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ver, 소히 붉은 달
[인피니트/야동] 츤데레ツンデレ 20
"동우야, 무슨 좋은 일 있어?"
오늘따라 기분이 좋은 듯 헤실거리는 동우의 미소가 문득 예쁘다는 생각이 들어 가볍게 건넨 질문이였다. 한 시간동안 춤 연습만 쉬지 않고 했으면 화가 날 만도 한데, 어째서인지 동우의 살풋 올라간 입꼬리는 통 내려갈 기미를 보이지 않는 것이 딱 누가 봐도 '나 요새 좋은 일 있다!' 하고 보여주는 듯 했기 때문이었다.
"아, 응!"
땀방울이 송골송골한 제 이마를 수건으로 톡톡 찍어내듯 닦아내며 동우가 가뜩이나 휘어진 눈꼬리를 더욱 접었다. 음, 역시. 무슨 일에서인지는 모르겠으나 아무튼 저 특유의 웃음을 바라보고 있자니 내심 수현 자신도 웃음이 나올 것만 같아 기분이 좋았다.
"수현아아,""응?"
"나 핸드폰 어딨어?"
달아오른 몸이 어지간해서 식혀지지 않는 모양인지 동우가 손으로 부채 모양을 만들어 열심히 바람을 만들었다. 워낙에 작은 손이라 별로 시원해 보이진 않았지만. 마침 제 옆에 노란 파일 하나가 있어 수현은 그것을 집어 들고 동우에게 다가갔다.그리고는 동우의 앞에서 부채질, 열 아홉 건장한 사내놈이 위아래로 만들어 내는 바람은 동우의 손과는 차원이 달랐다.
"우와, 시원해!"
동우가 환하게 웃으며 얼굴을 수현 쪽으로 더욱 내밀었다. 땀으로 적시어진 브이넥 새로 도드러지는 쇄골과 어깨 동선은 언제 봐도 참 예쁜 것 같다, 멍하니 동우의 쇄골을 바라보면서 부채를 열심히 부쳐 주던 수현이 제 주머니를 뒤적였다. 이윽고 쥐어지는 동우의 핸드폰.
"여깄다, 니 핸드폰.""아 맞아. 수현이한테 맡겨 놨었지! 까먹고 있었네."
손바닥에도 흥건한 땀을 대충 닦아낸 동우가 재빨리 핸드폰 홀드를 열었다. 미확인 메시지 하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뜨는 알림에 동우가 급히 메시지함을 꾹 눌렀다. 이젠 입꼬리가 올라가다 못해 히죽이고 있는 것을 보아하니 꽤 기분 좋은 내용인 것 같아 수현은 동우의 옆에 쭈그리고 앉아 핸드폰 액정을 같이 들여다 보았다.
「지금 전화 하면 방해되요?」
기분이 좋은 듯 뚫어지게 핸드폰을 쳐다보며 웃음을 머금고 있는 동우의 얼굴을 한 번, 떨떠름한 내용이 담겨 있는 핸드폰 액정을 한 번. 수현의 얼굴이 살짝 굳어졌지만 둔한 동우가 눈치챌 리 없었다. 일단 존댓말을 보아하니 후배인 듯 한데. 썩 마음에 들지만은 않는 풍경이였다.
남자애 치고는 작고 올망졸망한 키에 싹싹하고 쾌활한 성격이다 보니 동우에겐 친구 그 이상의, 검은 마음을 품고 있는 후배나 동급생들이 빈번하게 발생하곤 했다. 성격상 다가오는 사람은 왠만해선 절대 내치지 못하는 동우는 또 언제나 그런 놈들에게 휘말리곤 했었는데, 그럴 때마다 늘 수현이 먼저 나서서 동우를 보호하고 나섰던 것은 아마 수현 제 자신도 그 녀석들과 마찬가지로 동우를 좋아하고 있기 때문일 터.저번 달이였던가, 동우에게 찝적대던 후배 한 놈을 동우 몰래 불러 데려다가 한 바탕 쥐어 패 줬던 게 엊그제 같은데.
"누구야?"
- 질문은 최대한 무관심한 척. 그게 친구로써의 도리니까.
또 한 번 골치 아픈 일이 생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놈들이 주제 모르고 기어 오르기 전에 얼른 동우에게서 떼어 놓아야 하는데. 이름을 말하면 오늘 내로 반을 캐내서 찾아갈 기세인 수현의 표정이 내심 비장했다. 하지만 애 타는 제 마음을 모르고 있는 건지 모르는 척 하고 있는 건지, 수현의 얼굴은 쳐다보지도 않은 채 핸드폰 키패드를 꾹꾹 누르고 있는 동우는 여전히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수현의 미간이 점차 좁아졌다. 야 동우야, 한 번 더 이름을 부르자 그제서야 동우의 시선이 핸드폰에서 수현에게로 향했다. 도대체 누구길래 동우가 이렇게까지 좋아하는 거지. 아까 전 예상했던 것보다 더 골치가 아파질 것 같았다.
"누구길래 그렇게 좋아 죽어."
"응, 우리 후배님."
우리,
후배님?
수현의 얼굴이 이제 굳어지다 못해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 입에서도 아니고, 동우 제 스스로가 우리 후배님이라고 칭하다니. 늘 누구냐고 물으면 아는 후배야. 혹은 어제 친해진 친구야 등 별 감정 없이 말하곤 하던 동우였는데 (물론 그 당사자는 감정이 있었겠지만).이번은 예외였다. 마치 썸이랑 문자 주고받을 때의 여자 아이들처럼, 마냥 웃기도 하다가 답장을 뭐라고 보낼까 한참을 고민하기도 하는 동우의 모습이 그렇게 껄끄러울 수가 없었다. 수현은 문득 불안한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주저 않고 동우의 손에서 핸드폰을 확, 잡아 채 갔다. 갑자기 제 손에서 사라진 핸드폰에 동우가 토끼마냥 눈을 동그랗게 뜨고 수현을 올려다보았다.
"수현아, 갑자기 왜 그래?""어? 어 그게."
수현 제 자신도 충동적으로 행한 일이라 뭐라고 변명 할 거리가 없었다. 뭐라고 대답해야 하지. 눈알을 또르륵 굴리던 수현의 시야에 마침 동우의 땀방울이 담겼다. 창문 하나 없는 연습실 안에서 장차 몇 시간을 춤만 췄으니 땀이 쉽게 멎을 리가 없었다.
"너 너무 더워 보여서. 세수 하고 와. 그럼 줄게""나 안 더운데.."
"땀방울 봐라. 잔말 말고 얼른 세수 하고 오셔요."
한 손에는 동우의 핸드폰을 쥔 수현이 마치 엄마라도 된 듯 동우를 채근했다. 에고, 알겠어요 알겠어. 일어나서 엉덩이를 툭툭 턴 동우가 비척비척 연습실 밖으로 향했다. 연습실 안에도 화장실이 있으면 좋을텐데- 중얼거리는 동우의 목소리가 꼭 풀 죽은 어린아이 같다는 생각이 들어 피식 웃음이 나왔다. 그러다가 다시 액정을 흘끗.「지금 전화 하면 방해되요?」… 전화까지 하는 사이인가. 기분 나쁜 녀석이올시다.
"아, 동우야!"
"으응?"
"내가 답장 대신 보내줄게. 뭐라고 보내 줘?"
밖으로 나가려고 운동화 찍찍이를 붙이고 있는 동우를 수현이 불러 세웠다. 으응, 뭐라고 보내지.. 통 고민하는 기색이 역력한 동우였다.
"뭐라고 보내야 좋아할까."
음. 으음..! 계속해서 눈알을 굴리던 동우가 이내 생각났다는 듯 신발을 신다 말고 벌떡 일어났다. 채 다 붙여지지 않은 찍찍이가 동우의 양말에 붙어 달랑거리고 있었다. 하여간 저 칠칠이. 계속해서 동우의 양말을 향하던 수현의 시선이 이윽고 동우와 딱 멎었다. 그리고,
"헤헤, 보고싶다고 전해줘!"
동우는 활짝 웃었다. 그것도 아주 예쁘게.
* *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는 성규의 손짓이 꽤나 신경질적이였다. 그리고 마치 그것을 증명해 주는 듯한 뚱한 얼굴. 스위치를 누르는 성규의 손톱 끝이 삐뚤빼뚤 못생기게 파여 있는 것은 아마 성규가 오늘 수업 시간 내내 손톱을 물어 뜯었다는 기정사실의 단서로 말미암을 수 있었다.
"아, 짜증나."
엘리베이터에 혼자 탔다는 것을 확인한 성규가 참았던 숨을 내뱉듯이 육성을 뱉었다. 파르르 떨리는 목소리의 끝은 텅 빈 엘리베이터 안을 이리저리 활보했다. 짜증나, 짜증나. 남우현 진짜 짜증나.
성규는 거울을 들여다보았다. 거울 안에는 잔뜩 인상을 찌푸린 사막여우 한 마리가 자리잡고 있었다. 에휴. 성규의 한숨이 아까 전 뱉은 말과 섞여서 엘리베이터를 꽉 채웠다.
오늘 아침 학교 앞에서 우현을 마주쳤었다. 주말 새 못 보던 얼굴을 이제서야 본 것 같아 내심 반가움에 손을 흔들어 보였는데, 이 망할 자식이 저를 본 척도 안 하고 쌩 지나가 버린 것이 하루종일 성규의 심기를 건드렸던 것이다. 분명 날 봤는데. 눈도 마주쳤는데. 인사도 했는데. 평소 같았음 오지 말래도 굳이 와서 혼자 북 치고 장구 치고 다 하던 녀석이 제 인사를 무시했단 것이 자존심 높은 성규에게는 치명타가 아닐 수 없었다.
이게 뭔가 자존심이 팍 상하기도 하고, 얘가 날 싫어하나 싶기도 하고.. 일부러 피하는 것 같기도 하고.
때마침 열리는 엘리베이터 문에 성규는 전광판을 올려다 보았다. 뭐야. 1층? 분명 자신은 1층에서 올라탔던 것 같은데 어째서 아직까지 1층인지 당황스러웠다. 그러다가 문득 뇌리에 스치는 형연. 아..! 모르고 층을 안 누르고 있던 것이 틀림없었다. 움직이는 느낌이 없었는데도 여태 모르고 있었다니. 바보 같단 생각을 하며 그제서야 5층을 눌렀다.
"괜히 시간 낭비 했네."
별 감흥 없이 버튼을 누르곤 다시 하릴없이 전광판을 올려다보던 성규가 문득 옆에서 느껴지는 인기척에 고개를 돌렸다.
그러고보니 아까 전 문이 열릴 때 누군가 들어온 것 같았는데.
* *
"..어,"
별 감흥 없이 옆에 시선을 둔 성규의 눈동자가 일순간 커지며 움찔했다.
남우현.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더니, 하필이면 남우현과 같이 엘리베이터에 올라타게 된 것이였다. 그러나 정작 깜짝 놀란 성규와는 달리 우현은 성규를 흘끗 훑기만 할 뿐 별 반응이 없었다. 아까 전 성규의 인사를 무시했던 것이 잘몬 본 게 아니였다는 증표라도 된 듯, 우현은 그토록 좋다던 성규를 앞에 마주하고도 아는 체도 하지 않았다.
얘가 왜 이럴까. 한 마디도 꺼내지 않는 우현의 옆에 선 성규는 애가 타 죽을 지경이였다. 분명 제가 잘못한 것도 없고, 딱히 나쁜 짓을 한 것도 아닌데. 마치 삐친 애인과 한 침대에 누워 있는 기분이였다.
- 어라. 비유가 좀 이상하게 가는 것 같다.
"남우현."
결국 어색해 죽을 것만 같은 분위기를 용기 있게 깨고 먼저 말은 건 것은 애석하게도 우현이 아니라 성규 쪽이었다. 말을 건네는 그 목소리조차도 굉장히 작아서 거의 혼잣말이나 다름 없었지만, 용케도 성규의 중얼거림을 들은 우현이 그제서야 천천히 고개를 성규 쪽으로 돌렸다. 이윽고 맞닿는 둘의 시선. 여전히 초점 없는 우현의 눈이 성규는 답답하기만 했다. 무슨 말부터 꺼내야 할까. 오늘 아침 왜 인사 무시했냐고? 아니면 내가 무얼 잘못했느냐고?
"너 이제 나 싫어해?"
".. 뭐?"
우현의 작던 눈이 저렇게나 급작스럽게 커지는 것을 보면 그건 아닌가 보다. 괜시리 안심이 되는 성규였다. 그러고보니까 제가 언제부터 우현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 이렇게 작아지고 움츠러드는 존재로 변질되어 버린 것인지. 예전 같았으면 내가 실세였는데.. 진짜로 자신이 우현을 좋아하게 된 것이 맞긴 맞는 것 같았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심장이 크게 뛰어 올 리 없었으니까.
"나 좀 섭섭하다."
"성규야."
"오늘 아침에 먼저 인사했는데도 무시하고. 방금 엘리베이터에서도 내가 먼저 말 걸었어."
성규의 말 한마디, 어조 하나마다 섭섭함이 가득 묻어 있었다. 헌데도 우현의 표정은 어째서인지 여유로웠다.
도대체 왜?
"왜 말이 없어. 됐다. 이제 나랑 아는 척도 안 하나보네"
"김성규,"
성규는 당황하면 말이 빨라지는 습관이 있었다. 마치 지금의 상황처럼, 우현이 말할 틈도 주지 않고 계속해서 섭섭함을 토로하던 성규가 말을 마치고 천천히 우현을 올려다 보았다. 되려 어이가 없다는 우현의 표정에 성규의 자존심에 한 번 더 스크래치가 긁혔다. 자존심 상해.. 그 상대가 우현이라는 사실이 성규는 더욱 기분이 언짢았다. 내가 진짜로 남우현을 좋아하고는 있는 걸까, 그리고 남우현은 날 진심으로 좋아하기는 했던 걸까. 혹시 그간 거쳐 온 다른 남자들처럼, 나도 언젠가는 그렇게 쌩 지나가 버리는 존재는 아닐런지. 그래서 쉽게 마음을 내어 주기가 망설여지는 성규였다.
게다가 주말 내내 성규를 괴롭혔던 성종의 말들은 성규의 마음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데에 일등공신 역할을 톡톡히 해내었다. 갑자기 성종의 말이 떠오르며 성규가 울상을 지어 보였다. 가뜩이나.. 불안해 죽겠단 말이야. 내가 정말로 이렇게 마음을 내어도 될 만큼 니가 날 좋아하고는 있는 건지.
이런 성규의 마음을 알아차린 걸까, 성규가 울상을 지어 보이자 우현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당분간 연락하지 말자며."
"아아…."
"바보야, 아주."
그제서야 성규가 이해했다는 듯 탄성을 뱉었다. 그러고 보니 저번에 제가 우현에게 당분간 연락하지 말자고, 언젠가 먼저 연락 줄 테니 기다리라고 얘기했었는데, 성규 저 스스로가 잊고 있었던 모양이였다. 주말 간 되려 성규가 연락을 하지 않았으니 우현의 입장에선 난처하기 그지없었을 터. 주말 새 전화 하나 문자 한 통 없더니 아침에 아는 척 하는 성규가 당황스러웠을 것이다. 그제서야 모른 척 일관했던 우현의 태도가 무릇 이해되었다. 괜시리 멋쩍어진 성규가 뒷머리를 긁었다. 되려 더 이상해진 분위기를 감당하기란 결코 쉽지 않았다.
"김성규."
"어, 응."
"나도 주말 새에 곰곰히 생각 해 봤는데.."
너, 갑자기 왜 이래?
이번엔 우현의 질문이였다.
교복 차림의 둘 사이에 알 수 없는 기류가 흘렀다. 비록 명찰 색깔은 확연히 달랐지만. 우현의 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 한 성규는 무어라 대답을 해 주어야 할 지 혼란스러울 따름이였다. 그런 성규를 지그시 바라보던 우현이 다시 말을 꺼냈다. 말을 꺼내기 전, 입모양으로 '예쁘다.'라고 중얼거렸던 것 같기도 하다.
"난 지금, 무지무지 혼란스럽다."
"왜.."
"역겹다고, 꺼지라고, 그만 두라고. 별 짓 다 해놓고. 갑자기 뜬금없이 날더러 역겹다는 게 좋아한다는 뜻이래. 아니, 씨발, 이게 아닌데. 아무튼 병원에서 갑자기 이상한 말을 막 해. 그래서 잠잠했던 내 마음 다시 마구 흔들어 놓고."
"그러더니 뜬금없이 또 병원 온다면서 안 와. 당분간 연락하지 말쟤. 나 진짜 심장 철렁했는데 문자 진지하게 보내면 더 이상해 질 것 같아서 고민 끝에 겨우 문자 보낸거야. 근데 김성규는 주말 새에 답장도 없어. 연락도 하나 없어. 근데 또 오늘 아침에 너무 반갑게 인사하네? 난 뭣 같은 기분으로 등교하고 있었는데. 하루종일 너 만나면 어떻게 반응해야할까 그 걱정 하면서 오고 있었는데. 넌 대체 뭐야? 나 밀당 해? 나 병신 만들어 성규야?"
"… 남우현."
성규의 눈동자가 거의 울먹일 듯 흔들렸다. 우현아. 남우현. 나는.
그러고 보니 늘 자신은 너무도 이기적이였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나는. 나는 우현이 생각 한 번 안 해 보고. 남우현 입장 한 번 생각 안 해 보고. 너무 제멋대로 행동했던 것 같았다.
이렇게까지 힘들어 했을 줄은 몰랐는데. 이렇게까지 생각하고 하루종일 고민했을 줄은 몰랐는데. 이렇게까지 내 생각 해 줄 줄은 몰랐는데. 그제서야 우현에 대한 믿음이 굳건해진 것 같았다. 나에 대한 마음이 장난이 아니였구나. 날 진짜 좋아하는구나. 남우현은 김성규를 좋아하고 있는 거구나. 괜한 걱정을 했구나. 그렇구나.
"성규야. 이제부터 내가 묻는 말에 yes 아님 no로만 대답해."
".. 응."
"나, 좋아해?"
우현의 눈동자 역시도 성규만큼이나 정처 없이 흔들렸다. 장난이라기엔 너무도 진지한 상황이 아닐 수 없었다.
성규는 쉬이 입을 열지 못했다. 누가 장난을 쳐 놓고 간 것인지 매 층마다 문이 열리는 엘리베이터는 성규의 대답을 지연시키기에 충분했다.
몇 초 간의 정적. 4층에까지 다다른 엘리베이터 문이 서서히 닫히기 시작했다.
".. yes."
문이 닫히고 얼마 되지 않아 성규가 힘겹게 입술을 열었다. 작지만 뚜렷하게, 성규의 말은 우현의 귀에 스며들었다.
성규는 고개를 푹 숙였다. 자신이 대답해 놓고도,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지 그 중추를 짐작할 수 없었다.
남우현 너를 좋아해.. 성규의 말은 결국 입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속마음 안에서 맴돌고 또 맴돌았다.
"나랑, 사귈래?"
학교 엘리베이터 안에서의 조촐한 고백.
우현의 목소리 역시도 성규만큼이나 작지만 뚜렸했다. 갑작스런 우현의 고백에 깜짝 놀란 성규가 고개를 들었다.
성규의 두 눈에 눈물 비스무리한 것이 그렁그렁 매달려 있었다.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만 같다.
울지 마, 우현의 말 역시도 입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속마음 안에서 맴돌고 또 맴돌았다.
".. 예스."
그리고, 성규의 눈에서 눈물 한 방울이 떨궈짐과 동시에 성규는 입을 열었다.
오랜만에 츤데레에서 뵈어요!ㅎㅎ
지금 노트북이 이상해져서 내용 접기랑 돋움체가 안되네요ㅠㅠㅠㅠㅠ아ㅠㅠㅠ내사랑 돋움체ㅠㅠㅠㅠ
불편하시더라도 재밌게 읽어주셨으면..좋겠스므니당..ㅎ.ㅎ
드디어 남우현이 고백했다긔!!!!!!!둘이 사귄다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드디어!!!!!20화만에!!!!!!!!!!!
나름 20화 선물이라고 생각해쥬세여ㅎㅎ..♡ 드디어 사귄다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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