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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민] Pieces Of Personality

w. 차월

 

 


 

 


* Target 00

 

 

 


육체를 다른 인격들에게 빌려준지 며칠이 지났다. 자신의 몸임에도 사용하지 못해 답답할 것 같은데 민석은 오히려 약이 되었는지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평온을 찾았다. 네가 이제 환하게 웃어주기만 하면 되는데 그게 왜 그리도 힘든 것일까. 네가 싫어하는 것을 알면서도 지루함을 핑계삼아 육체의 오감을 통해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캐물었다.

 

 

한참 겨울이어서 추웠잖아, 엄청 춥기도 하고 밖에 나가는 것도 싫은데 배는 고프니까 편의점에 가려고 나섰어. 눈이 쌓여있었는데 아무도 밟지 않고 내가 첫 번째로 발자국을 남긴 거야. 뽀득뽀득 소리가 나는데 그게 기분이 너무 좋더라. 이제 날도 따뜻해지는데 곧 꽃들이 피겠지? 벌써부터 기대가 돼, 보고 싶어져.

 

처음은 질색하며 말하기를 꺼려하더니 어르고 달랜 효과가 나타나서 종알종알 시키지도 않는 말들도 한다. 하지만 네 이야기에 '인간'은 없다.

 

민석, 도대체 무슨 상처가 이렇게까지 널 아프고 사람들을 혐오하게 만들었어?

물어보면 넌 깜짝 놀라 표정을 굳히곤 입을 다물겠지. 애써 캐내려고 하지 않을게. 다만 언젠가는 꼭, 내가 사라지기 전에는 말 해줘. 육신은 보듬어주지 못하겠지만, 네 영혼은 조심히 쓰다듬어 주도록 할게.

 

 

가끔 시끄러운 소리에 놀랄 때도 있었지만 나는 민석의 인격에 집중하고 있었고 민석은 세상과 단절 하려고 애를 썼기에 서로를 신경쓰며 지금이 며칠인지도 모른 채로 우리는 존재하고 있었다.
이런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을 한 게 얼마나 되었다고 천혜향의 향내를 풍기며 백현이 나에게로 존재를 드러내어 좋지 않은 소식을 전했다.

 

 


[민석이 몸이 망가지고 있어. 막말로 함부로 몸을 굴리고 있다고.]

[그게 무슨 소리야.]


[내가 턴의 마지막이야, 민석이 몸을 사용하는. 서점을 가려고 눈을 떴을 땐 머리가 너무나도 아팠어. 주위에 딸기들, 그래 딸기는 봐주자. 술병들이 널부러져 있었어.]


약들과 함께 말야. 내가 그런 거에 무지하다고 해도 몸을 사용할 때 마다 뉴스는 보는 사람이야. 프로포폴과 대마초 정도는 알 수 있어.


[뭐? 몸을 그런식으로 쓴 인격체는 누군데.]


글쎄, 나도 잘 모르겠어. 딸기는 물론 타오라는 거 알지만 술과 약들은 모르겠어. 술은 아무래도 찬열이일까?


[내가 그런식으로 사용하라고 빌려준 게 아닐 텐데.]

[알아. 하지만 어느 정도 감수는 하고 빌려줬어야지, 나야 득이 되는 거지만 너와 민석이가 그렇게 쉽게 빌려줄 지도 몰랐던 거고...]

 

나는, 민석의 몸이 망가지는 것을 원치 않아. 나도 언젠가는 사라질 존재라는 거 잘 알고. 내가 조용히 있었던 이유도 별 다른 거 없었어, 너희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았던 것 뿐이야.

내가 불신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린 백현이 믿어달라는 듯 나에게 호소하였고 민석은 내심 불안한 마음에 나를 바라보기만 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지?]


오늘이 네가 몸 빌려준 지 딱 일주일 째야. 상황이 더 악화되기 전에 빨리.


[…알았어.]


[민석, 아니 시우민, 잠시 타오랑 놀고 있어주면 안 될까?]

[으응? 응...]


백현은 골똘히 생각하다가 민석을 타오에게로 보내었고 민석이 사라지자 자신이 생각해둔 계획을 펼치기 시작했다.


잘 들어, 루한.
네가 몸을 사용해서 건강 상태나 주변 환경 같은 것을 파악하고 와. 그동안 나는 민석을 돌보면서 다른 인격체들과 대화를 통해 추려내보도록 할게.

 

 

 

 

내가 대답도 하기 전에 백현은 나를 떠밀어 버렸고,
으깨질듯한 두통과 함께 보이는 것은 식탁 위 술병이었다.


자꾸만 새까만 칠흑으로 변하는 시각에 눈을 여러번 깜빡이며 비틀비틀 자리에서 일어났다.

 

마지막이 백현이라고 했는데, 백현은 이렇게 육신을 식탁에 앉혀 휴식에 취하게 만들었을 인물은 아니다.
그렇다면 백현과 이야기하는 동안 누군가가 사용했다는 건데 순서의 첫번째는 누구지?

움직이려 하지 않는 발을 재촉해 화장실로 가 거울을 보았다.

 


이게, 민석의 얼굴이라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다크서클이 짙게 내려와 퀭한 눈과 말랑거리는 볼살은커녕 헬쓱해진 얼굴은 도저히 민석이라고 볼 수 없었다.
속이 쓰려오기 시작했다. 아픈 속부터 달래기 위해 다시 부엌으로 가 밥통을 열었더니 밥이 보라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도대체 무엇을 섭취하며 생활한 걸까.


조금씩 저릿해져오는 신경들에 지친 몸을 뉘이고자 침실로 향하였다.

 

 

그곳엔 백현의 말대로 약들이 나뒹굴고 있었다.
대충 보기에도 다양해 보인다.

 

약들과 함께 보이는 지갑들은 민석의 것이 아니다. 민석은 저렇게 많은 지갑을 소유하고 있지 않다.
주인을 확인하기 위해 지갑 하나를 들어 열어보았다.
처음 보는 사람의 주민등록증이 보였다.

 

 

그리고 함께 보인 것은 손목의 칼자국이었다.

 

 

 


차월

텀이 엄청 기네요... 허허............ 어차피 읽어주시는 분도 없고 제 만족에 쓰는 거니까요 (눈물)...

아직 계실 지는 모르겠지만 암호닉 신청해주셨던 홍삼 둥둥 우쭈 세 분 사랑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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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둥둥이에여...ㅠㅠ누가민석이몸에그런짓으류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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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월
헉...이렇게 빨리 댓글이 달릴 줄은 몰랐네여... 재미도 없는 거 읽어주시느라 수고가 많으셔요ㅜㅜ사랑함당... 민석의 몸에 그런짓을 한 게... 누구인지 정해놨지만 비밀이라죠...ㅋㅋ.....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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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홍삼이에요!!!ㅠㅠㅠㅠ상황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걸까요 흑흑ㅠㅠㅠㅠ이와중에 루한이 민석이한테 네 영혼은 조심히 쓰다듬어주도록 할게. 하는 부분에서 진짜 설레면서 아련하다고 해야할까ㅠ.ㅠ비지엠이랑 정말 잘 맞는것같아서 너무 좋아요 헝헝ㅠㅠ다음화 기대할게요!!그리고 브금 정보좀 알수있을까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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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월
홍삼님도 사랑함당... 너무 횡설수설하죠...ㅜㅜㅜ 브금은 valentin의 make you 예요 음원은 못구하고 유투브에서 들을 수 있다죠... 지루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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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민석이 몸을 그르케 함부로 사용하다니 ㅜ 에구 ..민석이가 사람들로부터 받은 상처가 많아보여 안쓰럽네요 ㅜ 루한이가 있어 그나마 다행이예요..ㅎ잘 읽었습니당 밍슈기로 암호닉될까요?ㅎㅎㅎ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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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월
상처덕에 루한이 태어난거기도 하죠 ㅎㅎ.... 암호닉 당연히 되죠ㅎㅎㅎㅎ 지루한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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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헐되게신선.....너무재밌네요..누가민석이몸을굴린걸까요...궁금....암호닉이된다면초밥으로신청할게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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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월
재미있게 봐주셔서 감사함당...♥ 궁금궁금ㅋㅋ 초밥님도 사랑해여...♥
12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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