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어가 다니는 학원은 동네에서 공부 좀 한다는 애들만 다니는 꽤나 이름난 영어학원이라서 늘 셔틀버스는 만원이야. 징어네 집이 셔틀루트의 중간즈음에 있어서 운이좋으면 앉을자리가 나고 운이 나쁘면 서서 가야해.오늘은 운이 나쁜건지 징어가 탔을때는 이미 버스가 만원이었어. 이리채이고 저리채여서 어떻게어떻게 자리를 잡고 섰는데 바로 앞에 세훈이가 앉아있는게 보이지. 세훈이도 인기척을 느껴서 고개를 돌려 옆을보는 바람에 둘이 서로를 쳐다봐. 어떡하지?인사해? 라고 속으로 고민하던 징어는 이내 고개를 다시 돌려버리는 세훈이의 모습에 너도 아무일 없었다는듯이 행동해.근데 오늘따라 왜이렇게 교통법규를 잘 안지키는 사람들이 많은건지, 버스가 이리쏠리고 저리쏠리고 난리가 났어. 덕택에 서서가던 징어는 사람들에 휩쓸리고 채여서 정신을 제대로 차리지도 못해. 키가 큰 편도 아니라서 의자손잡이도 제대로 못잡고있는데 버스는 계속흔들려. 그러다가 어느순간부터 징어가 자리를 잘 잡았는지 몸이 안흔들리는거야. 올레! 하고 너징어는 단어장을 펴서 열심히 암기하지.그런데 몸이 이리저리 쏠릴때마다 징어는 몸은 휘청휘청하는데 가방이 단단히 고정되어있다는걸 깨달아. 그러니까 그나마 사람들한테 안휩쓸린 까닭이 바로 책가방이 무언가에 고정되어 있어서 안움직였던거야. 혹시 어디에 가방이 끼었을까 확인하던 너징어는 의자틈에 끼인 가방이 아니라 네 가방을 잡고 있는 큰 손을 발견해.바로 오세훈의 손이야. 세훈이도 단어를 외우느라 바빠서 단어장에 코를 쳐박고 있는데 단어장을 들지 않은 손으로 징어의 가방을 잡아주고 있던거지...매너있는 세훈이의 모습에 너징어는 고맙기도 하지만 나중에 뭐라고 인사해야할지 좀 막막해. 징어야 이름을 단번에 외워버렸으니까 오세훈을 조금은 알지만 오세훈이 너징어를 알고있을리란 장담이 없잖아? 그리고 만약 가방을 잡아준게 의도치않았던 일이면 완전 쪽팔리는거지...어우그래도 고마우니까 인사는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너징어는 버스에서 내려서도 학원으로 직행하지않고 세훈이가 내리기를 기다려. 버스에서 세훈이가 내리자 그 뒤를 졸졸 따라가지. 키가커서 발걸음이 확연히 징어보다 빨라서 너징어는 달려가가지고 보폭을 맞춰.달려온 까닭에 인기척을 느낀 세훈이가 옆을 쳐다봐줘.“어...고..마웠어. 가방. 이거 잡아준거.”어렵사리, 우물우물 말을 꺼내는 징어는 다시한번 세훈이를 올려다봐. 특유의 무표정한 표정으로 있길래 아 아무런 뜻 없던 거구나 하고 생각하려던찰나세훈이가 까닥 얼굴을 끄덕여주는걸로 답을 대신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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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유지태 못알아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