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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타엑스 이준혁 김남길 강동원 온앤오프 엑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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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수맥이 흐르는 215호














 의외였다. 나는 수만고에 합격했다는 것을 한마디로 일축했다. 운이 억세게 좋았지. 막연이 집어넣은 고등학교, 그것도 주위 평판도 엄청나게 좋은 국제고등학교를 붙다니. 저가 생각해도 조금 의외였다. 누가 봐도 간신히 턱걸이로 붙은 것처럼 보이니 주위 시선이 좋을 리가 없다. 오히려 냉담했다. 거기 가서 적응 잘 할거 같니? 적응 못해서 떨어져 나오는 사람도 많다며 말로 겁주는 사람들, 그런 반응을 볼수록 더 오기가 생겼다. 웅장해 보이는 교문 앞에서 주먹을 꽉 쥔 내가 중얼거렸다. 못할 게 뭐가 있어.

 지금 내가 수만고 앞에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국제고등학교, 명문 사립이라고 알려져 있는 만큼 전원 기숙사 생활을 원칙으로 하고 있는 수만고등학교는 이례적으로 신입생들을 1월 초에 입사시킨다. 미리 학교 적응도 할 겸, 선후배 얼굴도 익힐 겸이라고 허울 좋게 포장은 해 놓았다. 그냥 어디 한번 기숙사에 갇혀있는 기분이 뭔가를 느끼게 해주는 것뿐이다. 이 때 죽어나는 건 당연한 말이겠지만 학생회장이다.






 “앞에 진로방해 하지 마세여.”





 퉁명스러운 목소리가 말했다. 누구지, 일부러 사람 안 마주치려고 늦게 왔는데. 슬쩍 뒤돌아봤는데, 하... 하하? 슬금슬금 뒷걸음질을 쳤다. 키 큰 사람이 뒤에 있으면 자동적으로 뒷걸음질을 치게 되더라. 한 눈에 봐도 잘생겼다고 생각되는 인물은 입학 전부터 학생회실에서 몇 번 이름이 언급 된 주인공, 오세훈이었다. 세훈은 여유롭게 정문으로 들어섰다. 기대하지도 않았는데 덜컥 붙어버리고, 더군다나 1월 첫째 주 안으로 학교를 들어오라니. 이번 년도에 왜 하필이면 첫째 주는 금요일부터 시작해서 끝나는가, 로 새해 신년을 보내버린 세훈은 못마땅한 표정을 짓고 안으로 한 걸음 내디뎠다. 나를 슬쩍 쳐다본 세훈이 신입생? 하고 먼저 말을 걸어온다. 헐;;; 졸라 잘생긴 냉미남인데 먼저 말을 걸어줬어. 하하 웃으며 고개를 끄덕거리는 내게 세훈이 다시 말을 걸어온다.





 “아, 나 기숙사 어디 있는지 모르는데, 넌 알아?”

 “어?”





 그런데 나와 세훈이 안타깝게도 간과한 게 있다면 이 학교는 산 중턱이고, 너무 넓어서 기숙사 위치가 어디 있는지 정확히 가늠이 안 된다는 거였다. 학교가 넓으면 정문에 학교 안내 표지판이라도 붙여놓지, 그딴 것도 없다. 물론 애초에 안내문을 읽지 않은 둘의 잘못이지만. 앞에 펼쳐진 오르막길, 길도 몰라, 정원은 왜 이렇게 큰 지. 이러다가 늦은 거 더 늦게 생겼다. 





 “본관 바로 뒤에 있다고 했으니까...”

 “그럼 이쪽으로 올라가는 게 낫겠네.”

 “아... 내 이름은 ㅇㅇㅇ...”

 “나는 오세훈.”

 




 멍하니 있던 내가 고개를 끄덕이며 앞장선다. 내가 언제부터 얼빠가 되었는가, 얘 좀 잘생겼네 따위의 생각을 계속 해본다. ...캐리어 끌어줄까, 말투는 캐리어를 가져다 버리실 거 같은데요. 아니 괜찮다며 캐리어를 꽉 쥔다. 진짜 버릴 거 같은데. 매너도 좋고(좋은거지?) 얼굴도 잘생겼고, 하나만 덜 했으면 좋겠네. 그건 공부려나. 드르륵, 끌리는 캐리어 소리가 시끄러웠다. 학교에 지도 어플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 쓸데 없는 생각도 하면서.












 오후 시간이 되면서 무섭게 들이닥치는 신입생 덕분에 루한만 개고생이었다. 당선된 건 저였지만 여전히 업무를 처리하는 건 종현이었는데, 그런 종현이 수능 디데이를 의도적으로 읊으며 공부를 한답시고 기숙사로 사라졌다. 그냥 사라지실래요, 세륜종현? 공부는 무슨, 게임이나 할 거면서. 디아블로3를 시켰다며 사감 실로 내려가던 종현의 모습이 생각나 이를 바득바득 가는 루한은 앞에 또다시 밀려드는 신입생들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기숙사는 디귿자 형태로 두 건물 같은 한 건물이다. 디귿자에 중심에 있는 중간 라운지를 가운데로 남자 기숙사생과 여자 기숙사생이 나눠 쓰는 형태를 가지고 있어서 학교 건물보다 높았다. 이게 바로 배보다 배꼽이 크다고 하는 건가. 1층은 기숙사 대신 학년 전체가 들어갈 수 있는-이라고 자부하지만 아직 실제로 다 들어가보지는 않은- 큰 강당이 자리잡고 있다. 일층 현관은 라운지 대신 사감실이 있었고 그 왼쪽에는 계단이 그 맞은편으로는 엘리베이터가 있었다. 2,3층은 1학년, F층은 스터디룸, 5,6층은 2학년, 7,8층은 3학년. 중간을 기점으로 왼쪽이 남자기숙사, 오른쪽이 여자기숙사다. 그 중간에서 혼선이 빚어지니 꽉 막혀버릴 수 밖에. 남자, 여자 따로 나눠서 대자보 붙일 걸 그랬다. 아니면 층 라운지 마다!!! 카톡으로 실시간 현장상황을 보고받는 민정이 뒤늦게 후회를 해본다. 그러게. 메시지를 전송한 루한이 인상을 팍 찌푸렸다. 그러자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신입생들은 모두 동작정지. 이 얘기를 전해들은 종현은 학생회장 루한이 드디어 테가 난다며 감동한 눈치였고 민석은 인상이 얼마나 더러웠길래 애들이 벌써부터 쫄았냐며 타박을 놓았다. 아무튼 교통정리가 얼추 끝나 한산해진 주위를 보며 루한이 남자기숙사 쪽으로 발걸음을 돌리려는 찰나, 드르륵거리는 시끄러운 캐리어 소리가 이중으로 들렸다. 시선을 돌리자 딱 봐도 신입생인 것처럼 보이는 것들이 있었다. 게 중에 익숙한 얼굴이 있었다. 아, 학년 수석이다. 이상하게 루한이 순간적으로 긴장했다. 저 눈빛 받고 안 긴장 할 애가 어디있어?





 “늦게 왔네.”

 “복잡할까봐여.”

 “그래, 이름.”

 “오세훈이여.”

 “아, 215호실. 거기 옆은?”

 “ㅇㅇㅇ인데요….”

 “아, 너도 215호실. 남자는 왼쪽, 여자는 오른쪽.”





 둘 다 힘겹게 짐을 들고 계단을 올라서서 루한의 앞에 섰다. 웰컴 투 더 헬! 루한은 검은 속내를 애써 밝게 포장하며 둘을 보고 친절하게 웃었다. 세훈은 그저 고개를 까닥였고 나는 꾸벅 인사했다.





 “아, 고맙다.”





 남자기숙사로 올라가는 계단 중간에서 세훈이 말했다. 딱 루한과 내가 들을 수 있는 목소리로. 나는 그런 세훈의 뒷모습을 보다가 어, 어! 하면서 자기가 봐도 하이킥 할 법한 대답을 했다. 둘의 모습을 지켜보던 루한이 인상을 찌푸렸다. 입사 첫날부터 저러는 거 있기 없기?














 열 시 오분 전, 기숙사 일층 로비는 학생들로 북적이었다. 새로 들어온 햇병아리 일학년들과 이제 좀 버팅기기 시작하는 이학년들의 대면. 혹자는 이를 신구 세력의 격돌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두발자유를 강력하게 외치고 신입생 대면식을 참가한 루한이 비워진 민석의 왼쪽자리를 꿰찼다. 오는 와중에도 아 그 쪽 머리도 바꾸시는 게 어때요? 혹시 알아, 머리빨로 사람이 멋있어 보일지 하며 종현을 전화 통화로 신랄하게 까고 있었다. 찬열이 쟤 또 저런다며 혀를 찼다. 전교회장이라는 놈이 현 전교회장이랑 싸우기나 하고고 있고. 내가 쿠데타로 뭐 전교회장 잡았냐? 또 말꼬리를 붙잡고 시비가 붙을 뻔 한걸 민석이 제지시켰다. 둘이 싸우면 짜증나는 게 밑도 끝도 없이 시끄럽게 입만 나불거리기에 애초에 이과인 민석은 그런 싸움이 보기 싫어서 우선적으로 차단해 버린다. 곁에 있던 이학년 동기들은 이 세 명은 변한 게 없다며 한심하게 쳐다본다.


 신입생들이 속속들이 앉는다. 루한은 종현에게 오는 문자(행운의 편지)를 훑다가 제 앞에 앉은 신입생을 보았다. 오세훈이다. 아까 그 싸가지. 서로서로 묘하게, 하지만 확실히 각인 된 모양이었다. 찬열이 붙어 있는 둘을 보더니 우와! 세기의 라이벌 여기서 또 만나네, 라며 되도 않는 드립을 친다. 그 드립 다시는 못 치게 만든다며 조용히 하라는 루한이 생글생글 웃는다. 그 웃음을 지켜보던 민석이 조용히 찬열의 고개를 원상태로 돌려준다. 이 팀워크를 봐서 일년 전 이 맘 때 기숙사 배치를 했던 종현의 안목은 탁월했다. 그렇지 않으면 이 죽 잘 맞는 둘을 룸메이트로 묶어놓을 수가 없거든.

 안 그렇게 생겨서 꽤 또라이 기질이 다분한 민석이 제 앞에 앉은 신입생을 보고 웃었다. 마주 않은 신입생은 목석 같다. 내가 지금 벽이랑 대화해도 이정도로 쪽팔리지 않을 거 같은데. 어이없게도 학생회실에서 본 잊혀지지 않는 얼굴이어서 민석이 웃음을 삼키며 먼저 입을 열었다.




 “김종인?”

 “예.”

 “옆에랑 룸메?”

 “뭐, 대충 그런 셈이겠죠?”




 뭐가 대충 그런 셈이겠죠...야 임마. 방을 내가 짜서 내가 다 아는데. 이거 괜한 사람들을 룸메이트로 엮어놨나. 큰일 하나 만들어 놓은 거 같은데. 뒤늦게 민석이 후회한다.

 




 “힘들겠더라.”

 “뭐가요?”

 “너 여기 전교 꼴찌잖아. 적응하려면 힘들지 않나?”




 안타깝지만 민석이 루한의 곁에 있으면서 늘어나는 건 개드립과 돌직구 밖에 없으니 참 안타까울 수가 없다. 더군다나 선천적으로 쿨시크함 가득 묻어나는 어투의 소유자이니. 이런 그의 말에도 불구하고 이 신입생, 미동도 없다. 그저 그게 뭐가 잘못됐죠? 하고 순진무구한(이라고 민석은 생각했지만 그건 어마무시한 착각에 불과했다. 어딜 봐서 순진무구?) 눈으로 자기를 쳐다보는데 이상하게 민석은 이 신입생을 챙겨줘야 할 것 같은 의무감에 휩싸였다. 그래, 육상부에게 무슨 공부 성적이 중요하겠어. 육상 성적이 중요하지. 됐고, 우리 그냥 친하게 지내보자. 로 인사를 마무리 지은 건 안 자랑. 일찌감치 민석은 루한과 살아가며 또라이들을 대하는 법(이라고 해야하는지 아니면 피하는법이라고 해야하는지)을 배워갔다. 종인이 미묘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래도, 민석이 종인의 페이스에 말린 것 같은데, 그냥 넘어가자. 그에 비해 루한과 세훈은 전투적이었다.




 “이거, 전체적인 기숙사 생활지침서니까, 읽고 질문해.”

 “선배님 이름은요?”

 “그것도 거기 있어.”

 “그럼 물어볼 거 없는데여.”




 빈말이라도 좀 해주면 안되나, 옆에서 지켜보는 찬열이 제가 되려 안타까워 세훈에게 말을 걸며 얘기를 나눴다. 또 웃긴 게 세훈이 꼬박꼬박 찬열에게는 대답을 한다, 이거다. 그 모습에 순순히 있을 루한이 아니다. 또 말을 걸고 넘어지니 이렇게 재미있는 싸움이 있을 수 없다. 결국 남 기숙사 대면식은 루한과 세훈의 재미난 말빨싸움을 지켜보는 것으로 끝이 났다. 루한과 김민석의 또라이 기질을 초월한 룸메이트 둘의 얘기는 이날부터 삽시간에 퍼졌다. 고쓰리랍시고 기숙사 제일 위층에 붙잡혀 공부만 파고 있는 3학년들에게도 어찌저찌 소식이 들어갔다. 215호 룸메이트라는 소리를 듣자마자 종현은 자지러졌다. 자신과 민석, 루한 모두 215호 출신이었기 때문이다. 또라이는 계속되어야 한다. 또. 계. 한. 또라이 슏 고 온! 아무래도 215호는 수맥이 흐르는 게 틀림없다. 아무튼 말 많고 탈 많은 기숙사 대면식은 그렇게 끝났다.





 *









 짐을 대충 풀면서 하하, 안녕 하고 인사한 게 전부인 기숙사 룸메이트의 첫 시작은 누구나 예상 가능한 그림이다. 하지만 예상하지 못했던 점들이 몇 있곤 한데, 하나는





 “안녀엉. 난 변백희야. 잘 부탁해, 넌 이름이 뭐야?”

 “응. 그래. 난, 어, ㅇㅇㅇ야.”

 “ㅇㅇ야 잘 부탁해.”





 딱 이렇게 까지 인사하고 대면식 시간에 쫓겨 아무 말도 하지 못한 것. 공기 중에도 떠돌아다니는 이 어색함을 진정시켜줄 사람이 어디 없는가. 선배들을 만나는 자리에서 둘은 넉살 좋은 선배 민정을 만나 그나마 서로 말을 텄다. 그렇게 돌아온 둘은 주어진 옷장에 계절별로 옷을 분류해 넣고, 책상에 책을 꽂아 넣고, 서랍을 정리했다. 그리고 예상하지 못한 나머지 하나는 백희가 서랍을 정리하자마자 캐리어에서 정리하지 않고 남은 과자를 방에 하나하나 펼치는 것이었다. 너도, 먹을래? 수줍게 건네는 말에 빵 터진 내가 한참 웃다가 나도 가져왔는데, 너 포스틱 좋아해? 하고 말한다. 서로 과자를 공유하면 친한 친구가 된다는 속설이 있는데, 물론 사실이다. 나와 백희가 절친한 친구가 된 건 믿지 못하겠지만 정말 이날부터였다. 백희는 2층 침대를, 나는 1층 침대를 사용했다. 별 다른 이유는 없고 이층침대 바로 옆에 콘센트가 있어 누워서도 노트북을 할 수 있는 메리트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백희가 2층을 고집했다는 건 안 자랑. 침대에 누운 건 12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는데 둘은 디지털시계 앞자리가 4라는 것까지 확인하고 잠에 들었다. 다른 학년 방도 별다를 것 없는 모습이다. 신입생도 아닌 2,3학년들이 왜 그러시냐고 물으신다면 아직 정신을 못 차린 거라고 직설적으로 말 할 수 있겠다.







*








 “하이.”

 “안녕.”


 문제의 남자 215호, 대면식에서 확실히 자리 잡은 또라이 수맥이 흐르다 못해 넘치는 이 방 역시 별다를 것 없는 신입생들의 기숙사 방이었다. 문제라고 할 게 있다면 둘 다 지나치게 표정 변화가 없어 먼저 말을 붙이기에도 미안한 냉미남들이었다. 뭐 둘 다 미남인건 둘째치고 어쨌든 215호에 살던 사람들이 또라이라는 건 이제 말하면 입이 아플 정도다. 남자들이라고 심오한 얘기를 안할쏘냐. 캐리어와 집에서 부친 택배 사이사이로 한 달 치 -라고 쓰고 일 주일 치라고 읽는다.― 간식거리들이 나왔다. 적당한 과자를 골라 세팅 해놓고 책은 책상 위에, 옷가지들은 옷장에, 과자는 책상 밑에 쑤셔 박았다. 정리는 내일을 기약하며.





 새벽 두시를 넘긴 시각, 의외로 잘 맞은 둘은 적당한 호구조사를 마쳤다. 새벽 두시에 적당한 호구조사를 끝냈다고? 말하면 입 아프지만 정말 여학생도 모르는 남학생들의 수다는 상상을 초월한다는 점을 알았으면 좋겠다. 이제 2차로 심도 깊은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책상 밑으로 손을 뻗어 과자 몇 봉지를 더 꺼냈다. 종인이 저는 운동부 특례 비슷한 것으로 와서 그런지 학교에 대해서 하나도 모르겠다고 말하자 세훈은 제가 알고 있는 얕은 지식을 종인에게 전해주었다. 그래 봤자 유념해야 하는 건 세훈 역시 기숙사가 어디 있는지 몰라서 쩔쩔 헤맸다는 사실.






 수만고등학교. 명문 사립이라고 몇 년 전에 전국구에 인정을 받고 꽤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고등학교라고 했다. 더군다나 국제고등학교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만큼 일본, 중국, 유럽 등지에서 유학생들이 오곤 한다. 개교한지 몇 안돼서 중국학생들만 있는 건 패스. 수만, 이라는 이사장 이름을 그대로 따서 쓴 학교는 돈 많고 쓰기 좋아하는 이사장의 깊은 뜻에 따라 당장이라도 산짐승들이 출몰할 것만 같은 산 중턱에 위치하고 있다. 정말 산짐승이 나왔다고 하는 졸업생도 있고 지금 재학생들은 다람쥐들이랑 친구 먹는다고 한다던데 그거야 모르는 일이고. 학교 건물도 자랑거리라고 할 만큼 화려하고 실용적이다.


 학교의 정문은 왼쪽으로 치우쳐져 있다. 그를 기준으로 시계 반대방향으로 체육관, 운동장, 급식실, 기숙사, 중앙 도서관이 있고 중앙에 본관 그 앞으로는 정원과 교직원 주차장이 있다. 물론 이렇게 텍스트적으로 설명하면 평평한 땅에 지어놨다고 말 할 수 있으나 실상 본관으로 가기 위해서는 언덕길을 오르고 지옥의 108계단을 올라야 한다. 본관 하나는 요상한 형태로 되어 있었다 디귿자 형태의 모양에 오른쪽 중간에 나있는 건물 하나. 그 모양새를 보고 문과는 이사장님이 도를 쌓다가 ‘오’ 받침 하나를 빼먹어서 된 형태라는 개드립을 쳤고 이과는 산 중턱이니만큼 잘 보이는 북두칠성의 모양새를 따라 지었다고 말한다. 둘 다 쓸데없는 의미부여다. 본관 중앙현관 앞에는 108계단이 있고 그 중앙에는 정말 레알 살아 움직일 것만 같은, 은 아니지만 어쨌든 봉황 동상이 있다. 제일 큰 사실은 본관을 가기 위해서는 이 108계단, 산 오르막길 코스를 오르락내리락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쯤 되면 아이들이 왜 걸어서 10분 거리인 대형 마트를 가지 않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해결되는 기분이다. 본관 중간에는 펜트하우스 느낌의 아기자기한 집이 있는데 모든 학년들의 편의를 위해 중간에 설치한 매점이다. 얼마나 배려심이 좋은 학교인지.


 체육관과 운동장은 학교 특기생들인 유도부와 육상부를 위해 트랙 설치는 물론이요 천연 잔디까지 설치해놓기까지 했다. 물론 그 잔디는 급식실로 뛰어가는 학생들에게 무참히 밟히는 게 흠이지만. 급식실은 둥근 원형모양의 파란 지붕형태로 급식실 대신 장난 삼아 파란 집이라고 부르곤 했다. 아이들 수요가 많기 때문에 1층과 간이 2층을 만들어 놓고 급식을 실행한다. 날 좋은 계절은 야외에서 급식을 먹을 수 있으니 이건 무슨 대학교도 아니고. 기숙사는 앞서서 설명을 끝냈으니 재언급을 하지는 않겠다. (하지만 옥상에 빨래를 널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건 세훈과 종인 역시 검색해보고 알았다.) 하지만 기숙사동도 디귿자 형태니 이쯤 되면 이사장이 디귿자에 집착이라도 하나 의심해야 할 판이다. 중앙도서관은 우리 학교의 자랑! 이라고 홈페이지에 써 놨다. 그도 그럴 것이 외관은 정갈한 기와집의 느낌에 한국적인 미를 그대로 남아냈다. 그건 그렇고 산과 가까이 있는 중앙도서관을 이런 식으로 지어놓으니 정말 조선시대라도 온 모양. 그렇게 노선을 두세 번 바꾸며 이야기를 했을까, 먹다 남은 과자봉지와 부스러기들을 베고 다정하게 잠을 자는 두 또라이들의 취침은, 놀라울 것도 없다. 새벽 다섯 시였다. 남자들은 과묵하고 얘기도 안 할 거 같다고? 제발 그 환상을 깨길 바란다.

















암호닉 조닌이 핫바지 성장통 솜사탕
띄어쓰기 포기했어여... 난 몰라... 괜히 워드창에다 쓰고 복붙하나봐...
읽어주셔서 짱짱감사!!!!!!!!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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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조닌이에여! 이햐~ 여주와 세훈이의 둑흔둑흔한 첫만남ㅠㅠㅜ얼른 친해졌으면 좋겠슴다! 종인이랑 세훈이가 수다 떠는 것도 귀엽고 루한이가 종현이랑 신랄한 대화하는것도 웃겨욬ㅋㅋㅋㅋㅋ짱짱
9년 전
독자2
아싸 일등
9년 전
국제고
난 조닌이 제일 무서워여... 어디 있다가 이렇게 빠르게 튀어나와요...?
9년 전
독자3
호홋 룸메이트 보면서 인티하고 있었는데 운좋게 신알신을 (두근) 데스티니~
9년 전
독자4
암호닉 여세훈신청이요!돌아오셨네요ㅜㅜㅜ제가이거 얼마나좋아했는데ㅜㅜㅜㅜㅜㅜ진짜너무좋아요ㅜㅜㅜㅜ
9년 전
독자6
앞으로 더 기대되네여ㅎㅎㅎㅎ다음편 빨리 보고싶어요 작가님 짱짱
9년 전
독자7
솜사탕이에요! 본격적으로 전개가 시작되는 군여!! 세후나...ㅇ-<-< 덧쿠는 쥬겄다고 합니다.
항상 감사해여!

9년 전
독자8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설레라 김종인오세훈도만만치않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9년 전
독자9
성장통입니다 ㅎ ㅎ 루한이 종현이랑싸우는 것도 세훈이 루한이랑 사이 안좋은것도 다 내리사랑이라는거겠죠? ㅎ ㅎ 앞으로의 이야기도 기대할께요~
9년 전
독자10
어읔ㅠㅠㅠㅠㅠㅠㅠㅠ세후나ㅠㅠㅠㅠㅠㅠㅠㅠㅠ나죽는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설레죽어ㅠㅠㅠㅠㅠㅠ어흨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11
헐 뭔가 종인이 세훈이가 좀 더 친해진 모습이 기대되네요!! 루한이랑 종현이랑 서로 헐뜯는 듯한 관계도 너무 좋아요!!ㅋㅋㅋ여주와 세훈이의 러브라인도 기대하겠습니당!!잘읽고가용÷)
9년 전
독자12
+신알신 하고가용♥
9년 전
독자13
저 암호닉 신청 가능한가요....?(소심)
암호닉 [오미자차]로 해주세요!

9년 전
독자14
핫바지에요! ㅠㅠㅠㅠㅠㅠ 세훈이와 러브라인보고싶지만 지금 기대하는건 무리수겠죠ㅠㅠㅠㅠ 학교가 대학교도아니고 대박이네요ㅋㅋㅋㄱㄲㅋㅋㅋㅋㅋㅋ 저런 학교가 있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ㅜㅜㅠㅜㅠㅜㅠㅠ
9년 전
독자15
엌ㅋㅋㅋㅋㅋㅋ오세훈이랑 김종인ㅋㅋㅋㅋㅋ할말이 그렇게 많았나보네옄ㄱㅋㄲ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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