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종대] 3학년 7반 썰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e/4/e/e4e0236a828bd987925737b720839e70.gif)
w. 찢어진 출석부
3학년 7반 썰.
처음으로 담임을 맡게 된 선생님인데 중간고사 끝나고 한적한 수목원(+식물원) 으로 소풍을 간 거야. 학년끼리 모여가는 게 아니고 반을 몇 반씩 묶어서 가는 거였는데 종대네 반은 같이 가기로 한 옆반 담임 선생님의 적극 추천과 강요 아닌 강요로 식물원 겸 수목원을 오게 된 거고. 사실 소풍 당일인데도 애들이 자기들이 바라던 곳들이 있었는데 거기로 못 가게 되니까 버스에 올라타고선도 뾰루퉁하고 심드렁하게 있고 그랬었어. 종대가 버스 안에서 분위기 띄운다고 농담도 건네고 괜히 크게 웃으면서 애들 분위기 좀 풀어보려고 하는데 어쩐지 영 쉽게 풀어지지도 않고. 진땀 쩔쩔 빼면서 결국은 별 다른 시끌벅적함 없이 수목원에 도착. 애들이 버스에서 내리면 종대는 줄을 세우는데 애들이 내리면서 아…. 하고 살짝 인상을 찌푸리기도 하니까 종대가 그런 애들 손을 잡고 계단에서 내려주면서 오늘 날씨 진짜 좋다, 그지? 하면서 말 걸고 어떻게든 기분을 풀어주려고 노력을 해. 그러면서 옆 반 애들이 먼저 줄 서서 나란히 수목원 입구로 출발하면 종대네 반 아이들도 뒤따라서 가고, 종대는 역방향으로 애들한테 일일이 눈 마주쳐주면서 애들 한 번이라도 더 웃게 해주려고 생글생글 표정 유지하면서 맨 뒤로 가선 애들 에스코트 해주듯이 뒤따라가.
그러다가 입구에서 표 끊고, 간단하게 주의사항을 알려주곤 애들하고 수목원으로 들어가는데 한 번 가라 앉은 분위기는 다시 올라올 줄을 모르는 것 같아. 그래도 이왕 온 거 아이들이 이곳저곳 구경하며 조금이라도 얼굴에 웃음을 띄우길 바랬던 종대는 저희들끼리 모인 아이들에게 저쪽에 꽃이 참 예쁘게 피었다며 수목원 더 안 쪽으로 갈 수 있게 유도를 해줘. 그럼 종대의 등쌀 아닌 등쌀에 밀려 마지못해 걸음을 떼던 아이들이 처음엔 내키지 않아하면서도 주위 힐끔 힐끔 보더니 슬슬 마음이 풀리는 거야. 그러고 보면 사람이라곤 저희들 뿐이고, 푸른 잎들 가득한 나무랑 예쁘게 핀 꽃들 천지인데 심통이 나 있다가도 주위로 눈길을 주면 되려 그 꽃들이 애들 시선을 잡아 끌고. 그러면서 애들도 슬슬 보는 곳을 넓혀가는 거지. 애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웃음꽃 활짝 달고 사진도 찍고, 교복을 입고선도 불편하지 않은지 친구들이랑 연신 예쁘다, 여기 진짜 좋다. 하면서 초롱초롱하게 눈을 빛내고 구경하는데 여념이 없어. 그토록 바라던 에X랜드, 롯X월드가 아닌 어느 이름 모를 수목원으로 소풍을 가게 됐다는 말에 실망한 기색이 역력하던 아이들에게 딱히 무언의 위로를 건낼 수 없었던 종대는 이곳에 와서도 아이들이 혹시나 시무룩해 있을까 한 명, 한 명 찾아다니면서 같이 구경도 하고, 꽃이 정말 예쁘지 않냐며 말을 걸기도 해. 그러다 애들이 어느 정도 풀어진 걸 넘어서 어린 꼬마들처럼 들떠하고 신이 나 있으니까 종대는 그제서야 마음을 놓고 천천히 혼자서 수목원을 구경하며 다녀.
산책로도 천천히 걸어가면서 주위를 둘러보는데 나뭇잎들로 둘러쌓인 작은 터널 앞에 반 아이들이 모두 모여 있는 게 보이는 거지. 저희들끼리 가로로 길게 두 줄을 만들어서 서로 키도 조금씩 맞추고 금방이라도 사진을 찍어도 이상하지 않을, 그런 모습을 하고선 마침 근처에 있던 종대를 불러. 선생님! 하고 말이야. 아직 초임인데다 학기 초라 아직은 서먹하게 굴던 아이들이 저마다 활짝 웃으며 부르는데 선생님이란 호칭이 종대는 새삼 가슴 벅차고 간질간질해. 종대는 저도 모르게 지어지는 웃음을 인지하지 못하고 왜 부른 거냐며 다가가면 꼭 짠 듯이 아이들은 입을 모아 말해. 같이 저희들과 사진을 찍자고 말이야. 그럼 종대는 뭔가 기분이 좋으면서도 괜히 쑥쓰러운 마음에 너희들끼리 찍으라며 한 걸음 뒤로 물러서고. 그러면 아이들은 애교 가득하게 그러지 말고 저희랑 같이 찍자며 종대를 다시 한 번 불러. 그런 아이들에 종대는 대답을 주지 못 하고 웃으면서 있으면 몇 몇 아이들이 종대의 양 옆에 서서 팔을 잡고 같이 아이들 사이로 끌고 가. 보통은 선생님과 아이들이 사진을 찍을 땐 선생님이 대열 밖에 서는 게 보통인데 종대네 반 아이들은 누구랄 것도 없이 저희들 가운데에 종대를 세우는 거야. 장난기 가득한 아이들 사이에서 종대는 괜히 어색해 여기보단 밖에서 같이 찍는 게 낫지 않냐며 맨 뒤로 빠지려고 하면, 아이들은 제법 단호하게 선생님 자리는 여기라며 붙잡는 거지. 그럼 종대는 난감한 듯 웃으면서 선생님이 여기 있으면 뒤에 친구들이 보이지 않을 텐데, 라고 작게 말을 덧붙여. 그런데 아이들한텐 그게 크게 다가오지 않아. 종대가 저희처럼 다리를 살짝만 굽혀주면 되는 거니까. 생각보다 쉽게 나온 답에 종대는 당황하면서도 애들이 해달란 대로 무릎도 굽혀 키를 낮춰. 그럼 반 아이들과 선생님이 모두 모여 있는 걸 확인한 반장은 그 앞을 지나가던 옆 반 아이에게 사진을 찍어 달라 부탁하고. 반장마저 제 자리를 찾아가면 아이들과 종대는 모두 저희를 찍고 있을 핸드폰을 바라 봐. 누군가는 이럴 줄 알았으면 카메라를 가져오는 거였다며 아쉬운 말을 꺼내기도 했지만, 주위에 있던 아이들이 카톡으로 받으면 되니까 괜찮다며 달래주고. 자꾸만 흔들리는 초점에 애를 먹던 옆 반 아이가 됐다며 곧 찍겠다고 말하자 아이들과 종대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배시시 웃으며 미소를 띠어. 그리고 저마다 취하는 작은 포즈들. 손으로 만든 브이를 얼굴에 가져다 대면서 스마일, 혹은 김치. 치즈. 등등 웃음을 끌어 올리는 작은 말소리들에 종대는 억지로 웃으려 하지 않아도 활짝 웃게 돼.
사진 찍는 것이 끝나고 아이들에게서 받은 단체 사진이 종대의 메시지며, 카톡이며 할 것 없어 모두 와. 사실 한 명만 그 사진들을 보내도 됐었지만 아이들은 설레고 들뜨는 기분들에 사진을 받자마다 종대한테 보낸 거야. 단순히 사진들만 보낸 것이 아니라 꽃밭이 따로 없다며, 가장 큰 꽃은 선생님 꽃이라면서 짧게 덧붙이기도 하면서 말이야. 그럼 종대는 또, 그런 아이들이 너무 예뻐서 같이 장난을 치듯 답장을 보내고. 자꾸만 연신 올라가는 입꼬리 주위가 아픈 줄도 모르고 저장한 사진들을 연신 보고 또 보던 종대는 아이들의 웃음이 가장 선명하게 잘 찍힌 사진을 카톡 프로필로 설정을 해. 그런 다음 상태 메세지에는 짧게 '꽃♥' 이라며 변경을 하고. 새로 바뀐 프로필 사진과 상태 메시지를 보는 종대의 얼굴엔 가장 큰 웃음꽃이 피어.
너희들끼리 찍어~, 라고 말하시는 종따이 쌔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