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끝 W.감각
[노래같이 들으면 감수성폭퐐 (나만그럴수도)]
아까부터 경수는 종인의 책장이곳저곳을 뒤적였다. 레몬맛 막내사탕을 입안서 이리저리 굴리는 경수의 볼이 터질것같았다. 응? 종인의 수많은 작곡파일사이로 분홍색의 파일이 경수의 눈에들어왔다. 취향에 맞지 않는 분홍색이라니. 망설임 없이 파일을 넘기는 손동작이 가벼웠다. 보컬이 전공인 경수가 이렇다 저렇다 평을 할 수 없었지만 파일의 반을 채운 대부분의 곡들이 꽤나 좋은 곡들이였다. 하얀 싱글침대에 누워 얼굴위로 팔을 얹은채 미동도 없는 종인이 꽤나 조용해진 경수에 팔을 들어보였다.
"이거, 왜 한번도 안보여줬어어"
볼을 빵빵히 부풀리며 말을늘리는 경수의 손에 쥐어진 분홍파일을 그제서야 발견한 종인이 급하게 몸을일으켜 경수에게로 다가갔다. 휙하니 자신의 손에서 빠져나간 파일은 종인에 의해 책장제일높은곳에 끼워졌다. 뭐야,경수는 기분나쁘다는듯 미간을 좁히며 투덜댔다. 그런 경수를 살짝 끌어당겨 안은 종인이 아이달래듯 등을 토닥여왔다. 나중에, 나중에 보여줄게. 사랑이가득담긴 종인의 손길에 그제서야 마음이 조금풀어진 경수가 나중에 꼭 들려줘야 한다며 기대에찬표정을 하며 매달려왔다. 그런데 요즘 준면이 왜 안보여? 나 놀러온다고 꼭 있으라니까능,치. 바쁜가? 경수는 종인의 허리를 꽉껴안채 토라진듯 말을했다. 경수의 입에서 나온 준면의 이름에 종인의 기분이 급격히 가라앉았다. 니가 온다고 했으니 집에 없겠지. 전하지도 못할말을 뒤로한채 종인이 경수의 뒷머리를 쓰다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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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준비로 인해 12시가다되서야 집에 들어선 종인이 준면의 방앞에서 멈추어섰다. 온기가 없는 문고리에 종인의 손이 얹어지는듯 하더니 이내 내려졌다. 준면을 한동안 보지못한건 종인또한마찬가지였다. 일주일.교묘하게 자신을 피해다니는 준면을 종인이 모를리없었다. [나 한동안 전시회 때문에 바쁠것 같아 ㅠㅠ 냉장고에 반찬챙겨먹어] 어두운 공간속에서 종인의 휴대폰액정이 환하게 빛났다. 준면이 아침에 보냈었던 메신저였다. 거짓말만 늘었어. 종인이 혼잣말을 하며 액정위로 보이는 준면의 글을 문질렀다. 어둠에 익숙해진 종인의 눈으로 준면의 방문에 붙은 포스트잇이 들어왔다. 깨우지말기. 동글동글한 글씨체가 준면과 닮아있었다. 종인은 조용히 등을돌려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무겁게 어깨를 누르던 기타를 내려놓은 종인이 경수가 떼쓰며 보여달라던 분홍파일을 집어 내렸다. 의자에 앉은 종인이 클래식한 나무색기타를 꺼내 거머쥐었다. 경수에게는 당연히 들려줄 수 없는 곡이였다. 항상 경수를 생각하며 많은 곡들을 써왔었지만, 여기 있는 곡들만큼은 언젠가 부터 자신도 모르게 쓰고 있던 곡이였다. 그 주인이 경수가 아니였기에 종인은 숨길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 주인이 누군지 아직도 종인은 알 수 없었다. 종인의 입에서 픽하니 허탈한 바람소리가 빠져나왔다. 어쩌면 알고있으면서도 인정하기 싫은걸지도 몰랐다. 기타를 고쳐쥔 손과 함께 낮게 첫음을 시작한 종인의 노래가 기타 선율과 함께 방안에 울려퍼졌다.
금방이라도 녹을 것 같아 넌 태양보다 뜨겁다
네 향기는 독처럼 온몸에 퍼져 중독이란게 이런건가
벗어날 수 없게 거부할 수 없게 너에게 갇혀 버린것만 같아
널 가져서 난 아파 My dream girl 매일 낮 밤 시도 때도 없이
가시같은 넌 내게 안기고 상처 날걸 알면서도
[비스트-Dream girl中]
준면이 침대위에 앉아 희미하게 들려오는 노랫소리에 귀를 귀울였다. 배게를 끌어안은 팔에 힘이 들어갔다. 처음들어보는 종인의 노랫소리였다. 한동안 부러 피해다녔음에 조금 아물었던 가슴이 종인의 목소리하나만으로 다시 아려왔다. 학교에서 혹여나 마주칠까 화방에 숨어있기도 하고, 식당에서 마주칠까 끼니를 거른게 일수였다. 그렇게라도 하면 종인을 조금이라도 잊을 수 있을것 같았다. 하지만 준면의 그런 생각을 비웃기라도 한듯 종인의 목소리하나에 자신의 심장은 반응하고 있었다. 준면은 소리없이 흐르는 눈물을 배게에 힘껏 묻었다. 종인의 그 단정한 얼굴이 보고싶었다.
벽하나정도를 사이에 둔 종인과 준면의 한숨이 서로모르게 각자의 방안으로 흩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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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사롭게 내리쬐는 햇볕과 우거진 나무들이 만든 녹음이 캠퍼스정뒤를 가득매웠다. 화방에 도착하자마자 찬열에게 잡혀 끌려온 준면은 자신의 눈앞에 펼쳐진 녹음에 놀란표정을 지으며 웃어보였다. 학교에 이런곳이 있었다는것에 놀라움을 감출수 없었다.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가 아름다움을 한층 더해오는것 같았다. 그런준면을 보며 뿌듯하게 어깨를 으쓱인 찬열이 넓게 펼쳐진 잔디밭에 벌러덩 누웠다. 뭐해? 얼른이리와. 자신의 옆을 두드리며 어서오라는 손짓에 준면이 웃으며 종종걸음으로 달려가 그옆에 털석 자리해 누웠다.
"여기 들어와도 되는곳 맞아? 사람이 너무 없는데."
"학교에 내는돈이 얼만데,안되는게 어딨어"
준면의 걱정스런 목소리에 찬열이 능청스레 웃으며 대답했다. 날라리.찬열을향해 몸을돌려누운 준면이 찬열의 이마에 아프지 않게 딱밤을 놓았다. 아! 부러 아픈척을 하며 찬열이 준면의 앞머리에 손을 가져갔다. 으아 야 너가 하면 아프다고, 한동안 두사람의 장난기어린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시간이 좀 지나고서야 준면은 최근들어 자신이 이렇게 웃은게 얼마만인지 생각했다. 매번 다죽어가는 표정으로 학교를 다녔더니 백현의 잔소리와 찬열의 걱정을 한몸에 받았었다. 그런 자신을 잊지 않고 챙겨주는 찬열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찬열아 고마워"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며 하얀손을 꼼지락 거리며 준면이 말해왔다. 그에 찬열이 습관인듯 준면의 갈색 뒷통수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웃었다. 도통기운을 내지 못하는 준면때문에 우연히 알게된 곳에서 조금이라도 쉬게해주고 싶었다. 준면이 내내 먹구름을 달고다닌것에 의구심이 들었으나, 그끝에는 두어번 마주했던 종인의 모습이 그려졌다. 종인을 향한 준면의 흔들리는 눈동자만 봐도 준면의 마음을 알수 있었다. 우연히 마주을했을때 그의 옆에서 나란히 걸어오던 작은남자와의 종인의 관계는 준면의 풀죽은 어깨만 봐도 답이 나왔다. 찬열이 씁쓸한 표정으로 준면을 바라보았다. 햇살을 반사시키는 준면의 모습은 아름다웠다. 부드러운 갈색펌머리 밑으로 그의 하얀피부가 눈에 들어왔다. 작은얼굴에 답지 않게 또렷하고 큰 눈코입. 까만 프린트 티 사이로 나온 하얀 팔이 눈에 들어왔다. 흰피부 못지 않게 마음까지도 하얀사람. 준면은 찬열에게 그런사람이였다.
준면은 다리를쭉뻗고는 옷속을 파고드는 시원한 바람을 온몸으로 느꼈다.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는 느낌이였다. 똑같이 다리를 뻗었음에도 확연히 느껴지는 다리길이에 준면의 입술이 뾰로퉁해졌다. 그런 준면이 귀여워 찬열은 탱실한볼을 쭉하니 잡아당겼다. 으워 너 이거 하지말랬지? 살짝 붉어진 볼을 찬열이 조심스레 쓰다듬어 내렸다. 과하게 다정한 찬열의 행동에 분위기가 조금 어색해져버렸다. 그런 준면에게서 살짝 떨어진 찬열이 연하늘색 남방의 팔을 걷어붇혀올리곤 그 낮은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나사실 복학하지말까 생각도 했었어. 군대에 있는동안 손도 굳었을 거 같고 , 학교 생활 다시 하려니 막막하기도 하고.. 사실 그리고 싶은것도 없었거든. 그런데, 복학하길 잘했나봐 그리고 싶은게 생겼어."
찬열은 전시회에서도 주목받는 작품을 곧잘 내놓을 만큼 실력이 있었다. 군에가기전에도 곧잘 동기들사이에서 잘 어울리던 찬열이 기억나던 준면이였기에 조금의아하단듯이 그를 바라보았다. 찬열은 풀밭에 얹혀진 준면의 작은손을 맞잡아왔다. 뭐,뭐야 당황한 준면이 장난스래 손을 빼려 힘을주었지만 그런 준면을 찬열이 놓아주지 않았다. 준면의 흔들리는 눈동자가 찬열의 까만눈동자와 가까워졌다 . 곧 맞 닿을것 같은 거리에 준면이 찬열의 어깨를 밀어낼양 손을 올렸지만 찬열이 가볍게 잡아왔다.
뭐냐고 물어봐줘 찬열의 낮은목소리가 가까이에서 울려퍼졌다. 찬열의 눈을 피해 아래로 시선을 내린 준면이 한참만에 입을열었다. ..........뭔데.....?
"................"
"................"
"너야"
준면이 뭐라 말을 잇기도 전에 준면의 부드러운 입술위로 찬열의 따듯한 입술이 내려앉았다. 찬열은 미세하게 떨려오는 준면의 팔을 당겨 작은 등을 끌어안고 고개를 틀어 깊게 파고들었다. 내가 그리고 싶은건 너야 . 김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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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글올리기전 글제목 기억이 안나서 멘붕이였어요 하하 나름 열심히 풀어내려 하고 있어요
얼른얼른 서두르지 않으면 다른 사랑이 시작될거같아요 그죠잉 준면은 많이 힘든데
노래랑 같이 들으면 은근 잘어울린다는 ^^
여러분 댓글은 힘이에용 하트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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