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감정에도 적당함이 존재한다
02
/꺼민/
18살, 난 머리염색하기를 좋아하고 공부엔 눈꼽만큼도 관심이 없는 평범한 학생이었다.
삶에 의욕도 의지도 없는 로봇같은 사람이었다.
유일하게 좋아하는 건 컴퓨터 게임과 사진찍기.그게 전부였다.
박찬열 머저리 같은 놈은 악기를 잘 다뤄서 예체능으로 빠져 있었고
김종인은 조용한 만큼 공부를 잘했다.학교에서 자거나 공부하거나 둘 중에 하나 였다.
고등학생 임에도 불구하고 난 대학에 관심이 없었다.가야할 필요도 못 느꼈고 가고 싶지도 않았다.
근데 좋아하는게 하나 더 생겨버렸다.
"야,오세훈.오늘 뭐하냐."
"몰라.집가서 게임이나 해야지."
"..야 시험 3일 남았어.병신아.공부 좀 해."
"지도 안하면서 나한테 그래."
"난 예체능인데 너보다 등수 높다고.오늘은 너 무조건 도서관 데려간다."
"아 왜 또 나댐병 도졌냐.이거 놔봐.와씨.."
사실 시험이 3일 남은 줄도 모르고 있었는데 오지라퍼 박찬열이 내 공부까지 신경쓰기 시작했다.
셋 다 같은 대학을 가야되는거 아니냐면서 공부에 흥미 좀 붙이라고 날 박박 긁는데
무식하게 힘만 쎄가지고 날 질질 끌고 도서관까지 데려가는 근성까지 발휘하신다.
결국엔 저녁까지 사주겠다고 날 설득하더니 친절히 도서관까지 모셨다.
돈 굳고 좋네.조용하니까 잠도 잘 오겠다.
"여~김종인.어디 갔나 했더니 이미 와 있냐."
"....내가 잘못 본건가?오세훈이야?"
"캬캬캬!내가 누구냐.의리 하나로 사는 남자 박찬열 아니겠어?"
"아오씨 시끄러워."
박찬열이 붙어 앉자는 걸 기겁하면서 혼자 다른 자리를 잡았다.
내가 장담하는데 박찬열은 여자친구를 안 사귀는게 아니라 못 사귀는 거다.
성격이 개병신이니까.
한시간만 자고 박찬열이 사줄 저녁을 먹어야 겠다 생각해 예의상 가방에 박혀있는 노트와 펜을 꺼냈다.
맨 구석자리라 사람도 없고 에어컨도 빵빵하니 잠이 잘 올것 같아 편하게 엎드려 누웠다.
주변에 다 빈 자리라 신경 쓰일 일도 없고 좋았다.도서관에 자주 와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조용히 잠든 것 같다.서서히.
순식간에 눈이 떠졌다.
찌뿌등한 몸을 일으키는데 이상한 감촉에 눈을 돌렸다.
어디서 튀어나온건지 모르겠는데 보송보송하니 엄청나게 큰 핑크색 담요였다.
복실복실한 털이 잔뜩 달려있는 담요를 활짝 펼쳐 보는데 스폰지밥에 나오는 별가였다.
당황스러워서 두리번두리번 거리는데 아까와 같이 내 주변엔 사람이 없었다.옆에 앉아 공부하는 여자애 빼고는.
책상엔 핑크색 하트모양 포스트잇이 붙어져 있었다.
거기 사실 내 자린데 너가 앉아 있어서...노트 보니까 공부하는게 나랑 똑같길래..동갑맞지?고2.
그 자리가 에어컨 바람이 쎄서 많이 춥거든.너 추워보여서 담요 줄게.
자리 비켜달란 뜻은 아니야.나도 학원 조금있으면 가야 되거든!
이거 보면 나 니 옆자리니까 담요 올려놔줘.혹시 추우면 계속 덮어도 괜찮아!
반듯반듯한 글씨체가 눈에 띄었다.이런 호의는 처음이라 당황스러웠다.
뭐라고 하지.고맙다고 해야하나.확실히 추웠는지 팔에 닭살이 돋아있었다.
흘끔 그 여자애를 쳐다봤는데 책상에 머리를 박을 듯이 고개를 푹 숙이고 공부에 빠져있었다.
검은색에 긴 생머리가 얼굴을 다 가려 보이지 않았다.교복은 옆 학교 여고 같은데 펜을 든 손이 쉼없이 움직였다.
되게 핑크핑크 할 줄 알았는데 포스트잇과 담요 빼고는 칙칙한게 전부였다.
"...저기..."
담요를 든 손으로 여자애 어깨를 툭툭쳤다.
내 쪽으로 고개를 돌려 날 보는 여자애는 동그란 안경을 쓴 상태였다.
자연스럽게 내 입이 벌어졌다.고맙다는 말이 나오지가 않았다.멍하니 그 여자애 얼굴만 쳐다보고 있는 것 밖에 할 수 없었다.
그 여자애는 내 손에 있는 담요를 받더니 살짝 웃어보이며 입을 벙긋벙긋 거렸다.
'고마워.'
내가 할말을 그 여자애가 내뱉는다.내가 보여야 할 미소를 그 여자애가 보인다.
난 좋아하는게 하나 더 생겨버렸다.
컴퓨터 게임과 사진찍기를 할 때 느끼는 감정과 전혀 다른 떨림을 느껴버렸다.
처음으로 난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
그것도 좀 많이.
"뭐...뭐라고?"
"이제 매일 도서관 가겠다고.나 이거 5번은 말한 것 같다.찬열아."
"....와..나 지금 체할 것 같애.김종인 너도 들었지?나 환청 듣는거 아니지?"
"박찬열.나도 5번은 족히 들은 것 같으니까 흥분하지 말고 입 좀 다물어."
"아니..아니!!!우리 세훈이가 공부를 하겠다는데 이 형아가 입을 다물수가 있냐?어?"
"니 입안에 있는거 다 보인다고.아씨,주둥이 안치워?"
"어이구...하느님 감사합니다.할렐루야~!"
"저 새끼 왜 저러냐.약 먹을 시간 지났냐?"
그 여자애를 매일 보려면 방법은 이 방법밖에 없었다.
지금이 시험기간이라 있는건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
공부하러 도서관 간다고 말은 안 했는데 박찬열은 열라 신났다.
뭐가 저리 좋은건지 모르겠다.내 입꼬리도 계속 올라갔다.
기분이 좋다.이런 느낌 참 오랜만이다.그냥 좋다.
"오세훈 좋은 일 있냐?"
"응?아니.아..있나."
"뭔데.실실 쪼개고 그래."
"그냥...도서관 좋은 곳인 것 같아서."
".....너 근데 진짜 공부하려는 거야?"
"봐서."
걔가 공부 잘하는 남자가 좋다면 해야지.
저 빨리왔죠?1!!!!ㅠㅠㅠㅠㅠ며칠 못 올 것 같아서 짧아도 후다닥 올려요.ㅠㅠㅠ
흡....으르렁 세훈이 왜이리 잘생김..하..
가끔 교복입은 세훈이 올리러 고딩세훈이 써야겠어요.
아 그리고 브금 100번 들으세요ㅠㅠㅠㅠㅠ계속 들으세요ㅠㅠㅠㅠㅠㅠ제가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는 d.ear라는 가수ㅠㅠㅠㅠLove U입니다.
아마 이 분 노래 자주 갖고 올 듯 싶어요..ㅎㅎㅎㅎㅎ
읽어주신 모든 분들 럽유!!!
암호닉
긴청
규야
사과머리
다람쥐
워후
쪼꼬미니
쎄쎄쎄훈
순서 상관없이 모두 다 사랑해여
혹시 빠진 분 있으면 말해주어요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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