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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un 전체글ll조회 1854l 3
 

 

 

 

W. The Sun

 

화이트 크리스마스 강미르 (미친미르) X 시크릿 가든 한태선 (썬)

 

  

 

 



그 일이 있은 뒤 삼일 정도 휴식을 취했다. 워낙에 부상 정도가 심해서 혼자서는 거동이 불편했던 데다가 출혈이 심해 미약한 쇼크 반응도 보였던 바람에 그냥 삼일을 스트레이트로 누워있을 수 밖에 없었고, 말해봤자 씹힐게 분명했기 때문에 치료는 고분고분하게 받았다. 

 



"이러다가 몸 다 굳어 버리겠네." 

 



한숨을 푹 내쉰 나는 숨을 크게 들이쉬고는 침대 난간을 붙잡고 힘겹게 몸을 일으켰고, 온몸이 제대로 굳어 있었는지 이곳저곳에서 우두둑 거리는 소리가 울렸다. 꼴이 말이 아니네. 그래도 간단한 스트레칭을 해보니 생각보다 몸의 상태가 많이 호전된 것 같았다. 하긴, 이 미친듯한 재생력 때문에 미친미르라는 별명의 뜻이 더 늘어났지. 상체를 침대 헤드보드에 기댄 나는 손목에 채워진 수갑을 몇 번 매만져보다가 문이 열리는 소리에 시선을 돌렸다.
 

 


"같이 갈데가 있다."
 

 


** 


 



다리에 난 총상은 좀 아문건지 절뚝거리는건 괜찮아졌지만 문제는 복부에 난 총상이었다. 탄알 제거를 제대로 한건지 만건지 자리에 앉았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욱신거리는 상처를 살짝 누른 나는 작게 욕지거리를 뱉으며 시선을 옆으로 돌렸다. 나중에 엑스레이라도 한 번 찍어봐야지 원.

내 옆으로 지나가는 익숙한 배경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나는 슬쩍 시선을 옮겨 아무 표정 없이 차를 몰고있는 한태선을 힐끗 바라보고는 다시 시선을 돌렸다.

내가 갈아입을 옷과 해킹에 필요한 물건들을 챙겨오라고 지시가 내려왔다며 날 데리고 나와 내 집으로 차를 모는 한태선은 아무 말 없이 운전만 했다. 조용한거 질색인데. 옷은 그렇다쳐도 장비는 그냥 줘도 될텐데 무슨 꿍꿍이인지… 편히 시트에 몸을 기대려다 다시 욱신거리기 시작하는 상처를 부여잡은 나는 고통에 참았던 숨을 길게 뱉으며 말했다. 


 


"배짱 좋네, 부하 한 명없이 날 데리고 나오다니."


 


한태선은 내 말에 작게 웃었다. 날 대놓고 비웃는군. 난 인상을 찌푸린채 한태선을 바라봤고, 한태선은 내 시선을 느꼈는지 어깨를 한 번 으쓱하며 말했다.
 

 


"이곳저곳 망가진 킬러랑 멀쩡한 킬러랑 붙으면 누가 이길까?" 

 



입꼬리를 끌어올려 싱긋 웃은 한태선은 다시 시선을 앞으로 돌리고는 차의 속도를 조금 올렸다. 아, 그래? 근데 전제조건이 하나 더 있는데. 그 생각을 못하고 있네… 이봐 한태선, 거기 내 집이야.

 

 


**





현관에 들어선 나는 거실로 들어서자 마자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하려는 듯 나를 향해 총을 겨누고 있는 한태선을 향해 몸을 돌렸다. 내가 몸을 돌리자 한태선은 눈을 가늘게 뜨고 날 바라봤고, 난 그 앞에 수갑이 채워진 내 손목을 흔들었다. 


 


"장비 꺼내려면 손이 자유로워야 해서." 

 



한태선은 그런 날 바라보며 잠시 한숨을 푹 내쉬더니 코트 주머니에서 수갑 열쇠를 꺼내 나에게 던졌다. 니가 직접 풀어주면 덧나냐. 그것을 받아낸 나는 재빠르게 수갑을 풀어낸 뒤 이젠 너무 익숙해진 수갑을 바닥에 내팽겨쳤다. 젠장, 자국 남겠네. 양 손목에 난 수갑 자국을 보며 인상을 찌푸린 나는 뻐근한 손목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거실 탁자로 가 그 위에 놓여진 담배갑과 라이터를 집어 들었다. 강제 금연도 못할 짓이다 진짜. 담배 한 개피를 꺼내 입에 문 나는 그 끝에 불을 붙이고는 그것을 세게 빨아들였고, 뿌연 담배연기는 순식간에 내 폐 속을 그득하게 채웠다. 아, 이제 좀 살 것 같네. 속이 뻥 뚫리는 기분을 느끼면서 담배갑과 라이터를 탁자에 내려놓고는 연기를 뱉어낸 나는 담배를 재떨이에 한 번 툭 털고 내 방으로 걸음을 옮겼다.

난 일단 한태선의 경계를 늦추기 위해서 큰 가방 두 개를 꺼내와 한 가방에는 내 옷가지들을 그득하게 채웠다. 일부러 이민 갈 법한 수준으로 짐을 싸니 곧바로 뒤에서 "이봐, 이사 가?" 하며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옷이 많은걸 어떡해?"


 



내가 좀 패셔니스타라…. 비아냥 거리며 옷을 주섬주섬 다 가방에 집어넣은 나는 평소에 자주 입고다니던 야상도 꾸역꾸역 집어넣고 몸을 일으켰다. 그새 담배가 꽤 많이 타들어 가방 위에 떨어져버린 담뱃재를 툭툭 털어낸 나는 남은 담배를 깊게 빨아들이고 그 연기를 시원하게 뱉어내면서 거의 다 탄 담배를 쓰레기통에 던져넣었다.

자, 그럼 이제… 제일 중요한 걸 챙겨야지. 옷가방을 거실 쪽으로 던지고 또다른 빈 가방을 집어든 나는 걸음을 옮겨 방 한 켠에 있는 벽장 문을 열었다. 아, 이거 귀찮은데…. 한숨을 푹 내쉰 나는 아무것도 없는 벽장 속을 이리저리 더듬었다.
 

 


"뭐하는 거지?"
"닥쳐봐 좀. 어디 있는지 까먹었어." 

 



버튼이 여기 어디 있었는데…. 벽을 샅샅이 뒤지며 버튼을 찾아 헤매던 나는 아예 제자리에 쭈그려 앉아 바닥까지 더듬거렸고, 내 뒤에 있던 한태선은 내가 뭘 찾는지 궁금했던건지 경계를 풀고 내 쪽으로 점점 다가오고 있었다. 그 때, 내 손에 무언가가 툭- 닿았다. 아, 드디어 찾았다.

 


밧줄.

 
 
 


난 그 밧줄을 빠르게 집어들고 몸을 돌려 날 조준하고 있던 한태선의 총을 쳐냈다. 바닥으로 나가떨어진 총은 그대로 방구석에 쳐박혔고, 잠시 멈칫 하는 한태선의 얼굴에 그대로 주먹을 날렸다.

퍽- 하는 소리와 함께 한태선의 몸이 크게 흔들렸고, 난 때를 놓치지 않고 한태선의 다리 한 쪽을 걷어차 몸을 돌려놓고 등 뒤에서 밧줄을 이용해 목을 조르기 시작했다. 얼굴을 마주하고 총을 쏘는건 못했지만 이런건 자신있다. 갑자기 목을 졸려 윽, 하고 소리를 삼킨 한태선은 무너지려는 다리를 힘겹게 지탱하며 자신의 목을 조여오는 밧줄을 다급하게 잡아 쥐었다.
 

 


"어떡하냐, 내가 이기겠는데?" 

 



힘겹게 몸부림 치고있는 한태선의 귓가에 웃음기 섞인 목소리로 속삭인 나는 큭큭 웃으며 밧줄을 더 강하게 잡아당겼다. 밧줄을 붙잡은 한태선의 손이 새하얗게 질려 있는것을 바라보던 나는 빨리 끝내버리고 싶은 마음에 밧줄을 손에 한 번 감으며 세게 힘을 주려고 준비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때,
 

 


「 퍽- 」 

 



한태선의 소매에서 무언가 빛나는 물체가 튀어나오나 싶더니 순식간에 밧줄이 끊어졌고, 갑자기 밧줄이 풀리는 바람에 잠시 휘청거린 나는 한태선의 팔꿈치에 복부의 상처를 정통으로 얻어맞고 뒤로 나가 떨어졌다. 어떻게든 다리에 힘을 줘서 넘어지진 않았지만 심각하게 밀려오는 고통에 호흡이 불안해진 나는 상처를 부여잡고 고통스러운 신음소리를 뱉으며 한태선을 노려봤다. 한태선은 바닥에 엎어진 채로 기침을 하며 자신의 목을 붙잡고 고통스러워 하고 있었다. 바닥을 짚은 한태선의 다른 손에 있는 작은 단도를 발견한 나는 이를 악물고 옆에 있던 작은 목재 의자를 집어들었다.

빌어먹을, 니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해보자. 난 이를 악물고 목재의자로 거침없이 한태선을 내려쳤다. 우지끈 하는 소리를 내며 산산조각난 잔해들이 이리저리 굴러다녔고, 이젠 아예 바닥에 쓰러져 버린 한태선의 이마에선 그 잔해에 찢어진건지 붉은 피가 흘러내렸다. 내 성질 건드린 벌이다 새끼야. 바닥에 한 두방울씩 떨어지는 붉은 핏방울을 바라보던 나는 크게 숨을 뱉고는 아예 끝내버릴 생각으로 방구석에 쳐박힌 총을 주우러 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한태선은 생각보다 더 독한 놈이었다. 고통에 몸부림치며 정신을 잃는 듯 싶었던 한태선은 바닥에 쓰러진 채로 내 다리를 걷어찼고, 내 몸이 살짝 기울어지자 날 다시 걷어차 앞으로 넘어뜨렸다. 그래, 해보자 이거지? 재빠르게 몸을 일으킨 나는 한태선을 향해 몸을 돌렸고, 서있는것도 힘에 벅찬지 일어서긴 했지만 조금 휘청이는 한태선은 왼쪽 팔을 부여잡고 있었다. 의자에 맞은 여파겠지. 


 


"이렇게 비겁한 놈일 줄은... 윽, 몰랐는데?"
"비겁하다니. 머리가 좋을 뿐."




이래봐도 내가 수신고 출신이거든. 씨익 웃어보인 나는 곧바로 한태선에게 달려들었고, 그 가벼운 몸을 그대로 들어올려 벽에 쳐박았다.
 

 


"윽-!" 

 



고통을 참아내고는 내게서 벗어나려 몸부림 치는 한태선의 허리를 더 강하게 붙들어맨 나는 한태선의 배를 어깨로 계속해서 들이받았고, 한태선은 그에 지지 않고 팔꿈치를 들어 내 어깨를 계속해서 내려찍었다. 지도 치사하긴 마찬가지면서. 아물어가는 살이 다시 터지는 그 고통을 억지로 참아내며 내 복부를 가격하려고 올라온 다리를 잡아챈 나는 그것을 그대로 끌어당기면서 팔꿈치로 한태선의 명치를 세게 가격했다.

헉, 하며 숨을 들이쉰 한태선은 그대로 정신을 잃고 축 늘어졌다. 빌어먹을, 진작에 이럴걸. 거칠어진 숨을 고르며 옆에 있던 침대에 한태선을 내던지니 그제서야 축축해진 어깨가 느껴졌다. 아무래도 상처가 제대로 터진 모양이었다. 아물어가는 상처가 다시 터지면 흉질 확률이 높아지는데… 아무래도 이번 상처는 그냥 포기하는게 좋겠다. 너무 움직여 같이 터져버리기 일보 직전인 복부를 움켜쥔 나는 천천히 걸음을 옮겨 구석에 떨어져있던 총을 집어들었다. 그 자리에서 바로 몸을 돌려 기절한 한태선을 조준한 나는 한참을 그렇게 서있다가 이를 바드득 갈며 총을 내렸다.

또다시 검지에 손이 풀린다. 잘못된 습관이 들어버린건지 한태선을 조준한 총구는 미묘하게 떨려왔고, 방아쇠에 올려진 손가락은 계속해서 미끄러졌다.
 

 


"제기랄! 되는게 없네." 


 


중얼거린 나는 안전 장치를 다시 채운 총을 입고있던 자켓 주머니에 쑤셔넣고 한태선을 묶어놓기라도 하려고 수갑을 주우러 걸음을 옮겼다. 그런데, 거실로 나가려는 순간 탁자 아래에 무언가 빛나는 것을 발견했다. 저건 또 뭐야? 미간을 구기고 탁자로 다가가 그 아래를 보자 탁자 아래에 붙어있는 소형 몰래카메라와 포스트잇이 눈에 들어왔다.
 

 


「 8개 다 찾아봐. 아, 그리고... 버림받은 킬러 연기 어때? 재밌을 것 같은데. - Y 」 

 



그 포스트잇을 집어든 나는 피식 웃으며 소형 몰래카메라를 뜯어내 손으로 산산조각 내고는 조각난 몰래카메라를 탁자 위에 올려놓으며 말했다. 


 


"나야 좋지." 




** 


 



집 안에는 정확하게 8개의 몰래카메라가 있었다. 난 그것들을 다 찾아내 일부러 보이는 곳에 부숴놨고, 동료가 숨겨놓은 가짜 통보서도 아무렇게나 찢어 바닥에 던져놨다. 원래 포로로 잡혀간 킬러는 버림받는 것이 빈번하기 때문에 별 의심은 하지 않을 것이다. 일을 다 끝내 놓고 해킹에 필요한 장비들도 가방에 챙겨넣은 나는 새 담배를 꺼내 입에 물었다.

그나저나… 한태선은 언제 일어나려나…. 담배를 재떨이 위에 내려놓고 탁자에 걸터앉아있던 몸을 일으켜 침대로 다가간 나는 일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 한태선을 물끄러미 내려다봤다.

색기있게 생기긴 했다. 평생 밖이라고는 안 나가봤을 것 같은 희고 매끈한 피부에 굳게 감겨있는 눈 덕분에 두드러진 하늘하늘한 속눈썹과 그 옆의 눈물점. 마지막으로 붉고 도톰한 입술까지…. 아까 내가 때려서 그런지 터진 입술에 있는 붉은 핏자국과 이마에 흐른 핏자국은 소름끼치도록 한태선에게 어울렸다. 난 손을 뻗어 피가 묻은 한태선의 아랫 입술을 천천히 매만지다가 내 손가락에 묻은 피를 한태선의 목덜미에 살짝 문질렀다. 여기도 어울리네. 피가 묻은 매끈한 목덜미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나는 다시 시선을 올려 한태선의 얼굴을 바라봤다. 이런 취향은 정말 아니었는데 순간 울려보고 싶다는 충동까지 일었다. 자존심 엄청 세보이는데 울긴 할까? 아, 진짜 울려보고 싶어 미치겠네.

순간적으로 서랍 안에 있을 수건을 생각한 나는 급하게 고개를 저으며 헛기침을 했다. 젠장할, 그런 일로 고문까지 생각하다니 내가 미쳤지. 침대 옆 벽에 몸을 기댄 나는 등으로 훅 끼쳐오는 냉기에 잠시 몸을 움츠렸다 펴며 다시 한태선을 내려다 봤다. 시간이 좀 지나자 정신이 든건지 손가락 끝을 움찔거리다가 천천히 눈을 뜬 한태선은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며 살짝 얼굴을 찌푸렸다.
 

 


"남 실직자 만드니까 좋냐?" 

 



난 일부러 화난 목소리로 말했고, 내 목소리를 듣고 놀라 몸을 일으키던 한태선은 내가 아작을 내놓은 배를 부여잡고 다시 뒤로 쓰러졌다. 그렇게 얻어맞았는데 몸이 멀쩡하면 더 이상하지. 침대 위에 누워 배를 부여잡고 신음하는 한태선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난 천천히 가방 쪽으로 걸음을 옮기며 말했다. 

 



"해킹은 언제 시작하냐? 나 지금 그 새끼들 털어버리고 싶어서 아주 안달이 나있거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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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썬입니다! ㅠㅠㅠㅠㅠㅡ제가왜저번화를제때못봤는지모르겠네요 ㅠㅠㅠㅠㅠㅠㅠ 휴 이제 냉전상태에서 미르가 태선이를 속이는건가요? ㅠㅠㅠㅠㅠㅜ갈수록 흥미진진해지고 있어서 다음편이 계속기다려지게 되네요 엉엉 다음주가 시험인데 이거 나오길 기다리고있어서 공부가손에안잡혀요! 작가님 너무 잘쓰셔서 보는게 너무 행복해여♥♥♥♥♥♥♥♥♥♥ 다음화도 목이빠지도록기다리고있을께요♥
11년 전
독자2
우와 과연 태선이가 속을지! 이번 편도 너무 좋았어요♥♥ 글 잘 읽고 신알신 하고 갈게요!
11년 전
독자3
헐!!!!!!!이번편이대박이닼ㅋㅋㅋㅋㅋㅋㅋ와긴장감 ㅠㅠㅠㅠㅠㅠㅠㅠ진짜 소중하게 한자한자읽고읶어요ㅠㅠㅠㅠㅠㅠㅠ넘재밌다진짜무슨동방신기급팬픽보는거같아욛ㄷㄷㄷㄷㄷ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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