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인이가 죽었다.
경찰의 말에 의하면 거의 손목이 잘려나간 채로 욕조 안 물에 잠겨있었더랬다.
잘린 손목도 함께 물에 잠겨 물은 핏빛이었고, 그 핏물 속에서 종인이가 죽어있었단다.
상황들로 보아 자살…, 로 추정된다고 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네 옆에 있고싶어.'
내 옆에 있어주겠다고 했잖아, 종인아…….
*
장례식장에는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다. 종인이가 보살펴주던 환자들, 종인이의 친형, 그리고 찬열이도 왔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내 옆에 있어주겠다고 했는데. 나는 여기 있는데, 넌 왜 내 옆이 아닌 사진 속에서 웃고있니.
눈에서 눈물이 비처럼 흘러내렸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이후로 이렇게 운 적이 없었다.
사고로 우울증을 앓고 있던 나에게 너는 구원같은 존재였다. 네가 나를 구해주었다. 언제나 함께 있어주었다
.하지만 나는 그런 너를 벼랑 끝으로 몰아넣었다. 그런 너를 혼자두었다.
나는 너를 구하지 못했다
."……종인아,"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하겠어.
그래도 넌 내맘 알 수 있지?
몇일 전에도 다 알고 찾아와 줬잖아.
종인아, 종인아…….
더러운 걸 못참는 네 집에 찾아가 집 어지럽힌 거 미안해.
네 생일 까먹고 못챙겨줬던 것도 미안해.
네가 나 잘 때 몰래 찍은 네 핸드폰에 있던 사진, 다 삭제한 것도 미안해.
찬열이를 사랑하게 된 것도,
아직 사랑하는 것도…, 미안해.
정말 많이, 너무 많이 사랑했어.
그리고 지금도 역시 너를 사랑해.
저녁이 되서야 손님들이 다 돌아갔다.
정리를 다 하고 종인이가 있는 방으로 돌아오자 찬열이와 종인이의 형이 앉아있었다. 아무 말 없이 앉아있는 둘의 뒷모습을 보고있었다. 찬열이가 인기척을 느꼈는지 눈가를 손으로 닦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내 쪽을 바라봤다. 나 역시 아무것도 담지 않은 눈으로 찬열이를 바라봤다. 서로 아무 말 없이 바라만 보고 있었다.
찬열아. 너는 아직도, 나를 사랑하니?
내 눈빛을 읽은건지, 찬열이가 가만히 고개를 끄덕인다.
나쁜 나는 종인이의 사진과 마주보고 있으면서도 찬열이의 대답에 안심해버린다.
"박찬열씨 계신가요?"
갑자기 뒤에서 들린 낯선 목소리에 나도, 찬열이도, 앉아있던 종인이의 형도 고개를 돌려 뒤쪽을 봤다. 슈트을 입은 남자와 편안한 옷을 입은 남자 두명이 있었다. 찬열이가 낮게 손을 들자 남자 두명이 다가와 찬열이의 팔을 잡았다.
"경찰입니다. 같이 가주셔야겠습니다."
"이게 무슨…!"
"박찬열씨, 당신을 살인죄로 체포합니다."
남자의 팔을 찬열이에게서 떼어놓으려던 나는 움직일 수가 없게 되었다. 슈트를 입은 남자를 보고있던 눈을 돌려 찬열이의 눈을 봤다. 찬열이 역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너무 울어 부은 눈이 나에게 말하고 있었다.
아니야, 아니야. 나 아니야, 백현아. 나 믿어.
하지만 나는 그 눈을 피해 다른 곳으로 돌렸다. 찬열이는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자신을 붙잡은 남자들이 이끄는 곳으로 걸어갔다. 눈만 껌뻑거리며 서있던 나는 자리에 주저앉았다. 멈춘 줄 알았던 눈에 또다시 눈물이 차올랐다.
"백현아."
"……."
"찬열이가 그럴 리 없잖아."
"……."
"찬열이, 믿어."
"……."
"찬열이 믿고, 가서 찬열이 지켜줘."
"……형,"
"종인이도 그걸 원할거야."
"……."
"혼자서 힘들면, 내가 도와줄게."
찬열아, 나는 너를…….
이틀 뒤, 나는 찬열이를 찾아갔다. 면회 신청을 하고 얼마 후에 찬열이와 나는 투명한 벽을 사이에 두고 만나게 되었다.
죄수복을 입은 찬열이는 고개를 숙이고 손만 만지작 거렸다. 나도 찬열이의 크고 긴 손을 보고있다가 시선을 위로올려 찬열이의 얼굴을 보며 입을 열었다.
"찬열아."
고개는 여전히 들지않고 눈만 크게 떠 나를 바라본다. 불안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찬열이를 똑똑히 보고 말했다.
"나, 너 믿어."
"……."
"내가 널 변호 해줄거야."
"……."
"니가 왜 여기에 오게되었는지, 나한테 말해줘."
찬열이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살짝 쓴웃음을 지었다.
옆에있던 경찰에게 찬열이의 사정을 이야기하자 종이와 펜을 얻어와 찬열이에게 건넸다. 찬열이는 그 종이와 펜을 받아들고 느릿느릿 쓰기 시작했다. 나는 찬열이가 다 쓸 때까지 종이를 보지않고, 찬열이의 얼굴만 보았다. 그리고 잠시나마 너를 의심한 나를 자책했다. 그래, 네가 그럴리가 없는데. 잠시간 찬열이가 움직이던 손을 멈추고 종이를 들어 나에게 보여주었다. 나는 위에서부터 읽기 시작했다.
[종인이가 죽어있던 욕실 샤워기에서 내 지문이 발견됬대. 집 안에 아무런 지문도 남아있지 않았는데, 샤워기에 내 지문이 남아있었대.]
매일매일 청소하는 종인이의 집 안에, 지문이 남아있다는 건……. 나는 또박또박 쓴 글씨들을 보며 또다시 찬열이를 의심하고 말았다. 자신이 쓴 글을 읽고있던 내 얼굴을 보다가 내 표정이 미세하게 변하는 것을 눈치챘는지 찬열이가 곧 다시 고개를 숙였다. 아니야, 찬열아. 더이상 널 의심하지 않을게.
"찬열아, 걱정하지마. 내가 너 아니라는거 밝혀줄게, 내가 지켜줄게."
나는 마지막 남은 내 사람을 지켜내고 싶다.
내용이 너무 짧은것 같아서 추가했어요!
근대 정말 점점 가면갈수록 못쓰는것같아요...
전에 썼던 7편 삭제하기전에 무플이였다능
제가 못쓴 탓이겠져ㅠ갠차나요..
찬열이 번외는 어떻게할지 아직도 결정 못내렸네요..
텍파로 나눌지, 여기에 쓸지...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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