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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의 저작권은 오직 저, 쿠키가죠아에게만 있음을 다시한번 알려드립니다.

 

 

 

 


구다정과 기데레 39화

W.쿠키가죠아

 

 

 

 

 

 

한편 성용과 전화를 끊은 자철은 여전히 전화기를 부여잡은 채 멍하니 서있었다.

자철과 함께 운동을 갔다 온 정호가 샤워를 하고 나와 멍하니 서있는 자철을 발견했다.

왜 또 저래? 자철을 보며 또 뭔가 일이 터진 것이라 생각하며 정호는 또 무슨일인가 싶어 마르지 않은 머리의 물기를 탈탈 털어내며 자철에게 다가갔다.

그러나 다가간 정호를 본척도 안하는 자철에 그의 눈앞으로 손을 휘저었지만 여전히 미동이 없었다.

결국 그의 어깨를 잡고 흔들어대서야 정신을 차리자 짧게 혀를 찼다.

 

 

 

 

 


"왜그래? 음? 전화했어?"

 

 

 

 

 


자철의 손에 쥐어진 전화기를 보며 한마디 했지만 자철도 그제야 자신이 여전히 전화기를 들고있었다는 것을 알았는지,

아-아, 탄식하며 폰을 침대에 던졌다. 그리고 자철 역시 스르륵 침대로 쓰러져 누웠다.

그런 자철을 보던 정호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다시 한번 물었다.

 

 

 

 

 


"뭐야? 누구랑 통화했는데?"

"… 성용이."

"근데 왜 그리 축처져있어?"

"… 그냥 좀,"

"?"

 

 

 

 

 


설명은 무슨… 그냥 얼버무리듯 넘어가려는 자철을 보며 다시 물으려 했지만 생각을 바꿨다.

정호는 문득 생각했다. 여태 남의 도움으로 여기까지 이어올 수 있었음에도 이 망나니 커플은 그 사실을 간과한 채 여전히 자신들이 해결하려 하며 일만 더 키운다고…

그런 한 쌍의 문제아 커플이 솔로인 정호의 심기를 건드렸다.

알아서 도와주는 것도 한두번이지,

이번만큼은 도움의 손길이 절실해 스스로 손을 내밀 때까지 지켜볼까나? 까지 생각한 정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정호는 다시 몸을 돌려 자철의 방을 나왔다.

그래도 고개 한번 돌려 자철을 슬쩍 봐주긴 했으나, 여전히 침대에 얼굴을 묻고 나자빠져 있는 모습에 작게 한숨을 쉬기만 했다.

 

 

 

 

 


***

 

 

 

 

 


위이이잉- 드라이기로 젖은 머리를 말리고 나서 소파에 털썩 앉아 핸드폰을 찾았다.

화면을 켜보니 부재중 알림이 떴다. 누구지? 하며 확인하자 등록되지 얼마 안된 따끈따끈한 저장명이 보였다.

 

 

 

 

 

 


「해결사」

헉, 나른하게 퍼져있던 몸이 바짝 긴장했다.

사실 이제는 보기 힘들다고 생각한 사람의 번호였기에 킥킥웃으며 장난으로 저장한 이름인데, 저장하자마자 하루만에 보게 된 이 이름이 화면에 뜨자 숨을 들이삼켰다.

이 형이 전화를 왜 했지? 시간을 확인해보니 얼마 되지 않은 것이 아마 아까 드라이기로 머리를 말릴 때 왔는데 안들려서 못받은 듯 하다.

재빨리 그 이름을 다시 눌러 전화를 걸자 금새 상대방과 연결되었다.

 

 

 

 

 

 

'뭐하느라 안받았냐?'

"죄송해요, 형. 머리 말리느라 벨소리를 못들었어요"

'아아- 죄송할껀 아니네.'

"하하, 근데 왜 전화하셨어요?"

'그냥. 왜, 하면 안되냐?'

"에? 아뇨, 안되긴요."

 

 

 

 

 

 


별다른 이유없이 전화를 했다는 청용의 대답에 당황하면서도 재빨리 그에게는 보이지 않을 손사래까지 치며 말을 했다.

죽어라 흔들던 손을 보며 정호는 문득 내가 뭐하고 있는거지, 하는 생각에 얼굴이 달아올랐다.

수화기 건너에서 피식하는 웃음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청용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사실 신경쓰여서'

"성용형이요? 형 가고 좀 있다 성용형도 곧 갔는데요?"

'그래? 근데 그게 아니라'

"아! 자철형이요? 지금 왠지는 모르지만 또 축처져서 쓰러져있는데요?"

'그녀석은 또 뭔일이래냐? 아, 아니 그게 아니고'

"음? 이것도 아니에요?"

'그래, 내가 말한건 너다, 너.'

"…?"

'니가 신경쓰여서 한거라고,'

"네… 에엑?"

 

 

 

 

 

 

나는 청용의 말을 듣고 입을 쩍벌린채 눈을 껌뻑껌뻑였다.

귀까지 의심스러울 정도의 말에 의례적으로 대답하다 이상한 소리까지 내버리자 안그래도 달아올라있는 얼굴이 더욱 시뻘게졌다.

킥킥거리는 그의 웃음소리에 손으로 부채질까지 해가며 달아오르는 얼굴을 식히려 애썼다.

그래도 내 얼굴은 여전히 뜨거웠다. 이 형은 왜 갑자기 전화해서는 이렇게 내 얼굴을 터지게 하는가…

 

 

 

 

 


'내가 기성용이나 구자철 얘기 듣자고 너한테까지 전화하겠냐? 본인한테 하면 훨씬 빠른데'

 

 

 

 

 


계속해서 들려오는 형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그런게 궁금했다면 이 형은 본인들에게 직접 했을 사람이다.

와, 그럼… 진짜 일부러 나까지 신경써서 전화해준건가. 아니면 아까 내모습이 신경쓰일만큼 처량해보였나? 그럴 수도 있었겠다.

아무렴 어떠냐, 청용이 일부러 전화를 해줬다는 것만은 사실이다. 괜히 잔잔한 감동이 밀려왔다.

빵부터, 공항에서까지 아직 끝나지 않은 감동의 행진도 산더미같이 밀려있는데 또 이런 뜻밖의 감동이라니…

새삼 내가 여자였다면 충분히 반하고도 남을 남자구나 생각했다. 지인에게도 이정도인데 여자친구라면 얼마나 끔찍히 여길까?

얼굴도 모르는 그의 여자친구가 부럽다는 우스운 생각까지 하며 기분 좋게 또다시 들려오는 청용의 목소리를 반겼다.

 

 

 

 

 


'어때?'

"덕분에 많이 편해졌어요."

'그래? 다행이네'

"하하, 감사할 뿐이죠"

'감사는 무슨, 그건 그렇고 아까는 물어보지도 못했네.'

"에?"

'다리는 어때? 괜찮아지고 있는거야?'

"아아, 아직은 초반이라 모르겠어요. 차차 나아지겠죠."

 

 

 

 

 


잠깐만- 하더니 말이 없어진 청용을 기다리며 난 시선을 아래로 내려 발가락을 꼼지락 거렸다.

뭘 하는지 기다리는 시간이 꽤 길어지자 멀뚱히 기다리고 있기엔 민망했던 나는 조심스레 형을 불렀다.

어어, 잠깐만 기다려봐. 하며 여전히 뭔가를 하는 듯한 청용에 궁금증이 일었다.

뭐하고 있는거지? 할게 있으면 나와의 통화를 얼른 끝내고 하면 될텐데…

아악- 하는 비명이 들리는가 싶더니 다시 돌아온 그의 목소리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미안. 많이 기다렸냐'

"아뇨, 근데 아까 비명소리 같은게…"

'아무것도 아니다, 그나저나 너 부상 자세히 말해봐'

"네?"

 

 

 

 

 


갑자기 내 부상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는 청용의 질문이 벙쪄 있자 다시 재촉해왔다.

결국 자세히 말해주자 흐음… 하더니 내 부상에 관한 지식을 풀어놓는 청용이었다.

꽤나 진지하게 말하고 있는 듯한 청용에 고개를 주억거리며 한마디한마디 꼬박꼬박 대답하며 경청하면서도 의아함이 들었다.

어째서 이렇게 신경써주는거지? 사실 이럴정도로 친한 사이는 아니었었는데…

그러나 이런 호의에 대해 대뜸 왜, 냐고 묻는다면 그것도 일부러 신경써주는 그에 대한 예의가 아닌 듯 해서 묻지 않았다.

뭐 이러면서 그와 가까워지는 것도 나에겐 좋은 일이지 결코 나쁜 일은 아니니까,

 

 

 

 

 


'얼른 나아서 복귀해야지, 나랑도 다시 같이 뛰고'

"아, 그럼요. 노력하고 있어요"

'그래, 기대하고 있을게. 그럼 마저 쉬어라'

"네, 형도 쉬세요"

 

 

 

 

 


뚝- 전화를 끊고나서야 길게 쭉 한숨을 쉬었다. 역시 아직은 청용과 말할 땐 통화라도 약간은 긴장이 된다.

그런데 그런 통화가 길어졌으니 긴장이 차곡차곡 쌓이다 끊는 순간 확 풀어진 듯 온몸이 축 늘어졌다.

그래도 이것저것 말해주며 챙겨주는 것이 성용만큼은 아니라도 꽤 가까워진 듯한 느낌에 뿌듯했다.

통화가 끊어지며 화면에 다시 보이는 「해결사」란 글씨를 보며 실실 쪼개고 있을 때 자철이 방에서 나왔다.

사실 뭣도 아닌 세글자에 깊게 빠져있던터라 자철이 나왔는지도 몰랐지만, 뭘 그리 쪼개? 하는 말에 그제야 고개를 들어 자철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자철을 본 나는 의문이 들 수 밖에 없었다. 자철은 완벽히 당장이라도 나가 뛰어야 할 듯한 복장이었다.

 

 

 

 

 


"복장이 왜그래?"

"보면 모르냐, 운동하러 갈거야"

"또? 아까 훈련끝난지 얼마나 됐다고?"

"두시간이나 지났네.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야. 좀 더 몸을 만들어야해"

"…?"

 

 

 

 


비장한 표정으로 말하고는 훌쩍 집을 나가버리는 자철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던 난 말려야하나, 생각했지만

이내 다시 폰으로 시선을 돌려 트위터를 열었다. 여러사람 트윗 구경하던 나는 새삼 보경을 떠올렸다.

김보경은 잘 지내고 있나? 지금 뭐하고 있으려나?

 

 

 

 


***

 

 

 

 

 


통화를 끊고 소파에 앉아 넋놓고 폰을 마냥 바라보던 난 묘한 기분에 휩싸여 고개를 갸웃거렸다.

음… 뭐지? 이기분은?

사실 정호와 통화하기 전 나는 평소와 같이 여자친구와 통화를 하고 있었다.

 

 

 

 

 


역시 평소처럼 여자친구의 이런저런 얘기를 들어주던 나는 다른 날과 달리 잡생각에 쉽게 빠졌다.

뭔가 신경쓰이긴 하는데 그게 뭔지 몰라 문득문득 여러 생각을 떠올리던 나는 기어코 여자친구의 질문에도 대답을 하지 못하는 불상사를 일으키고야 말았다.

갑자기 말이 없어진 여자친구를 달래려 해봤지만 쉽게 풀리지 않은 여자친구는 결국 전화를 뚝 끊어버렸다.

물론 이런적이야 있었지만, 그건 전부 옛날 얘기였다. 오랜만에 찾아온 이런 상황에 한숨을 짧게 쉬고는 냉장고로 향했다.

물을 한잔 따라 벌컥벌컥 마시고 다시 앉은 소파에서 폰을 집어들고 번호를 눌렀다.

통화버튼까지 누르고 나서야 나는 그 번호가 여자친구 번호가 아닌 홍정호의 번호란 것을 알았다.

응? 홍정호? 어째서 이녀석에게 전화를 한거지?

잠시 고민하던 나는 울리는 신호음에 귀에 폰을 가져갔지만 녀석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음…"

 

 

 

 

 

받지 않는 전화를 끊고 폰을 한참 내려다보던 난 그제야 깨달았다.

아까부터 신경쓰였던 것이 바로 홍정호라는 것을…,

성용도, 자청도 아닌 정호가 왜 신경쓰였는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그래도 얼추 개운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몇분 후 다시 울리는 정호의 전화를 받으며 입꼬리를 올렸다.

신경쓰여 전화했다는 말에 그게 저일 줄은 전혀 생각도 안하는지 알아서 성용이나 자철의 상황보고를 하는 녀석의 말에 피식 웃었다.

녀석의 말에 신경쓰이는게 너라고 말해주자 이상한 효과음까지 내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는 정호에 키득키득 작게 소리까지 내며 웃었다.

 

 

 

 

 


문득 정호의 다리를 떠올렸다. 그러고보니 정작 성용과 자철을 신경쓰느라 다리얘기는 물어보지도 않았었네.

독일까지 가서 치료하는 걸 보면 그냥 간단한 부상은 아닌 듯 한데 괜찮은건가?

나 역시 다리부상으로 한동안 경기를 뛰지 못했다. 그래서 부상으로 뛰지 못하는 슬픔이 얼마나 큰 슬픔인지 알고 있다.

그런데도 두녀석에게 정신이 없어 신경도 못쓰고 넘겼고, 이제야 떠올랐다.

녀석에게 약간 미안함을 느끼며 머리를 긁적이던 나는 지금이라도 물어보자 생각했다.

 

 

 

 

 


"그건 그렇고 아까는 물어보지도 못했네."

'네?'

"다리는 어때? 괜찮아지고 있는거야?"

 

 

 

 

 


정호의 다리 상태를 물어보던 나는 소파에서 일어나 거들떠보지도 않던 책장으로 걸어갔다.

그래도 에이젼트에서 사다 꽂아놓은 책들로 꽉 채워진 책장을 슥 둘러보았다.

그러나 찾고 싶은 책이 잘 보이지 않자 곧 정호를 대기시켜놓고 본격적으로 책을 찾는 것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아래서부터 천천히 훑으며 제목을 꼼꼼히 살폈지만 금새 보이지 않았다. 맨 꼭대기까지 눈이 가서야 원하는 제목의 책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 때 들려오는 녀석의 목소리에 대충 대답하며 그 책을 뽑으려 했지만 쓸데없이 키만 큰 책장에 쉽게 뽑히지 않았다.

까치발까지 들어 낑낑거리며 책의 끄트머리를 집은 나는 쭉 책을 뽑았다.

그리고 그대로 옆에 착 붙어있던 다른 책들이 우르르 쏟아졌다.

 

 

 

 

 


"아악-"

 

 

 

 

 


한꺼번에 쏟아진 몇권이 머리 위로 쏟아지는 바람에 잡고 있던 책까지 놓고 두 팔로 머리를 감쌌다.

아씨- 그럼에도 결국 이마에 혹을 달게 되자 인상을 찡그리며 떨어진 책들을 둘러보았다.

보지도 않는 책을 뭐 이리 빽빽하게 꽂아놓은거야,

괜히 에이젼트에게 투덜거리다 아까 찾은 책을 바닥에서 주워 들고는 다시 소파로 걸어가 앉았다.

 

 

 

 

 


"미안. 많이 기다렸냐"

'아뇨, 근데 아까 비명소리 같은게…'

"아무것도 아니다, 그나저나 너 부상 자세히 말해봐"

'네?'

 

 

 

 

 


나도 모르게 지른 비명소리가 꽤 컸나보다. 녀석에게까지 들렸다니. 황급히 말을 돌려 녀석에게 부상 설명을 요구했다.

녀석이 머뭇거리다 설명을 하기 시작했고, 난 고개를 끄덕이며 책의 페이지를 넘겼다.

내가 찾은 책은 다리 부상에 대해 자세히 서술해 놓고 그에 대한 간단한 대처법까지 적어 놓은 꽤 실용성있는 책이다.

나도 이 책의 도움을 톡톡히 본 터라 자신있게 꺼내 들었는데, 정호에게는 어떨지 모르겠다.

그래도 일단 꺼내 들었으니 녀석의 부상을 찾아 이것저것 설명해주고 몇가지 조언까지 해주니 녀석이 착실하게 대답하며 듣고 있는 것 같아 다행이었다.

 

 

 

 

 


긴 설명 후에 간단한 인사를 건네고 통화를 끊은 난 지금 소파에 그렇게 멍하니 앉아 폰을 보고 있던 것이다.

아뿔사, 긴 회상을 하고 있던 나는 이제서야 아까 전에 내게 화가 나서 전화를 뚝 끊어버린 여자친구가 생각이 났다.

얼른 그녀의 번호를 찍어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기다린 시간이 오래걸려 더욱 화가 난 듯하다.

 

 

 

 

 


"저…"

"… 손가락 부러졌니?"

"…?"

"손가락 부러졌다 방금 다시 붙은거야?"

"그게 무슨 말이야?"

"왜 이제야 전화하는거야?!!!!!!!!!!!!!!!!!!!!"

 

 

 

 

 


다소곳… 하진 않았지만 큰소리는 잘 내지 않던 여자친구가 큰소리까지 내며 따져오자 내 이마에서는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오늘 날이라도 잡은건지 평소라면 잠깐 그러다 되돌아왔을 그녀였겠지만,

오늘만큼은 한참을 물고늘어져 쩔쩔매며 달래던 나는 진이 빠져 그날은 다른날보다 일찍 잠들어야 했다.

 

 

 

 

 

***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무작정 집을 나온 자철은 뒤늦게 정호녀석도 끌고 나올걸, 하며 후회했다.

하지만 이내 곧 정신을 다잡고 집 주위 공원을 천천히 달리기 시작했다.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열심히 달리던 자철은 두시간이 지나서야 땀을 뻘뻘 흘리며 자리에 주저앉았다.

허억- 헉- 가쁜 숨을 몰아쉬며 호흡을 가다듬고 있을 때, 문득 자철의 머릿속에 다시 성용의 얼굴이 떠올랐다.

지금은 뭐하고 있을까, 밥은 먹었을까, 혹시 어디가 아프진 않을까, 누나와는 어떻게 됐을까…

시간이 조금만 나도 바로바로 떠오르는 성용의 얼굴에 헤실헤실 웃으면서도 안좋은 생각에는 또 시무룩해지며 얼굴이 수시로 저절로 바꼈다.

 

 

 

 

 


"큭큭, 진짜 난 기성용 중심이구나"

 

 

 

 

 


허탈한 듯이 말했지만, 그런 말을 하는 자철의 입가에는 은은한 미소가 피어났다.

다시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달리기 시작한 자철은 그 후로 한시간을 더 달리고 나서야 집으로 돌아갔다.

집으로 돌아가자 보이는 소파에 벌러덩 누워서는 자고 있는 정호의 모습이 얄미웠다.

이녀석은 팔자 늘어졌네. 가만히 정호를 내려다보던 나는 녀석의 코를 막아버렸다.

바로 반응이 올 줄 알았는데 꽤 잘 버티면서 자는 정호에 살짝 감탄하며 좀 더 코를 막고 있었다.

1분이나 지나서야 얼굴이 빨게지며 낑낑거리다 눈을 뜬 정호와 눈이 마주쳤다.

 

 

 

 

 


"…"

"…"

 

 

 

 

 

눈을 깜빡이며 나를 보던 정호가 나를 확 밀쳐내며 숨을 헐떡였다.

뭐하는거야?! 기가 찬 표정으로 나를 노려보며 소리치는 녀석은 무시한채 나는 낄낄거리며 배까지 부여잡고 바닥을 나뒹굴었다.

 

 

 

 

 

 

"크큭, 아 진짜 홍정호 너 대박이다"

"뭐가?!"

"크, 후- 야 어떻게 숨도 못쉬는데 1분이 넘도록 아무렇지 않게 계속 자냐?"

"…"

"홍정호 너 진짜 웃겼어. 완전 신기해. 키키키키ㅣㄱ"

"…"

 

 

 

 

 

 


숨까지 차오르게 녀석을 가리키며 웃어대자 녀석이 발끈하더니 내 말에 녀석의 표정이 점점 굳어져갔다.

대답없이 듣기만 하던 녀석은 내가 또다시 터진 웃음에 다시 한번 바닥을 뒹굴자 고개를 젓고는 혀를 차며 한마디를 던졌다.

 

 

 

 

 


"유치하긴, 애냐?"

"뭐? 이게 형한테 말하는거 봐라. 요새 너무 풀어줬지? 앙?"

"됐고, 설마 이제야 돌아온거야?"

 

 

 

 

 

 


녀석의 말에 발끈해 금방이라도 녀석에게 달려들 기세로 말을 하자 녀석은 귀찮다는 듯 훠이훠이, 하며 손짓을 한다.

저 자식이… 많이 컸네. 홍정호

주먹을 불끈 쥐었지만 금새 포기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녀석의 옆에 털썩 앉았다.

그러다 몸 상해. 한마디 하곤 물 한잔 따라 건네는 녀석에 컵을 받아들고 원샷을 한 뒤 괜히 캬- 하는 효과음까지 넣었다.

 

 

 

 

 

 


"야, … 아니다."

"뭐야, 왜 얘기를 하려다 말아. 뭔데?"

"음… 아니야, 넌 물어도 잘 모를 것 같아"

"그러니까 뭐를, 왜 물어보지도 않고 단정 짓는데?"

 

 

 

 

 


내 말이 녀석의 자존심을 건드렸는지 녀석이 인상을 팍 구겼다.

그럴만하니 그러지, 속으로 생각하며 녀석을 보자 녀석은 그걸로도 분이 안풀리는지 팔짱을 끼더니,

말해봐, 뭐든 내가 다 해결해주지. 하고 비장하게 내 앞에 섰다.

나는 피식 웃으며 녀석을 주시했고 녀석은 그런 내 눈길을 당당하게 마주했다.

그런 태도에 잠깐 마음이 동했지만, 곧 콧방귀를 끼며 넌지시 원래 하려던 질문을 하기 앞서 다른 질문을 던졌다.

 

 

 

 

 

 

"너 남자 좋아해본 적 있어?"

"있지… 어? 방금 뭐라ㄱ…"

"뭐야?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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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미녕입니다! 학생회 면접 준비하느라 잠깐 못온 사이에 이렇게 글이 있다니 ㅠㅠㅠㅠ 감동입니다 ㅠㅠ 갈수록 꿀잼이네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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