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성규씨 되시나요? ]
" 네, 맞는데요? "
[ 여기 대한병원인데 혹시 남우현 환자분이랑 아시는 관계신지… ]
" 네… 무슨 일 있어요? "
[ 다름이 아니라, 남우현씨가 교통사고로 지금 병원에 계시거든요. 최근에 연락하신분이 김성규씨라서 연락드렸습니다. ]
다짜고짜 사고라니. 날 만나러 온다며 신나게 방금전까지 전화통화를 하던 그였는데 삼십분이 지나도 한시간이 지나도 오지 않던 그였다. 혹여 무슨 일이라도 있을까 싶어 전화를 해봤지만 받지 않더니 갑작스럽게 걸려온 전화는 낯선 여자의 목소리만 흘러나올뿐이었다. 대한병원이라는 말에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그냥 간단한 접촉사고겠지. 금방 훌훌 털고 일어나서 다시 헤실헤실 웃어보이겠지 하는 마음으로 전화를 끊고 바들바들 떨리는 양손을 잡고 바닥에 주저앉았다. 하늘이 노랗게 변한다는게 이런 기분인건가, 한발자국도 나아갈수 없을정도로 머리가 핑돌았고 쓰러질것만 같았다. 다시 문득 그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았고 밖으로 나가 아무 택시나 붙잡고 대한병원으로 가주세요, 하고 말하자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이고선 빠르게 운전을 하는 아저씨였다.
손이 떨리는건 멈출 기색을 보이지 않았고 초조해져서 한숨만 내 쉴 뿐이었다. 그리고 바지주머니 속에서 진동이 한번 짧게 울려왔고 우현인건가 하고 빠르게 확인을 했다.
[ 대한병원 3 : 23분 남우현 환자가 사망하셨습니다 ]
하늘이 무너지는 것같았고 머리가 핑 돌았다. 누군가 장난치는거겠지 어쩌면 남우현이 일어나서 장난을 치는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생각하고있음에도 불구하고 머릿속은 복잡했고 심장은 미친듯이 뛰었다. 주먹을 꽉 쥐었다 폈다, 머리를 만지작 거리고 마른세수를 하기도 했다. 그래도 변하는 사실은 하나도 없었다. 겨우 도착했는지 택시는 부드럽게 멈췄고 대충 돈을 건내고 밖으로 나가 후들거리는 다리를 붙잡고 한번 숨을 고르고 다시 걸어나갔다.
" 남,남우현이요. "
" 아, 저 따라오세요. "
설마설마 했다. 원래같으면 병동 위치를 알려주지 않을까 싶었는데 자신을 따라오라며 손짓하는 간호사를 보며 다시 심장이 쿵쾅대기 시작했다. 아무런 말을 하지 않은채 걸어가던 간호사가 문득 멈춰서서 뒤를 돌아봤다. 불안해하는걸 눈치챈건지 안쓰럽다는 듯 미소지었다. 터벅터벅 앞으로 걸어가자 간호사는 나와 눈을 마주하고 줄줄 읉기시작했다. 아슬아슬하게 서있는 내가 불안하기라도 한건지 혹여 쓰러질까 걱정이라도 되는건지 잠깐씩 말을 멈췄다.
" 영안실 들어가셔서 신원파악 하시고, 보호자분들께 연락주세요. "
고개를 끄덕이자 내 옆을 쓱 지나갔다. 터벅터벅 걸어가 문을 벌컥 여니 하얀천을 머리 끝까지 덮고있는 사람형태하나가 보였다. 바들바들 떨리는 손을 주체하지 못하고 천을 재껴버리자 익숙한 얼굴이 눈을 감고 누워있었다. 잠을 자는 것 마냥 편안하게 눈을 감고있는 모습이 죽었다고 상상이 가지도 않았다. 덜덜덜 입술이 떨리고 손을 뻗어 얼굴을 쓰다듬자 금방이라도 눈을 뜰 것 같은 그였다. 따뜻했던 그의 손을 들어올려 맞잡자 차가운 기운만 느껴질 뿐이었다, 겨울날 녹여주던 손이 이젠 차갑게 식어 움직이지도 않는다고 생각하지 덜컥 겁이났다. 벌떡 일어나 밖으로 나가 다시 뒤를 돌자 영안실이라는 세 글자만이 눈에 띄었다. 그제서야 현실로 다가왔다.
아, 날 위로하고 달래주고 매일 곁에있던 남우현은 이제 떠났구나. 허, 하고 헛웃음이 나왔고 털썩 주저앉아 실성한 듯 웃었다. 그러다 앞이 뿌옇게 변하더니 눈물이 툭, 한방울 떨어졌다. 닦을 생각도 하지않은 채 그냥 주륵주륵 흐르게 두니 얼굴을 젖어왔고 이렇게 울어도 눈물을 닦아줄 그가 없다는 사실에 멎으려했던 눈물이 한번 더 빵 터져버렸다.
이제 내가 너 없이 어떻게 살까, 우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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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아실 전 병원 분위기같은건 모른답니다 여러분 그냥 마구마구 썼어요
틀린거 지적 감쟈감쟈
구독료 내고 이렇게 똥글 읽어주셔서 감쟈감쟈
저는 이만 자러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