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헤어지자 "
예상은 했다, 이렇게 끝이 날거라고. 사람 인연이라는게 시작이 있으면 끝이란것도 있으니까. 그런데 그 끝이란것이 너무 갑작스럽게 다가온것이 문제였다. 며칠동안 계속 생각해봤다. 너무도 변한 그의 태도에 지친 나, 그도 나처럼 내 태도가 변했다고 생각했겠지. 얼마 전 까지만해도 밝게 웃으며 따뜻하게 날 마주했던 그가 지금은 차가운 눈빛으로 날 내려다보고있었다. 아무런 말도 못하고 눈을 내리깔고있는 날 보며 답답했는지 먼저간다, 하고 돌아서서 나가버린다.
지금 그가 나에게 보인 등은 아마 처음인 것 같았다. 나와 만난 그 오랜시간동안 그는 나에게 등을 보인적이 없었다, 날 챙기기에 바빴던 그는 날 만날때도, 집에 돌아갈때도 그는 날 먼저 들여보내고 집에 도착했다는 전화가 오고나서야 집으로 돌아갔다. 그런 그가 지금 나에게서 등을 보였다, 그 행동 하나가 정말 그가 날 떠났구나 싶은 마음이 들었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본 그의 등은 꽤나 슬퍼보였고 축 쳐져있었다. 그가 내 등을 본 기분은 어땠을까.
" 남우현… "
그의 이름 석자를 한번 불러보고 고개를 들자 바로 앞에있던 그의 등이 어느새 멀리 떠나 흔적을 감췄다. 뜸들일 시간같은건 없었다. 벌떡 일어나서 밖으로 뛰어 나가자 다행인건지 불행인건지 그는 멀리 떠나지 않았다. 손을 뻗으면 잡힐것 같은 그에게로 다가가 나에게 보였던 등을 끌어안았다. 이것이 부른 안좋은 결과같은건 중요하지 않았다. 잠깐이나마 그가 나에게 보인 등을 감출 수 있었으니까, 나에게 보이지 않았으니까.
-
남우현시점으로 가볼께용 뿅뿅
-
" 헤어지자 "
그 단호한 한마디에 그의 고개가 아래로 숙여졌다. 원하던 말 아닌가, 며칠동안 생각해 봤는데 성규의 행동이 많이 변했다. 날 귀찮아하는게 눈에 보일정도로 날 피하고 무슨 말만해도 아무런 대답을 하지않거나 아, 그래. 하고 말을 끊어버리기 마련이었다. 그제서야 느꼈다. 아, 헤어지고 싶은거구나. 옛 정인지 오랜 시간 함께해서 그런지 쉽게 말 못하는구나. 낑낑대는 성규를 보고싶지는 않았다. 먼저 헤어지자고하면 더 홀가분해 하겠지. 하는 마음으로 말 했지만 성규는 별로 좋아하는 것 같지 않았다.
많은 생각을 하는 그 짧은 시간동안 성규는 고개를 들지않았다. 먼저간다, 하고 일어나 밖으로 나가자 그제서야 고개를 드는 성규였다. 역시 싫은 척 한거였나보네, 아마 나만 힘들어 하고있는거겠지. 처음 그에게 등을 돌림으로써 그와 나의 관계는 아무런 관계도 아닌게됐다. 친구도, 연인도 아닌 그냥 스쳐가던 인연. 금방이라도 눈물이 흐를것같았지만 꾹 참아냈다. 꽤나 멀리 돌아 온 것 같았다.
" 김성규… "
이젠 다시 부르질 못할 그 이름 석자가 날 다시 슬프게 만들었다. 잠깐 멈칫하고선 다시 돌아갈까 생각하다가 벌써 정리한 관계 후회해봤자 늦은거라고 다짐했다. 다시 발걸음을 옮기는데 뒷쪽에서 누군가 달려오는 소리가 들렸다. 어딘가 익숙했다, 그리고 그 누군가가 날 끌어안았고 익숙한 향기가 코끝을 찔렀다. 아, 그가 돌아왔구나.
-
이상한 끝 마무리 뎨둉.. 저번에 댓글 달아주신 분들 격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