 2도 좋아하거든요 사실 처음에 말씀드렸던데로 이 영화는 다 좋아욯 어쨌든 2까지 쓰자니 너무 길어지는 것 같고 재미 없으시면 어쩌나 싶고 막그래욯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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