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잤어?”
무거운 눈을 떠 보니 눈부셨던 조명대신 하얗고 적당히 밝은 조명이 있고, 수술침대같던 침대 대신 푹신한 침대가 있다. 그리고, 그 어느때보다다정하게 내 머리를 쓰다듬고 있는 남편이 보였다.
“몇시간을 잔거야….”
손에 달린 링거를 멀뚱히 쳐다보며 정신을 잡으려 노력해봤다.
“10시간. 진통 한 만큼잤어. 대단해”
10시간을 내리 잤어도, 뚜렷히기억하는게 있다면, 오늘 쌍둥이를 낳았다는 것.
오늘 아침에, 종인이를 출근시키고(종인이가출근을 하고) 늦게 일어나서 설거지를 하고 있는데, 갑작스럽게진통이 왔었다. 예정일보다 10일정도 빨리 온 진통에 당황도했고, 아무도 없어서 무서운 감도 있었다. 차분하게 샤워를하는데, 정말, 세면대를 잡고 한동안 아무것도 못할 정도의고통이 있었다. 순간 아찔해져서 종인이를 바로 불렀지. 참대단한게, 진통이 오면 무서워서 아무것도 못할 줄 알았는데, 차분하게가방을 챙기고, 또 진통이 오면 가만히 책상 같은 것 붙잡고 있는 나를 보면서 새삼 놀랬었다. 엄마라는건 진짜 대단한거구나-
나보다 더 놀래서는 뛰어들어온 종인이랑 병원을 가고 여차여차 정신을 차려보니 병원 침대에 누워 있었다지.
“무서워?”
“….조금…”
혼자 있을 때는 괜찮더니만, 또 의지할 사람이 나타나니 곧바로 무서움이생기고, 점점 잦아지는 진통주기에 슬슬 무서워 지기 시작했던 것 같다.진짜 아프다는데. 난 두 번이잖아.
그렇게 임신 때도 고질이었던 허리가 너무 아파서 큰 공 위에 앉아서 종인이의 맛사지를 받다가, 벽도 긁었다가. 아무거나 꽉 잡고 버티는 내가 안쓰러웠는지, 손톱 나간다며 제 어깨를 빌려주는데- 진통이 없을 때 정신을 잡으면어깨부근에 진하게 남아있는 손톱자국이 미안해지면서도, 순간 아파지면 정신도 없고. 이성도 없어서 또 자국 내고. 묵묵히 표정 변화도 없이 그걸 받아냈다니. 참 대단한 애다.
초산은 원래 진통이 길다고 했다. 유난히 허리도 약하고 자궁도 안열려서 진통만 10시간을 했나. 정말 고상하게 애를 낳고싶어서 한 4~5시간은 땀만 흘리고 소리도 안내고 뭐만 잡고 버텼는데,그 시간을 넘어가게 되니 앓는 소리가 그냥 나오고, 눈물도 막 나오고. 신경이 극도로 날카로워지기까지 해서 종인이한테 별 소리를 다했다. 너때문이라는둥 다시는 애 안난다는둥…..
종인이도 시간이 지나니까 내가 산소 호흡기까지 끼고 아파 하는게 보기가 힘들었는지 10분 간격으로 의사를 부르는데, 돌아오는 건 좀 더 기다려야 한다하고. 어지간히 힘들었을 거다.
한 1분 간격으로 진통이 오게 되니까, 분만을 하자고 분만실에 들어갔었다. 힘을 주라는데 있는 힘 없는힘 다 끌어 모으니 분만실 들어간지 30분 만에 첫 애가 나오고, 그기쁨이나 후련함도 잠시 바로 힘을 또 주라는 간호사 말에 낑낑대며 이 악물고 힘 주고. 마지막에는 도저히힘이 안들어가서 종인이가 뒤에서 안아 일으키듯이 도와줬었다. 20분만에 둘째까지 낳고 나니까, 하늘이 노랗다는걸 느끼면서 진짜로 까무룩- 정신을 잃을 뻔 했는데, 두 왕자님 다 건강하세요- 라는 말과 함께 두 아들이 내 가슴팍에딱 눕혀지는데- 정말 애처럼 엉엉 울었던 것 같다. 계속수고했다면서, 미안하다고 울먹거렸던 종인이도 울고.
아기는 신생아실로 가고, 뒷 정리를 간호사들이 해주는데, 그제서야 온몸에 힘이 다 풀리면서 정말 죽은듯이 잠에 빠졌었다.
그리고 10시간뒤에 깬거지.
“대단해. 꼼짝도 않고자더라. 죽은 줄 알았어”
“힘들었어….”
“알아. 진짜 수고했어. 진짜 장하더라.”
내 침대 옆에 걸터 앉아서 머리를 넘겨주면서 말하는데, 괜히 칭얼대고싶어 그에게 어리광을 부리니, 장하다고, 수고했다고 말해준다.
“아기 보고 싶어”
“보러갈까? 아까 나 보고왔는데. 진짜 신기하다. 한명을 까맣고 한명은 하얘”
“ㅋㅋㅋㅋㅋㅋㅋㅋㅋ대박이다”
아기 보러 가자는 말에, 아까 자기가 본 걸 알려주는데, 한 눈애 애 둘이 피부색 차이가 난다면서 신기하다는 듯이 얘기하는데, 빵터져버렸다. 유전의 신비인가….ㅋㅋㅋ
“산모분이시죠?”
“네”
“아기 둘, 아예 데리고나가셔도 되거든요. 여기서 모유 먹이시고 가시면 되요.”
아기들은 진짜 한마디로 대박이였다. 대박.
종인이 말대로, 한명은 까맣고, 한명은하얬다.(ㅋㅋㅋㅋㅋ) 까만애가 첫째고, 작은애가 둘째라고 했다. 둘 다 머리는 까맣게 나서, 눈을 뜨고 나를 보는데, 어찌 그렇게 예쁜지. 조그만한 코도 종인이를 닮았는지, 나를 닮았는지 알 것 같기도 하고. 멍하니 아기들을 보고 있으니까, 간호사가 아예 모유도 먹이시고 데려가라면서애 둘을 덥석- 맡긴다.
어- 어- 하기도 전에나도 모르게 능숙하게 애 둘을 받아서 한 애는 눕히고, 한 애는 안아서 살짝 서투르게 젖을 물리니, 잘 먹는게 신기해서 눈물이 날뻔했다.
“얘 진짜 우유 빨아먹어!”
신기해서 소근대듯이 소리지르니, 눕혀져 있는 아이를 보던 종인이도피식 거리면서 뚫어져라 쳐다본다.
“저거 내거였는데……”
….미….미쳤다….
신생아는, 정말 하루 종일 잔다. 아까 눈을 잠시 뜨더니, 두 애 다 모유를 먹이는 사이에 번갈아 잠들어 버렸다.
둘을 나란히 눕혀놓고 어디가 누굴 닮았는지 우리끼리 히히덕 거리다가 문득,
“얘네 이름 뭐라고 할까?”
“그러게….”
“나 지은 것 있어”
“뭐?”
“가온이, 가람이”
“,,,,,오… 무슨 뜻이야? 한자는아니고..”
“가온이는 세상의 중심. 가람이는 강.둘 다 이름도 예쁘고 뜻도 좋잖아?”
“오,,언제 다 생각했어?”
“내 노트북 메모장에 남자아이 이름만 수두룩해….머리터지는 줄 알았어…”
생각해 두었던 아기이름을말하는데, 어감도 예쁘고, 뜻도 예쁜 이름을 대길래, 놀래서 말하니 고민하느라 머리가 터지는 줄 알았댄다. 이름 예쁘다….하고 가온아, 가람아, 부르는데
또 자기들 부르는지아는지- 꿈틀꿈틀. 동시에 같은방향으로 움직여서 종인이하고나하고 소리없이 웃음지었다.
이틀정도면 몸 회복되는데, 죽어도 5일은 채워야 한다는 종인이의 성화에 못이겨 5일을 병원에서 보낸 뒤, 가온이와 가람이를 데리고 집으로 들어왔다.
“뭔가 이상하지 않냐?”
“그니까….”
애 둘을 데려왔다고이렇게 분위기가 달라지다니. 붉은색이었던, 하얀색이었던, 분홍색이였던, 항상 단색으로 표현되던 우리 집 분위기가 가온이 가람이가오면서 그 색이 모두 섞여버린 느낌이랄까. 서로 멋쩍은 웃음만 흘리다가, 답을 알았다.
종인이는 가온이를안고, 나는 가람이를 안고. 어머님이 오셔 아기 용품들을정리해 주신 덕분에 집에 매트와 모빌이 걸려있고. 새로운 생명이 오면서 새로운 공간을 차지하고. 이로써 우리의 행동반경과 모든게 달라지고. 그러면서 다른 분위기가생긴 것이다. 우리 부부 사이에 소중한 어떠한 것들이 생기면서, 약하게섞여있던 감정의 색을 다 흐트려 놓은거지. 물론, 아주 좋은방향으로 말이다.
“나 짐정리좀 하고. 장 볼 것도 정리해 봐야해. 아이들 좀 봐줘요”
“,,,,,,둘다?”
저도 기저귀 갈아보겠다면서나를 따라하기도 해봤지만, 덩치가 커서 그런가 영 자세가 안나와서 애기가 불편하게 꿈틀대서 울상이 되었었지. 아기를 들고 다니는건 하겠는데 애들 옷갈아입히고 씻기는 건 못하겠다면서 고개를 젓던 그였다.
그래도 애들 옷갈아입히거나 뭐를 할 때는 꼭 옆에서 지켜보던 그였는데, 애들 좀 봐달라고 안고있던 가람이를 맡겨버리니, 어어- 하면서 그대로 둘을 안는다.
“멋있네. 아빠야 아빠”
또 그한마디에 피식거리면서안방으로 들어가는데, 괜찮겠지…설마 뭔밀이야 있을까 싶어서마음놓고 천천히 냉장고를 확인하고 짐정리를 했다.
“…..이렇게…잡고있으면 된다는거지”
“이렇게, 아기 겨드랑이 부분을 잡고,있으면 된다니까, 잘 잡고있어”
“애가 막 꿈틀대는데???”
“,,,,,,,,,,”
아기가 태어나면 변을굉장히 많이 싼다. 집에도 왔고. 한번 아이들을 씻겨야 할것 같아 따뜻한 물을 받고 애들을 씻겨야 하는데, 두명이다보니 종인이보고 한명을 잡고 있으라고 했는데….
도대체 그렇게 안고있으면 어느 아기가 안꿈틀댈까. 내가봐도 울고 싶은 어설픈 자세로 엉거주춤 쭈그려 앉아 가람이를 붙잡고있는데- 화장실 문턱에 걸터 앉으라고 한 다음, 대야에 물을담아 가람이를 담근 뒤 붙잡으라고 하니, 그제서야 동작이 풀린다.
목을 잘 가누지 못하기때문에 목 부근을 조심해서 가온이를 씻기는데, 나도 보기만 했지 처음 씻기는거라 굉장히 오래걸렸다. 아기비누로 살살- 문질러주고, 까만머리도 감겨주고. 옆에서 적응된 종인이는 가람이를 물로 소심하게 문질러 주더니, 자기도 해보겠다며 아기비누를 가져가서 대담하게 문지른다.
“너무 세게 문지르면 안돼! 탯줄 조심하고”
“응”
손이 커서 그런가, 덩치가 커서 엉성해 보여도 팔다리 소매를 걷어붙이고 안으로 들어와 씻기는데,제법 잘 씻긴다.
“…머리는 못감기겠어…”
“수고했어. 가온이 데리고 나가서 옷 좀 입혀줘요. 큰 타올로 싸서 나가면 돼”
잘 씻기는가 했더니, 애를 눕혀서 씻겨야하는 머리감기는 못하겠다며 울상이 되어 가람이를 넘기는데,마침 다 씻긴 가온이를 넘기니, 이제 애를 들어서 타올에 싸는 것은 자신있다는 듯이 술술싸서 훌렁 나갔다.
쌍둥이가 왜 힘든지벌써 알겠는건지…. 애가 더블로 있으니까 일도 더블이다.
쭈그려 앉아서 오래있었더니 다리도 저릿저릿하고. 땀이 맺혀서 종인이에게 가온이까지 넘기고 샤워를 했다.
그나마 종인이가 애보는 것을 겁내하지 않아서 다행이지. 뭔가 어설픈 면이 있어도 시키면 척척 하기도 하고, 자기가 도와주겠다고 내 동작을 따라하기도 하고. 새삼 남편 잘만난것 같아서 고마움이 드는 순간이었다. 애 못보는 남편이었어봐. 상상만해도끔찍하다.
샤워를 하고 개운한마음으로 화장실에서 나오니, 집안이 조용하다.
아까 분명 애기 울음소리도들렸었는데, 거실에는 전투의 흔적(?) 인 큰 타올 두개와아기 기저귀가 돌돌 말린채 널브러져 있고, 애 옷을 무슨패션감각이 들었는지 다 헤집어 놨다.
,,,,그냥 위에있는 것 입힐 것이지. 이마에 빠직. 힘줄이 서는 것을 가라앉히고 또 정리를 한다. 정리. 정리. 또 정리,
애기 온지 첫날부터엄마가 됬음을 톡톡히 느끼고 있다.
안방에 들어가보니, 아들 둘을 나란히 눕혀놓고 옆에 비스듬히 누워서 바라보는 그가 있다.
그렇게 옷을 헤집어놓더니, 파란색 아기옷을 둘다 입혀놓았다. 미쳐 내가 정말.
“가온아, 가온아!”
“가람아. 가람아!”
목욕을 하고 젖은머리로 자고있는 애기들 이름을 부르면서 애기를 툭툭, 쳤다가- 꿈틀대니까화들짝 놀라서 또 바라봤다가. 뭐하는거야ㅋㅋㅋㅋ 하면서 맞은편에 종인이와 똑 같은 자세로 누우니, 나를 바라본다.
“아들들이 다 이뻐”
“그러게”
“고마워”
“절반은 너의 유전자야..”
“그래도. 고마워. 진짜”
사람 부끄러워서 숨고싶게 왜이렇게 고맙다는 말을 많이하는지. 그의 눈을 피해서 아들들 얼굴을 보는데, 진짜 너무 이뻐서 눈물이 날 것 같다.
가온아, 가람아, 세상에 나온걸 축하해-
다음이야기 _ 완결
"세상누구보다 더 행복한"
가온이, 가람이를 추천해 주신 양념치킨님!!!! 좀만 기다려 주세요! 멋진 메일링 해드리겠습니다.
많은 분드루ㅜㅜㅜㅜㅜ제가 그 이름 쓰려고 애를 더 많이 출연시켜야하나ㅠㅠㅠㅠㅠ막ㅠㅠㅠㅠㅠ 너무 예쁜 이름 많았어욮ㅍ퓨ㅠㅠㅠㅠ 감사합니다ㅠㅠㅠ
오늘은 암호닉을 모두모두 확인해 주세요!!!(빼먹은 분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함)_등록순으로 되어있습니다.
쮸쀼쮸쀼/ 샴푸요정 /로멘 /오감자 /구금 /콩샌 /설렘사 /피터팬/이씽/^~^/큥/징지잉/암호닉/솜사탕/진쨩/쎄쎄쎄훈/도로도/플랑크톤 회장/엑소 친구/ b아몬드d/ 넙죽이/ 코카첸/ 여보세요 /체리 /코코몽 /찬여열 /몽 /밀크티/ 냐옹/ 곰탱이/ 샘이/ 양념치킨/ 뀽뀽/ 니닝/ 허거덕/ 프라페/ 체리블라섬/ 가란/ 꿍디꿍디/ 됴도르/ 도뀽/ 꽁냥/ 와다/ 엄지공주/워터프루프/ 벨레/ 스누피/ 시카고걸/ 양양/ 냐냐/ 꽃가슴/ 앙쀼/ 소담/ 튜브/ 유후/ 예찬/ 에이드/멘토스/ 버블/ 글리소/작가님사랑합니다/ 자몽
암호닉 정리 했습니다!혹시 빠지신 분 느낌표 빠바바바박 달아서 다시 신청해 주세요!ㅠㅠㅠ
가나다 순으로 정리하는건....제가.....기말이끝나고 하던지 할께요...
암호닉 신청하실때 ******암호닉*******이렇게 해서 잘 보이게 해주세요ㅠㅠㅠㅠ 잘 안보이더라구요ㅠㅠㅠ 항상 감사합니다 그래두..
암호닉 신청은 가장 최근글에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제가 까먹어요ㅠㅠㅠ
와, 벌써 완결을 보네요. 제 글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사극번외? 잊지 않았습니다. 절대로.ㅋㅋㅋㅋㅋㅋㅋㅋ
메일링에 관해서는 제가 ...시험이 끝나고 한번 깊게 토의해 보도록 하죠!
모두ㅡ 행복하시고, 건강하시고, 좋은생각만 하고 사시고, 제 글이 여러분의 마음에 힐링이 되길 소원합니다~~~
다음연재에 관한 투표.
1,2,3번은 단독 빙의글(지금과 같은 것) 4,5번은 단체주연입니다. 당연히, 여주를 중심으로 돌아가는ㅋㅋㅋㅋㅋㅋㅋㅋ 러브라인이야 단독으로 갈 수 있지만, 약간의 삼각관계와 주연들의 사연들이 얽힐 예정입니다. 두개를 골라주시면 되요. 가능하면 1,2,3번중에 하나, 4,5 중에 하나. 이렇게 골라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ㅠㅠ
손흥민선수는ㅋㅋㅋㅋㅋㅋ안뽑아주셔도ㅋㅋㅋㅋㅋㅋ제가 단편으로 어거지로 막 써서 올릴껀데,,,,,(ㅎㅎ)연재를 할지 안할지에 관해서는 독자님들의 생각을 묻고 싶어서요.
각자의 컨셉은 저렇지만 독자님들의 아이디어중 더 좋은것이 있다면! 그걸로 갈수도 있습니다.
안되었다고 너무 슬퍼하지 마세요! ....어짜피 저의 뇌는 한정되어 있어서......그 컨셉은 다음이 된다고 생각하셔도 됩니다...ㅋㅋㅋㅋㅋ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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