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https://instiz.net/writing/6973777주소 복사
   
 
로고
인기글
필터링
전체 게시물 알림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혹시 미국에서 여행 중이신가요?
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NCT/정재현] 첫사랑의 법칙 4 | 인스티즈 

 


 

 

 

 

 

 

 


 


 


 


 


 


 


 


 

 


 


 

첫사랑의 법칙 
 


 


 


 


 


 


 


 


 


 


 


 


 


 

10 


 


 


 


 


 


 

   영업팀의 발전을 위하여! 우렁찬 박대리님의 목소리로 삼삼오오 잔을 높게 들었다. 평소 같았으면 마시고 죽자, 출근이 별거냐 등등 추임새를 넣으며 원샷을 했을 테지만, 굳건하게 앉아 잔을 들고 있는 부회장 때문에 다들 눈치만 보며 술을 홀짝 댈 뿐이었다. 또 이 타이밍에 잘 보이겠다고 갖가지 안주를 정윤오 앞으로 들이미는 직원들도 있었고. 아무튼 몇 개월 만에 열린 회식이 모처럼 달갑지 않다는 것이었다.  


 


 


 


   분명히 저녁까지만 해도 참석한다는 이야기는 없었다. 그래서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아니 예상은 했지만 설마 부회장님이 하며 말끝을 흐리는 게 전부였다. 안 오는 게 편한 건 당연하니깐. 퇴근 전 탕비실에 텀블러를 세척하러가며 정윤오와 잠깐 마주쳤다. 다시 예전처럼 친해졌다고 해도 회사에서 사적인 친분을 드러내기 조심스러웠다. 뒷말을 감당하기 어려웠거든. 그렇지만 이제는 조심할 필요도 없게 됐다. 정윤오 덕분에.
   다 망했지 망했어. 혼 빠진 채로 텀블러를 들고 나가는 내 앞을 막고선 윤오는 손을 휘휘 저었다. 나는 그 손을 가볍게 밀어냈다. 아, 안녕하세요. 부회장님. 직원의 인사를 가볍게 받아내며 정윤오는 계속해서 내 얼굴 앞으로 손바닥을 밀어댔다. 직원들은 수군거리며 멀어졌다. 그렇지, 정상적인 반응이었다. 


 


 


 


 

   “다 망했지. 망했어.”
   “여주야 어디가?”
   “내 팔자야.”
   “여, 여주야?”
 

   


 


 


   코앞까지 온 윤오의 얼굴을 긴 손가락을 뻗어 밀어냈다. 닿았을 뿐인데 정윤오는 휘청거리며 뒤로 물러나더니 곧 눈치를 이리저리 살핀다. 내가 너무 세게 밀었냐며 호들갑이라도 떨어주길 바랬는지 이제는 이마를 두 손으로 감싸곤 눈썹을 찡그린다. 야 연기티나. 나는 짧게 한마디 던지고선 자리로 갔다. 내가 왜 그러는지는 자기가 제일 잘 알면서. 미운 마음에 굳게 닫혀있는 부회장실을 쏘아보곤 다시 일에 집중했다. 보고서가 두 문단이 넘어갈 때 도영에게 메신저가 왔다.  


 


 


 


 

   [키보드 부서지고 있는 거 같은데..] 


 


 


 


 

    머쩍게 웃으며 손가락에 힘을 뺐다. 내 분노는 오로지 정윤오로부터 시작됐다. 


 


 


 


 


 


 


 


 


 


 


 


 


 


 

   점심시간이었다. 오늘은 구내식당 더블데이라 소세지와 핫도그 둘 다 먹어야 한다는 도영의 말에 부리나케 밥을 받고 든든하게 배를 채운 뒤였다. 역시 자네의 선택은 옳았어. 핫도그를 하나 더 받아온 도영에게 엄지를 치켜들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한손으로는 아슬하게 식판을 잡고 한 손에는 먹다 남은 핫도그를 들었다. 커피사서 같이 먹어야지. 핫도그를 신줏단지 모시듯 천천히 식기반납대로 걸어가는데 앞에서 요란스럽게 걸어오는 직원 무리가 영 불안했다. 이야기를 하는 거 까지는 좋은데 왜 위험하게 몸을 돌리고 걷는지. 분명 부딪힐 거 같은데, 생각을 하기도 잠시 등을 보이며 걷던 직원과 그대로 부딪혔다.  


 


 


 


 

   “흐악,”
   “여주야!” 


 


 


 


 

   넘어진 직원의 소리보다 정윤오의 목소리가 더 크고 더 빨랐다.  


 

   정윤오는 밥 먹던 숟가락을 그대로 든 채 나에게로 뛰어왔다. 분명 창가 쪽 테이블에 앉아있었는데 눈 깜빡하니 내 앞에서 요리조리 내 몸을 살피고 있었다. 윤오는 넘어진 나를 일으키며 정신 사나운 질문을 쏟아댔다. 괜찮아? 안 다쳤어? 너 옷은? 물은 안 뜨거워? 아니 안 차가워? 밥은 어떻게 다시 받을래? 머리 다 젖었다 어떡해. 씻고 올래? 지금 집 갈래? 태워줄까?  


 


   넘어진 직원도, 물대포를 맞은 나도, 밥을 먹고 있던 직원들 전부도 아무 말 없이 뻥 진 채로 부회장, 그러니 정윤오를 쳐다봤다. 말은 뭐가 그렇게 빠른 거고 가지고 있던 숟가락은 허공에 왜 휘휘 젓는 건지. 조용해진 주변을 어색하게 둘러보던 정윤오는 더 어색하게 웃으며 두발자국 나에게서 물러났다. 딸깍. 물러나며 정윤오가 밟은 숟가락이 정적을 깨듯 소리를 냈다. 사람들은 모른 척 밥을 먹기 시작했다. 
   모두가 밥을 먹지만 몸은 우리 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기이한 광경이었다. 귀를 쫑긋 거린다는 표현을 이럴 때 쓰는 거구나. 나는 우선 넘어진 직원을 일으켜 주고 다친 곳이 없냐고 물었다. 직원은 괜찮다며 얼떨떨한 표정으로 식당을 나섰다. 감당할 수 없는 시선에 고개를 최대한 숙인 채 식당을 나왔다. 윤오는 숟가락을 들고 말없이 뒤를 따라왔다. 식당을 어느 정도 벗어나고 사람이 드문 야외 쉼터로 가자마자 윤오에게 소리를 냅다 질렀다. 


 


 


 


 

   “야!!! 너 진짜 이거 어떻게 할 거야. 사람들한테 뭐라고 설명해? 전 직원이 다 봤는데.” 


 


 

   입을 앙 다문채로 노려보니 윤오는 우물쭈물 입술만 달싹거리며 내 눈을 슬쩍 피해본다. 내가 이러면 넘어갈 줄 아나.  


 


 

   “대답해.”
   “.. 네가 갑자기 물에 젖으니깐 놀래서.”
   “그건 둘째 치고 사귄다는 그런 소문 돌면 어떻게 해?”
   “꼭 부정해야 해?”
   “뭐?” 


 


 


 


   와, 얘, 얘가 유학 갔다 오더니 못 하는 말이 없어. 외, 외국 마인드는 다 그러니? 나도 모르게 더듬거리며 헛기침을 했다. 정윤오는 뭐가 재미있는지 눈썹을 까딱거리더니, 천천히 다가오며 어깨를 으쓱거린다. 정윤오의 능글거림에 덩달아 볼까지 뜨거워 졌다. 내가 손부채질을 하며 몸을 돌리자 윤오는 부채질 하던 손을 잡곤 회사 안으로 이끈다. 야, 손은 놓고 가. 내 말이 들리지도 않는지 밥은 다 먹었으니 뭐 마실래? 다정하게도 물어온다. 입술을 삐죽거리며 아메리카노, 라고 운을 떼기도 전에 커피는 몸에 안 좋으니 여주는 아이스티. 손수 메뉴까지 골라주시는 부회장님이다. 


 


 


 


 


   난동이 있고난 뒤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할 무렵 회사 단체 쪽지가 울렸다. 발신인은 부회장이었고 수신인은 전 직원인 듯 했다.  

   


 


 


 

   [저와 김여주 사원은 초중고대 동창입니다.] 


 


 


 


 

   단 한 문장이 적혀있는 쪽지였지만 이 한 문장으로 회사를 뒤집기는 충분했다. 축 늘어트린 몸이 스프링처럼 튀어 올랐다. 어버버, 거리며 부회장실을 쳐다보았다. 문을 열고 빼꼼 고개를 내민 윤오는 나와 눈이 마주치자 씩 웃더니 곧 문을 닫아버렸다.
  다시 앞으로 고개를 돌렸을 땐 나를 보고 있는 몇 십 개의 눈동자만 깜빡거리고 있을 뿐이었다. 화, 화장실이 가고 싶네에. 자연스럽게 화장실을 가려했지만 내 움직임에 엉덩이를 들썩거리는 사람들이 몇몇 보여 포기하고 자리에 다시 앉았다. 


 


 


   부담스러운 시선을 받는 건 나뿐이었다. 궁금해는 죽겠고 부회장님에게 물어보기엔 진짜 죽겠고. 만만한 게 나지. 작은 웅성거림도, 간간히 물어보는 질문들도, 헛기침도 신경 쓰여 키보드에 머리만 박고 있었다. 맞은편에 앉아있는 도영이 마저 진짜냐며 쪽지를 연달아 전송했다. 물음표가 잔뜩 달린 사람들의 쪽지는 구석에 밀어두고 정윤오에게 답장을 보냈다.
   


 


 


 

 
  [그냥 물어보면 해명하랬지 누가 이렇게 알리래? 장난해?] 


 


 

   보낸지 일 분이 되지도 않아 바로 답장이 왔다. 


 


 

  [미안 여주야. 그런데 네가 보낸 거 회사 전체 답장이야.] 


 


 


 


 

  회사 전체 답장이야. 회사, 전체, 답장. 정신없는 나머지 개인 쪽지가 아닌 정윤오가 보낸 쪽지 수신인 그대로 전체 답장을 해버리고 말았다. 넋이 나간 표정으로 컴퓨터 화면을 껐다. 이건 말도 안 되잖아. 두어번 책상에 머리를 박자 건너편에서 도영이 포스트잇을 천천히 밀어 넣었다. 여주야 너 코에 마카 묻었어. 실소를 터트리며 도영에게 엄지를 치켜들었다. 그래 도영아 참 고마워.  


 


 


 


 


 


 


 


 


 


 

11 


 


 


 


 


 


 

   회식 분위기는 나아질 틈이 안보였다. 정윤오가 술을 마시면 사람들도 따라 입을 댔고, 잔을 내려두면 그제야 조심스레 모두가 잔을 내렸다. 평소라면 빈 술병이 쌓여갈 타이밍인데 아직도 술은 처음 따른 잔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사람들은 업무관련 이야기만 했다. 모두는 크게 웃지도 소리를 지르지도 못하고 경직된 웃음을 지었다. 사이다를 홀짝대는 도영에게 슬쩍 말했다.  


 


 


 


 

   “이게 눈치게임도 아니고 뭐야.” 


 


 


 


  
   음악소리는 시끄러웠고 간간히 들리는 말소리도 작은 편이 아니었다. 그런데 왜 내가 말을 꺼내는 순간 다 끊기게 된 건지. 당황한 도영이 큰 눈을 굴리며 나를 쳐다봤다. 더 당황한 나는 시선을 방황하다 정윤오와 맞닥뜨렸다. 정윤오는 뭐가 웃긴지 느리게 웃으며 술잔을 들었다. 뭐라도 변명해야하는 타이밍이었다.  


 


 


 


 

   “제, 제 말은!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게임을 하자는 뜻 이었습니다.” 


 


 


 

   우렁찬 내 목소리에 가게 안은 더 조용해 졌다. 꼴깍. 이번에는 도영이 사이다를 삼키는 소리가 들릴 정도였으니. 정윤오는 웃음을 참겠다는 듯 입술을 꾹 깨물더니 입을 열었다.  


 


 


 


 


 


 


 

​​[NCT/정재현] 첫사랑의 법칙 4 | 인스티즈
 


 


 

   “어떤 게임이 좋을까요?”
   “ .... 와, 왕 게임?” 


 


 


 

 


 

   왜 하필 그때 떠올랐던 게 왕게임일까. 게임을 하며 술을 마셨던 게 취업 전이라 가물가물한 게 죄라면 죄었다. 한창 진이와 술집을 제 집 드나들 듯 했을 때 인기 있던 게임이 왕게임이었는데. 그 기억이 아직까지 남아있던 게 큰 실수였다. 부회장을 앞에 두고 한다는 말이 왕게임을 하잔 말이라니.
   잘못된 것을 느꼈을 땐 나보다 더 경직된 직원들이 눈에 띄었다. 김여주 정신차려보자. 여기 있는 술병을 머리로 깨는 퍼포먼스정도면 분위기가 살아나지 않을까. 말도 안되는 상상을 하고 있을 때 정윤오가 웃음을 터뜨리며 나를 콕 찝어 말했다. 여주씨가 왕이 되고 싶었나 본데, 여주씨 말대로 눈치게임처럼 술 마시지 말고 편하게들 마시세요. 저도 같이 놀고싶어서 왔으니까요.  


 


 


  부회장님 최고. 누군가의 업 된 목소리로 분위기는 풀렸다. 진땀 뺐네 진짜. 땀이 맺힌 것 같은 등을 손으로 더듬거렸다. 술잔을 해맑게 부딪치는 정윤오와 눈이 마주치자마자 내가 중얼거렸다. 진짜 죽어. 정윤오는 턱으로 흐르는 술을 닦으며 입을 뻥긋거렸다.  


 


 


 


 


 


 


 

​​[NCT/정재현] 첫사랑의 법칙 4 | 인스티즈
 


 


 

    응 나도 좋아.  


 


 


   내가 쟤를 데리고 무슨 말을 해 진짜. 어이없다는 듯 웃자 다시 고개를 돌려 직원들과 이야기를 하는 정윤오다.
 


 


 


 


 


 


 


 


 


   분위기가 무르익고 사람들도 취기가 올라오자 자리가 이리저리 바뀌었다. 내 옆에 앉아있던 사람이 세 번 정도 바뀌더니 어느새 이대리님이 술을 따르고 있었다. 술을 마시던 도영이 경계태세를 갖추며 대리님을 노려보았다. 자리 바꿔줄까? 도영의 목소리에 고개를 저었다. 내가 알아서 끊어 내야지 언제까지 도움을 받겠어. 오늘은 기필코 이대리를 끊어내겠다는 심정으로 이대리가 주는 술을 남기지 않고 마셨다.  


 


 


 


 

   “여주씨 술 잘 마시네?”
   “제가 한 주량 하거든요. 대리님 받으세요.”
   


 


 


 


   이대리와 묘한 술 신경전을 펼치며 서로 주고받은 술이 두병이 넘어가자 도영이 내 술을 대신 받아먹으며 나를 말렸다. 김여주, 숙취도 심하면서. 내가 마실 수 있다며 술잔을 빼앗고 싶었지만 벌써부터 울렁거리는 속에 그저 물만 들이켰다.
   끈질기게 이대리가 내 잔에 따르는 술은 모조리 도영의 입으로 들어갔다. 계속해서 잔을 들던 이대리가 이건 아니라는 듯 술잔을 내려놓았다. 나는 여주씨랑 이야기하러왔는데 계속 술만 마실 순 없지. 반쯤 풀린 눈으로 나를 쳐다보며 이야기 했다.   


 


 


 


 

   “대리님 취하셨는데 집 가셔야겠어요.”  


 


 


 


 

   슬그머니 가까워지는 몸을 피하며 대답했다. 의도적인 행동을 모르는 척 하기에는 점점 도가 지나쳤다. 그냥 회식 한번 뒤집고 사표를 쓸까. 울렁거리던 속에서 화가 치밀었다. 이대리는 내 대답이 마음에 들지 않는 듯 눈썹을 찌푸렸다. 섭섭한 소리. 술병을 들려던 이대리의 손이 미끄러지고 내 허벅지에 안착했다. 때마침 화장실을 간 도영도 없겠다 이대리는 몸을 바싹 붙였다. 
   이놈 봐라. 아무 말 없이 이대리를 노려보며 머리를 쓸어 올렸다. 그래 여기까지 참았으면 많이 했지. 상사고 뭐고 내가. 하나를 깨겠다는 심정으로 옆에 놓인 빈 술병을 손에 쥐기도 무섭게 이대리를 부르는 목소리가 옆에서 들렸다.  


 


 


 


 

   “이대리님.”
   


 


 


   옆 테이블에 앉아 이쪽을 바라보고 있는 정윤오였다. 부회장의 목소리에 이대리는 몸을 일으키며 목소리의 위치를 찾기 위해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부회장이 자신을 불렀다는게 감격스럽다는 듯 이대리는 옆 테이블로 술잔을 들고 달려갔다. 몇 분 후 윤오는 옆에 앉은 다른 팀 대리에게 이대리를 단단히 붙여놓고 왔다. 옆에서는 실적문제로 자존심을 긁는 언성이 높아지고 있었다. 얘는 어떤 말을 했길래 대리들끼리 서로 깐대.
 
 


   화장실을 다녀온 도영이 이대리는 어떻게 갔냐는 듯 빈 옆자리를 보고 고갯짓을 했다. 말도 마 도영아. 나 빈 병으로 사람 머리 칠 뻔했어. 낮은 내 음성에 잘 참았다는 듯 등을 토닥거리며 사이다를 건네는 도영있다. 맞은편에 앉은 윤오는 뭐가 마음에 들지 않는지 팔짱을 끼곤 나와 도영이를 주시했다. 내가 앉은 테이블에는 우리 셋이 전부였다. 아 도영씨도 동갑인데 이참에 셋이 친구 하는……. 정윤오는 내 말을 무시한 채 도영이에게 대뜸 물었다.  


 


 


 


   “도영씨 술 잘 마시나 봐요?”
   “네? 그건 아니지만.” 


 


 

    도영은 영문은 모르겠지만 일단 대답을 한다는 듯 고개를 천천히 저으며 대답했다.  


 


 

   “아까 전부터 여주씨 술을 계속 마셔주고 있으셔서.”
   “아, 여주씨꺼 마셔줄 정도는 됩니다.”
   “ .. 여주씨꺼..”
   “여주씨가 술을 잘 못 먹,”
   “그럼 저랑도 마셔요.”
   “좋죠. 부회장님.” 

 


 


 


 


   나와 이대리가 한 술 대결보다 더 어이없는 대결이었다. 이왕 하는 거 제대로 하죠. 라는 말과 함께 정윤오는 직원을 불러 소주 여섯병을 새로 주문했다. 도영이야 워낙에 술을 잘 마시고 취한 걸 본 적이 없었지만 정윤오가 문제였다. 대학생활 술을 못 먹었, 아니 못 먹어서 안 먹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술도 늘었는지 다행히 못 마시지는 않았다. 얼굴도 터질 듯 붉어지지도 않고, 혀도 안 꼬이고 지극히 정상이었다. 둘은 세병씩 서로의 앞에 놓아두곤 처음에는 대화 없이 잔만 부딪혔다. 하품이 날 정도로 재미없는 술자리였다. 민주씨 테이블이나 가볼까. 슬쩍 엉덩이를 떼었으나 김여주, 하고 부르는 윤오의 목소리에 다시 자리에 앉았다. 술이 점점 줄어들자 간간히 윤오의 물음에 도영의 대답으로 이야기가 흘러갔다. 

   


 


 


 


   “여주랑 알고지낸지 얼마 되셨어요?”
   “일 년 정도 됐습니다.”
   “저랑 열배 차이나시네요. 전 십년 정도.” 


 


 

   뜬금없는 물음과 의미 없는 반박에 입에 넣던 소세지를 떨어트릴 뻔 했다. 그게 왜 중요해 정윤오? 


 


 

   “여주가 못 먹는 음식 아세요?”
   “회 못 먹는 걸로 알고 있는데.”
   “아. 알고 계셨구나.” 


 


 

    정윤오는 왜 대답을 하면서 나를 흘겨보는 건지. 뭐, 라고 흘리듯 대답하며 나도 똑같이 가재미눈을 하고 흘겨봤다. 이 재미없는 대화에 나를 왜 끼우는 건지. 


 


 

   “여주 눈썹 옆에 흉터 왜 난지 아세요?”
   “그건 모르겠네요.”
   “야자 째고 같이 담 넘,”
   “야! 정윤오!”
   “알겠어 여주야. 이건 우리 둘이 비밀로 두자는 거지? 다른 사람은 모르게?” 


 


 


 


 

   아니 그렇게까지 말하지는 않았는데. 특히 모르게라는 단어에 왜 악센트를 붙이는 건지 나는 진짜 모르겠네. 정윤오는 헤실헤실 웃으며 나에게 손가락을 뻗었다. 자 약속 해야지. 나는 주변을 살피며 얼른 손가락을 걸어줬다. 어휴 진상. 도영은 이런 부회장의 모습에 당황스러워하다가 이내 입술을 깨물며 웃음을 참았다. 도영아 미안해. 내 사과에 도영은 나에게 엄지를 들었다. 덕분에 좋은 구경. 

   마지막 병 한 방울까지 탈탈 털어 마셨을 때, 정윤오는 테이블로 고개를 박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고개를 던졌지. 놀란 내가 달려가서 흔들어봤지만 미동도 없었다. 정윤오 일어나봐. 내 말에도 입만 웅얼거리며 알아듣지도 못할 말을 할 뿐이었다. 도영은 숙취음료를 사오겠다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는 손을 저었다. 얘 숙취음료로도 못 깨. 재워야해. 가장 큰 문제는 사람들 모르게 정윤오를 데리고 나가야했다. 술에 취해 머리를 박은 부회장을 본 직원이 있어서야 안 되겠지. 


 


 


 

   입구와 가까운 테이블에 앉은 게 불행 중 다행이었다. 사람들 눈을 피해 도영과 함께 정윤오를 데리고 나왔으나 집까지 가는 게 문제였다. 둘 다 집이 어디인지 알지 못했다.  


 


 


 


 

   “어쩔 수 없네. 회사로 가자.”
   “도영아 너까지 번거롭게 해서 미안해.”
   “뭐 나랑 술 마시다 이렇게 된 건데.”
   “너 회사까지 갔다가 집 돌아가면 막차 안 끊기겠어?”
   “아 막차.”
 


 


 


 


   연신 미안하다는 도영에게 혹시라도 막차 끊기면 택시를 타라고 택시비까지 쥐어줬다. 물론 택시비는 정윤오 지갑에서 나온 돈이고. 택시 왼쪽 문에 기대어 세상 편하게 자고 있는 정윤오를 흘겨보았다. 새삼 밉네? 머리 한 대 콩, 때려줄 심정으로 손을 들었으나 손을 허공에서 거둬들였다. 아까 이대리 도와준 일은 고마우니깐.  


 


 


 


 

   “진짜 택시에다 토하면 안돼요.”
   “네에..죄송합니다.” 


 


 


 


 

   기사님이 입술을 안으로 말아넣는 윤오를 흘끗 보고선 이야기했다. 차가 흔들릴 때마다 입술을 꽉 깨물었다. 잠결에 울렁거림을 참는 건지. 아니야 이건 때려야 마음이 편할 것 같네. 거뒀던 손을 다시 올리곤 힘을 꽉 쥔 채 머리로 손을 내렸다. 


 


 


 


 

  “... 여주야. 보고 싶어.” 


 


 


 


 


 

   윤오의 목소리에 허공에서 손이 멈췄다.  천천히 내린 손으로 느리게 윤오의 머리칼을 쓸어 넘겼다. 앞에 있는데도 보고싶대. 윤오는 회사에 도착하기 전까지 두 번 정도 똑같이 중얼거렸다. 나는 그제야 알았다. 이게 정윤오의 술버릇 이란 걸. 버릇처럼 내 이름을 부르며 보고 싶다 하는 게 그동안, 팔 년 동안 정윤오의 술버릇 이었다는 걸.
    


 


 


 


 


 


 


 


 

12 


 


 


 


 


 


   


 

   낑낑거리며 겨우 소파에 정윤오를 눕혔다. 간신히 서있을 수 있는 정윤오를 질질 끌고 왔다 해도 무방했다. 일어나면 이것까지 월급으로 쳐달라고 해야 해. 이를 바득바득 갈며 책상 스탠드를 켜고 소파에 걸터앉았다. 혹시나 해서 사온 물이 나에게 생명수가 될지 누가 알았을까. 물 한통을 금세 비우고 빈 통을 탁자로 구겨 던졌다. 정윤오는 누가 데려가도 모를 듯이 잤다. 이 가을 날씨에 땀이라니. 김여주 일 년치 운동 다 했네.
   스탠드 불빛이 밝지도, 그렇다고 어둡지도 않게 은은히 부회장실을 밝혀주었다. 서류를 제출할 때 후다닥 들어와서 쫓기듯 나간 부회장실을 처음으로 천천히 둘러봤다. 책으로 가득 채운 벽면부터 제대로 보이진 않지만 뒤쪽에 놓여있는 금고까지. 아니 무엇보다 이 넓은 책상과 혼자 있는 공간! 이게 부회장실이지. 마음속으로 박수를 치며 곳곳에 시선을 두었다. 


 


 


 

    잘 자던 윤오는 추운지 몸을 말며 앓는 소리를 냈다. 덮어줄 것을 찾다 입고 있던 롱 가디건을 벗어 덮어주었다. 그래도 추운지 끙끙거리며 몸을 떨었다. 자리에 있던 내 담요까지 들고 와 덮어주자 다시 새근새근 잠을 자는 정윤오였다. 무슨 좋은 꿈을 꾸는지 파인 보조개가 눈에 들어왔다. 내가 이 보조개를 얼마나 좋아했는데. 윤오가 잠든 틈을 타 손가락을 넣으며 쿡 찔렀다. 꼭 예전 같아 웃음이 새어나왔다.  

   막차시간도 다가오고 언제까지 이러고 있을 수는 없었다. 집에 가기위해 가방을 챙기며 일어섰다. 부산한 움직임을 느낀 건지 윤오는 반쯤 뜬 눈으로 고개를 들어올렸다.  


 


 


 


 

   “더, 더 자. 나 갈게.”
   “여주야.” 


 


 


 


 

   어깨를 조심히 토닥이는 내 손을 잡아당기며 윤오가 몸을 일으켰다. 그 바람에 일어섰던 나는 다시 소파에 앉은 꼴이 돼버렸다. 야, 나 막차……. 막차 때문에 가야한다던 말을 끝맺지 못했다. 반쯤 보인 눈동자가 생각보다 깊어서. 깊은 만큼 어딘가가 애절해서. 꼭 내가 일어나면 울음을 터트릴 거 같아서 잡힌 손을 꽉 잡아줄 수밖에 없었다.  


 


 


 


 

   “여주야.” 


 


 

   잠긴 윤오의 목소리가 낮게 울렸다.  


 


 

   “김여주.”
   “응. 말해.”
   “보고 싶었어.”
   “알아.”
   “사실 불안해. 내가 잡고 있는 게 네가 아닐까봐.” 


 


 


 


 


   윤오의 목소리는 떨렸다. 뭐가 그리도 불안한지 내 손을 잡고 있는 손까지 함께 떨렸다. 아이고 정윤오 몸 만 컸네. 나는 우스갯소리를 내며 떨고 있는 윤오를 껴안고 한손으로는 등을 두드렸다. 이렇게 있는데 뭐가 불안해. 윤오는 어깨에 고개를 파묻으며 떨림을 진정시켰다.   

   


 


   분명 내가 정윤오를 안았는데 어쩌다보니 안긴 꼴이 된 건 나였다. 슬슬 이 상황이 어색하단 걸 머리로 느끼자 몸이 뻣뻣하게 굳어버렸다. 친구를 안고 있다고, 진이를 안은 거와 같다고 혼자 중얼거려 봐도 이상했다. 그니깐 몇 년 만에 친구를 안아서 그런가?
   정윤오도 똑같은지 등에 얹어진 손이 방황하며 뗐다 붙였다의 반복이었다. 이 상황을 어떻게 벗어날까, 고민하는데 정윤오가 빨랐다. 헛기침을 하며 몸을 슬그머니 뗐다. 그 바람에 나는 경직된 몸을 어찌하지도 못한 채로 팔을 내렸다. 그렇게 서로 말없이 몇 분을 앉아있었다. 나는 술기운에 뜨거워진 몸의 열기를 가라앉히며 책장에 있는 책을 세었다. 팔십권이 넘어갈 때 쯤 윤오가 침묵을 깼다.  


 


 


 


 


 

​​[NCT/정재현] 첫사랑의 법칙 4 | 인스티즈
 


 


 

   “.. 집 데려다 줄까?”
   “너 운전도 못하는데 무슨.”
   “택시 타고 데려다주면 돼.”
   “됐어. 너도 얼른 집이나 가. 여기서 자면 불편하잖아.”
   “자주 자서 괜찮아. 그것보다 택시 위험하니깐,”
   “아니면 숙직실에서 자도 돼. 아 자리 없으려나.”
   “김여주 고집 봐. 언제 나한테 져주려나 몰라.” 


 


 


 


 

   완강히 고개를 좌우로 저으며 웃었다. 내가 다른 사람한테는 져도 정윤오한테는 안지지. 내 대답에 자존심이 상한 듯 나 부회장인데? 라며 멀리 있는 명패를 가리킨다. 아오 치사해. 이렇게 꼭 이기려고.
   나는 긴 소파에서 일어나 바로 옆, 대각선에 놓인 작은 정사각형 소파로 자리를 옮겼다. 일개 직원이 부회장님 옆에 앉아서 되겠어요? 내 대답에 삐졌냐며 금세 꼬리를 내리는 정윤오다. 내가 말했지 너는 나 못 이긴다고. 내가 브이를 하며 웃자 윤오는 더 배시시 웃는다.  


 


 


   막차시간은 지난지 오래고 윤오 말대로 택시를 타기는 위험하고. 그렇다고 숙직실은 만실일 것 같고. 이리저리 고민하며 둘러보는데 윤오가 있는 반대편에도 탁자를 가운데 두고 똑같은 소파가 있었다. 여기서 자면 되겠네. 나는 반대편 소파에 가리키며 윤오의 팔을 두드렸다.  


 


 


 


 


   “여기서 잘래. 자리도 넓고 좋네.” 


 


 


 

  
   답을 찾았다는 듯 밝아진 내 목소리에 윤오는 반쯤 기댄 몸을 천천히 일으켰다. 몸을 일으키자 단번에 가까워진 거리에 나도 모르게 고개를 돌렸다.  


 


 


 


  “여기는 안 위험하고?”
   


 


 


 


   피곤함 때문인지, 술 때문인지 한층 더 낮고 갈라진 정윤오의 목소리가 부회장실에 울렸다. 주황빛 조명을 은은하게 받은 얼굴은 왜인지 나른해 보였다. 살짝 아래로 깐 눈빛도 굳게 다문 입술도. 


 


 


 


 

   “야, 무, 무슨. 친구끼리 있는데 뭐가 위, 험해.”
   “우리는 그냥 친구 아니잖아” 


 


 


 

   윤오가 몸을 더 가까이 당겼다. 


 


 


 

   “ .. 어?”
   “친구만 할 건 아니잖아.”
   


 


   코가 닿을 듯, 아슬한 거리에서 미세한 숨소리가 들렸다.
 


 


   “...” 


 


 


 


 


 


 


 


 


 


 


 


 


 

​​[NCT/정재현] 첫사랑의 법칙 4 | 인스티즈 


 


   “또 나만 그렇게 생각 했나?” 


 


 


 


 


 


 


 


 

   목소리가 짙게 귀를 타고 들어오는 바람에 다시 술기운이 올랐다.
   볼이 뜨거워 졌고 머리에도 열이 올랐으며
   무엇보다
   심장이 세차게 뛰었다
   앞에 있는 윤오에게 들릴 만큼
   내가 감당하지도 못할 만큼이나
 


 


 


 


 


 


 


 


 


 


 


 


 


 


 


 


 


 


 


 


 


 


 


 


 


 


 


 


 


 


 


 


 


 


 


 


 


 


 


 


 


 


 


 


 

너무 늦게 왔네요 ㅠㅠ 

쓰는 도중에 글이 날아가기도 하고 노트북이 망가지기도 해서 많이 늦어졌습니당..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하구요! 

마지막편 빨리 들고 다시 나타나겠습니다아-! 

다시 한번 더 감사드려요 @,@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대표 사진
독자1
아 대박 작가님 ........... 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진짜 ㅠㅠㅠㅠㅠㅠ 그리웠어요 ㅠㅠㅠㅠㅠ❤️❤️❤️❤️❤️ 최고 띵작 띵작가 단피스❤️❤️ 사랑해요 ❤️❤️
7년 전
대표 사진
비회원189.227
작가님,, 이런 딩작을 왜 이제 봣늘까요...사랑합니다...
7년 전
대표 사진
독자2
오마이갓 정윤오.... 아 사랑해.... 작가님 사랑해요......
7년 전
대표 사진
독자3
작가님 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ㅠㅠ
7년 전
대표 사진
독자4
헐 작가님ㅠㅠㅠㅠ 대박ㅠㅠ 제가 왜 이제 이 글을 발견했을까요ㅠㅠㅠ 엉엉 설마 여기서 끊으시려는거 아니시죠...? 다음편에서 막 다음날 아침으로 넘어가면 서러워서 울거에요ㅠㅠㅠㅠㅠ 엉엉 작가님 너무 감사드려요ㅠㅠㅠ 작가님 글 읽고 엔시티 입덕한거 같어요ㅠㅠ
7년 전
대표 사진
독자5
작가님ㅠㅠ 저 너무 좋아서ㅠㅠㅠ머리 뜯으면서 봤어요 무슨 느낌인지아시죠?ㅠㅠ 여기서 끊으시는 건 아니죠??ㅠㅠㅠㅠ 진짜ㅠㅜㅜ 작가님 감사합니다ㅠㅠㅠ 헝ㅜㅠ 윤오야ㅠㅠㅠㅠㅠㅠㅠ
7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확인 또는 엔터키 연타


이런 글은 어떠세요?

전체 HOT댓글없는글
[피어있길바라] 천천히 걷자, 우리 속도에 맞게2
10.22 11:24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사랑만큼 중요한 것이 존재할까
10.14 10:27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쉴 땐 쉬자, 생각 없이 쉬자
10.01 16:56 l 작가재민
개미
09.23 12:19
[피어있길바라] 죽기 살기로 희망적이기3
09.19 13:16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가볍게, 깃털처럼 가볍게
09.08 12:13 l 작가재민
너의 여름 _ Episode 1 [BL 웹드라마]5
08.27 20:07 l Tender
[피어있길바라] 마음이 편할 때까지, 평안해질 때까지
07.27 16:30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흔들리는 버드나무 잎 같은 마음에게78
07.24 12:21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뜨거운 여름에는 시원한 수박을 먹자2
07.21 15:44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사랑은 찰나의 순간에 보이는 것들이야1
07.14 22:30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사랑이 필요하면 사랑을2
06.30 14:11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새끼손가락 한 번 걸어주고 마음 편히 푹 쉬다와3
06.27 17:28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일상의 대화 = ♥️
06.25 09:27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우리 해 질 녘에 산책 나가자2
06.19 20:55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오늘만은 네 마음을 따라가도 괜찮아1
06.15 15:24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세상에 너에게 맞는 틈이 있을 거야2
06.13 11:51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바나나 푸딩 한 접시에 네가 웃었으면 좋겠어6
06.11 14:35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세잎클로버 속으로 풍덩 빠져버리자2
06.10 14:25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네가 이 계절을 느낄 수 있었으면 해1
06.09 13:15 l 작가재민
[어차피퇴사] 모든 것을 손에 쥐고 있지 말 걸1
06.03 15:25 l 한도윤
[어차피퇴사] 회사에 오래 버티는 사람의 특징1
05.31 16:39 l 한도윤
[어차피퇴사] 퇴사할 걸 알면서도 다닐 수 있는 회사2
05.30 16:21 l 한도윤
[어차피퇴사] 어차피 퇴사할 건데, 입사했습니다
05.29 17:54 l 한도윤
[어차피퇴사] 혼자 다 해보겠다는 착각2
05.28 12:19 l 한도윤
[어차피퇴사] 하고 싶은 마음만으로 충분해요
05.27 11:09 l 한도윤
[어차피퇴사] 출근하면서 울고 싶었어 2
05.25 23:32 l 한도윤


12345678910다음
전체 인기글
일상
연예
드영배
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