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完 전기가 들어온 걸 확인한 세훈은 방으로 곧장 돌아왔다. 현관문을 열자 침대에 앉아선 뭔가를 내려다보고있는 보미가 보였다. "뭐해?" "...." "너 지금 뭐봐?" 하고 묻는 세훈은 말하면서도 불길한 예감에 목소리가 떨렸다. 보미는 대답이 없었다. 보미의 시선이 자신이 지갑에, 열린 지갑에 가있었다. 예상은 했지만 막상 상황이 닥치자 세훈은 무서웠다. 다리에 힘이풀려 서있을 힘도 없었다. 세훈이 더 이상 묻지도 않은채 그 자리에 서있자 보미가 물었다. "너.." "...." "아니.. 잠시만. 내가 생각하는, 그런거 아니지?" 윤보미가 자신의 지갑사이에 끼여있던 '그녀'의 사진을 들고 묻는다. 세훈은 할 말도 없었지만 가위에 눌린듯 입을 열 수도 없었다. "왜 대답을 안해? 변명이라도 해봐, 이거 뭐냐고." 예전처럼 화난 목소리로, 오년 전에 듣고선 들어본 적 없는듯한 화난 그 목소리로 묻는다. * "나 진짜," "...." "할 말이 없다." "...." "재밌었어?" "...." "대답이라도 해봐. 재밌었냐고 나 속이니까." "...." "아무것도 모르고 니앞에서 놀아나는 꼴 보니까 재밌었어?" "그런거 아ㄴ," "아 진짜, 나 소름끼친다." "..ㅣㄴ데." "너 징그러워." "...." "너 진짜, 무서운 애다." "...." "언제까지 속이려고 했어?" "미안." 하고싶은 말은 이게아닌데. "예전부터 왜 나한테.. 그러는데?" "미안해," "제발, ㅇ세ㅎ..아니, 오경민." "응." "내 인생에서," 제발, 제발 사라져줘. * 문을 쾅 닫고 보미는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문이 닫혀 고립된 방에 냉기가 돌았다. 소름이 끼쳐왔다. 예상은 수십번, 수백번도 더 했다. 언젠간 들킬거야, 그리고 날카로운 말들을 뱉을거야. 그러니까 너무 행복해하지말자, 늘 세훈은 생각해왔었다. 상황이 닥쳐왔을때, 세훈은 놀라지않았다. 당황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두려움은 예상했더래도 어쩔 수 없었다. 날카로운 말들이 찔러댔다. 내가 다 잘못한거 맞는데,.. 시야가 흐려졌다. 눈물이 툭, 하고 세훈의 손등에 떨어졌다. 제발 사라져줘.하던 보미의 목소리가 들렸다. 나 너 좋아하는거 같아, 하던 다정한 목소리도 떠올랐다. 내가 꽤 괜찮은 사람이 아닐까 착각했던 날이 있었다. 난 이제 너의 괴물이 된걸까? 세훈은 침대에서 일어났다. 창문을 걸어잠그고 맨발로 방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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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다에 관심이 없다고 했지만 실은 바다가 좋아 바닷가로 도망왔다. 세훈은 바다를 참 좋아했다. 언젠간 바다로 돌아간대도, 행복할 거라고 세훈은 말한 적 있었다. 집을 나왔다. 태풍이 온다고 얼핏 들었던 것 같은데 벌써 온건지 폭풍우가 잔뜩 몰아치고있었다. 젖은 아스팔트 바닥이 맨 발에 닿았다. 세훈은 앞으로 걸어갔다. 셔츠가 다 젖은채로. * "오경민~~~~~~" 보미가 저 멀리서 뛰어와서 어깨에 부닥친다. 아,하고 소리를 내자 보미는 뿌듯한 표정으로 호탕하게 웃는다. 남고 앞에 떡볶이집 새로생긴데 완전 맛있대~ 애들하고 오늘 먹으러갈래? 그럴까,하고 슬며시 웃자 가는거다~하고 또 어디론가 달려간다. * 보미는 화가 나서 방에 들어왔다. 물을 한 컵 마시고 화가 가라앉자 천천히 생각을해봤다. 사실 화는 나는데, 무엇에 화가났는지 기억이안났다. 하나하나 더듬어봤다. 그러다 보미는 세훈이 자신에게 그동안 얼마나 배려해왔는지를 떠올렸다. 세훈이 틱틱대면서도 언제나 자신을 위했다는걸 알고있었다. 세훈에게 자신이 했던 말이 어떠했는지도 생각했다. 세훈이 처음에 자신이 이사왔을 적에 왜그렇게 거리를 두고 대했었는지도 생각했다. 왜 자신이 오경민을 몰아냈는지 까지도 생각에 닿았다. 이유는 없었다. 그리고 그렇게 널 대했는데도 내색않던 너를 생각했다- 생각이 그것까지 미치자 보미는 세훈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 보미는 102호문을 열었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평소와 그대로였다. 깨끗하게 정리된 방. 세훈이 자주 입던 검정셔츠와 티가 걸려있었다. 우산은 현관에 그대로 걸려있었다. 항상 세훈에게서 나던 코튼향이 났다. 슬리퍼와 운동화, 단 두켤레 뿐이던 세훈의 신발 두 짝도 여전히 현관에 놓여있었다. 보미는 신발을 벗고 방 안으로 들어갔다. 창문의 커튼이 활짝 쳐져있었다. 그 너머로, 파도치는 바다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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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다음생엔 한가인으로 태어날꺼야! -왜? -이쁘잖아! -너도 이뻐. -웃긴다, 난 전생에 범죄자였나봐. 난 어떻게 이렇게 못생겼지? -아닌데.. -...나는, -응? 난 다음 생에, 니 연인으로 태어나고싶어. + Epilog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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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파도가 잔잔하게 물결친다. 따스한 여름 햇볓 아래 선 보미의 발을 적신다. 보미가 한 발 더 다가서자 이제 물이 무릎까지 적신다. 한 걸음, 한 걸음 더 다가선다. 허리까지 감싸오는 물결이 부드럽다. 너도 나를 대할 땐 항상 부드러웠던 것 같은데. 이젠 보미의 턱끝까지 바닷물이 차올랐다. 물결치는 소리가 들렸다. 보미는 이제 좀 무서워졌다. 이제와 후회해서 뭘 어떡해? 보미는 물러서지 않고 앞으로 계속해서 내딛었다. 그러다 자신의 살결에 무언가 닿았다. 아래를 봐도 물 너머로 뚜렷히 보이지않는다. 그러다 누군가 보미의 팔목을 덥썩 잡았다. 꽉 잡은 손이 놓아주질 않는다. 이끄는 손이 너무 무거워 다시는 올라가지 못할거라는걸 직감했다. 하지만 뿌리치지 않았다. 손의 주인과 보미가 눈을 마주쳤을 때, 보미는 환하게 웃었다. 하얀 셔츠가 수면위로 떠올랐다 다시 가라앉았다. 나는, 너의 괴물이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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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기 항상 읽어주신 독자님들 댓글달아주시는 비회원님 항상 감사합니당 끝까지 엉망진창인 글 봐주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아마 다음은 카이스탈로 쓰게될거같아요 조만간 뵐 수 있다면 또 뵈요s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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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성은 나래바 초대 거절했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