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피니트/성규] 쳇바퀴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b/d/b/bdb37be48734a566d4a90c421556faba.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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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니까... 아, 너 내 말 듣고 있어?” 분명 어제도 봤지만 난 지금 할 말이 너무 많다. 그 하루 사이에 내겐 많은 일이 일어났고, 그걸 풀 곳이 없어 답답해하던 중에 남자친구 아니면 또 누가 제대로 들어줄까하며 당장 내일 만나자며 연락했다. 분명 눈은 날 향해 있었지만 어딘가 모르게 성규는 저 혼자 다른 세상에 빠진 듯 간간히 맞받아쳐주는 것 외에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난 되게 심각한데 말이야. “그니까 그 점장님이 좀 이상해. 아 조금이 아니라 아주 많이! 왜 나한테만 깐깐하게 구는지 모르겠다니까?” 이제 일도 익숙해진 가게에 실수한 적도 없고, 나름 환하게 웃으며 손님도 대하는데 그게 뭐가 맘에 안 드는지 요즘 점장님의 잔소리에 하루하루 스트레스다. 유독 나에게만 집중적으로 향하는 그 눈초리도, 지나칠 때 헛기침하며 주는 눈치도 모든 게 다 싫다. 내 딴엔 정말 짜증나서 이렇게 열변을 토하며 얘기하는데 넌 이게 그렇게 듣기 싫을까. 가만히 앉아 손장난 치다 내 눈치를 보며 아 진짜? 하고 추임새를 넣는 꼴이 영 맘에 안 들었다. “됐어, 너한테 말해봤자 뭐가 달라지겠어. 제대로 들어주지도 않고.” “으이구. 그래서 많이 속상해? 그럼 그냥 그만 둬.” 분명 틀린 말은 아닌데 내가 그런 말을 듣자고 하는 얘긴 아니란 말이야. 시급도 괜찮고 일이 그렇게 힘든 편이 아니니 아직도 하고 있는 중이지, 바보야. 성규가 듣든 말든 주먹을 쥐었다 폈다, 온갖 제스쳐를 다 하며 혼자 열심히 떠들어댔다. “그래서 많이 힘들었어? 그냥 그만두라니까.” “그래도 그런 것만 빼면 괜찮단 말이야. 오빠들도 다 잘해주고..” 아무런 반응이 없자 갑작스레 나온 질투 유발하기. 힐끔 눈치를 보며 표정을 살폈지만 싱긋 웃고 있는 얼굴은 여전했다. 이게 무슨 남자친구라고. 가만 보면 늘 내가 더 성규를 좋아하는 느낌이다. 그렇게 오래된 사이는 아니지만 진짜 이렇게 해도 될까, 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 혹시나 했지만 예상한대로 변함없는 반응에 섭섭해 입 내밀고 빨대만 잘근잘근 씹었다. “보기 안 좋으니까 그만해.” “내가 뭐.” “왜 그래, 그렇게 힘들면 그만두라니까 그러네. 내가 찾아가서 혼내줘?” “아 됐어!” 이렇게 더 있다간 정말 크게 싸울 것 같아 가방을 들고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물론 내가 지금 이러는 것도 잘하는 짓은 아니지만 성규가 어떤 표정에, 어떤 행동을 할지 그런 건 생각조차 하지 않은 채 무작정 걷기 바빴다. 아깐 보이지 않던 커플들이 왜 이렇게 눈에 들어오는 지 하나하나 흘기다 그냥 집에 가야겠단 생각에 방향을 틀었다. 근데 얘는 왜 쫓아오지 않을까. *** “뭐야.” ‘잠시만 나와 봐, 응?’ 집에 도착할 때까지 아무런 연락도 없던 성규가 집 앞에 오기라도 한 듯 밖으로 나오라며 재촉했다. 그러게 아까 제대로 들어줬으면 이런 일 없잖아. 골탕 먹이려 일부러 10분 늦게 나가 두리번거렸다. “화났어?” 말없이 쳐다봤다.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하든 또 싸울 게 뻔하다 판단해 그저 이 상황을 어떻게 넘겨야할 지 생각하기 바빴다. 더 가까이 다가온 그가 조심스레 안기까지 분명 무슨 말을 하고 집에 가야할 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이참에 한 마디 하려고 했는데. “미안해, 너무 귀여워서 괜히 더 놀리고 싶었어.” “됐어, 나 안 믿어.” 믿어달라며, 그러기 전까진 놔주지 않겠다는 그 말에 혹시나 누가 볼까 조마조마했다. 그래도 성규가 먼저 달라붙는 게 얼마 만인가, 속마음은 여전히 그를 밀어내고 있지만 점점 입가에 번지는 미소에 입술을 꾹 깨물었다. 한동안 날 안고 있던 성규가 천천히 떼어놓고 가만히 쳐다본다. 그에 나도 지기 싫어 먼저 피하기 전까지 절대 눈을 감거나 시선을 피하지 않고 똑바로 쳐다봤다. 이쯤 되면 눈싸움이라도 하듯 장난을 칠 때가 됐는데. “왜 그렇게 쳐다봐.” “있잖아.” 한 손으로 입 가리며 살며시 웃던 성규가 대뜸 내 양 어깨에 손을 올리고 또다시 날 쳐다보며 해맑게 웃었다. “남녀가 눈 마주치고 있으면 그냥 가만히 있는 것보다 더 호감이 생긴대.” “그래서?” “막 설레지 않아?” 이건 또 무슨 달래주기인가 싶어 아무 말 없이 쳐다보고만 있자 이내 민망한 듯 머릴 긁적이며 웃는다.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고 여기서 또 밀어내면 이젠 성규가 토라질 게 뻔해 작게 한숨을 쉬고 그의 허릴 감싸 안았다. “미안해, 화 풀렸지?” “아니, 그냥 넘어가주는 거야.” “그래, 그래.” 이미 다 풀렸단 걸 눈치 챈 듯 가만히 머릴 쓰다듬어 주던 성규가 내 손을 잡고 집으로 향한다. “나 배고파, 밥 줘.” 익숙하게 비밀번호를 누르는 손길에 포기한 듯 혀를 내둘렀다. 항상 아닌 척 하는데 이렇게 보면 진짜 날 들었다 놨다 하는 게 심상치 않다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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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난 왜 항상 끝이 이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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