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한오빠가 왔어
근처였는지 진짜 전화 끊고 얼마 안 있어서 왔더라
내가 그네에 앉아있다가 그냥 혼자 찔찔거리는것도 민망해서
벤치로 옮겨서 무릎 껴안고 고개 파묻고 있었거든
누가 내 쪽으로 걸어오는 소리 들렸는데
반대쪽에선 막 급하게 뛰어오는 소리가 들리더니
내 앞에서 탁- 멈추곤 진짜 따뜻한 손길이 내 머리를 쓰다듬는거야
"그만 울자 뚝"
사실 민망해서라도 우는거 멈추고 있었는데
루한 오빠가 저렇게 말하는데 간신히 멈춘 눈물이 다시 펑- 하고 터지더라
원래 누가 위로해주면 더 울게되잖아, 마음이 놓여서 그런가
그냥 다시 엉엉 울었어
"뚝하라니깐,.. 예쁜 얼굴이 이게 뭐야"
내가 어릴때부터 울고 그러면 종대오빠가 꼭 저렇게 위로해줬거든
좀 다르긴 해..ㅋㅋ 종대오빠는 "예쁜 얼굴 못생겨진다, 뚝"
이러는데 루한오빠도 그런 모습 많이 봐서 그런지 나 달래주는데 도가 텄어
내가 그래도 오빠가 위로해줬는데 빨리 그쳐야지 싶어서 꾸역꾸역 참아내고 고개 드니깐 오빠가
"왜그래.. 무슨 일 있어 00아?"
이러는데 그냥 말하기도 피곤하고 너무 마음이 지쳐서
애써 웃으니깐 오빠가 "눈 팅팅 부었다. 배 안고파? 삼겹살 먹자 오빠가 사줄게"
이러는데ㅋㅋ그냥 웃겨서 웃었어
기승전삼겹살..ㅋㅋㅋㅋㅋㅋ
"어? 웃다 웃으면 엉덩이에 뿔나는데"
"치.."
"장난이야, 웃으니까 오빠 녹는다."
오빠 맨날 저런 장난치니깐 웃겨서 웃다가 같이 일어나서 근처 삼겹살 집 갔어
"이모~ 삼겹살 3인분이랑 소주두병이요!!"
내가 앉자마자 소리치니깐 오빠 어이없어서 웃고ㅋㅋ
우리집 근처라서 내가 여기 자주가거든
오빠들이랑도 자주갔고
이모가 우리 알아보더니 소주부터 가지고 와선
"세훈이한테 말은 하고 루한이랑 먹냐? 으이구"
이러면서 내 등짝에 스매쉬를 가했지...
"아아!! 쉿!!! 오늘은 아무말도 하지말아여!!!"
내가 손가락 입술에 갖다대고 저랬더니
이모 진심으로 한심하다는듯이 쯧쯧 거리다가 루한오빠한테 왜 저런애랑 노는거냐고
진심 이해안간다고 하고 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모 너무행...
"오빠가 구울게, 우느라 진빠진 00이는 먹기만 해"
오빠가 진짜 다정하게 웃으면서 저렇게 말하는데
그냥 너무 고맙고, 오빠 좋아했던 내 예전 모습도 떠오르고 해서 푸스스- 웃었어
"왜 울었어, 말하기 좀 그런가?"
오빠가 고기 구우면서 묻는데 그냥 웃다가
돌려 말하고 싶어서 술도 좀 들어갔겠다, 내 나름대로 비유해서 말했어
"그냥,.. 나는 항상 내가 배려 많이 하고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또 멍청하게 마지막에 터지는거 보니까
그냥 나도 못된앤가 싶어서.. 나 많이 나쁜 애야 오빠?"
"...."
"배려해준다고 곧이곧대로 배려 받고 싶어하는것도 웃긴데... 아니, 내가 애초에 배려를 한게 맞긴한가.."
"00아,"
"아, 나 뭐래는거야 배려타령..ㅋㅋ 신경쓰지마 오빠"
웃기지 나도ㅋㅋ 실컷 혼자 주절주절 말해놓곤 신경쓰지 말라니
"00아"
"어?"
"너 착해, 내가 아는 누구보다 착해."
"...."
"알아 나도 네가 배려 많이 하고, 그만큼 혼자 참아내는것도 많은거"
"근데 가끔은 주변 사람한테 네 마음 그대로 말해도 돼. 말 안해서 일 생기는것보단 낫잖아."
내가 진짜 나쁜 사람인게
나는 그렇게도 착하단 말이 듣고 싶었나봐,
오빠가 저렇게 말해주는데 그냥 눈물이 또 막 솟구치는거야
뭔가 마음이 뜨겁고, 진짜 위로 받는거 같고, 그 순간에도 우리 오빠 보고싶고..
"특히,..세훈이한텐 네가 더 많이 얘기하고 투정부려도 되잖아, 애인인데.
그러라고 연인관계가 있는거 아닌가.."
".......응..."
"세훈이랑 싸운거 맞지? 이거 안되겠네, 내가 확 뺏어간다고 말해야겠다."
오빠가 저렇게 말하곤 "먹어" 라면서 집게로 고기 집어서 내 쪽으로 건네주는데
그냥 또 미안하더라 우리오빠한테...
내가 좀 더 자존심 굽히고 말할껄 싶으면서
오빠 생각도 나고, 루한오빠한테도 많이 미안하고 고맙고
내가 말없이 고기 보고만 있으니깐
"그만 감동받고 먹어 이 여자야ㅋㅋ"
이러면서 이따시만한 쌈 싸서 내 입에 넣어줬어..ㅋㅋ
그냥 그렇게 오빠랑 계속 얘기하고 마시면서
나도 기분 나아지고
종대오빠가 자기 버리고 군대동기 만나러 갔다면서 자기 진짜 왕따라고
나도 아까 그렇게 느꼈다고 하니깐 우리 둘다 왕따냐면서 웃고ㅋㅋㅋㅋ
내가 좀 취해서 오빠가 나 집앞까지 데려다주고 들어가라고 하는데
내가 막 비틀거린거야
"어이고, 그러게 왜 그렇게 퍼 마셔 엉?"
오빠가 나 잡아주면서 딱밤 놓는데
내가 그냥 막 오빠한테 안겼어
"루우~한 오빠~~ 코오~맙슴니다아~~"
"..뭐가요"
"그으으으냥! 히...오세훈 보고시따.."
오빠가 나 한번 꽉 안아주더니 "내일 보러가면 되지. 먼저 다가가는건 지는게 아냐. 알겠지?" 이러고
얼른 들어가라고 보내줬어
오빠한테 빠이빠이하고 집에 들어와서 침대에 뻗었는데
그냥 하루 좀 싸웠다고 오빠가 이렇게 보고싶나 싶어서 웃음이 나더라..ㅋㅋ
혼자 누워서 실없이 웃으면서 "오세훈 보고싶다" 만 중얼거리다가 잠든거 같애
-
카페를 나선 너를 보고도 자리를 뜨지 않았다.
사실, 정말 이해가 안갔다.
내가 우리 00이를 많이 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였나보다.
아직도 나는 많이 부족한 애인이였구나 싶어서
찬찬히 다시 돌이켜 생각했다.
그러다가 문득, 네가 내 핸드폰 노려보던게 생각나서 바로 잠금화면 풀었더니
카톡이 그대로 뜨더라
아, 배주현... 맘에 안들어 하는건 알고 있었는데
난 나름대로 차갑게 대한다고 생각했는데
너는 이 대화창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알 수가 없었다
그러다 문득, 일단은 너를 따라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급하게 나와서 무작정 걸었다
아, 네가 한 입도 안 덴 녹차라떼를 들고서
혹시나 너를 찾으면 울고 있을게 뻔하니깐 단거 마시고 기분 풀라고
무작정 걸으니 저 멀리 네 동글동글 귀여운 뒷통수가 보인다.
일단 발이 가는대로 걸었을 뿐인데 너를 찾아내니
뭔가 기분이 좋았다. 내 몸이 알아서 널 찾는구나 싶어서
괜히 뿌듯하고, 말해주면서 풀어줘야겠다 생각했다.
잠깐 혼자 실실대면서 좋아서 한 눈 팔았더니
네가 없어졌다.
일단은 네 집 근처 인거 같아서 혹시라도 무슨 일 당했나 싶어서
이 골목 저 골목 다 뒤져봤는데 네가 없다.
무사히 잘 들어갔길 빌면서 마지막으로 공원으로 향했다.
우리랑 많은 걸 함께한 이 공원에 혼자 오니
여기서 너에게 어떻게 고백할지, 어떤 구실로 너를 부를지 고민했던 앳된 내 모습들이 생각나서
다시 한번 기분이 좋아졌다. 상쾌해졌다고 해야하나
너는 참, 여러모로 날 웃게 하는구나
많은 생각을 하며서 저벅저벅 걷다보니 저 멀리 벤치에서
무릎을 모으고 앉아 얼굴을 파묻고 있는 네가 보인다.
찾았다, 내 복덩이
그래도 아직은, 서로 오해가 있으니까
최대한 표정을 굳히며 다가갔다.
네 앞에만 서면 실실 웃음이 나는데
참는것도 참 고역이지 싶었다.
다가가는데 반대편에서 웬 급한 뜀박질 소리가 들린다.
가로등불에 정면으로 맞은 얼굴이 잘 안보여서 멈칫- 하고는 그 얼굴을 자세히 보니
루한이다.
네가 불렀는지, 알아서 온건지 모르지만
네 머리를 쓰다듬어주니 네가 더 운다.
멍청하긴, 참 너 달래는 법을 모르나 보다. 일단은 안아줘야 하는데.
근데 참 이상하게, 발이 안떨어지더라
가서 내 자리니까 나오라고 해야되는데, 그냥.. 내가 감히 낄 수 없는 세월의 벽이 있었다고 해야하나
이 무슨. 내가 너 때문에 소설을 다 쓴다 00아, 어?
더 이상 거기 있기가 초라해서 그냥 너네집 뒷편 놀이터로 옮겼다.
여긴 그나마 가로등이 밝아서 아직 애들이 있다.
애기 참 좋아하는데 네가.
네가 집에 돌아올쯤 가봐야 겠다고 생각했다.
그래, 생각 정리할 시간이 필요한거겠지.
루한이랑 친하니까, 찡찡거리는거 좋아하는 네가 말할 상대가 필요했겠지.
한참이 지났다.
애들도 하나 둘 씩 엄마가 불러서 집에 가고
한 아이가 내게 다가온다.
"형아는, 왜 앙가요? 집 어떠??"
"형 예쁜 여자친구 기다리고 있어요. 우리 꼬맹이는 집이 어디야?"
"저어-기, 가치가여!"
"....형이 데려다 줄게"
참 귀엽게도 생긴 꼬맹이는 네 아랫집 아기였다.
네가 그렇게 귀엽다고 귀엽다고 입이 귀에 걸리면서 얘기했던 애가 얘구나 싶었다.
민국이를 집에 데려다주고 바깥을 내다 봤더니
네가 있었다. 루한이가 데려다 줬나보다.
애써 좋게만 생각하려 했는데, 네가 몸을 못가누더니 껴안는다.
이해 할 수 있다. 넌 고마워서 그런거겠지.
또, 워낙 안기는 거 좋아하는 애니깐 그런거겠지.
근데 이상하게, 네가 집에 들어가고서도 널 부를 수가 없었다.
뭐야, 뭐 대단하게 싸운것도 아닌데
왜 이러지
나도 결국 사람인가 싶었다.
네 일에는 뭐든 관대 할 수 있을거 같았는데, 마음이 옹졸해진다.
아직까지 들고 있던 녹차라떼를 네 집앞에 놨다.
행여 내일 문 열다가 엎지를까 문 옆에 뒀다.
다 식어서 맛없어 졌는데, 미안. 좀 더 빨리 줬어야 했는데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참 공허하다.
우리가 뭐 대단하게 싸웠다고,
내일 다시 얘기하면 되는데
루한 앞에서만 작아지는 내가 참 못나 보인다.
인정하기 싫은 열등감 같다.
내 마음을 확신 못할때의 네가 이해가 간다.
넌 분명 나와 일년을 넘게 함께했는데
그래도 너를 더 많이 아는건 그 이전에도 함께했던 루한일꺼 같아서
괜한 심술이 나는거다.
내일, 내일 다시 얘기하면 되겠지.
너도 나도, 풀리겠지.
오세훈, 복덩이는 바버야ㅠㅠ |
이 멍충이들!! 서로를 그렇게 위하면서!!! 여러분 근데, 여주가 카톡을 본건 그렇게 큰 잘못이 아니에요! 세훈이가 원래도 보라고 했다는 점! 세훈이는 오히려 여주가 보고 자기를 의심을 안했으면 하는 마음이 더 컸다는거!!
후, 쓰면서도 마음아프다ㅠㅠ 이 바버들ㅠㅠ서로 밖에 모르는 바버ㅠㅠㅠㅠㅠㅠ
노래가 좋으니까 괜히 글도 좋아보이는..헣....ㅎ
아마 이번편 보고 복덩이를 미워할거 같은데! 복덩이랑 종대 루한은 워낙 친해요! 껴안는거 쯤!! 이런 사이? 근데 아무래도, 남자친구 입장은 씁쓸하고 신경 쓰일 수 밖에 없겠죠? (최대한 복덩이를 감싸려 애쓴다) (((((((((((((((복덩이))))))))))))))
복덩이 건들면 후니한테 혼납니다 혼나구여
댓글 완전 좋아! 살맛나여!! 내가 당신들 심좡을 쭬깃쭬깃하게 하고 있다니, 뿌듯 ^__^*
근데, 어떤 독자분이 이게 과거 얘기니깐 어짜피 잘 될거 안다고...ㅋㅋㅋㅋㅋㅋ뚜쉬 다음엔 현재진행형 썰을 쓸거야!!!
날이 우중충해서 좋아여ㅠㅠ 전 회색하늘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글이 더 술술 쓰였어요!
그럼 다들 아디오스!
오구 이뻐 민국이ㅠㅠㅠㅠㅠㅠㅠ
오구 이뻐 루하니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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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역시도 당신들 밖에 모르는 바버야ㅠㅠ♡ |
큥 / 토익만점 / 이씽 / 양양 / 가나초코 / 복뎅이 / 작가님겁귀♡ / 딸기 / 징지잉 / 구금 /
오감자 / 일로오센냉큼오센와이프 / 도로시 / 워♤후 / 올구리 / 금니 / 규쁨 /
쮸쀼쮸쀼 / 새벽토끼 / 시카고걸 / 설렘사 / 괴도루팡 / 꼬꼬마 / 찬여열 / 초코칩 / 작가님사랑합니다 /
꾸르륵 / 핫초코 / 오쎈니 / 썬더 / 아이폰 / 짝짝 / 밀크티 / 룰루랄랠 / 몽구몽구 / 잭프로스트 /
세훙 / 준면맘 / 망고 / 손바닥 / 쿵덕쿵 / 멋쟁이 / 청사과버블티 / 자몽 / 에이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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