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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민] Pieces Of Personality

w.차월

 

 

 

 

 

Intro

 

 

 

 

 

 

 

루한 24세.
한국말을 유창하게 구사할 줄 아는 중국인.
김민석의 내면 속에 존재하는 나.

 

김민석의 병명 해리성 정체감 장애. 쉽게 말해서 다중인격자.


몸은 같지만 엄연히 다른 자아를 가지고 있는 민석과 나.

 

"나, 숨고 싶어. 무서워."

[뭐가 무서워, 민석.]

"자신이 없어."

 

사람들 속에서 더이상 버티지 못하고 내면 속으로 들어와 움추리며 덜덜 떠는 너.
한숨을 쉬곤 대신 나가서 마치 민석인 것처럼 연기하고 아무렇지 않은 척 집으로 들어간 뒤 몸을 침대로 눕혀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만든 후 내면으로 들어와 무릎을 끌어 안고 울먹이는 녀석에게 다가가 토닥였다.

 

[민석, 이제 괜찮아.]

[루한... 나는, 나는…]

[민석 맘 다 알아. 그러니까 뚝하자.]

 

우린 서로 다른 인격을 가지고 있지만 같은 몸을 공유하고 있으니까 어떤 기분인지 와닿아. 그러니까 더는 말하지 않아도 돼.

나에게 안겨 훌쩍이는 민석은 너무나도 여리다. 그 모습이 안타까우면서도 예뻐 보이는 건 어쩔 수 없다.
만약 우리가 같은 존재 안에 있지 않았다면 홀로 울고 있는 너에게 다가가 입을 맞출 텐데.

허나 현실은 너와 나는 한 정신에서 태어난 존재였고,
나는 너의 육신을 안아 줄 인간의 육체는 커녕 낑낑거리며 네 눈물을 핥아 줄 개새끼의 몸뚱이 마저도 신은 허락해 주지 않았다.

내가 실제로 존재하는 사람이었다면 어땠을까.
쉴 새 없이 흐르는 눈물에 젖어버린 두 볼에 입을 맞출 수 있었을까.


잡생각은 말자.
이렇게라도 너를 지킬 수 있음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네 내면 속에 날 태어나게 해 주어서 고마워, 민석아.
차마 전할 수 없는 말을 삼키며 밤을 지새웠을 뿐이다.

안쓰러우면서도 애틋한 감정은 비밀로 꾹꾹 눌러가며 내가 네 내면 속에 자리 잡은지도 오래.

육체를 탐할 생각도 없고 난 그저 네가 더는 힘들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지켜보기만 했을 뿐이었는데 욕심이 과했던 건지

 

 

나 아닌 다른 인격이 태어났다.

 

 

 

 

 

 

 

 

*

 

 

 

 

처음, 하나가 생성되었을 때는

나도 알아차리지 못할 만큼 조용한 성격인 것 같아 민석에게 말하지 않고 있었다.

너는 나만 믿고 의지하고 따라야하니까.

 

 

피해 주지만 않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신경쓰지 않고 있었는데 하나가 아니라 둘이 되었다.
둘이 셋이 되어갔다.

 

점점 늘기 시작해 민석과 나를 포함한 인격체가 도합 일곱이 되었다.

어수선함에 불안해 하는 민석과 '괜찮아.' 라며 도닥이는 나에게 먼저 말을 건 것은 자신은 스물 둘이며 말이 많은 편이라고 이야기하며 시원스레 웃는 박찬열이었다.

 

[언제부터 있었지?]

[사흘 전? 눈치만 보고 있다가 용기내어서 먼저 말 걸어 본 거죠.]

야, 너도 나와. 이내 다른 인격체도 불러내었다.

하나만 올 줄 알았더니 둘이었다.
천혜향의 이미지가 느껴지는 익숙한 분위기의 소년 하나와 소년에게 꼭 붙어있는 꼬마 하나.

눈치채고 있었죠? 당신 다음으로 내가 태어났을 걸요? 다른 인격체들이 보지 못하게 입을 내 쪽으로 가리고 속닥이곤 찡긋거리며 웃어보이는 천혜향의 소년은 변백현.

 

타오야, 너도 인사해야지.
안녕하세여, 타오임미다.
백현의 말에 인사하고 백현에게 꼭 붙어있는 일곱 살의 꼬마 타오.

[그쪽들은요?]

[루한. 스물 넷.]

그리고 이쪽은 나와 동갑인 시우민이고.


그들이 나빠보이지는 않지만 연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순간적으로 거짓말을 내뱉었다.
민석은 의문을 담아 날 바라보았고 나는 귓속말로 '널 지키기 위한 거야.' 라고 속삭이며 네 손을 잡았다.

 

[그리고, 이 몸은 내 소유야.]

으르렁거리며 경계 태세를 갖추자 백현은 다 알고 있지만 다른 인격들에겐 말 하지 않겠다는 듯 묘한 웃음을 띄며 날 보았다.
썩 좋지만은 않은 분위기에 다른 낌새들도 느껴졌다.
'김민석'의 안에서 존재한지 오래된만큼 의식 안은 미세한 차이도 감지할 수 있게 된 것에 대해 웃어야 할까 울어야 할까.


[이제 너희가 소개할 차례 아닌가,]

 

내 말에 애써 숨겼던 기운을 드러내며 나타난 또 다른 인격체 둘. 김준면과 김종인. 저쪽의 세 명처럼 붙어 다니지는 않으나 기운이 비슷한 것으로 보아 성격도 비슷할 것으로 추측된다. 물론 김준면이 살갑게 말을 붙이며 사과할 지라도. 김종인이 자신의 이름 외에는 아무 말 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저들의 목적은 단 하나. 네 몸을 이용하여 세상으로 나아가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 잠시 뒤로 빠져나와 저들이 들리지 않게 민석에게 귓속말을 하였다.
어떻게 할래, 민석? 잠시 저들에게 빌려줘도 될 것 같지 않아? 나 지쳤어.

네 결정을 말릴 생각은 없다. 날 생성시킨 사람은 너이고 이 몸의 주인도 너이기에 좋지 않은 선택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말 없이 동의하며 그들에게 다가갔다. 어느새 친해진 것인지 박찬열과 변백현, 그리고 김준면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떠들고 있었고, 변백현에게 붙어있던 타오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김종인에게 호기심을 느꼈는지 기웃대다 김종인의 무서운 눈빛에 변백현의 소매를 꼭 잡고 칭얼거렸다.

 


[할 말이 있는데. 니네가 원하는 목적.]


큰 소리는 아니었으나 자신들의 '목적'이라는 말에 적막해졌고 내 말에 귀 기울이기 시작하는 자아들. 한 몸에서 생성되었지만서도 서로 다른 성격, 목적, 그리고 분위기마저도 다른 모습에 조소를 머금으며 말을 이어나갔다.

 

앞으로 일주일 간은 순서를 어떻게 정하든 알아서 사용하도록 해. 다만 연기는 잘 해야 할 거야, 눈에 띄면 골치 아프니까.

 

내 말이 끝나자 둥글게 모여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논의를 나누기 시작하는 다섯 인격체. 신이 나서 떠드는 박찬열과 고개를 끄덕이며 듣는 변백현. '딸기 먹을 수 이써?' 란 말만 반복하더니 그렇다는 백현의 말에 활짝 웃으며 방방 뛰어 다니는 타오와 아무 말 않고 듣는 둥 마는 둥 하는 김종인. 그리고 김준면은,

 

[여기서 뭐해? 너희는 일주일간 한 번도 세상 구경 안 하려고?]

우리에게 다가와 말을 건다. 어째서 상냥하게 대하는 김준면이 더 위험해 보이는 걸까, 단지 민석에게 살갑게 말을 거는 모습에 쓸 데 없는 소유욕에 의해 그런 걸까? 혼란스러움만 가중된다. 다른 인격체들에게 민석을 더 보여주고 싶은 생각도 없다.

 

[사용 안 해. 민석, 가자.]

 

가자고 해봤자 정신 세계에서 갈 곳이 어디있겠냐만은 반대로 정신에 갇혀 있으므로 실제로 이행해 본 적은 없지만서도 상상대로 되는 공간이기에 백지마냥 하얀 이 공간에서 저들과 민석을 떼어놓기 위해 민석을 데리고 저들이 보이지 않는 곳으로 향했다.

 

 

 

 

 

 

왜, 그때는 불길한 예감을 단순한 질투와 소유욕으로 느끼고 그냥 넘어갔을까.

네 결정을, 따랐을까.

 

 

 

 

 


차월

1,2로 나눠서 올린 거 지우고 합쳐서 다시 올린 거예요 어려워 보여서 재미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본편 들어가면? 막 이해하기 어려울 것 같진 않아요... 글 고자라서 죄송해요ㅠㅠㅠㅠㅠㅠ 댓글이 너무 안달리길래 이번에 올려보고 반응 없으면 인티에 안 올리려구요... (털썩)

암호닉? 신청해주신 홍삼님 사랑합니다 두번 사랑해여... 제가 암호닉이 뭔지도 모르고 있었는데 홍삼님 덕에 알게 되네요..ㅎㅎㅎ.....

아무튼 댓글 달아주시는 모든 분들 감사드려요...♥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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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다시 올라왔더건군요ㅠㅠ암호닉 받앙?둥둥으로 신청하고가요 신알신도요ㅠㅠ
브금때문에 못 나가겠어 ㅠㅠㅠ브금 머에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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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월
본편은 이제 막 쓰고 있어서 최대한 빨리 써도 금요일 밤에나 올 것 같아요ㅎㅎ.... 브금은 Unchanged Mind - Valentin 예요~ 저도 브금 넣으려고 찾다가 알게 되었죠 ㅎㅎㅎㅎ 읽어주셔서 감사함당♥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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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아..민석이해리병앓고있는건가요..루한독백찡하네요 특히마지막..우쭈로암호닉신청하고신알신...하고가여♥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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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월
루한은 민석이의 다른 인격체라고 볼 수 있죠...ㅎㅎ... 사실 제가 써놓고도 제가 뭐라 쓴건지 모르겠어요ㅋㅋㅋ... 바보도 아니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당♥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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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작가님 진짜 멋져.......
막연히 수위물만 쓰시는 분들과 달리 주제를확고히 잡고 이렇게 글쓰시다니.....작가님1호팬할래요ㅠㅜ

12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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