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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찬X진영] 만우절 장난

 

 

 

 

 [ 형. ]

 

 

 12시가 넘은 새벽, 혹시나 하는 마음에 확인해본 액정에는 어김없이 녀석의 카톡과 함께 2013년 4월 1일, 이라는 날짜가 떠있다. 올해는 좀 까먹고 지나가길 바랐는데, 어쩌면 이런 면에서 사람이 이렇게 한결같은지. 내가 예민한걸까, 아니면 니가 지나친걸까. 무어라 답장을 하려다 울컥하는 마음에 베개에 얼굴을 묻는다.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은, 난 지금 지친게 분명하다.

 

 

 

*~*~*

 

 

 "형."

 "왜? 뭘 그렇게 심각하게 불러."

 "저 형이 좋아요."

 

 

 옆집에 살고 있는 그 녀석과 내가 같은 교복을 입고 등교를 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유치한 장난은 시작되었던 것 같다. 아무 예고도 없이, 틈도 없이 내뱉어진 좋아한다는 말은 내 머릿속을 어지럽게 흔들어놓기에 아주 충분했다.

 

 

 "그게 무슨 소리야, 갑자기……."

 "저도 이러면 안 된다는거 알아요."

 

 

 걱정스러운 마음 반, 기대되는 마음 반, 그래. 인정하기 싫지만 나는 좋아했다. 찬이를. 동생이 아닌 다른 감정으로 좋아했던 것이 맞았다. 물론 처음부터 그런 것은 아니었다. 어느 순간부터 시작된 너의 장난이 두어번 정도 반복될 즈음, 확신할 수 있었다. 넌 그저 장난이었지만 그 말 한마디에 하루종일 심각해하고, 야자가 끝나고 나서야 어두운 내 얼굴을 살피고는 귓가에 거짓말인데. 라며 특유의 소년같은 목소리로 속삭인 후 달려가버리는 뒷모습을 보다가 허탈하게 웃으면서, 왠지 눈물이 날 것만 같은 기분을 꾹 눌러서 참아내고. 이런 모든 일들이 오직 나에게만 해당된다는 것이 야속하고 억울했다. 난 왜 이 장난을 받아주고 있어야 하는건지, 공찬식은 왜 자꾸 나에게 이런 장난을 치는 건지. 모두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장난이 해마다 반복되면 이제 나도 장난이라는 것을 알고 넘어갈 수 있어야 하는건데, 멍청하게도 나는 아직까지 공찬식의 '장난'에 괜한 기대를 걸곤 했다. 일년에 단 하루, 녀석의 진지한 '좋아한다' 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날이었으니까. 속을 알 수가 없는 공찬식은 그렇게 나를 흔들어놓고 있었다.

 

 

*~*~*

 

 

 내가 답장이 없자 녀석은 연달아 카톡을 보내기 시작한다. 형. 형. 자요? 벌써 잘리가 없는데. 나 형한테 할 말 있어요. 화면에 빠르게 뜨고 스쳐지나가는 메세지를 보다가 또 괜히 울컥, 해버린다. 무슨 말? 또 날 좋아한다고 하려고?

 

 더 이상, 내가 이 장난에 속아줄 수 없다고 생각했다. 공찬식은 나를 한순간 제일 설레이게, 또 비참하게 만들었다. 떨리는 손으로 휴대폰을 쥐었다. 익숙한 번호에 이어 통화버튼을 누르자, 금새 익숙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형이 왠일로 전화를 다해요?

 

 

 "야, 공찬식."

 [ …형? ]

 

 

 평소에 내가 녀석을 부르는 애칭인 찬이, 가 아니라 공찬식, 으로 시작된 내 말에 당황스러운 심정을 숨기지 못하고 말하는 것이 상상되자 쓴웃음이 나왔다.

 

 

 "언제까지 장난 칠꺼야."

 [ …형. ]

 "…장난도 한두번이지. 넌 내가 이런 장난 치면 놀라는게 재밌어?"

 [ 형, 제 말 좀 들어봐요. ]

 "작년에도 말했잖아. 이런 장난 하지 말라고. 근데 넌……."

 

 

 또 괜히, 사람을 들뜨게 만들잖아. 한 마디 말로.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종료버튼을 눌렀다. 또다시 휴대폰이 거세게 울렸다. 보나마나 공찬식이겠지. 순간의 욱하는 심정으로 내뱉은 말은 아닌지, 뒤늦은 후회가 밀려왔다. 뭐 때문에 짜증나는 건지 모르겠다. 공찬식이 날 가지고 놀아서? 아니면 나 혼자 녀석을 좋아한다는 사실이 억울해서?

 

 

 둘 다인가.

 

 언제 잠들었는지도 모르게, 기절하듯 잠을 청했다. 오늘 만우절인데 김교수님 시간에 재밌는 장난이 벌어질 것 같다는 동우의 메세지를 끝으로 휴대폰은 더 이상 확인하지 않았다. 공찬식은 몇 시간후 나에게 아침 인사를 하러, 만우절 장난의 끝을 알리러 우리 집에 찾아올 것이다.

 

 얼굴을 마주볼 자신이 없다.

 

 

 

*~*~*

 

 

 "진영아……."

 "형 작작 마셔요…."

 "몰라, 짜증나니까 술 더 줘 술."

 

 

 평소엔 볼 수 없던 나의 술투정에 당황스러운 듯 동우가 내 술잔을 뺏어들었다. 돌려줘. 내 말에 도리어 가만있던 정환이까지 나서서 나를 일으켰다. 어쩐지 형이 먼저 술 마시러 가자고 했을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어. 난 만우절이라 형이 장난치는 줄 알았지. 오늘 쏜다는것도 막 만우절 그런 거 아니지?? 선우의 말에 동우가 고개를 가로저으며 덧붙였다. 됐어. 누가 사든 상관없으니까 정진영 들여보내. 진짜 시간이 몇시야. 몽롱해지는 기분에 옆에 쌓여있는 술병을 훑어보곤 나도 모르게 허, 탄성을 질렀다. 저게 다 내가 마신거야?

 

 

 "그래. 이제 정신이 좀 들어? 여친한테 차인건지 뭔지 몰라도 너무해, 오늘."

 "이거 만우절 장난이면 형 진짜 실망."

 

 

 만우절 장난. 오늘 아침 우리 집 앞에 한참을 서 있다 간 공찬식의 뒷모습을 보고만 있었다. 무언가 느낀게 있는 모양인지 공찬식은 나를 부르지 않고 그대로 뒤돌아서서 걸어갈 뿐이었다. 역시 장난이었구나. 다시 생각하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허탈함이 밀려왔다.

 

 

 "진영이 형 괜찮아요?"

 "…집에, 갈래."

 

 

 슬슬 빈속에 안주도 없이 들이킨 술 때문에 속이 쓰려오는 것이 느꼈다. 그래, 찬이도 장난이었으니까. 섣불리 화낸 내가 잘못이지 뭐. 내일이 되면 녀석에게 사과를 한 뒤 나도 그저 장난이었다고 끝내버리면 되는 일이다. 부축을 받고 겨우 일어날 수 있을 정도로 취한 와중에도 품 속에서 지갑을 꺼내는 나를 보고 동우가 혀를 쯧쯧 찼다. 돈 계산할 정신은 있냐? 그나저나 진짜 장난으로 쏜다는 거 아니었네.

 

 

 "나 이런 장난 안 좋아해."

 

 

 

 

 

 

 

 

 

 

 

 

 집 앞까지 데려다주겠다는 동우의 호의를 뒤로 하고 홀로 어두운 길가에 섰다. 희미한 가로등 불빛을 빤히 올려다보다가 다시 내 발끝을 내려다보기를 반복한다. 발걸음을 빨리했다가, 늦췄다가, 평소에 이렇게 늦게까지 노는걸 좋아하지 않는 성격이라 사람이 지나다니지 않는 길가를 혼자 걸어 귀가하는 것은 거의 처음이었다.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다가, 문 앞에 보이는 익숙한 실루엣에 그만 걸음을 멈춰버린다.

 

 

 "…이제 온거에요?"

 

 

 이제 왔는데 니가 무슨 상관이세요. 내가 화났다는 것을 알고는 있는걸까. 괜시리 괘씸한 마음이 들었지만 한 번 입을 열었다간 끊임없이 말이 터져나올 것 같아 아랫입술을 꽉, 깨물고 옆을 스쳐지나갔다. 그 때 내 어깨를 단단히 붙잡아오는 힘에 결국 지고 만다. 왜. 내 대답에 녀석이 웃었다. 답지 않게 목소리를 깔고 그래요. 이 와중에 녀석의 얇은 옷차림이 신경쓰인다면 정말 나는 미친거겠지.

 

 

 "마침 잘 왔다. 너."

 "술 마셨어요? 술도 잘 못하면서…."

 "진짜 마지막으로 한 마디만 하자. 너 왜 자꾸 나한테 그런 장난쳐?"

 "……."

 "누군 만우절인거 모르는 줄 알아? 장난으로라도 그런 말 할때마다 내가…허, 그래. 무슨 일인데? 뻥 스케일이 갈수록 커진다? 왜, 이제 눈 보면서 고백하려고?"

 

 

 거칠게 나를 붙잡은 손을 떨쳐내고 문을 열려는 찰나, 잠깐만요. 라는 말도 안 되는 말로 공찬식이 또다시 나를 붙잡는다. 할 말 있으면 지금 해. 내 대답에 아무 말 없이 휴대폰만 만지작거리던 녀석은 이윽고 내 눈 앞에 자신의 휴대폰 액정을 보여준다. 이게 뭐야.

 

 화면에 뜬 시간은 정확히 2013년 4월 1일 11시 59분. …이렇게 늦게까지 놀았나. 근데 그래서 나보고 어쩌라고? 눈을 치켜뜨고 잘난 얼굴을 한 번 올려다봤다가, 다시 화면을 본다. 아까보다 어두워진 화면 속에서 2013년 4월 2일 12시 00분으로 시간이 넘어가는 순간, 믿을수 없게도 공찬식의 목소리가 내 귓가에 들려온다. 시선이 마주친다.

 

 

 "좋아해요."

 

 

 

 

 

 

 아.

 

 …정말로, 거짓말같은 일이 일어났다.

 

 


만우절 뒷북 둥둥

[B1A4/공영] 만우절 장난 (또단편주의,둥둥주의) | 인스티즈

비비방에 소재만 올려뒀던건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결국 완성했네요!!

사실 원하는만큼의 분위기는 안나왔지만... 심타 보려고 오빠 컴퓨터 또 몰래 접속했어요 ㅇ_<

그나저나 내일부터 12시학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다들...즐거운 일주일 되세요............ 뒷북쩌는 주둥이의 똥픽과 함께...☆

자꾸 단편이랑 조각만 올라오니까 너무 죄..송해요...ㅠㅠㅠA부남 B광남도 꼭 들고올게요...ㅠㅠ

뭔가 오늘 단편은 시기를 놓치면 안될거같아서...★

 

 

새신을 신어도 맘은 시린 밤이네여.....ㅎ.yeah.

(((((차선우))))) 긴장하지 말구ㅠㅠㅠ다음부터 더 잘하면 되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다 슬프네ㅠㅠㅠㅠㅠㅠㅠ선우 왤케 조용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 맞다

만우절 불마크픽 속으셨던 모든 분들 제가 많이 사랑해여...

이건 거짓말 아니에요....ㅣ진짜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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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어 헐 와 설레설레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만우절은 사랑입니다ㅠㅠㅠㅠㅠㅠㅠ아 이런 분위기 너무 좋아요 아련한데 해피인거ㅠㅠㅠㅠㅠ그래요 다 행쇼해야지 슬프게 끝내면 내가 마이 아파...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독자2
헐 그 소재가 주둥이님이셨구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너무 좋아여ㅠㅠㅠㅠㅠㅠㅠㅠ이런소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주둥이님 글도 너무 좋아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사랑함둥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독자3
글너무좋아요ㅠㅠㅠㅠㅠㅠㅠ소재도대박이고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주둥이님은 진짜bbbbbb
11년 전
독자4
김치예요ㅠㅠㅠㅠ어유ㅠㅠㅠㅠ주둥이님 워더~!
11년 전
독자5
와진짜ㅠㅜㅜㅜ대박좋아요ㅠㅠㅠ아련이에요ㅠㅠㅠㅠㅠㅠ작가님진짜사랑해요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독자6
들뿡이에요 ㅠㅠㅠㅠㅠ공영이다!!!!공영이나타났다!!!!!!!ㅠㅠㅠㅠ장난아니게 좋네요 ㅠㅠㅠㅠㅠ그럼 저는 작가님 루팡ㅋㅋㅋㅋㅋ♥
11년 전
독자7
슬예에요ㅠㅠ 이거 비비방에서 본건데! 역시 주둥이님이셧구나ㅠㅠ 으이ㅠㅠㅠㅠ
11년 전
독자8
비비방에서봤었는데 신알신해둔 작기분이셨군요ㅜㅜㅜ달다루ㅜㅜ
11년 전
독자9
나니예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둘이ㅠㅠㅠㅠ찬이가 얼마나 거짓말이라고 했으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독자10
헐ㅠㅠㅠㅠ 햄이에여ㅠㅠㅠㅠㅠㅠ 진심설레요ㅠ ㅠㅠㅠㅠㅠ
11년 전
독자11
젤리에요ㅠㅠㅠㅠㅠㅠㅠㅠ 댓글이 다ㅠㅠㅠㅠㅠㅠㅠ네요ㅋㅋㅋㅋㅋㅋ 어휴 진짜 글 너무 잘쓰세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마지막에 4월 2일로 넘어가는 순간에 고백하는거 전율이... 진짜 설레는 글이네요ㅠㅠㅠㅠ 작가님이 써주시는 공영 증말 사랑합니다♥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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