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세훈보미] 소년은 괴물이 아니다 03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8/a/4/8a4a04f2cc18a72b673eb574c99daf23.jpg)
3 뭔가에 눌린 듯한 느낌이 든다. 또 가위야, 세훈은 눈 뜨기도 전에 직감한다. 눈을 뜨자 또 내가, 아니 니가 보인다. 물을 줄줄 흘리면서 나에게 다가온다. 아니, 피인가? 언제까지 찾아올거야? 니가 죽을 때 까지. 내가 뭘 잘못했는데. 넌 날 없앴잖아. 니가 원했던거야. 후회하잖아. ..... 목이 조여온다. 나의, 아니, 너의, 아니, 그러니까 너의 얼굴이.. 내 얼굴 앞에 딱 붙어선 내 목을 졸라온다. 하얀 여자 손의 감촉이 느껴진다. 차갑고 날카롭다. 목에 소름이 돋는다. 숨이 막혀온다, 그냥, 죽어버리고싶다. 제발 그만해. 제발 그만해. 제발 그만해. 제발 그만해. 제발.. 하고 눈을 뜨자 빈 방이 보였다. 하얗게 질린 얼굴이 침대 맞은편의 거울에 비친다. 그래, 나 후회하고있지. 중얼거리면서 의자에 앉는다. 다시 잠들긴 글렀다. 창문 밖에 어렴풋이 밝아지는게 느껴졌다. 세훈은 연필을 잡았다. * 점심이 지난 오후가 되서야 다시 잠에 든 세훈은 시끄럽게 똑똑거리는 소리에 잠이 깼다. 밖에서 세훈씨! 세훈씨!하고 들리는 소리가 영락없이 윤보미다. 그냥 가위 눌리는게 낫겠어. 어느 때 보다도 짜증이 얼굴에 만연하다. "왜요." 어느 때 보다도 화가 나 보인다고 보미는 느꼈지만 이젠 세훈의 표정은 신경도 쓰지않는다. "제가 어제 고마워서요!!아이스크림 좋아하시지 않으세요?" "무슨.." 얼굴에 피곤함을 잔뜩 표현하면서 머리를 넘기는 세훈의 눈 앞에 보미가 아이스크림봉지를 들어보였다. "저번에 보니까 아이스크림 좋아하시는 거 같아서! 혹시 여기 별로 안좋아하세요? 제가 시내까지가서 사왔는데~ 요즘 너무 비싸서!! 저 이거산다고 지갑에 돈 다썼어요!!" 자세히 보니 비싼 가게의 아이스크림이다. 아니... 이걸 왜 사왔다고? 어제의 일을 곰곰히 생각해보다가, 이걸 거절해야 하나 또 고민을한다. 내가 좋아하는 건 맞지만 너에게 받고싶진 않은데.. 어차피 거절해봤자 굳이 주겠지? 사실 아이스크림이 아니었으면 다른 계산이 나왔겠지만 어쨌거나 세훈은 순순히 받아들었다. 닫히려는 102호 문을 보미가 또 잡아세웠다. 뭐냐는 듯한 세훈의 눈초리가 보미의 이마를 찌른다. "아니..저..혼자.. 다 드시려구요?" 그럼 도대체 뭘바라는거야. "그거.... 4인분.. 사온건데..." "...왜 4인분을 사와요?" "같이.. 먹으려고..." "싫어요." "아.." 다시 봉지를 건네자 보미가 당황한 표정으로 손만 바라본다. "아니.. 그게 아니라..." "전 다른사람이랑 한 통에 안먹어요. 그럼 이만." 하고 닫히는 문을 또 한번 보미가 발로 세웠다. "오세훈씨." 언제 또 내 풀네임을 안거야? 보미의 작은 얼굴에 화났다는 표정이 써져있다. 귀엽다. "왜요." "제가 그렇게 싫으세요?" 겉으론 여전히 퉁명맞은 표정이었지만 좀 당황했다. 내가 싫어하는 척 행동하긴 했지만 이걸 또 물어보나. 이런 대사 드라마에서나 나오는 줄 알았는데. 그냥 싫다고 해야하는데.. 싫어요. 라고 툭툭 내뱉던 입이 왠지 열리지 않는다. "제가 그렇게 싫으시냐구요, 사람을 그렇게 대놓고 무시하셔도 되냐구요." 보미의 얼굴이 빨개진게 늘상 보미가 화날 때 곧 눈물이 터지는 그 얼굴이다. 옛날에도 저 표정 많이 봤는데. "아니 제가 뭘 그렇게 잘못했어요, 종대오빠 이야기 들어봐도 그런 성격 아니라고 들었는데 왜 저한테만 그러시냐구요, 저는 그냥 순수하게 이웃으로써 잘 지내고싶은건데," 줄줄 억울했던 말을 꺼내는 보미를 보니 엄청 쌓였었구나 싶었다. 뭔가 얘기를 하는 것 같긴 한데 세훈의 눈에는 오물거리는 보미의 작은 입술만 보인다. "진짜....이씨...." 기어코 눈물을 터뜨린다. 윤보미 눈에서 눈물이 툭툭 떨어진다. 다 커서도 이렇게 애처럼 우냐. 3자의 입장에서 처럼 이 상황을 지켜보던 세훈은 빨리 달래야 한다는 생각이 그제야 들었다. "아니....." 말이 떨어지질 않는다. 너한테 내가 무슨 말을 해야하냐. 사실 처음 계획은 나를 엄청 싫어하게 만들어서, 그냥 있는 듯 없는 듯 지내려고 했는데 막상 이렇게 우는데도 정떨어지게 좀 나가주실래요, 할 수가 없다. 윤보미가 눈가를 비벼댄다. 얼굴도 빨갛게 상기됐는데, 손으로 비벼대니 더 빨개진다. 나중에 따가울텐데. 갑자기 방으로 들어가는 세훈을 보며 보미는 아, 진짜, 하면서 더 서럽게 운다. 싸이코같은 옆집 남자랑 친해지겠다고 이렇게까지나 한 것 부터 이렇게 앞에서 울고있는 모습도 창피하지만 이렇게 울고 있는데도 방으로 들어가는 세훈이 원망스럽다. 울음을 그쳐야겠단 생각은 드는데, 이사와서 힘든것과 최근의 힘든 일 서러운 일은 다 생각이나서 보미는 앞이 보이지도 않게 눈을 꽉 감고 서럽게 울었다. 그러다, 갑자기 느껴지는 부드러운 촉감에 놀라 눈을 떴다. "손으로 닦으면," "흐으...흐..." "나중에 따가울텐데." 들어가 다시 안나올 줄 알았던 세훈이 바로 눈 앞에서 휴지로 눈물을 닦아주고 있자 보미는 놀라 주춤거렸다. 항상 자신을 쏘아보던, 눈썹이 잔뜩 서서는 노려보던 그 얼굴은 없고 걱정하는 듯한 얼굴로 자신을 빤히 쳐다보자 울음이 뚝 멈췄다. "싫은게 아니라..." 세훈이 머쓱해서 뒷머리를 긁는 시늉을 한다. "그냥. 성격이 원래 그런거에요." "...." 눈이 동그래져 쳐다보는 보미의 시선이 느껴져서 세훈은 바닥만 본다. 여전히 웃는 얼굴은 아니지만, 그래도 저렇게 순한 세훈의 표정은 처음봤다. 현관문 앞의 나무에서 맴-맴-하고 중국산 매미가 시끄럽게 울어댄다. 할 말을 잃은 둘 사이에 매미 소리만 시끄럽게 울어댄다. 딸꾹, 하고 보미가 엄청 놀랐다는 티를 낸다. 민망해서 보미가 입을 막자 소리는 안들리는데 어깨가 들썩거리는게 보인다. 자기도 모르게 세훈은 웃어버렸다. 그리고 원수처럼 있는 듯 없는 듯 지내려던 세훈의 계획은 실패한지 오래였다. --------- 항상 읽어주시는 독자분들 감사합니당 ㅠㅠ 첫 글이라 마니 서툴지만.. 보고 댓글 달아주시는비회원분들 사랑함다..S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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