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징어는 데뷔한지 2년 조금 지난 가수야.
SM에서 야심차게 기획환 솔로 여가수지, SM이 SM인만큼인지 징어자체의 위력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징어의 인기는 상당해. 숱한 걸그룹들 사이에서 데뷔부터 현재까지 쭉 청순함을 컨셉으로 승승장구 하고있지.
작곡가님, 이번엔 컨셉 좀 바꿔봐요! 요새 쿨한 여자컨셉?같은거 많잖아요? 이미지변신도 해봐야죠, 저도."
근데 징어는 그게 그리 맘에 들지 않아. 신곡 컨셉을 잡을 때마다 작곡가니, 작사가니, 도움주시는 모든 분들에게 한마디씩 아니 다다다 몰아부쳐 건의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너무 무모할지도 모르니깐 그냥 늘 사랑받는 컨셉으로 가자는거지. 징어가 불만인 이유는 뭐냐고?
'헐, 우리 징어 언니 또 차이겠다ㅜㅜㅜ누가 자꾸 차니ㅜㅜ울 이쁘니언니를ㅜㅜㅜ'
'그거암? 우리 징어 ost부른 것들도 늘 차이는 노래임...맨날 차여..축구공같은 징어..하'
'그만 좀 차여라..너도 제발 이젠 차란말야..'
이게 뭐냐고? 징어의 컴백기사에 달린 리플들이야. 한 두개가 아니라 무려 리플의 90%이상이 반응이지. 이제 징어가 컨셉을 바꾸고싶어하는 이유를 알겠어? 징어는 데뷔때부터 늘 이별 노래를 불러왔어. 즉 2년간 늘 차였단 말이지, 노랫속에서! 근데 2년동안 정규앨범, 미니앨범 하다못해 ost까지에서도 단 한번도 못 성공했다는게 함정.
"아오.. 이번에 새로 계획하는 앨범마저 또 뻥뻥 차이게되는건가. 맨날 가사가 비슷해. 가지마, 난 너뿐이야. 내가 널 어떻게 잊어, 단 하루도 살 수가 없어. ...살수가 없긴 뭘 살 수가없어! 겁나 잘 살아갈수있어!! 잊는 것도 언젠간 되겠지!!!!!!!망할!!!!"
새로 준비중인 징어의 정규앨범을 두고 회의중에 열심히 징어는 이미지 변신을 건의했으나 끝끝내 받아들여지지않고 회의는 끝나고, 혼자 방에 남아있자 꼼짝도 안하고 입을 퉁퉁 내밀고 있던 징어는 혼자 중얼중얼 거리더니 이내 소리를 빽 질러. 나 지금 짜증나, 누가 나 좀 보러와줘, 누가 나 좀 달래줘하는 의미가 내심 포함되있는 행동이었으나 근처엔 아무도 없는 건지 살짝 징어의 고함소리만 울릴 뿐 아무 소리도 나지않았어. 징어의 입은 더더욱 툭 튀어나와.
"뭐하는 거야, 지금. 시끄럽게.."
삐뚤어질꺼야.
하고 속으로 되뇌이며 징어가 이를 빠득 가는데 대뜸 누군가 문을 열고 징어에게 타박을 줬어. 징어는 옳지, 내 울분을 들어줄 누군가가 왔다는 생각을 하며 고개를 번쩍 들어. 이왕이면 포근포근하고 다정다정한 준면오빠나 레이오빠를 원했으나 들어온 사람은 다름 아닌 도경수야. 그래도 징어는 도경수면 괜찮다고 생각해. 비글라인 같은 경우라면 잘 들어주지않고 장난을 걸어서 괜시리 징어를 울컥하게 만들어서 빵-울음을 터트리게 한 적까지 있는 장본인들이니깐 말이야. 물론 울음을 터트리자 당황해서는 어버버거리며 징어를 달래기 다급했지만 말이야.
"경수,경수 도경수우.."
"왜, 무슨 일있어? 또 컨셉이 차이는거야?"
말꼬리를 늘리며 경수의 이름을 불러대자 징어의 옆에 털썩 앉은 경수는 징어를 빤히 쳐다보며 말해. 그래, 이제 징어가 어떤 이유때문에 이런다안해도 알만큼 징어의 이 고민은 SM내에선 유명한거야. 2년동안 늘상 차이는 노래만 부른다고 인터넷뉴스마저 뜬 적있고 팬들사이에서도 종종 놀림감이 되는데 누가 모르겠어!
"응응. 정안되면 섹시컨셉은 안 바라니깐..좀 달달한 노래라도 불러봤음 좋겠어. 제대로 된 무대에서 부른 건 언제나 이별노래니깐 괜시리 나도 막 우울해지는거같구.."
자신을 측은히 쳐다보는 거 같은 경수를 보며 징어는 괜시리 더 불쌍한 척하며 말을 걸어. '그러니깐 너도 얼른 가서 내 이미지 변신을 위에다가 건의하고 또 건의해라'하는 속마음을 깔은 말이겠지만말이야. 그런데 경수는 징어의 바람대로 그럼 나도 가서 같이 건의해줄게!라는 말은 하지 않고 혼자 뭔가 생각에 잠겨. 그에 징어는 더더욱 속이 타서 경수의 팔을 잡고 흔들지.
"도경수우, 너도 맨날 내가 차이는 게 좋아?응? 내가 무슨 진짜 팬들 말대로 축구공도 아닌데!"
"..그럼 징어야, 나랑 듀엣무대 한 번 할래? 나 이번에 음악방송에서 듀엣한 곡 부르는 거 있는데..아직 상대가 안정해졌어. PD님이 내가 원하는 상대로 고르셔도 좋다고하셨거든! 달달한 노래니깐 징어야, 해볼래?"
헐, 이게 무슨 꿈이야, 생시야! 징어는 당연히 좋지! 달달한 노래를 정식 방속에서 부른다고? 아직 케이블인지 지상파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일단 징어는 이걸로도 충분해. 당장 경수의 팔을, 아니 멱살을 붙잡고 콜!!콜!!개콜!!을 외치고 싶지만 징어는 괜시리 도도한 척 한 번 고민해보기로 해.
"...흠..듀엣 한 번으론.. 내 성이."
사실 이건 징어가 이런 기회가 있다면 나를 써라, 계속 써라. 한 번 두번 세번 꼭 써!라는 뜻을 내포한 말이었지만 경수는 그런 징어를 이해하지못했나봐.
"그럼 안되겠다. 내가 도움안되서미안.. 난 듀엣상대 구해야되는거때문에 바빠서.. 먼저 가볼게, 꼭 원하는 컨셉 쟁취해내!"
란 말을 남기고 가버렸으니깐 말이야. 잡을 새도 없이 휙하니 나가버린 경수에 징어는 어버버거려. 이게 뭐야. 징어는 울고 싶어져. 바보, 바보. 도경수 이 바보야! 이런 눈치없는 놈.
혼자 힝힝거리지만 이미 나가버린 경수는 오지않아. 괜시리 도도한 척좀 해보고싶던 징어는 결국 기횔 잃어버렸단 생각에 두 손으로 자기 머리를 박아. 에이씨, 이게뭐야! 처음으로 찾아온 기회를 차버려! 그래, 내가 진짜 축구공녀다, 축구공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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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어야, 수고했어! 역시 잘한다, 내새끼!"
징어는 코디언니의 말에 웃어야할지 울어야할지 멍해졌어. 경수가 저번에 권했던 듀엣을 하는 프로그램은 평소 징어도 꾸준히 나가던 케이블 음악 방송이야. 현재 활동하는 아이돌이나 가수들이 자신의 노래를 부르는 평소완 달리 다른 사람의 노래를 부르고 팀도 서로 바꾸고하는 흔히있는 특집이었지. 징어는 이 프로그램에 경수가 건넨 기회를 뻥하고 차버린 이후에 자신이 섭외됬다는 소식을 들었어. 그리고 경수가 건넨 기회를 다시끔 되새기며 울분을 토할 수밖에 없었지.
왜냐고? 이 특집에서조차 징어는 또 이별노래를 맡았거든! 징어는 그렇게 다시 한번 이젠 남의 이별노래까지 무대위에서 부르고 내려오며 저 칭찬을 들었던거야. 그러니깐 그렇게 멍했던거지. 지금 누굴 놀리나하는 배배꼬인 심정마저 폴폴 피어나고말이야.
"그럼 내새끼, 잠깐 메이크업 약간 수정하고.. 손 좀보자. 지금 컨셉도 괜찮긴하지만.. 약간 흐트러진거같으니깐말야."
오늘 스케쥴 다 끝났나.. 숙소에 가서 짜증난거 다 잊고 빨리 샤워하고 잠이나 자야지..하고 생각하는 징어의 귀에 날라든 코디언니의 말은 징어에겐 생소한 말이야. 왜 메이크업을 고쳐? 설마 이거 엔딩까지보고 가야되는 프로그램이야?듣기론 2시간도 넘게 진행됬었고 징어는 첫 도입부분을 맡아서 흥을 돋구기위해! 분명 매니저오빠는 징어가 힘들까봐 1부까지만 하고 2부부터는 힘들면 그냥 숙소로 가도 된다고 했거든. 징어는 피곤해. 몸보다는 ..상처받은 마음이말이야. 근데 코디언니는 지금 메이크업수정을 요청하고.. 징어는 어찌해야될지 고민에 빠져.
"..어..언니. 제가 지금 ..2부 안보고 숙소로가고싶어요. 꼭 2부까지 다 보고 가야되요?"
혹시 자신이 건방져보일까봐 징어는 조심조심 말을 건네. 근데 코디언니는 그 말에 이해안간다는 표정을 지어. 2부까지 꼭 봐야되는거였나..하고 징어가 걱정할때 코디언니가 그럼 너 무대펑크내겠다는 거야?하고 질문해. 응?이게 무슨소리지? 나는 분명 솔로로 한곡부르고 끝아니었어? 징어는 어안이 벙벙해져 질문을 해봐.
"저 솔로로 한 곡 부르고 끝아니예요?"
"응? 경수랑 듀엣불러야지. 경수가 너랑 다 상의했다고 너랑 꼭 부르고싶다고 PD님 조르고 또 졸라서 애초 PD님이 계획했던 여가수가 안하고 너랑 경수랑 하는거잖아. 갑자기 왜 자다가 봉창두드리는 소리를 하구그래. 우리 징어, 많이 피곤해서 헷갈렸어요?"
우쭈쭈하면서 말을 건네는 코디언니의 말에 징어는 여기서 지금 느끼는데로 네!?!?그런적없는데요!?헐 뭐야, 도경수불러와!를 외치고 싶지만 그랬다가는 뭐야, 징어 넌 준비안됬니!?하면서 이 금쪽같은 기회가 날라갈까봐 징어는 아 제가 깜박했나봐요..를 조신스레 말하며 얌전히 메이크업수정을 받아. 다 됐다-라는 코디언니의 말에 감았던 눈을 뜨자 경수가 막 대기실문을 열고 들어오고 있어. 게다가 마침 코디언니도 메이크업 상자를 벤에 갔다놓겠다면서 대기실을 나서. 징어에겐 매우 좋은 찬스야. 징어는 기쁨반, 속았다는 배신감 반으로 경수에게 와다다 말을 퍼부어.
"너, 너! 그렇게 매정하게 가놓고 뒷통수를 날려?"
"사실 하고싶었던거잖아. 내가 널 봐온게 몇 년인데, 연습생때부터. 넌 뻔해. 그리고 넌 어떻게 그걸 믿냐. 듀엣 무대 계획하면서 당연히 남녀모두 짜놓지, 가수를. 상대가수를 알아서 구해오라 한 말을 믿어?"
으으..그건 그렇네하고 수긍하는 징어를 보며 경수를 킥킥웃으며 징어의 머리를 쓰다듬어. 네가 우리 멤버들하고 노래방가거나 하면 꼭 무대에서 부르고싶다고 노래노랠 부르던 듀엣곡이야. 연습할 필요없겠지?잘하자, 우리. 다정한 경수의 목소리에 징어도 따라 웃으며 응!하고 외쳐. 그리고 이내 둘을 부르는 관계자의 부름에 손을 꼭 잡은 채로 무대뒷편으로 향하지. 웃음은 얼굴에서 떠나지않은 채로 말이야.
그렇게 둘이서 노래부르는 내내, 그리고 2부 엔딩샷에서까지 서로 손 꼭 잡고 틈만 나면 서로를 쳐다보며 웃었던 징어와 경수는 방송이 나가면서 스캔들이 뻥-터저버려. 그렇게 너징어와 경수는 어떻게 됬냐고? 글쎄, 스캔들이 진짜일까 가짜일까. 그건 둘이서 아는 애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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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어제새벽?아니 오늘새벽에 니니썰 백현이꺼 본 사람있을까?? 내가 그거 쓴 쓰닌데.. 처음 글올리는거라 구독료없이 올릴려고 했는데 시스템을 헷갈려서 폰트크기인줄 알고 20을 설정했더라구. 그럼에도 불구하고 봐준 사람들이 있어서 기뻤기에 써두고 묵혀뒀던 썰 하나 구독료없이 올려봐!(근데 이게 이렇게 올리면 구독료가 없어지는지 잘 모르겠어) 아직 완전 쑥맥이라 다소 이상하더라도 잘 봐주길 바래..아님 나 민망함..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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