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첸민/카세] 싸이코 특별편
w. 김민석(1,만두)
제 사랑 독자님들 사탕은 많이 받으셨어요?
아 물론 저는 ^^..........
원래 화이트데이에 딱 맞춰서 올리려 했는데
그렇게 안 보이실지는 몰라도 제가 한 편을 쓰는 데에 평균적으로 네 시간을 투자해요.. 거의 네 시간을 훌쩍 넘깁니다요
그만큼 나름 꼼꼼히 쓴다고 하고는 있는데 아무래도 시간이 없다 보니 대충대충 하게 되는 것도 없지 않아 있어요ㅜㅜ
그 대충대충도 네 시간 즈음이라는 게 함정....
여튼 이러한 이유로 평일에는 쓰는 게 불가능했습니다
그래도 특별편은 꼭! 써보고 싶었기 때문에!
이렇게 이틀이나 지나버렸지만 감히 들고 와 버렸네요.....
컴퍼니 피플도 이런 식으로 나중에 써볼 예정이에요
언제가 될지를 모른다는 게 함정..
그럼 재밌게 읽어 주시고 다들 안녕히 주무세요.. 털썩
※ 이번 편은 브금이 없습니다.
형사 김종대 X 범죄자 김민석 |
" 가만히 있어, 새끼야. " 딱. 수갑에 결박당한 채 의자에 강제로 앉혀진 남자의 동글동글한 머리통을 열심히 타이핑하던 경찰이 불현듯 힘껏 내리쳤다. 냉담하게 무표정을 짓던 사내가 미약하게 인상을 구겼음에도 경찰은 개의치 않고 콧바람을 흥, 뀌며 컴퓨터 화면과 남자의 일그러진 얼굴을 연신 번갈아 바라봤다. 그때, 서의 문이 벌컥 열리며 싱글벙글, 잔뜩 올라간 입꼬리를 씨익 내비친 종대가 묵례를 하며 여유롭게 걸어들어왔다. 바삐 업무를 보던 경찰들이 종대를 흘끗 쳐다보다 일제히 작은 소리로 인사를 건네며 다시 저의 업무에 눈길을 돌렸다. 여전히 입술을 비죽 내민 채 대답할 생각을 안 하는 남자에 답답한 듯 저의 머리칼을 이리저리 흩뜨리던 경찰이 벌떡, 일어서며 종대에게 쪼르르 달려왔다. " 형사님, 오셨어요? " " 무슨 일 있어? " " 아뇨 저... 현행범 새끼 검거해 왔는데 도통 입을 안 열어서... " 머쓱한 듯 뒷머리를 긁적이며 말을 얼버무리는 경찰에 종대가 고개를 틀어 의자에 가만히 앉아 작은 뒤통수를 내비치고 있는 남자를 빤히 바라봤다. 이윽고 미동도 없던 남자가 작게 몸을 움직이다 표정없는 얼굴로 찬찬히, 느리게 몸을 돌렸다. 민석과 시선을 마주친 종대의 표정이, 변했다. 미묘하게. 시선을 거둘 생각을 하지 않는 종대를 초점 없는 눈빛으로 바라보던 민석이 이내 느린 몸짓으로 몸을 돌려 꼿꼿이 고개를 치켜들었다. 범죄자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뻔뻔하고 도도한 태도를 웃음기 서린 표정으로 감상하다시피 쳐다보던 종대가 가벼운 발걸음을 민석의 앞으로 옮겼다. 눈가에 주름이 지도록 잔뜩 곱게 접어대는 종대에도 여전히 무표정으로 허공을 응시하는 민석에 종대가 얼굴을 쭉, 들이밀며 민석에게 말했다. " 이름 말해줘. " " ... " " 안 말하면. " 키스해버릴 거야, 여기서. * 털썩. 수명을 다해 미미하게 빛을 내고 있는 가로등 밑으로 쓰러지다시피 주저앉은 민석이 주위를 경계하는 듯 날카로운 표정을 지으며 거친 숨을 몰아내셨다. 동글동글한 저의 이마에 잔뜩 맺혀버린 땀을 대충 닦아내다 언제 나타날지 모르는 종대의 형상이 떠올라 다리에 밀려오는 근육통을 애써 무시하며 벌떡, 일어섰다. 그딴 싸이코 새끼가 형사라는 게 말이 돼? 씨ㅡ발. 굳은 음성으로 욕을 읊조리며 성큼성큼 걷던 민석의 위로 낯익은 그림자가 서서히 드리웠다. 순간 길바닥에 얼룩진 그림자에 다급히 몸을 숙이려 하였던 민석은 갑작스레 울려 퍼지는 둔탁한 소리와 함께 힘없이, 쓰러졌다. " ...으.. " " 어, 깼다. " 미약한 신음을 내뱉으며 고통스러운 듯 잔뜩 미간을 구기는 민석에 턱을 괴고 민석의 얼굴을 바라보던 종대가 배시시, 희미한 미소를 머금었다. 눈앞에 보이는 종대의 소름 끼치는 모습에 흠칫, 몸을 떨던 민석이 이내 표정을 굳히며 종대에게 말했다. 풀어줘. " 싫다면? " " 차라리 깜빵에 처넣어, 씨발아. " " 못된 짓으로도 모자라서 못된 말까지 하는 거야? 안 그렇게 생겨선 다 하고 다니네. " " 나 검거하면 너한테 도움되는 거잖아, 미친 새끼야. " " 검거했잖아. 우리 집으로. " 여전히 미소를 지어 보이며 조곤조곤 말하는 종대에 무표정으로 일관하던 민석이 별안간 잔뜩 얼굴을 붉히며 언성을 높였다. 형사라는 새끼가 왜 이따윈데? 씨발, 빨리 안 풀어? " 협박하는 것도 귀엽다. " " 너 이러고 있는 거 동료들이 알고는 있냐? " " 어제부로 때려치웠는데. " 너 때문에. 민석에게 다가와 씩, 웃으며 귓가에 나른히 속삭이는 종대에 민석의 표정이 또다시 굳어졌다. 그런 민석의 머리칼을 살살 헤집던 종대가 또다시 입을 열었다. 나 그동안 벌어 놓은 돈도 많아, 민석아. 종대의 웃음기 서린 음성이 나지막이 들려왔다. 너 지금... 잔뜩 공포감 낀 얼굴로 입을 여는 민석의 손을 부드럽게 움켜쥔 종대가 눈을 곱게 휘었다. 나랑 살자, 김민석. " 평생, 여기서. " 종대의 해맑은 음성이 침대 하나만이 놓인 텅 빈 방안을 가득 채웠다. |
수감자 김종인 X 교도관 오세훈 |
냉기가 공기 중에 섞여 흐르는 복도를 감정 없이 흐트러짐 없는 자세로 걷던 세훈의 일정한 걸음 소리가 복도의 끝에 자리 잡은 독방(獨房)에 서서히 가까워지자 찬찬히, 조금씩 멎어 들었다. 이내 독방의 앞에 우뚝 멈춰선 세훈이 작은 한숨을 조용히 내셨다. 작게 뚫려 있는 쇠창살 너머로 종인의 익숙한 형상이 눈에 들어왔다. 훅 끼쳐오는 달큰한 세훈의 내음에 종인이 허공을 응시하던 시선을 여유로이 세훈에게로 돌렸다. 세훈을 가만히 바라보는 종인의 얼굴에 씨익, 해사한 미소가 걸쳐졌다. 쇠창살 너머로 풍겨오는 냄새는 종인의 내음과 뒤섞여 알싸하게 퍼져왔다. 어딘지 모르게 인상을 찌푸리던 세훈이 또다시 주체없이 떨려오는 저의 손을 애써 무시하며 닿을 수 없는 종인을 향해 길게 뻗다 힘없이 축, 늘어뜨렸다. 그런 세훈을 보며 작게 미소 짓던 종인이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 마지막까지 이런 모습을 보이네. " " ...아냐, 충분히 잘생기고, 충분히 예뻐. " 물에 젖은 솜처럼 힘겹게 말을 읊조리는 세훈에도 종인은 여전히 세훈을 향해 미소를 지어 보이고 있었다. 거짓됨 없는, 진심만이 담긴, 미소를. " 감히 내가 너를 사랑했었어. " " ... " " 독거실에 갇혀버린 수감자 주제에, 감히 교도관을. " " 김종인. " " 그래도 나, 그때의 실수 빼고는 이딴 데에 처넣어질 짓 한 적 없다? " 그 실수 하나 때문에 지금 이 꼴이 된 거지만. 무엇이 웃긴 것인지 위기감이라곤 찾아볼 수도 없이 태평하게 키득거리는 종인에 세훈의 표정이 점점 더 굳어갔다. 이내 저의 아랫입술을 꾹 깨물며 잔뜩 짓누르던 세훈이 별안간 바지 주머니를 뒤적이다 짤랑거리는 열쇠 꾸러미를 손에 들었다. 한 곳에 묶여 있는 열쇠들이 이리저리 맞부딪혀 금속성 짙은 소리를 간간이 냈다. 종인은 여전히, 미소를 짓고 있었다. " 나 그냥 협조 안 해줄래. " " 세훈아. " " 원래 수감자가 자살 시도를 하게 되면 못 하게 묶어놓는 것이 원칙이야. " " 오세훈. " 내가 형량(刑量)을 다 채우고 사회로 돌아간다 해도, 난 정상적으로 살아갈 수 없어.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생글생글 미소를 지으며 말하는 종인에 세훈이 들고 있던 열쇠 꾸러미가 힘없이 바닥으로 낙하했다. 간과했던 것이 아니다. 누구보다 잘 알고 있던 사실이다. 그러나, 그러나... " ...네가 그렇게 맘대로 죽어버리면, 난 누굴 보면서 살아야 해? " " ... " " 난... 나는... 종인아... " " 오세훈, 잊었어? " 난, 부친(父親)을 살해한 쓰레기야. 저를 쓰레기ㅡ 라고 칭하는 종인의 표정은 여전히 한 치의 떨림 없이 담담한 모양새였다. 나 같은 새끼가 너 같이 깨끗한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제일 큰 죄악이야. 부모님을 살해한 것보다, 더더욱. 시선을 아래로 내리깐 채 귀를 파고드는 종인의 무덤덤한 목소리를 가만히 듣던 세훈이 바닥에 주저앉았다. 보이고 싶지 않았다, 나약해진 저의 모습을, 어느새 가득 맺혀버린 눈물을. 꾹꾹 울음을 참고 있을 세훈의 형상을 머릿속으로 그리던 종인이 피식, 버석한 웃음을 짓다 녹슬어 낡아빠진 문에 찬찬히 기대앉았다. 이내 고개를 치켜들며 건너편에 주저앉아 있을 세훈을 향해 나지막이 속삭였다. 넌 내 인생에 가장 큰 선물이었어. " 그리고 내 소망은, 너만의 파랑새가 되는 거였어. " " ... " " 너의 힘든 건 내가 다 가져가고 싶었는데. " 미안해. 종인의 사과에 담긴 의미를 차마 알아챌 수 없었던 세훈이 결국 참지 못하고 눈물을 터뜨려 버렸다. 아냐, 종인아, 넌 내 파랑새야. 너는... 너는 내... 애써 양손으로 입을 틀어막으며 소리를 꾹꾹 삼켜대는 세훈의 숨결을 가만히 느끼던 종인이 지그시 눈을 감으며 입을 열었다. " 안녕, 나의 마지막 주인. " 종인은 여전히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
White Day ! ( 본편 내용 스포 ) |
무심코 곁에 놓인 리모컨을 들어 텔레비전을 켠 종대가 사탕 가게를 돌며 화이트데이임을 알리는 방송 프로그램에 곰곰이 생각했다. 사탕을 주는 날이라... 턱을 괴고 유심히 텔레비전 화면을 바라보던 종대가 이내 벌떡, 일어나 성큼성큼 하이얀 냉장고를 향해 걸어갔다. 냉동실의 문을 여니 텅텅 빈 공간에 검은 비닐봉지 하나가 정중앙에 자리 잡고 있었다.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어 보이던 종대가 비닐봉지를 꺼내 꽁꽁 묶인 입구를 아무렇게나 풀어헤쳤다. 형사님께는, 최고의 선물이 되겠지. 테이블에 놓인 커터칼을 주워든 종대가 봉지에 담겨 있던 무언가를 식탁으로 떨구며 중얼거렸다. 핏기가 하나도 없네. 얼려 두길 잘했어. * 밤새 근무를 했던 터라 피곤한 몸을 이끌고 서에 들어온 민석이 아무렇게나 외투를 벗으며 소파에 털썩, 주저앉았다. 이른 아침부터 사탕을 쪽쪽 빨며 여유를 부리던 순경이 민석에게 씨익 미소를 지으며 다가왔다. 형사님, 사탕은 좀 받으셨어요? " 이렇게 바빠 죽겠는데 사탕 받을 시간이 어딨냐. 여자는 만나지도 않는데. " " 꼭 여자한테만 받으란 법은 없잖아요. " " 그래서 뭐. 너 지금 나 사탕 하나 못 빨고 있다고 약 올려? 어? " 험악한 표정을 지으며 낮게 읊조리는 민석에 순경이 한 손에 들고 있던 사탕을 재빠르게 입에 쑤셔 넣은 채 슬금슬금 자리를 피했다. 오랜만에 하고 온 넥타이를 헐겁게 풀어헤치던 민석이 외투를 걸어놓기 위해 저의 캐비닛으로 터벅터벅 발걸음을 옮겼다. 왠지 모르게 싸한 기분에 몸을 으스스, 떨던 민석이 캐비닛을 아무 생각 없이 세차게 열어젖혔다. " 어? 뭐야. " " 아, 뭐예요 팀장님. 여자랑 안 만난다면서요! " 캐비닛을 열자마자 쏟아져 나오는 색색의 사탕에 조금 전 민석에게 갈굼 아닌 갈굼을 받았던 순경이 억울한 듯 언성을 높였다. 그러나 도리어 당황해버린 민석이 어쩔 줄 몰라하며 가만히 서 있다 이내 퍼뜩 정신을 차리며 쪽지 하나 섞이지 않은 사탕을 일일이 줍기 시작했다. 바구니까지 동원하여 사탕을 주워담던 민석이 여전히 바닥에 가득한 사탕 사이로 보이는 비닐의 형태에 미간을 구기며 주워들었다. 비닐이 왜 섞여 있지? 묵직한 무게감에 인상을 찌푸리던 민석이 조심스레 봉지를 찬찬히 풀었다. " ...씨발. " 봉지를 열자마자 훅 끼쳐오는 역한 냄새에 민석이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봉지를 거꾸로 뒤집어 버렸다. 툭, 둔탁한 소리와 함께 바닥에 곤두박질친 형상은 분명, 사람의 손이었다. 민석의 옆에서 그 장면을 가만히 지켜보던 순경이 깜짝 놀라 입을 틀어막으며 헛구역질을 하다 이내 화장실로 뛰어들어가 버렸다. 며칠이나 얼려두고 방치해둔 것인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괴사(壞死)하고 흉기마냥 딱딱해진 형태를 입을 꼭 다문 채 가만히 살피던 민석이 깨끗하게 잘린 손목에 새겨져 있는 정갈한 글씨에 눈살을 찌푸리며 고개를 살짝 들이밀었다. 사람의 죽어버린 손에 새겨져 있는 문장은 조금의 흐트러짐도 없이 깔끔하고, 정갈했다. ㅡ not me, the 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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