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랑 헤어져줘." 9년간 얼굴 맞대고 살았던게 무색할 정도로 정리는 빠르고 간단하게 끝났어. 이혼사유는 남편의 바람. 흔히 말하는 오피스와이프. 회사에 어린 사원이랑 바람이 나서 남자는 너와 이혼을 하기를 원했지. 너는 대학에 입학하고 1년을 다녔을까 얼굴 몇번 보지도 않은 사람에게 팔리듯 시집을 갔어. 덕분에 아버지의 사업은 크게 성공을 거뒀만 너의 20대는 집안일과 내조로 가득 차버렸지. 아이는 없었어. 서로 사랑하지 않았으니까. 처음엔 사랑하려고 노력도 깨나 해봤어. 그런데 사람 마음이 그렇게 쉽게 움직이겠니. 정처없이 9년동안 몸과 마음을 흐르는 세월에 쓸려보내고 나서야 그남자는 널 놓아줬고 넌 억울하고 슬프다기보단 언젠가는 일어났어야 할 일이 이제야 일어났다고 생각했어.넌 이혼을 스스럼없이 받아들였어. 미련따위는 남지 않았지. 그남자가 떠나가고 너에게 남은건 위자료로 받은 돈과 이혼녀라는 딱지 정도? 받은 위자료로 대학시절이라 할수 없지만 그 짧은 1년동안 취미로 배웠던 기억들을 되살려 카페를 차리기로 결심했고 카페를 차려. 곧 독립을 하기 위해 아파트를 하나 얻어 그집에 들어갔지. 그리고 그 옆집엔 다 커버린 재환이가 살고있던거고. 재환이는 어렸을때부터 널 좋아했어. 언제부터일까... 꽤 오래된건 확실하지. 9년 전 결혼식장에서 펑펑 울기 전부터 널 좋아했으니까 말이야. 남자의 짝사랑은 언제 끝나는줄 알아? 자신이 짝사랑하는 사람이 자기를 필요없다고 생각하는게 보이는 그 순간부터. 그걸 눈치챘을때 마음을 놓아버리고 아프지만 정리하기 시작하지. 재환이는 열일곱, 딱 열일곱살이였어. 짝사랑을 처음 정리했을때의 나이가. 너의 결혼식장에서 나오는 순간부터 재환이는 마음을 접기로 결심해. 널 잊으려고 공부도 운동도 연애도 모두 열심히 해. 길을 지나가면 왠만한 여자들이 쳐다볼정도로 멋진 남자가 됐지만 재환이는 뭐랄까, 스스로 공허함을 느껴. 어머니 생신이라 오랜만에 집에 들어갔어. 식사를 하며 이야기를 하다가 너의 이야기가 나와. 재환이는 흠칫했지만 아무렇지않은듯 다시 젓가락을 움직여. 어머니의 입에서 네가 이혼했다는 말이 들려와. 지금은 다시 집에 들어와 산다는데, 찾아가볼까 하다가 관둬. 어떻게 정리했는데.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 다시 밥먹는데 집중해. 젠장. 체할거같은 기분을 느낀 재환이는 남은 밥을 모두 남기고 속이 안좋다며 집밖으로 산책하러 나와. 아직도 옆집은 너의 부모님이 살고계셔. 골목을 걸으면서 네집을 슬쩍 바라보는데, 몇년만일까. 네방에 불이 켜져있어. 쳐진 커텐에 비치는 실루엣은 9년전과 다를게 없는 너야. 좀 비굴하지만, 어쩌면 내가 필요할수도 있을거같다 생각하는 재환이야. 두어달 후, 글이 잘 써지질 않아서 담배만 몇까치를 피워댔을까. 사람이 살지 않는 옆집이 시끄러워지기 시작해. 누가 이사라도 오는건가. 오늘은 글쓰기 글렀다 싶어 다 태워버린 담배를 사기 위해 집을 나서는데 아 세상에. 머리를 하나로 묶고 열심히 짐을 나르고있는 네가 보여.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조금 성숙해진것 빼고는 그대로야. 이러면 안될거같지만, 다시 심장이 빠르게 뛰는걸 느껴.
![[VIXX/이재환] 칼럼니스트 이재환 X 카페 주인 너. 여섯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4/b/6/4b6f1417f2a5c878624d5e687b42f2b2.jpg)
사실 이글의 원래 제목은 연상녀 꼬시는 이재환 X 이혼녀 너 였어요 휴가갔다가 다음주에 올게요 미안해요 ㅜㅜ 고마운 암호닉분들 복숭아님 사채업자님 포카리님 닭벼슬님 암호닉 고마워요 읽어줘서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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